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위
當爲
〔독〕Sol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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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그리스도인은 윤리적 당위를 실천해야 할 사명이 있다.
일반적으로 '당연히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 것' ,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을 뜻함. 나아가 능동적 의미 로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 또는 '마땅히 그렇게 행해야 하는 것' 을 의미한다. 언어적으로는 '빚' , '빚지고 있 다' , 책임지워져 있다' 와 같은 뜻이다. 당위는 어떤 조 건 이전의 무조건적이며 도덕적으로는 지상 명령적(至上 命令的)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철학적 · 윤리적 전문 용 어로 사용되고 있다. 〔철학적 수용〕 당위를 철학의 전문 용어로 받아들인 사람은 칸트(I. Kant, 1724~1804)이다. 그는 《도덕 형이상 학의 기초》란 저술에서 당위를 '다른 어떤 것의 목적이 나 결과를 위한 수단이 되는 가언적(假言的) 당위' 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정언적(定言的) 당위' 로 구분하 였다. 그리고 정언적 당위만이 실천 이성(實踐理性)이 요구하는 본의(本意)의 당위로 보았다. 한마디로 칸트의 사고 방식은 그 시대에 유행한 공리주의와 쾌락주의의 반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칸트의 근본적 문제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할 때 절대적인 당위성 을 느낀다. 그러나 이익과 쾌락에 뿌리박은 도덕적인 명 령은 항상 '···하려면 ···하라' 는 조건 명령이지 '···할 것' 이라는 무조건적 명령은 아니다. 또한 이 '···할 것' 이 라는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때때로 입법자(신 또는 국가)가 생각하고 입법자가 정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칸트는 이것을 하나의 모 순이라고 말하였다. 즉 인간은 본래 자율적인 것인데 이 렇게 밖에서 명령되면 타율적 존재가 되고 만다. 그렇다 면 왜 '해야만 할 것' 이라는 정언 명령이 있고 거기에 따 르지 않으면 안되는가? 그에 의하면, 그것은 단순한 의 무이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지 누구의 명령이기 때문에 행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만일 내용을 목적으로 한다 면 벌써 상대적인 도덕이 되고 만다. 칸트는 어떤 동기에 의해서 행동하는 것은 단순히 적 법적(適法的)이고 도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 냐하면 다른 어떤 동기도 쾌락주의적 혹은 공리주의적인 것이고 당위의 절대성을 더럽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 국 도덕적인 행위가 되기 위한 유일한 동기는 '의무이니 까' 라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칸트 자신은 여기에 대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행동해 온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칸트가 말하는 의무 는 깊은 뜻에서 결국 하나의 직관 내지 감정이라고 볼 수 도 있다. 또한 명령이라고 해도 자기 자신의 자율적인 이 성으로 주관적인 것이다. 칸트는 행위자가 원하는 선은 모두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였다. 칸트 이전의 사상가들 은 선악을 의무의 전제로서 생각하였다. 그것은 무리가 없는 자연적인 사고 방식이다. 그러나 칸트는 결국 도덕 의 범위를 의무만으로 한정하는 무리한 사상이 되고 말 았다. 따라서 칸트는 철학 사상에 많은 공헌을 하였으나 결국 그것은 도덕의 본질을 확고히 하고 싶은 공헌이 아 니라 그 시대의 사람들이 빠져 있던 공리주의나 쾌락주 의의 허무함을 명시하고 엄한 반성을 촉구하는 공헌이었 다고 평가될 수도 있다. 칸트의 이와 같은 윤리적 성격을 가진 당위는 신칸트 학파의 철학에서는 더욱 인식[眞)이 나 미(美)의 영역에까지 확대되어 존재의 세계를 초월한 가치 세계의 기초가 되었다. 〔윤리와 당위〕 당위의 윤리적 의미는 '빚지고 있다' , 책임지워져 있다' 와 같은 뜻이다. 그러므로 이는 '반드 시 그렇게 해야 한다' 는 의식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당 위는 법률이 정하는 규범 이전의 것으로 인간 내지 인격 적 행위이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도덕이나 법률적 규범을 지시하면서, 그 요구하는 내용의 성격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인다. 윤리적으로 선하다고 할 때에, 이는 자유로이 의욕하는 무엇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마 땅히 의욕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떤 것을 의욕하는 것이 다. 당위는 심리적 자유를 제거함 없이 의지(意志, voluntas)에 의무를 지운다. 당위의 의무는 물리적, 심리적 강 제력(强制力, vires)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둘에 둘을 곱하면 넷이 되는 사실을 긍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따위의 논리적 필연(論理的必然, necessitas logica)과도 다 르다. 당위는 인간보다 상위의 의지(voluntas superior)가 표현된 것이다. 인간은 그 상위의 의지에 순종하지 않기 로 스스로 결정할 수도 있다. 윤리적 의무 즉, 당위는 하느님의 의지에서 유래한다. 하느님은 당신 창조 행위를 할 때에 무한히 많은 모형 (模型)의 가능성들 가운데 자유로이 하나의 질서를 선택 하여 사물을 창조하였다. 하느님이 그렇게 한 이상, 이 질서의 본질은 곧 행동을 규정하는 '당위적 규범' (norma obligatoria)으로 재가(裁可)된 것이다. 그러니까 사물의 본질에서 유출되는 규범이 곧 윤리 규범이 되는 것은, 하 느님이 '자유로이 내리신' 위격적(位格的) 의지가 표현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사물의 본질에 부 합하게 행동하면 그는 존재의 일반 법칙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인격신(人格神) 하느님께 순종하는 셈이다. 인간 이 선한 것을 행할 때는 하느님의 성스러운 뜻을 채워 드 리는 것이다. 인간이 사물의 본질을 경외한다는 것은 궁 극에 가서는 하느님께 자기 인격적 사랑을 표현하는 것 이다. 〔의 의〕 일반적으로 행위를 하도록 호소하는 기능을 하는, 의지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표상된, 이 포괄적인 당 위는 인간의 생활 자체이고, 이 생활은 그저 내던져져 있 는 그런 삶이 아니라 과제로서 주어져 있는 생활을 뜻한 다. 특히 그리스도인 각자는 윤리적 당위를 실행함으로 써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실존을 결실케 해야 하는, 일회 적이고 취소할 수 없는 사명을 안고 있다. 자기 안에 있 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자기 힘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 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 참고문헌 한글학회, 《우리말 큰 사전》, 어문각, 1992/ 이희승, 《국어 대사전》, 민중서관, 1994/ 김민수 · 고영근 외, 《국어 대사전》, 금성사, 1992/ M. Mueller · A. Halder, Kleines Philosophisches Woerterbuch, Herderbuecherei, 1980(강성위 역, 《철학 소사전》, 이문출판사, 1988)/ 《세계 철학 대사전》, 교육출판공사, 1987/ 김영환, 〈윤리 도덕 이란 무엇인가? (1)>, 《신학 전망》 33호(1976. 여름), pp. 160~161/ F. Böckle, 성염 역, 《기초 윤리 신학》, 분도출판사, 1975, pp. 48, 67~68. 〔徐景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