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라니
陀羅尼
〔산〕Dhāran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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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무구정광 대다라니>.
불교에서 입을 통하여 행하는 수행의 하나. 다라니와 관련된 불교 용어로 만트라(mantra), 진언(眞言), 명주 (明呪, vidya)가 있다. 〔의 미〕 불교가 인도의 오랜 종교 전통에서 수용한 것 들 가운데 하나로서, 제관이 제사를 집행할 때 신들에게 사용하는 주문이나 찬송을 뜻한다. 불교 성립 초기에는 이러한 주문의 사용을 금지하였으나, 대승 불교에 이르 러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만트라는 본래 인도에서 깊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어구(語句)로서 말[言] 이전의 표현이거나 언어 이전의 문자 등으로 인 식되어 왔다. 이러한 이해 속에서 만트라를 '참된 말' 즉 진언이라 번역한다. 진언이란 인간 언어의 중재를 거치 지 않은 채 직접 진리를 표현한다거나 직접적으로 진리 에 화합하는 성질을 가진다. 또한 부처의 참된 경지를 밝 히는 말소리라는 뜻에서 진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명주 는 만트라나 진언을 부르는 또 다른 표현이다. 이는 만트 라(또는 진언)를 입으로 불러서 무명(無名)을 타파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결국 산스크리트어인 만트라를 의미에 맞게 번역한 것이 진언 또는 명주이다. 다라니 역시 만트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두 가지 모두 깊은 가르침을 담고 있는 비밀스러운 언어라는 면에서는 기본적으로 같다. 따라서 다라니와 만트라를 합하여 모 두 진언 또는 명주라고 부른다. 다만 만트라가 비교적 짧 은 복수 음절로 이루어진 주문임에 비하여, 다라니는 비 교적 긴 복수 음절로 이루어진 주문이다. 또한 이 둘과는 달리, '옴' (om)과 같이 원칙적으로 한 음절로 이루어진 주문은 심진언 또는 종자(種子)라고 불린다. 요컨대, 불교에서는 수행에 도움을 얻기 위해 사용하 는 일종의 주문 같은 비밀스러운 어구들을 진언 또는 명 주라 통칭하고 그 길이에 따라 만트라 다라니 · 심진언 등으로 구분하여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 어서 만트라와 다라니의 구별은 그다지 엄밀하지 않아 대체로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음역 사용〕 일반적으로 중국 · 한국 · 일본에서 진언 은 번역하지 않고 음역을 사용함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역경사(譯經師) 현장(玄奬)의 '오종불번'(五種不翻)의 원칙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장은 불교 경 전을 한문으로 번역함에 있어서 다섯 가지만은 번역해서 는 안된다는 원칙을 정하였다. 그 다섯 가지 가운데 진언 과 같은 비밀한 뜻이 있는 것을 포함하였는데, 이는 원문 전체의 뜻이 한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과 밀어(密 語)라는 의미에서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하려는 뜻이 있 었기 때문이다. 다라니는 본래 정신을 집중하여 부처님 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간직하는 것, 또는 그 결과로서 얻 게 되는 정신 집중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 뒤에 이것이 재앙을 막는 등의 공덕을 지닌 주문이라고 여겨 졌다. 원시 불교 시대에는 세속의 주술이나 밀법(密法) 을 행하는 것을 금하였으나 원시 불교 경전에서는 이미 호신주(護身呪)가 쓰였고, 대승 불교 시대 초기에는 다 라니가 부분적으로 채택되어 차츰 증대되어 갔다. 4세기 경부터는 주법(呪法)만을 역설하는 독립적인 경전이 만 들어졌고, 얼마 뒤에는 이 다라니를 중심으로 하여 대일 여래(大日如來)의 설법이라고 자칭하는 밀교(密敎)가 나타났다. 밀교는 다라니를 그들의 의례 속에서 적절히 배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다라니 보급〕 진언을 숭상하는 밀교 계 통의 종파가 다라니를 널리 보급하였는데, <무구정광 대 다라니〉(無垢淨光大陀羅尼), <대불정 다라니>(大佛頂陀 羅尼), <천수 다라니〉(千手陀羅尼)가 대표적이다.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을 해체하였을 때 탑 속에서 나온 <무구 정광 대다라니>는 석가모니가 죽은 지 7일 만에 16지옥 에 떨어지게 되어 있는 바라문을 구제하기 위하여 외우 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 나라 조탑 신앙(造塔信仰) 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즉 탑을 세울 때 이 다라니를 일곱 번 외우고 탑 속에 안치하면 죽은 뒤 극락 세계에 태어난다는 것이다. <대불정 다라니>도 널리 쓰였다. 이 것은 《수능엄경》(首楞嚴經)에 있는 <능엄주>(\嚴呪)이 다. 오늘날 우리 나라 선원(禪院)에서도 이것을 날마다 1편씩 독송하는 수행승들이 많다. 이 다라니를 받아 지 니면, 모든 마군(魔軍)과 외도(外道)를 항복받고 온갖 고통을 받는 중생을 제도(濟度)할 수 있다고 한다. 그밖 에도 오늘날까지 널리 염송되고 있는 것으로 <천수 다라 니〉가 있다. 이 다라니는 독송하면 뜻하는 바대로 성취 된다는 믿음 때문에 가장 많이 애송되고 있다. 실제 이 다라니에 얽힌 영험담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의 의〕 다라니(또는 진언)는 자칫 그것에 담긴 본래 의 미를 잊고 막연히 세속적인 영험을 가져다 주는 신비적 인 힘을 지닌 것으로 믿기 쉽다. 이런 믿음은 자연히 기 복적이거나 괴이한 것만을 중시하고 추구하는 그릇된 신 앙으로 이어지기 쉽다. 다라니는 기본적으로 수행에 도 움을 주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자면 깊이 있 는 진리를 함축적으로 전해 준다거나 또는 정신 집중으 로 나가는 데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인 것이다. 또한 어려운 뜻의 말일지라도 마음을 집중하여 계속 추구하면, 드디어 그 뜻에 도달하게 되리라는 믿음 에 다라니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三國遺事》/ 《釋門儀範》/ 鄭泰爀, 《密敎》, 현대 불교 신서 36, 동국대학교 역경 원, 1981/ 정각, 《禮佛》, 봉은사 출판부, 1994/ 《佛教 · インド思想辭典》/ 耘虛, 《佛敎辭典》. 〔吳智燮〕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