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자

冷淡者

〔라〕tepidi · 〔프〕tiè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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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제 남근으로 풍어를 기원하는 처녀의 넛을 모신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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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제 남근으로 풍어를 기원하는 처녀의 넛을 모신 신당.


냉담이 국어 사전에는 '사물에 흥미나 관심을 보이지 아니함' 으로 설명되어 있다. 한편 《한불자전》은 '냉담하 다' 를 프랑스어 '티에드' (tiède, 라틴어로는 tepidus)의 '열 심 없다, 식다, 느려지다' 는 뜻이라고 하면서, 교회 용어 로는 그 정신이나 열성을 뜻할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리하여 냉담자는 열심 없는 신자를 가리키는 교회 용 어가 되어 버렸다. 냉담이란 낱말이 1880년에 간행된 《한불자전》에 수록된 것으로 보아 그 말이 이미 한국 교 회 초창기부터 사용되어 왔거나 늦어도 박해 시대 때부 터는 사용되었을 것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냉담자는 한 국 교회의 고유 용어일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실 천하지 않는, 수계하지 않는 신자' (non pratiquant)라는 말 을 사용하고 있다. 비록 사용되는 낱말은 서로 다르다 할 지라도 그 뜻만은 비슷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냉담자란 말은 신자수를 통계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 같다. 《한국 교회 공동 지도서》(Diretorium Commune Missionum Coreae, 1932)는 교구에 제출해야 할 연말 보고서 에 기입할 사항 중(44조) 신자수에 관해 고의적인 냉담 자는 제외시킬 것을 지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냉담자란 악의(惡意)에서 또는 교회법상의 조당으로 인해 성사를 받지 않은 신자들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이러한 설명까지 붙이게 된 데에는 냉담자 통계가 매우 어려웠 다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성인 영세자의 배출로 신자수 가 증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자수가 감소되었 다. 그것은 냉담자의 급증, 아니 그보다는 한일합방 이후 정치적 자유나 보다 나은 생계를 찾아 국외로 이민하거 나 국내의 타지역으로 이주하는 신자들을 모두 냉담자로 간주하고 신자수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교구에 서는 신자수의 감소를 줄이기 위해 정확한 냉담자 통계 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본당 신부들은 그것이 매우 어렵 고, 아니 불가능하다고 호소하였고 어떤 선교사는 냉담 의 기준, 시기 등에 관해 통일된 기준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었다. 〔원 인〕 냉담을 하는 동기에 대해서는 냉담자에 대한 설문 조사나 면담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신자는 자 신을 냉담자로 '만드는 것' 이 아니라 냉담자가 '되는 것' 이기 때문에 그 원인과 동기가 항상 동일시되지는 않 는다. 냉담의 원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으나, 우선 문 화적 특성으로 세속주의의 영향을 들 수 있다. 