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종교 사상가 증산(甑山) 강일순(美一淳, 1871~1909)의 생애와 주요 가르침을 수집 · 편찬한 경전. 강일순이 죽은 뒤 그의 열렬한 추종자 이상호(李祥昊), 이정립(李正立) 형제에 의하여 만들어졌으며, 1929년 초판이 발간되었고 그 뒤 아홉 번에 걸쳐 간행되었다.
〔간행과 내용의 변동〕 《대순전경》에 앞서 증산 계통교단의 최초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증산 천사 공사기》(甑山天師公事記)가 1926년에 이상호에 의하여 발간되었다. 《대순전경》 초판보다 3년 먼저 출판된 《증산천사 공사기》는 상생사(相生社) 발행으로 되어 있고 저작 겸 발행자는 이상호로 되어 있다. 저작 동기는 이상호의 서문에서 알 수 있듯이, "(증산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그릇된 교설이 서로 전수되면서 큰 도를 모독하는" 당시의 상황을 크게 걱정하면서 쓰여졌다. 그 출처는 주로 강일순의 고제(高弟)였던 김형렬(金亨烈)과 강일순이 죽은 뒤 최대 교단이 된 보천교(普天敎) 교주 차경석(車京石)이었다. 이것은 약 5년에 걸쳐서 자료를 모았다고 하나, 실제로 편찬하는 데에 걸린 시간은 4개월 남짓이었다. 국판(菊版) 크기로 모두 147면으로 되어 있으며, 서문과 강일순의 생애 그리고 그의 행적이 국한문 혼용체로 연대순으로 서술되어 있다. 《증산 천사 공사기》는 편년체(編年體)여서 다소 체계적인 정리가 부족한 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순전경》과는 달리 강일순의 행적을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그의 종교적 행위를 순차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초기 신도들의 증산 강일순상이 보존되어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증산 천사 공사기》의 내용이 너무 간결한 데에 불만을 가진 이상호는 다시 자료를 수집하여 3년 뒤인 1929년에 <대순전경> 초판을 편찬 · 간행하였다. 이것도 역시 국한문 혼용체이며 주제별로 분류된 13장 499절로 구성되어 있다. 그 뒤에 계속 간행된 판들도 대체로 이 분류법을 따르고 있다. 《증산 천사 공사기》가 단순히 강일순의 행적을 기록한 것에 비하여, 《대순전경》 초판은 강일순을 일정한 범주로 이해한 첫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점에서 이것은 초기 신도들의 증산 강일순관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자료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4년이 지나 이상호는 1933년에 2판을 순한글판으로 간행하였다. 초판에 비하여 112절이나 증보되었으나 장수는 초판의 13장에서 10장으로 줄어들었다. 이것은 또한 순한글로 간행함으로써 신도를 늘이려 한 의도가 보인다.
제3판은 해방 후인 1947년에 간행되었는데 몇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첫째, 우선 2판보다 120절이 증보되어 731절이나 되었다. 일제 시대 때 검열로 포함하지 못한 것이 실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3판은 대증정판(大增訂版)이라 불린다. 둘째, 장수가 2판의 10장에서 9장으로 줄어든 차이도 발견된다. 3판 이후에는 절의 증감은 있을지언정 장의 증감은 없어졌다. 이것은 분류 체계가 확고히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대순전경》은 3판에서 총정리된다. 제3판의 간행사를 보면, 강일순의 친견자들이 거의 타계하여 더 이상 자료를 수집할 수 없어 "《대순전경》의 완벽을 고하노니"라고 하고있다. 문체도 기본적으로는 한글로 되었고 한자어에는 한자로 토를 다는 형식을 취하였다. 이 형식은 최근 판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그 뒤 5판에서 17절이 증가된 것 외에는 더 이상의 변동은 없다.
6판은 3판과 비교하여 볼 때 130절이 증보되었을 뿐만 아니라 저자가 죽기 한 해 전에 발행한 마지막 판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저자의 간행사가 없어 다시 고친 의도는 알 수 없다. 이와 같이 9장 859절 431면으로 확정된 6판의 체제는 오자를 수정한 것 외에는 9판까지 아무 변동 없이 그대로 지켜져 내려왔다. 《대순전경》의 이와 같은 변천 성립사는 한 종교의 경전이 어떤 경로로 성립되고 어떻게 변화하면서 정착되었나를 보여 준다는 의미에서 종교사학적으로 많은 점을 시사한다.
