나병

癩病

〔라〕lepra · 〔영〕lepro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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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 환자를 치유하는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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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 환자를 치유하는 예수 그리스도.


나균(Mycobacterium leprae)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만성 질환. 문둥병 또는 한센병(Hansen's disease)이라고도 한 다. 나균은 주로 피부, 눈, 코, 인두 점막, 말초 신경 등 에 침범하여 조직을 파괴한다. 신구약 성서에는 히브리어 어근 צרע의 다양한 형태와 그리스어 '레프라' (λεπρα) 또는 '레프로스' (λεπρος)가 모두 83회 나오는데, 현대어 성서는 이들을 모두 '나 병' , '나병 환자'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나병 전문가들은 거의 한결같이 성서에 나오는 나병은 그 어떤 경우도 엄밀한 의미의 한센병은 아니라고 주장 한다. 곧 성서에서 히브리어로 '짜라아트' (צרעת) 또는 그리스어로 '레프라' 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피부와 관련된 각종 질병을 총칭하는 말일 뿐이며, 그 증세로 보 아 엄밀한 의미의 나병을 가리키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 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나병은 고대 중동 지방에 서 구약 초기에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다가 구약 말기에 는 점차로 증가되는 현상을 보였으며, 신약 시대에는 상 당히 퍼져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록 대다수 나병 전 문가들이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서에 나오는 '짜라아트' 나 '레프라' 가 실제로 나병을 지칭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가 엄 밀한 의미의 나병을 가리키며 어떤 경우가 다른 피부 질 환을 가리키는지 식별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여 기서는, 엄밀한 의미의 나병이 아니더라도 성서가 소위 '나병' 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구약성서〕 레위기 13~14장은 나병에 관한 상세한 법조문들이다. 이 법조문들은 크게 6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부분은 사람에게 발생한 나병의 진단에 관한 내용 이다(13, 1-44). 나병을 판별하는 책임과 권한은 사제에 게 있다. 피부병이 발생하면 누구나 사제에게 그 증세를 보여야 한다. 사제는 피부병이 생긴 자리에 난 털이 희어 지고 그 병든 자리가 우묵하게 들어가는 등 나병의 증세 를 발견하면 그 환자를 '부정하다' 고 선언해야 한다. 화 상으로 인한 피부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병 여부 의 판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환자를 일정 기간 격리시 켜 두었다가 다시 진단해 보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제가 나병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여 '정하다' 고 선언한 다음이 라도 그 피부병이 더 발전할 경우, 사제는 그 환자를 다 시 진단하여 나병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해 야 할 점은 '정하다' 와 '부정하다' 의 개념은 위생적인 관점보다는 종교 의식적인 관점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곧 '정' 과 '부정' 은 '성' 과 ''속' 의 개념에 상응하는 것으 로서 이스라엘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이 '정' 하거나 부 정' 할 경우 그 '정' 과 '부정' 은 전염하는 것이라고 믿었 다. 둘째 부분은 나병 환자의 처리에 관한 내용이다(13, 45-46). 사제가 '부정하다' 고 선언하면 그 사람은 옷을 찢어서 입고 머리를 풀고 윗수염을 가리고 '부정하다, 부정하다' 고 외쳐야 한다. 그것의 전염성 때문에 나병 환자는 병이 나을 때까지 진지 밖에서 격리되어 살아야 한다. 