프랑스와 같은 서구의 전통적 국가들에서 냉담자가 발생하는 원인 은 특히 세속화 현상, 물질 만능주의, 종교적 무관심주 의, 종교적 상대주의 등으로 인해 기존 종교에 대한 가치 나 매력이 상실된 것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종교가 절 대적인 구속력뿐 아니라 사회적인 구속력도 갖고 있었지 만, 16세기 이후 지리상의 발견, 타종교의 가치에 대한 발견, 계몽주의, 인문주의, 산업 혁명, 자본주의 등으로 인해 절대 종교로 군림하던 그리스도교도 일반 종교들 중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또한 하느님 중심의 사고 방식 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게 되었다. 이러한 사고들의 급변이 신앙의 가치를 잃게 하는 한 요인이 되었다. 둘째, 전통적 권위주의에 대한 거부를 들 수 있다. 분 명 권위와 권위주의는 차이가 있다. 예수는 참다운 권위 를 지녔고, 그를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인정했다. 교 회의 권위 역시 하느님의 백성을 성화하고 가르치고 사 목하는 데에 적절하게 사용될 때 합당하며 타당한 것이 다. 하지만 교회가 이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권위주의에 빠질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셋째, 교회 공동체의 소 속감 결여를 들 수 있다. 본당의 비대화로 인해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구 유동의 급격화로 인해 본당 내에서 교 우들의 익명화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자신의 소속감이 상실되고, 더 나아가서는 신앙의 회의까지도 생기게 되 는 것이다. 넷째, 증거적 삶의 결여를 들 수 있는데, 이는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지 못하는 것이고, 다섯 째로 냉담자 자신의 나태함과 신앙심 결여도 한 원인이 다. 또한 신앙인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교육의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즉 예비자 교육 과정에서 주입식 교육만이 중심이 되다 보니 체험 위주의 교육이 도외시된 것이다. 〔대 책〕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 사 명>(Redemptoris Missio)에서 신앙의 활력을 잃게 된 요인 들로 도시화, 대량 이민, 인간 중심주의, 세속화 현상, 종교적 상대주의, 고대 그리스도인 국가들의 탈그리스도 교화 등을 지적하면서, 세례받은 전체 집단이 신앙의 살 아 있는 의미를 상실하고 교회의 구성원이라는 의식을 상실하였기에 새로운 복음화 혹은 재복음화가 새롭게 요 청된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은 이미 제2차 바티칸 공의 회 <선교 교령>에서도 지적하듯, 선교 활동은 '대외적으 로 (missio ad extra) 계속되어야 할 뿐 아니라, '대내적으 로' (missio ad intra)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내적으로는 '복음화' (evangelisatio)를, 그리고 대외적으 로는 '복음 선포' (kerygma)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 에서는 냉담자 사목의 일환으로 예방적 차원의 재교육이 요구된다. 그리하여 머리로만 또는 지식만의 신앙을 간 직하는 것이 아닌, "아는 바를 믿고, 믿는 바를 가르치 고, 가르친 바를 실천하는"신앙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 리고 신앙 공동체를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교회 공동체의 신앙 활성화 활동이 요 구된다. ※ 참고문헌  Directorium Commune Missionum Coreae, Hongkong, 1932/ 이갑수, <냉담자 증가와 교회의 대책>, 《사목》 158호(1992. 3), pp. 2~31 김춘호, <오늘의 냉담 현상과 그 원인 분석>, 《사목》 158호, pp. 4~14/ 김웅태, <냉담자 발생의 원인과 그 예방 대책>, 《사목》 158 호, pp. 15~30/ 이용훈, <도시화와 신앙 생 활>, 《사목》 158호, pp. 31~47/ 토마스 위닝, <이름만 신자인 이들을 어떻게 인도할 것인가>, 《사목》 158호, pp. 48~53/ 김몽은, <냉담자 증가의 원인과 대책>, 《사 목》 160호(1992. 5), pp. 106~ 121. 〔邊宗燦〕
