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하는 인간>

勞動 - 人間

〔라〕Laborem Exerc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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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자본보다 우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노동은 자본보다 우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첫번째 사회 회칙. 교황 레오 13세의 <노동 헌장> 반포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문헌. 1981년 9월 14일에 반포되었고, 우리말로 된 번역본은 1983년 12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발행하였다. 5 장(서론, 노동과 인간, 역사의 현단계에서 노동과 자본의 투쟁, 노동자의 권리, 노동의 영성) 27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 다. 〔주 제〕 가톨릭 교회의 사회 교리를 다루는 교황이나 공의회의 여러 사회 문헌들 가운데 <노동하는 인간>이 인간의 노동을 가장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노동 에 대한 깊은 반성에 근거하여 노동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제안을 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현재 세계적인 문 제가 되어 있는 계급 문제, 불평등과 불의에 대한 해결책 을 찾아내고 정의를 구현하는 과업은 노동에 관한 심오 한 반성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2항). 그는 기존 의 교회 사회 문헌에서 나타난 노동에 대한 신학적 철학 적 반성은 아직도 미흡하다고 본다. 이러한 판단 하에, 그는 이 문헌에서 기존 문헌의 결함을 보충하는 면을 보 이려고 시도하였다. 〔특 징〕 이 회칙의 특징은 노동에 대한 반성을 전개하 는 데 있어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전면적 거부나 그것 의 전폭적인 수용보다는 비판적 · 창조적 대화의 입장을 취한다. 그것은 노동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관점에서 분명해진다. 노동을 통해서 인간을 정의하고, 노동의 근 본적이고 결정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노동이 사회 문제 의 핵심적 관건이라고 본다. 인간은 노동하는 동물이라 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짓는 것은 노동이다. 이것 은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던가 이성적 동물이라고 보면 서 인간의 사회성이나 사고력을 강조하는 아리스토텔레 스나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각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노동 개념의 확대 : 노동이 인간의 근본적인 측면이란 인식은 무엇에 근거하는가? 회칙은 그 첫번째 근거를 성 서에서 발견한다. 노동의 복음이라고 불리는 창세기의 첫 부분에서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고 땅을 정복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땅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노 동이 필요하고 인간은 노동함으로써 세상을 창조한 하느 님을 닮는다는 것이다(4항). 둘째로 교황은, 인간을 이성 적인 존재로 보려는 시각에 반대하면서, 인간은 근본적 으로 노동자라고 보았던 마르크스의 시각을 적어도 부분 적으로는 수용하였다. 마르크스와는 달리 교황은 노동의 개념을 더욱 확대시킨다. 공장 노동자의 노동뿐만 아니 라 농민, 사무직원, 연구원, 서비스업자의 활동도 모두 노동의 개념에 포함시킨다(4항). 여기서는 생산적 노동 과 비생산적 노동이 구별되지 않는다. 모든 종류의 노동 이 사회 건설과 인간 형성에 기여한다고 간주되기 때문 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노동의 객관적 측면과 주 관적 측면을 구분하면서 노동의 개념을 더욱 발전시킨 다. 특히 노동의 주관적 측면을 더욱 중요한 것으로 간주 하면서 그것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이 점에서 <노동하 는 인간>의 독창성이 발견된다. 노동의 주관적 · 객관적 측면 : 노동의 객관적 측면은 노동에 의한 생산품이다(5항). 이 측면에서 보면 기술의 축적에 따라서 노동의 양상은 계속 변한다. 그리고 이 측 면을 너무 강조하면 노동에 대한 천시나 차별 의식이 발 생하고, 나아가서 노동을 단순한 생산의 도구나 요소로 만 보려는 경향이 나타나 결국 소외된 노동이 발생한다 (7항). 노동의 주관적 측면은 노동을 통해서 인간에게 일 어나는 변화이다(6, 9항). 인간은 노동을 통해서 역사의 주역, 책임 있는 행위자, 그리고 창조적 인간이 되고, 인 간 소명의 완성, 책임감의 증대, 그리고 자기 실현이란 결실을 얻게 된다. 노동 현장에서는 노동자의 주체성 유 지가 항상 강조되어야 한다. 노동의 주관적 측면이 강조 될 경우에야 비로소 인간다운 노동 조건의 건설과 소외 된 노동의 제거가 가능하고, 노동에 관련된 계급 문제나 불의가 해소될 수 있다고 교황은 가르친다. 현대 세계의 문제 : 19세기 서구에서도 그랬지만 아직 도 현대 세계의 중심적 문제는 억압과 소외, 그리고 자본 과 노동의 갈등이다. 그러면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가?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그 문제의 근본 원인이 사유 재 산 제도에 있다고 보면서 생산 수단의 공유화를 주장했 다. 