셋째 부분은 의류나 천 또는 가죽 제품에 발생한 나병에 관한 내용이다(13, 47-59). 사제가 나병으로 판단 하여 '부정하다' 고 선언한 물건은 모두 태우도록 되어 있다. 아마도 곰팡이를 뜻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넷째 부분은 완쾌된 나병 환자의 정결 예식을 다루고 있다(14, 1-32). 사제는 진지 밖에서 나병의 완쾌를 확인 하고 일정한 예식을 치른 후 그 환자가 '정하다' 고 선언 한다. 일주일 후 사제는 만남의 장막 앞에서 속죄 제물과 번제물로 다시 그 사람의 정결 예식을 행하여 부정을 벗 게 해준다. 다섯째 부분은 집에 발생하는 '나병' 에 관한 내용(14, 33-53)으로서, 아마도 벽에 생기는 곰팡이를 뜻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여섯째 부분은 나병에 관한 법조 문들을 매듭 짓는 요약 부분(14, 54-57)이다. 레위기 13~14장 이외에 나병에 관한 구약성서의 이 해를 보여 주는 중요한 대목들은 다음과 같다. ① 출애굽 기 4장 6-7절, 모세에게 하느님이 나타났다는 증거로 모 세의 손에 나병이 들었다. ② 레위기 22장 4절, 사제가 나병에 걸리면 완쾌하여 정하게 될 때까지 사제가 먹는 '거룩한 음식' 을 먹지 못한다. ③ 민수기 5장 2-3절, 나 병 환자는 그 부정함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진지 밖으 로 내보내져야 한다. ④ 민수기 12장 9-14절, 미리암이 야훼의 종인 모세에게 시비를 건 죄로 인해 나병에 걸렸 다. ⑤ 신명기 24장 8-9절, 레위기 13~14장의 법조문 들과 민수기 12장의 미리암 이야기를 회상시킨다. ⑥ 사 무엘 하권 3장 29절, 다윗은 사울 왕실을 섬기던 아브넬 을 살해한 요압에게 대대로 나병 환자가 끊이지 않으리 라고 저주했다. ⑦ 열왕기 하권 5장 1-27절, 시리아 왕 의 군사령관 나아만이 엘리사의 명에 따라 요르단 강에 서 일곱 차례 몸을 씻고 나병에서 완쾌되었다. 엘리사의 시종 게아지는 스승을 속이고 나아만에게서 착복을 한 죄로 나아만의 나병을 옮아 갖게 되었다. ⑧ 열왕기 하권 7장 3-11절, 성문 밖에 격리되어 살던 사마리아 나병 환 자 4명이 시리아 군의 철수 소식을 성문지기에게 알렸 다. ⑨ 역대기 하권 26장 16-23절(=2열왕 15, 5), 유대 왕 우찌야가 교만하게도 사제들이 할 일을 대신한 벌로 나병을 얻어 여생을 별궁에 갇혀 지내게 되었다. [신약성서] 신약성서에서는 오로지 복음서에만 나병에 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복음서에는 나병 치유 이적 사화가 두 가지 실려 있다. 하나는 마르코 복음 1장 4045절과 그 병행구들(마태 8, 1-4 ; 루가 5, 12-16)이다. 예 수는 나병 환자를 고친 다음 그에게 레위기 13~14장의 법대로 사제한테 몸을 보여 치유를 확인받고 제사를 바 치라고 명령한다(마르 1, 44 ; 마태 8, 4 : 루가 5, 14). 다 른 하나는 루가의 특수 사료로서 루가 복음 17장 11-19 절에 실려 있다. 예수께 치유받은 나병 환자 10명 가운 데 오직 사마리아 사람 하나만 돌아와 감사를 드렸다는 이야기로서 여기에도 사제에게 치유된 몸을 보이라는 구 약의 법이 인용되고 있다(루가 17, 14). 복음서들은 예수의 나병 환자 치유를 유대인들의 메시 아 대망 사상과 연결하여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예수의 정체를 묻는 세례자 요한의 질문에 예수는 자신으로 말 미암아 "나병 환자가 깨끗해진다"고 이사야서를 인용하 여 말한다(마태 11, 5 ; 루가 7, 22). 또한 예수는 열두 제 자를 파견하면서 나병 환자를 깨끗이 하는 권한을 부여 한다(마태 10, 8). 유대인들이 그토록 열망하던 메시아 시 대가 바야흐로 예수와 더불어 개막된 것이며 예수의 제 자들이 그 시대를 완성시켜 간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복음서가 나병에 관해 언급한 경우는 두 가 지 더 있다. 루가 복음은 예수가 고향 나자렛에서 배척을 받자 구약에 나오는 시리아의 나병 환자 나아만의 예를 인용하여 자신의 복음 선포와 구원 활동이 이방인들에게 로 향하게 될 것임을 시사하였다고 전한다(루가 4, 27). 마르코 복음 14장 3절(=마태 26, 6)은 예수가 '나병 환 자 시몬' 의 집에 있었다고 말한다. 아마도 이 말은 시몬 이 나병 환자였다가 예수께 치유를 받은 사람이라는 뜻 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복음서들은 예수가 나병을 기적 적으로 치유해 주었다는 전승을 다양하게 전하고 있으 며, 예수의 나병 치유를 예수가 메시아라는 맥락에서 이 해하고 있다. (→ 정결 ; 정결례 ; 치유 ; 치유 사화) ※ 참고문헌  R. E. Brown, 《NCE》 8, pp. 667~670/ R.K Harrison, 《IDB》 3, pp.111~113. 〔梁承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