〔내용과 체제〕 6판 이후의 《대순전경》은 가장 앞 부분에 증산의 필적이 다섯 면에 걸쳐 실려 있고, 이상호의 서(序)와 이정립의 찬(贊), 목차, 그리고 본문 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끝에는 초판부터 현재 판까지 성금을 낸 사람들의 이름이 수록되어 있다.
본문의 제1장은 "천사(天師)의 탄강(誕降)과 유소(幼小) 시대" 라는 제목으로 33절로 되어 있다. 강일순의 가족 배경, 탄생 설화, 그리고 유년 청년기의 유력 여행과 같은 주목할 만한 사건들이 실려 있다. 특히 동학 농민 운동 때 겪은 일화들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제2장은 "천사의 성도(成道)와 기행 이적" 으로 134절로 이루어져 있다. 강일순이 도를 이룬〔成道〕 사실과 그 뒤에 획득하였다는 신적인 권능을 행한 여러 이적(異蹟)들을 자세하게 적고 있다. 제3장은 "문도의 추종과 훈회(訓誨)" 라는 제목으로 가장 긴 205절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주로 강일순과 그를 따랐던 제자들과 얽힌 이야기들을 적고 있다. 강일순의 초기 제자는 60여 명에 달하였다고 하며, 제자 가운데에는 동학 교도였던 이들도 눈에 많이 띈다. 제4장은 "천지공사" (天地公事)로 175절로 구성되어 있다. 그 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천지공사는 증산 강일순 사상의 핵심을 이룬다. 그가 행했던 천지공사의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운 기이한 행동으로 시종일관한다. 그 중심 사상은 해원(解寃)이며, 이것은 잘못된 천지도수(天地度數)를 바로잡아 후천 선경 세계(後天仙境世界)를 여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이전 세계인 선천 시대는 그 시초부터 잘못 만들어져 원한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수천 년간 쌓인 원한으로 인간계가 멸망 직전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원한을 풀고 앞으로 더 이상의 원한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하여 도모하였던 작업이 바로 천지공사이다.
제5장은 "개벽과 선경(仙境)"으로 44절로 되어 있다. 천지공사 작업으로 새 세상인 선경이 열릴 때 일어난다는 일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선경이 열리기 전에 큰 난이 닥치는데, 강일순은 이것이 물이나 불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병으로 인류를 궁지에 몰아세울 것이라는 특이한 예언을 하고 있다. 제6장은 "법언" (法言)으로 강일순의 가르침 가운데 위의 범주에 맞게 분류하기 힘들지만 중요한 말씀을 짤막짤막하게 154절에 걸쳐 적고 있다. 제7장 "교범"(敎範)은 22절로 구성된 제일 짧은 장이다. 이것은 주문 수련에 대한 가르침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제8장 "치병" (治病)은 60절로 되어 있으며 강일순이 신기하게 병을 고친 사례를 적고 있다. 이와 같이 치병에 관한 특별한 장을 만들었다는 것은 초기 추종자들에게 강일순이 신의 힘으로 병을 낫게 하는 신유자(神癒者)로서의 권능을 가진 것으로 보였음을 말하여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마지막 제9장은 "화천"(化天)으로 강일순의 말년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데 32절이다. 그가운데에서 거의 모든 병을 자신이 대신 앓음으로써 대속하였다는 강일순의 주장은 세상을 구하는 한 방편으로서 병을 고치는 것을 얼마나 중시하였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수십 개나 되는 증산 계통 교단에서 <대순전경>을 주요 경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교단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경전도 이 《대순전경》에 토대를 두고 있다. 더 나아가서 강일순을 연구하는 경우, 학자들은 모두 이 《대순전경》만이 강일순의 정통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보고 있어 증산교의 연구 자료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 강일순 ; 증산교)
※ 참고문헌 이상호, 《甑山天師公事記》, 상생사, 1926/ 홍범초, 《甑山宗團의 諸經典解題集》, 증산교 본부, 19771 김탁, 《甑山敎學》, 미대향운화사, 1992. 〔崔俊植〕
《대순전경》
大巡典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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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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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에 초판 간행된 《대순전경》의 찬(贊)과 본문 일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