넋 사람의 몸 안에 깃들여 있으면서 그 존재를 유지시켜 주고 마음의 작용을 주재한다고 여겨지는 형이상학적인 존재. 기(氣), 얼, 혼(魂), 혼령(魂靈), 혼백(魂魄) 등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며, 넓게는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연 현상 등이 살아 있는 실체가 되게 하는 생명소 내지 원동 력이라고 해석된다. 이처럼 넋을 표현하는 여러 단어 가 운데 '혼령' 이 가장 유사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우선 '혼' 은 넋과 같이 산 자와 죽은 자에 동등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 말과 함께 사용되는 '백' (魄)은 주로 죽은 이의 신격화된 넋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좀 다 르다. 다음으로 '영' 은 자연령(自然靈)과 인령(人靈)으 로 나뉘며, 신령(神靈)은 신격화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산신령(山神靈)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 른바 조상령(祖上靈)은 '넋' 이나 '영' 가운데 속하면서 도, 엄밀히 말하자면 바로 '백' 에 해당한다. 넋은 그것이 깃들여 있는 실체의 물질적인 존속 여부 와는 관계없이 그 자체로 생명소다운 '초월성' 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진다.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 고 라는 정몽주(鄭夢周)의 <단심가>(丹心歌) 내용은 한 국인이 생각하는 넋의 초월성에 대한 믿음을 상징적으로 암시해 주고 있다. 다음으로 넋에 대한 관념은 '이분법 적(二分法的)인 구조' 를 나타낸다. 즉 다음에서 설명하 고자 하는 민속 신앙의 대상이 되는 넋은 대부분 공포의 대상인 반면에, 유교의 조상 숭배 사상에서 나타나는 '조상의 넋' (조상령)은 대부분 경외적인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같은 넋 관념에 의해 한국적인 '아 니마 문디 (anima mundi)의 세계관이 형성된다. 따라서 넋 은 당연히 외경감, 공포감으로 신앙의 대상이 됨으로써 한국적인 영혼 숭배가 형성되며, 민속 신앙에서 그 몫이 매우 크고 또 결정적이다. 〔자연령과 인령〕 자연령과 인령으로 가름되는 혼령 즉 '영' 에서 자연령은 물령(物靈)이나 동물령까지도 포함 하는 개념이다. 이들 세 가지 범주의 넛들은 서로 어울려 서 영계(靈界)를 이루고 상호 교류 내지 교감이 가능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들 두 범주의 영혼들은 초자연 적 능력이나 권능을 지닌 주체로 간주되고 있다. 한국인의 '자연령' 가운데는 천지 신령 이외에 산신 령, 바다 신령 등이 있다. 이들은 각기 하늘, 땅, 산 그리 고 바다가 영적인 존재로서 인격화된 것이다. 특히 산신 령은 호랑이로, 바다 신령은 용왕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 산신령이 서낭〔城皇〕 신앙과 만나면 서 땅 서낭 및 산 서낭 등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한편 물 령의 예로는 나무 신령, 바위 또는 돌 신령 등이 존재하 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주물 숭배(呪物崇拜)의 대상 과 사실상 구별이 어려워진다. 한국 농어촌의 공동체 신 앙 내지 지역 신앙의 대상인 바위 서낭 및 나무 서낭은 각기 바위 신령 및 나무 신령의 또 다른 변이(變異)이고, 각기 주어진 공동체의 지역 수호신 곧 '골막이' 로 간주 되고 있다. 동물 숭배의 대상이 되어 있는 일부 동물 무 리의 경우는 그들이 영혼의 소유주로 간주되어 여기에서 영수(靈獸) 또는 영조(靈鳥)라는 관념이 파생되었다. 이 들 자연령은 이른바 '애니미즘' (animism)적인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간격을 거부하고 인격적 거래가 가능한 상호 의존적인 유대를 설정하고자 한 결과이다. 이와 같은 한국인의 원형적인 자연관 내지 자연 철학은 말할 나위도 없이 자연에 대한 외경감 및 신성감을 바탕으로 한 종교 심성을 촉발하게 되었다. 