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勞動
〔라〕labor · 〔영〕lab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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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자연 사물을 변형하는 인간의 창조적 활동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에 속하는 것으로서 유용한 결과 를 지향하는 물질적, 정신적 활동의 총칭. 노동이라는 명 사는 어원 그대로 육체 노동과 정신 노동을 총칭하는 말 이지만, 대개는 육체 노동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국한하 여 사용되어 왔다. 철학에서의 노동은 행위의 범주에 관 련되며 노동이 자기 의식적이며 자유로운 주관의 완전성 과 가치의 발생인(發生因)을 표현하는 한에 있어서 인격 적 행위로써 지정 · 분류된다. 넓은 의미에서의 노동은 인간의 전체 활동을 포함하며 따라서 이론적 · 실천적 · 창조적 활동과도 동일시되고 좁은 의미에서는 행위하는 주관 밖에 존재하는 어떤 실천적 · 창조적 활동에 국한된 다. 이러한 노동은 인간이 자신의 노력을 자연에 적극적 으로 투입 · 적용하여 직접적인 생산을 염두에 두는 인간 활동이다. 이와 같은 노동의 목적은 경제적인 가치 추구 이다. 〔본질적 특성〕 노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에 있 어서 인간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의견을 달리하기 때 문에, 절대적이고 단일한 노동 개념은 없다. 그러므로 그 것을 노동이라고 알게 해주는 특성들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의 특성을 살펴보면 ① 인간은 정신적 · 육체적 본질이기 때문에 인간이 정신과 육체를 갖고서 참여하는 활동들만을 '인간적 노동' (opus humanum)으로 서 인정할 수 있다. ② 노동이라는 그리스어 단어에는 두 가지 기본 의미가 깔려 있다. 즉 노고, 고통, 번거로움, 곤경(ponos)으로서의 노동과 성과, 작품, 봉사(ergon)로 서의 노동이다. 이렇게 볼때에 노동은 '순수한 행위' 또 는 전적으로 '자유로운 행위' 가 아니다. ③ 인간 활동이 특별히 노동' 으로서 드러나는 특징은 '놀이' 와 달리 '진지함' 과 '목표 추구' 라고 할 수 있다. ④ 노동은 자연 사물을 변경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 사물과의 관계이 다. ⑤ 노동은 어떤 일정한 사회적 구조에 연루되어 있 다. '더불어 있음' 의 한 본질적인 근본 방식이다. ⑥ 노 동은 기술적 요소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⑦ 노동은 인간 의 이성적 사고에 의해서 규정되어 있다. 노동의 인간학적 특성 : 노동은 자연 사물을 변형하는 인간의 활동이다. 노동을 통한 자연 사물의 변형에서 궁 극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인간의 창조적 자유이다. 이 자 유는 인간의 육체적 · 감각적 욕구들에 예속되어 있는 유 한한 것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욕구들의 충족을 넘어서 심지어는 불필요한 것까지 생산하는 인간의 위대함의 표 현이기도 하다. 인간의 정신은 노동 안에서 자신을 어떤 실재에 이르는 관문으로서, 다른 것이 될 수 있게 하는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권세로서, 즉 그의 자유의 힘을 경 험한다. 노동의 사회적 · 역사적 특성 : 인간은 노동 안에서 '주어진 자연' 을 어떤 형태로든 변형시키며 이 변형의 역사는 바로 인간 문화의 역사이다. 인간의 세계는 주체 적 노동 활동에 의해서 창출된 역사적 세계이다. 인간의 삶은 거의 전적으로 인간 사회에 의존하며, 이 사회성은 인간 본성의 표현이다. 인간 사회는 조직화된 노동 활동 에 의해서만 창출된다고 할 때, 인간의 노동은 '더불어 있음' 의 한 본질적인 방식이다. 이 노동의 사회적 · 역사 적 특성은 근대의 서구 사회 안에서, 특히 헤겔(Hegel)과 마르크스(Karl Marx)의 노동과, 소외(alienatio) 이론과 더 불어 역사와 세계 이해의 중심적인 과제가 되었다. 〔성서에서의 노동〕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는 다음과 같 다. ① עָבַד( ' âbâd, 출애 20, 9 ; 신명 5, 13) : 섬기다, 밭 을 갈다, 경배하다, 봉사케 하다, 행하다, 일하다. ② עָשָׂח('âsâh, 출애 5, 9 ; 잠언 21, 25) : 하다, 일하다, 시행 하다, 만들다. ③ פְעַל(pâal, 잠언 10, 16 ; 에제 29, 20) : 행하다, 짓다, 지키다, 세우다. ④ מְלָאכָח(mᵉlâ'kâh) : 일, 직업, (노동의 결과로 얻어진) 물품이나 재산. ⑤ מַשָּׂא(masŝa') : 짐, 진상품, 공물. ⑥ עָמַל( ' âmal. 신명 26, 7 ; 시편 90, 10 ; 105, 44) : 행하다, 섬기다, 일어서다, 명사형인 עָתָל은 수고, 노고. 