그래서 그들은 자본 계급의 파괴와 무산 계급의 지배 를 추구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이들의 의견에 동조할 수 없게 하는 몇가지 이유가 드러나고 있다. 이미 몰락한 과 거의 공산주의 사회를 관찰해 볼 때에 그러한 주장은 설 득력이 없다는 것과 그 사회에서도 억압과 노동의 소외 는 존재하였다는 것이다(11항). 그렇다면 그러한 사회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하면, 그 문제는 노동에 대한 그릇된 인식, 나아가서 자본과 노동의 관계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발생한다. 노동에 대한 그릇된 인식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자본에 대한 노동의 우위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의 객관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이 다.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실천적 물질주의' 에서뿐 아니라 공산주의 사회의 '변증법적 유물론' 에서도 마찬 가지로 나타났다.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이나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의 억압은 자본이 노동에서 분리된 것으로 보거나, 자본은 무엇이나 노동의 산물이고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거 나 망각하는 데서 발단하는 것이다. 자본이 어떻게 형성 되는지 그 과정을 곰곰이 생각한다면, 정교한 공장이나 기계를 포함한 모든 자본은 인간 노동의 산물임을 인정 해야 하고, 따라서 자본과 노동은 분리될 수도 없고 대립 하는 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자본이 노동의 산물이고 결 과임을 인정할 때에 노동의 우위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본에 대한 노동의 우위성을 인정할 때에 노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 이 있는 것이다. 자본에 대한 노동의 본 연적 우위성을 부인하면 그곳에는 필연 적으로 노동에 대한 부당한 억압이 생 겨나고, 그 부당한 억압에 노동자가 반 항하기 때문에 갈등이 따른다(12, 13항). 문제의 해결책 : 노동에 대한 반성이 나 사회 문제의 원인에 대한 지금까지 의 고찰은 그 문제를 해소하는 해결책 을 제시하기 위한 준비라고 말할 수 있 다. 그러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 칙에서 어떤 해결책을 주장하는가? 노 동의 우위성을 살리면서 노동의 주체성 을 키우는 해결책은 무엇인가? 가톨릭 의 사회적 가르침에 비추어 볼 때에, 생 산 재산의 사유(私有)가 유지되면서 동시에 재산의 사유 권을 공동 사용권에 예속시키는 것이 해결책의 방향이라 고 교황은 보고 있다. 교황은 그것을 '일부 생산 수단의 사회화' 라고 이름짓는다(14항). 그러나 여기서 제안된 생산 수단의 사회화는 전체주의 사회에서와 같은 생산 재산의 국유화와는 전혀 다른 것 이다. 진정한 사회화는 사유 재산을 유지하면서도 노동 자와 소유자가 함께 생산 수단의 소유자라고 느끼면서 기업 경영과 이윤에 참여하며 주권을 행사할 때에 실현 된다(14항). 이때에 자본과 노동이 결합되고 노동의 우 위성이 확보된다. 재산의 사회화는 산업의 민주화라고도 불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화는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현재의 수정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실현되지 않는 새로운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 재산 의 사회화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가? 노동 문제의 해결 을 위해서 국가는 필요 없는가?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 가? 회칙은 생산 재산의 사회화 외에 국가의 전반적 계 획도 중요하다고 본다. 직접 고용주와 간접 고용주를 구 분하여 전자는 기업체이고, 후자는 그 외에 여러 요소를 포함하지만 그중 국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파악한 다. 고용 기회의 확대나 노동 환경의 개선을 위해서 국가 의 계획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18항). 〔평가 및 전망〕 <노동하는 인간>의 사상이 사회 개혁 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동 헌장> 이 발표된 지 백년 후인 현재 세계의 사회 체제가 그 헌 장의 주장에 상당히 접근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보 아, 앞으로 수십 년 후에는 많은 사회 체제가 <노동하는 인간>의 주장에 접근할지도 모른다. 현재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가 산업 정책, 노동 정책을 수립하고, 몇몇 선 진 사회에서 노동자의 기업 경영이 점차 도입되는 것은 미래 사회의 중요한 방향을 말해 준다. ※ 참고문헌  Gregory Baum, 제석봉 역, 《돌멩이가 외칠 것이다》, 성바오로출판사, 1990/ John W. Houck · Oliver F. Williams eds., CoCreation and Capitalism, Washington, D.C, University Press of America, 1983/ Doral Dorr, 오경환 역, 《가난한 이를 위한 선택》, 분도출판사, 1987, pp. 291~313. 〔吳庚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