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동정 순교자. 축일은 9월 23일. 병자성사를 집행하는 사제는 임종을 목전에 둔 사람들을 위해 "하느 님, 데클라 성녀를 축복하시어 세 가지 가혹한 형벌에서 구해 내심과 같이 이 영혼을 구해 주시고 그에게 영원한 행복을 주소서"라고 기도하였는데, 이는 데클라 성녀와 관련된 신화 중에 마귀가 그녀를 핍박하기 위해 마련한 세 가지 형벌을 하느님 은총으로 모면하였다는 전설적 기록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데클라 성녀의 행적은 기원전 2세기에 저술된 《바오로와 데클라 행전》에 잘 나타나 있다. 사실상 이 행전은 바 오로 사도와 고린토인들 사이의 서간문과 바오로 사도의 순교사와 함께 하나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3세 기 그리스도교 정신의 진수를 담고 있는 문학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즉 이 책은 역사적 사건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신자들의 희망과 믿음으로 구현된 일종의 역사 소설 같은 것이었다. 이 책에는 때로 증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믿기 어려운 여러 가지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러한 표현은 역설적인 선 교를 위한 나름대로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행전에 따르면, 데클라 성녀는 동정 순교자로서 보기 드문 명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갖가지 신화를 남긴 인
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개종 후 복음 전파를 위한 그녀의 열성은 그녀를 순교자로 만들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바오로 사도에 의해 개종하였을 당시 그녀는 젊고 매우 아름다웠으며, 터키의 코냐(Konya) 지방 이코니 움(Iconium)에서 살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바오로 사도가 선교를 위해 이코니움에 도착하였을 때 다른 많은 여인 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바오로 사도의 설교를 듣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게 되었다. 행전에는 데클라 성녀가 그녀의 아버지와 약혼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일 밤낮을 먹지도 자지도 않으면서 창문에 앉아 바오로의 설교 를 들었다고 되어 있다. 결국 질투와 격정으로 분노한 약혼자는 마을을 현혹하고 처녀들을 유혹하였다는 죄목으 로 바오로 사도를 총독에게로 끌고 갔다. 그렇지만 데클라 성녀는 한밤중에 몰래 감옥으로 바오로 사도를 찾아 가 설교를 듣다가 그녀가 없어진 것을 알고 찾아 나선 약혼자와 주위 사람들에 의해 체포되었다. 재판에 회부된 결과 바오로 사도는 마을 밖으로 추방당하고 그녀는 화형 선고를 받았다. 화형대에 불꽃이 일어나는 순간 갑자 기 땅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짙은 구름이 몰려와 폭우를 내리는 바람에 화형대 주변은 물론 구경하던 사 람들까지도 물에 잠겼으며 결국 불꽃은 꺼지고 그녀는 살아날 수 있었다.
그 길로 데클라 성녀는 바오로 사도를 찾아가 머리털을 자르고 그의 선교 여행에 동반하기를 청하였다. 그들 이 안티오키아로 들어갔을 때, 데클라 성녀는 다시 체포되어 재판을 거쳐 신성 모독죄라는 죄목으로 원형 경기 장에서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형벌을 선고받았다. 죽음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그녀가 기도를 마치자 갑자기 구름 이 나타나 그녀를 에워싸는 바람에 사자들은 그녀에게 접근을 못하였다. 이렇게 또다시 가까스로 살아난 그녀 는 그 마을에 더 머물면서 선교 활동을 계속하였다. 시기는 정확하지 않으나 그녀가 붙잡혀 바다표범에게 먹이로 던져지는 순간 벼락이 내려 바다표범을 즉사시키는 바람에 죽음을 모면하였다는 신화도 있다.
이후 고향 이코니움으로 돌아가 선교 활동을 한 데클라 성녀는, 바오로 사도보다 반세기를 더 생존하였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터키의 셀루시(Séloucie, 또는 Sélefkié) 근처에 있는 동굴에서 생활하면서 찾아오는 환자들을 치료하였는데, 의사를 찾아가기보다는 그녀에게 치유를 부탁하는 환자들이 많아지자, 이에 격노한 의사들이 그녀를 체포하여 총독에게 데려갔다. 그때 그녀의 나이 90세였다. 데클라 성녀의 죽음과 관련한 전설이 전해 져 내려오고 있는데, 그녀가 바위를 향해 달려가자 바위가 저절로 열리고, 그녀가 바위 안으로 들어가자 바위는 다시 닫혀 그녀의 무덤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적 행전에도 불구하고 데클라 성녀는 교회 전례를 위한 기도문 곳곳에서 발견될 뿐만 아니라 각지의 크고 작은 성당들이 성녀에게 봉헌되었다. 특히 서양에서보다는 동 방 도처의 성당들이 더 많이 데클라 성녀에게 봉헌되었다.
※ 참고문헌 H. Leclercq, Dictionaire a 'Archéolgie chrétienne et de liturgie, Paris, F. Cabrol ed., 1934/ O. Englebert, La Fleur des Saints, Paris, Albin Michel, 1984. [邊琪燦]
데클라 Thecla(?~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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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