한국인의 신화적 발상 또한 부분적으로는 여기 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하나의 영혼이 인간으로도 화신 하고 또 동물로도 화신할 수 있다는 믿음은 한국인이 설 정한 자연과 인간의 유대에 대한 증거의 하나가 될 수 있 으니, 단군(檀君) 신화가 무엇보다도 이를 잘 설명해 주 고 있다. 다음으로 '인령' 은 생령(生靈)과 사령(死靈)으로 양대 분될 수 있다. 여기에서 '생령' 은 살아 있는 자의 생명 원리 내지 넋이라는 생명소 그 자체라고 생각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매우 불안정한 것이다. 왜냐하면 언제나 여러 가지 위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라 기 쉽고 충격에 약하고 또 육신에서 이탈되기 쉽다. 그러 므로 산 사람은 질병, 혼절, 죽음의 위협에 노출되는 것 이다. 심지어 여우 같은 요사한 동물에 홀려서도 인간의 넋은 달아나게 된다. '넋 나간 사람', '얼빠진 사람' , 그 리고 '혼났다' 등은 모두 이 같은 넋의 불안정성과 연관 된 일상적 관용어들이다. 그러므로 생령은 신앙의 대상 이 되지 못한다. 반면에 '사령' 은 원칙적으로 신의 대상 으로 승화하게 되고, 영신(靈神) 또는 귀신(鬼神)이라고 일컬어지며 신령의 지위를 누리게 된다. 신주나 신위란 말도 사령에 적용되는 호칭이다. 사령은 몇 가지 범주로 나뉘어진다. 여기에서 저승에 '정착한 넋' 과 이승을 떠 돌고 있는 '떠돌이 넋' 〔客鬼〕의 대립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전자를 정착혼(定着魂)이라고 부른다면 후자는 방랑혼(放浪魂)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며, 전자가 선 신으로 승화하는 데 비해 후자는 액신으로 전락하게 된 다. 잡귀 또는 객귀는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이 떠 돌이 넋은 원칙적으로 소속될 곳이 없다. 이미 육신을 잃 었으니 깃들일 등지가 없고, 이미 죽은 자의 넋이니 이승 에도 제대로 발붙일 곳이 없다. 이들이 이른바 '원령' (怨 靈), '원귀' (怨鬼)들이지만, 부분적으로 '여귀' (厲鬼)도 이에 포함된다. 특히 원귀는 살아서 이미 상처를 받은 녔 으로, 좌절 · 궁핍 · 소외 · 핍박을 겪어서 상흔이 깊은 넋 이며, 죽어서도 눈을 못 감을 사람의 넋이다. 바로 이것 이 한국인의 넋에 관한 속신이다. 살아 생전에 이미 상처 받은 넋은 사령이 되어서 다시금 떠돌이가 되어야 하니 생원한(生怨恨)이 사원한(死怨恨)을 낳으면서 원한이 증폭되고, 거의 예외 없이 액신(厄神)이 되고 사(邪)가 된다. 당연히 외경감보다는 공포심의 대상이 된다. 〔민속 신앙에서의 넋〕 한국 민속 신앙 내지 무속 신앙 에서는 영혼 숭배 중에서도 사령 숭배(死靈崇拜)가 압도 적으로 우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무속 신앙의 경우에 따라서는 '검은 샤머니즘' 에 비견될 수 있는 것 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임경업(林慶業), 최영(崔瑩), 공민 왕(恭愍王), 말명(萬明), 대감(大監) 등 한국의 무격신 들은 바리 공주(무당이 위하는 여신)가 그렇듯이 예외 없는 사령들이다. 이 사령을 포함하여 자연령과 물령은 당연 히 영혼 숭배의 대상이 되고, 이로써 한국 민속 신앙의 대종이 결정된다. 일부 주물 숭배와 함께 영혼 숭배는 한 국 민속 신앙의 양대 축을 이룬다고 해도 좋을 만큼 그 안에는 영혼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또 한국인들은 '신' (神)보다 '신령' 이란 관념에 훨씬 친숙하게 길들여져 있 다. 신도 신령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산신보다는 산신 령이 보다 더 한국 민속 신앙에 밀착되어 있다고 해도 무 방하다. 마찬가지로 천신이나 지신보다는 천지 신령(天 地神靈)이 훨씬 더 민속 신앙에 친숙한 용어이다. 사령 또는 원귀, 원령에 대한 공포로 가장 비근한 신앙 으로는 집안의 조상이나 친척 가운데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사람의 넋을 모셔서 집안의 안주인으로 섬기는 경 우를 들 수 있다. 이 경우 조상 단지에 모셔진 원령은 집 안 신령의 일부분을 이루게 된다. 