성서가 인간의 노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인근 문화와 구별되는 고유의 가치관은, 인간의 일과 활동을 모두 하 느님과의 관련 안에서 본다는 점이다. 구약성서 : 창세기 1장 26-28절에는 "하느님의 모습 대로 ··· 남자와 여자로" 창조된 인간이 "자식을 낳고 번 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는 말씀이 있 는데, 이 말들은 인간 노동의 심오한 본질을 드러낸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창조주의 활동에 참여하며, 발전시 키고, 완성시킨다. 자신의 창조주로부터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인간은 하느 님의 형상을 지닌다. 인간은 자신의 노동을 통하여 '땅 을 다스리는' 그 거대한 과정에 참여한다. '낙원 기사(記 事)' 에서 노동의 특이점은 보존하고 지키는 행위와 연결 되어 있다는 점이다. 구약성서는 또한 힘든 수고와 고초 가 노동에 흔히 수반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노동은 특 별한 방식으로 죄의 영향을 받는다(창세 3, 17). 죄의 결 과는 곧 인간의 자기 위치의 상실이었다(창세 3. 23). 낙 원에서의 삶과 낙원에서 추방된 이후의 삶의 차이는 노 동의 사실에 있지 않고, 노동의 조건들에 있다. 노동 그 자체는 신적 창조 사업의 계승이지만, 노동 활동의 조건 들에 본래의 저주가 있다. 신약성서 :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노동자이자, 노동 의 복음' 이었다. 예수는 당신 생애의 가장 긴 기간을 목 수로서 일하였고(마르 6, 3 ; 마태 13, 55), '노동하는 세 상' 에 속해 있으면서 '인간의 노동' 과 그 여러 형태를 사 랑으로 대하였다. '하느님 나라의 비유들' 에서 예수 그 리스도는 끊임없이 인간의 노동에 대해 언급한다. 노동 에 대한 이 가르침은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 에서 또한 잘 드러나 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직업(사도 18, 3) 을 자랑하며, 권고와 명령의 형식으로 노동에 관한 그의 가르침을 썼다(2데살 3, 10-12 ; 골로 3, 23-24). 〔노동의 신학〕 노동은 그 성격이나 환경이 어떻든 간 에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어떤 행위를 뜻한다. 즉 인간성 자체로 인하여 인간이 본성으 로 타고나 할 수 있는 수많은 행위들 가운데 노동으로 인 식될 수 있고, 또 인식되어야 하는 인간의 어떤 활동을 뜻한다. 인간과 자연 간의 매개 활동으로서의 노동 : 땅은 인간 에게 그의 생명과 특히 그의 완성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경작이나 인간의 구체적 행위 없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노동하는 인간 15항). 이렇게 인간은 존 속하기 위하여 자기 노동의 결실을 필요로 하며, 부인할 수 없는 자연 법칙에 순응하기 위하여 존속해야 한다. 인 간이 자연 속에 감추어져 있는 자원을 자기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하여 이용하도록 하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노 동이다(동 12항). 이러한 의미에서 노동은 자연의 정복이 며 동시에 인간의 활동이 되는 것이다. 객관적 의미의 노동 : 땅에 대한 인간의 지배는 노동을 통하여 성취된다. 그래서 '객관적 의미로서의 노동' 이 부각되는데, 인간의 지성에서 나오는 노동의 협조자로서 의 기술이 노동의 주체와 객체 사이의 상호 작용에서 막 중한 역할을 한다. 기술을 노동의 가능성이나 유용성으 로 보지 않고 인간이 노동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의 총 체' 로 본다면, 기술은 의심 없이 인간의 협조자이다. 즉 노동의 합당한 주체는 언제나 인간이다. 노동의 주관적 의미 : 노동은 자가 노동이든지 고용된 노동이든지 직접 인격에서 나오는 것이며, 인격은 자연 물에 자기 모습을 새기며 자연을 자기 뜻에 굴복시킨다 (사목 67항). 인간의 활동은 "그 객관적인 내용과는 별도 로 인간성을 구현시키고, 바로 그 인간성 때문에 인간에 게만 고유한 인격체로서의 소명을 완수하는 데 사용되어 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노동이 고유한 윤리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의심 없는 사실이다. 인간 노동의 가치를 결정하는 근본이 우선적으로 노동의 종류가 어떤 것인가 에 있지 않고 노동을 하는 사람이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 실에 있다" (노동하는 인간 6항). 노동이 노동의 주체인 인 간으로부터 분리되면, 노동자의 인격이 없는 비인간적 노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이 다만 상품으 로서가 아니라 인간 인격의 표현으로서 평가되고 취급되 어야 한다(어머니와 교사 18항). 