일반적으로 마을 수호 신인 서낭신들은 청상 과부나 억울하게 죽은 마을 사람 들의 넋이고, 일부 해안 지방이나 도서 지방의 임경업 장 군 신령이나 처녀 귀신도 여기에 속한다. 무당의 '몸주' 또한 무당에게 실리는 죽은 넋도 예외 없이 원령들이며, 그 넋의 원한 정도에 따라 무당의 효험과 권위도 배가된 다. 여기에서 원령의 원원한 풀이' 는, 원령 그 자체로 이 루어짐으로써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역으로 원령이 고른 희생자를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중 후자의 경우는 물에 빠져 죽은 사람 의 원령이 물가를 뱀돌다가 다른 사람을 유인하여 죽게 함으로써 자신은 이승을 벗어나 저승으로 가는 경우이 다. 또 이 희생자를 매개로 한 원한 풀이는 질병이나 재 난을 희생자에게 가져다 주기도 하는데, 바로 이것을 '귀신이 씌웠다' (귀신 씌움)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 굿을 하여 귀신의 재앙에서 벗어나게 하는 시도가 행해지게 된다. 이때 희생자의 몸이 붙은 허주(虛主)를 떼어 버리면(허주 벗김) 무당이 되지 않지만, 이를 그대로 두면 무당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넋이 깃들인 육신에서 나가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지만, 일시적이거나 제한적인 '넋 나감' 〔脫身魂〕 은 질병 또는 혼절을 빚게 된다고 믿어져 왔다. 민속 신 앙에서 일컬어지는 '혼불' 은 그 육체 이탈로 인해 결정 적으로 죽음을 초래한다고 믿어져 왔다. 여기에서 한국 인은 생명 기운을 불 기운' 이라고 생각하였음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무속 신앙과 일반 민속 신앙에서 넋 빠 짐' '넋 나감' 이 죽음 · 질병 · 혼절 등과 맺어져 있는 데 비해서 '넋 들임' (招魂), '넋 돌림' (返魂)은 재생 · 부 활 · 건강의 회복 등과 맺어져 있다. 혼이 인간 육신을 들 고나는 자리로는 정수리 외에 좌우 어깨, 입, 코, 뼈 등 이 지적될 수 있다. 이 가운데 뼈는 넋의 집으로 간주되 기도 하지만, 혼의 상징적인 출입문은 정수리와 코이다. 코로 드나드는 넋은 숨결을 타거나 아니면 아예 숨결 그 자체와 동화되기도 하지만, 정수리와 맺어져 있는 혼은 인간 의식의 작용 내지 정신 작용의 실체라고 간주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제주 무속 신앙에서는 '새' 또는 '사' (邪)라는 이름의 넋 빼는 마귀의 존재가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의 무당은 넋 들임' 및 넋 건지기' , '넋 부르기' 의 전문가라는 권능을 갖추고 있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무 당은 바로 넋 막이' 인 셈이고, 이것은 무당이 인간과 사 물들의 넋을 뜻대로 부릴 줄 아는 '넋 부림' 이라는 의미 를 내포하고 있다. 한편 민속 신앙에서는 저승 가는 시기를 놓친 사령(날 혼)과 아직도 놓치지 않고 있는 사령(영혼)과의 차이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제주 무속 신앙에서는 이를 죽은 지 이태(2년) 안의 사령과 2년을 넘긴 사령으로 구분하며, 본토 무속 신앙에서는 전자를 '진넋' 이라 부르고 후자를 '마른 넋' 이라고 부른다. 이 날혼과 영혼의 대립은 단순 히 사후 경과 시기의 짧고 긴 것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는데, 본토 무속 신앙에서의 '진 오구굿 과 '마른 오구굿 의 차이가 이에 대해 말해 주고 있다. 〔한국적 특성〕 일반적으로 넋은 몇 가지 권능과 속성 을 지니고 있다. 넋은 그 대상에 따라 2개 이상의 넋이 복합적으로 붙는 경우가 있고, 생령의 경우에도 육신을 자유롭게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는 권능이 있다. 앞에서 말한 탈신혼, 초혼, 반혼이라는 용어들이 바로 이와 관련 이 있다. 또 넋과 산 사람과의 관계는 거의 일방적으로 권능을 가진 넋은 스스로 인간과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산 사람의 경우는 무방이나 치성, 굿에 의해 넋과 실질적 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넋의 일반적인 특성 을 제외한다면, 한국인의 넋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이승 과 저승 사이의 유대를 가능하게 하는 매체가 된다. 그리 고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매체가 되며, 불안정하고 욕 망이 있다는 속성을 갖추고 있다. 욕망의 덩치 내지 욕망 의 충전체(充電體)라는 속성은 불안정성을 더욱더 촉발 하는 동기 내지 계기가 되는 한편, 욕망의 덩치임으로 해 서 물질주의적이거나 세속주의적이라는 일면도 함유하 고 있다. '신령스럽다' , '영험이 있다' 는 말은 한국적인 간증의 표현이지만, 이에는 넋의 초월성에 대한 신앙이 깃들여 있다. 또 생명의 원소인 만큼 넋은 한국인의 생사관을 좌 우하며,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특히 무속 신앙에서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넋이 육신을 얻으면서 인간 생명이 탄생한다는 믿음은 '환생론' (還生論) 내지 '화생론' (化 生論)으로 귀결되고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한국인은 불 교의 윤회를 큰 저항 없이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 각된다. 그러기에 한국인의 넋은 말할 것도 없이 강한 수 퍼 에고(super ego)다운 속성을 지니고 있는 반면, 매우 강한 이드(id)다운 속성도 갖추고 있다. 이것은 당연히 넋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얼굴을 형성한다. 그 두 속성은 적어도 한국인에게 있어서는 모순 등가적(矛盾 等價的 이다. 사령 중에서도 원혼의 무서운 복수심, 대상의 차이 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차별하게 강행되는 저주, 공격 충 동 등은 적어도 이드다운 속성을 전제하지 않고는 이해 하기 어렵다. 더욱이 그 무서운 속성이 혈친을 대상으로 해서도 자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혼의 이드성은 더 한층 크게 강조될 수 있다. 영혼이 불안정성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은 한국인의 생 그 자체, 그리고 인간 삶에 주어진 운명 그 자체가 불안 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넜은 인간 생명의 기운 내 지 기이한 것인데, 넛의 불안정은 곧 생기 그 자체의 불 안정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에서 유추될 한국 인의 인생과 세계관이 있게 됨은 당연하다. 즉 이 넋의 불안정성 때문에 삶의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는 한편 초 자연적인 것에 의지하려는 경건한 신심이나 경외감이 더 한층 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영혼이 불안함으로써 삶을 부단히 위협받고 있는 전통적인 한국인은 그만큼 깊고 짙은 종교적 신심을 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 다. 한국인의 종교 심성으로 흔하게 지적되고 있는 현 실주의적인 기복 사상' 의 근본 원인 내지 동기는 바로 이와 같은 영혼관이나 그에 수반된 저승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영혼의 구제 내지 구원을 표방하 는 천주교나 프로테스탄트, 그 밖의 세계 종교의 경우에 는 이른바 토착화(土着化)를 고려한다면, 마땅히 한국인 의 이와 같은 전통적인 넋의 모순 등가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구마 ; 무당 ; 영혼) ※ 참고문헌  李符永, <死靈의 巫俗的 治療에 대한 分析心理學的 研究>, 《最新醫學》 13-1, 1970/ 金烈圭, 《韓國神話와 巫俗 研究》, 一潮 閣, 1977/ 고려대학교 민족 문화 연구소 편, 《韓國民俗大觀》 3, 동 연 구소, 1982/ 조흥윤, 《한국의 무》, 정음사, 1985/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 《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사전》, 1990. 〔金烈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