자본주의 노동관의 근본 오류는 인간 노동을 한낱 비 인격적 상품으로 평가하고 경제 생활의 사회적 성격을 무시하는 데 있고, 마르크스주의의 노동관의 한계는 노 동을 통한 인간의 순수 내재적 자아 실현이 불가능하다 는 점에 있다. 반면 가톨릭의 노동관은 사물 세계와 사회 성에 대한 개인 인격의 우위, 그리고 사유 재산을 물건 내지 사물로서 볼 때에 인간 노동에 종속시킴과 동시에 사유 재산을 적극적으로 평가함에 있다. 노동의 영성 : "노동의 영성"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의 회칙 <노동하는 인간>에서 새로이 발전된 내용이다.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우리는 인간의 노동에 관한 많은 점을 발견하며, 복음의 메시지는 인간의 노동을 특별히 조명해 준다. 이 점은 개개 인간의 노동이 하느님 앞에서 가지는 의미를 부여받게 되기 위하여 필요하다. 이 노동 의 영성은 사람들이 노동을 통하여 창조주이며 구세주인 하느님께 보다 가까이 갈 수 있게 하며, 인간과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참여하게 한다. 인간만이 홀 로 하느님을 닮았다는 독특한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인 간은 노동을 하면서 자신의 창조주인 하느님을 닮아야 한다. 하느님 자신이 당신의 창조 활동을 노동과 휴식' 이라는 형태로 표현하기를 원하였으므로, 인간은 휴식을 하면서 하느님을 닮아가야 한다. "아직까지 내 아버지께 서 일하고 계시며 나도 일하고 있습니다"(요한 5, 17)라 고 증언한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이러한 창조 활동은 이 세상에서 항상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비추어 본 인간의 노동 : 노동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땀과 노고는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께서 성취하러 온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 을 부여한다.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 와 일치하여 노동의 수고를 참아냄으로써 인간은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의 아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리스 도인은 인간의 노동 안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작은 부분을 발견하며,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를 받아들인 것과 같은 구속(救贖)의 정신으로 그 십자가를 받아들인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를 비추어 주는 그 빛으로 우리는 노동 안에서 항상 새로운 생명의 서광을 발견하고 '새로운 선(善)' 의 서광을 찾는다. 그 서광은 노동에 따르는 노고를 통하여 인간과 세계가 참여하고 있는 '새 하늘과 새 땅‘ (묵시 21, 1 ; 2베드 3, 13)의 선포 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노동이 ’지 상의 진보' 뿐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발전' 에서 차지하 고 있는 자리를 알아야 한다(노동하는 인간 27항). ※ 참고문헌 김춘호, 《사회주의와 가톨릭 사회 교시》, 분도출판 사, 1991/ 김현태, <노동과 인본주의적 미래 세계>, 《가톨릭 신학과 사상》 제4호, 1990, pp. 5~39/ 최창무, <노동 윤리 소고>, 《가톨릭 신학 과 사상》 제4호, 1990, pp. 40~601 오창선, <노동하는 인간>, 《가톨릭 신학과 사상》 제5호, 1991, pp. 173~207/ 오창선, <현대 사회 안에서 노동의 전망과 의미〉, 《가톨릭 신학과 사상》 제6호, 1991/ 용동진, <노동의 영성>,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연구과 수료 논문, 1991/ Denis Maugenest, Le Discours Social de L'Eglise Catholique De Léon X Ⅲ à Jean-Paul II , Le Centurion, 1984/ Dictionaire de Spiritualité, Beauchesne Paris, 1991, pp. 1186~1250/ Karl H. Peschke, S.V.D., Christian Ethics moral Theology in the Light of Vatican II, vol. 3, Dublin, 1986(유봉 준 역, 《그리스도교 윤리학》, 분도출판사, 1992, pp. 119~150)/ Joseph Kardinal Höffner, Christliche Gesellschaftlehre, 1975, Bercker(박영도 역, 《그리스도교 社會論》, 분도출판사, 1979). 〔具要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