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道德性

〔라〕moralitas · 〔영〕morality, moral qu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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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만능주의 . 향락주의 비리 · 개인주의에 대한 추구는 도덕성의 부재를 의미한다.

황금 만능주의 . 향락주의 비리 · 개인주의에 대한 추구는 도덕성의 부재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도덕의 본성(본질, 기초)' 이라는 의미. 엄 밀하고 정확한 의미에서, 도덕성이란 용어는 '도덕 현상 일반' 즉 도덕적 정서, 도덕적 인식(의식), 도덕적 진술, 판단, 더 나아가 도덕적 행위(실천) 및 결과 등 일체의 도 덕 현상을 근본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도덕(윤리)의 본질 적 특성, 근본적 기초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용어 정의는 영원 불변하는, 도덕 원칙이 존재한다는 전 제 위에서만 인정될 수 있는 정의이다. 예를 들어 마르크 스주의 윤리학에 의하면, 도덕 혹은 윤리란 사회적 의식 의 특수한 한 형태로 윤리적 신념과 그에 상응하는 실천 적 · 윤리적 행동의 변증법적 통일로 역사적으로 생성되 고 사회적으로 제약된 윤리적인 원칙 · 가치 · 규범의 복 합적인 체계로 이해된다. 이와 같이 도덕과 윤리의 원칙 과 규범의 기원을 신(神)이나 자연법, 세계 이성 내지 인 간 자신(이성, 본능, 충동, 감정, 의지) 등에서 찾는 기타 윤 리학적 학파 내지 입장과는 전혀 상이한 규정 및 접근 또 한 가능하다.
〔칸트와 헤겔의 특수 용어로서의 도덕성〕 특별히 도 덕성' 이라는 개념을 문제 삼았던 철학자로서 독일의 칸 트(I. Kant)와 헤겔(G.W.F. Hegel)을 들 수 있다. 칸트는 그 의 윤리학에서 도덕성과 적법성(適法性, Legalität)을 구 별하였다. 즉 전자는 행위가 도덕법 자체를 이념으로 하 고 도덕법의 존경심에서 자율적으로 그에 대한 의무감에 서 행해지는 경우이고, 후자는 행위의 동기(動機)가 어 떻든 결과적으로 도덕에 어긋남이 없고 의무의 이행을 한 셈이 되는 경우로서, 칸트는 이러한 경우에는 도덕적 가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단순히 적법성 혹은 합법성 을 가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 헤겔은 객관 적 정신의 발전 단계를 법(法, Recht : 이것에 합치하는 것이 적법성) · 도덕성 · 인륜(人倫)으로 구분하였는데, 여기서 말하는 헤겔의 도덕성이란 주관적인 도덕적 의식과 순수 의무로서의 지식과 의욕을 의미한다. 자유 의지(自由意 志)가 자기 반성에 의해서 정재(定在)를 갖고 특수 개별 적인 것으로 규정되는 것이 주관적 의지의 법, 즉 도덕성 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헤겔의 도덕성은 개인적인 주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참다운 선(善)은 인륜, 특히 국가에 의해 규정되며, 주관적인 양심은 이를 자기 것으 로 만듦으로써 완성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의는 개 별적인 철학자의 용어로 사용된다.
〔인식적 차원과의 관계〕 전통적으로 인식이란 가치 중 립적인 것으로 믿어 왔다. 이러한 인식관이 파생시키는
가치의 문제는 매우 우려스런 결과를 낳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인식관은 인식(앎)으로부터 가치의 문제를 분리 시킴으로써 인식의 도덕적 차원을 제거시켜 버리기 때문 이다. 특히 과학주의적 인식론에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 러진다. 다시 말해서 '안다는 것' 과 '행동한다는 것' 을 철저히 별도로 분리시켜 버린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 구 성과는 인간의 인식 문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여 주고 있다. 곧, 인식이란 그 인식의 주체와 분리될 수 없 으며, 모든 인식은 주체의 상황과 분리될 수 없고 관련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정의적(情 意的) 성향, 즉 가치나 도덕성이 인식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상호 관계하며 순환 적인 차원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인식 내 용이 인식 주체의 동기에 따라 또한 역으로 인식 주체의 동기가 인식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그 반증이다. 하버마스(J. Habermas)는 인간의 관심이 인식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또 지식 사회학에서는 인간 의 사유나 지각과 같은 인식 작용은 그 사람의 사회적 상 황과 구조적인 연관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의 인식 이 생활에서 기인한 관심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지 적하였다. 더 나아가 현상학적 분석은 인간의 인식이란 자연 과학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임 을 지적하였다. 즉, 의식 현상이란 인간의 주관적 의도가 개입되어 있는 의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 인 식의 보다 본질적인 작용이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창 조하는 능력에 있기 때문에 인간의 이해나 사고와 같은 인식의 중심에는 기본적으로 가치와 의미 현상이 자리잡 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식이 주체 의 가치 의식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폴라니(M. Polanyi)에 의해 더욱 체계적으로 설명된다. 그의 연구는 가치 감각도 하나의 인식의 형태라고 주장하였다. 인간 의 인식이란, 삶의 세계를 객관적으로 주어져 있는 그대 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주체와의 관련성 속에서 주체의 존재를 제한한다든지 확대한다든지, 혹은 친근감 또는 소외감을 주는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것
이 바로 인식의 일차적인 특징이며, 인식이 삶과의 관련 성을 떠나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한 인간의 가치 감각이란 삶의 관련성 속에서 일어나는 인식 그 자체라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 서 우리는 인식이 단순히 주지적(主知的)인 것이 아니라 가치 설정적(價值設定的)이며, 가치와 의미 현상을 이해 의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인간의 인식이 가치에 의하여 통제된다는 사실은 상당한 의미를 시사한다. 이는 도덕성과 인식의 관계에-인식 적 차원이 도덕성에 미치는, 또는 역으로 도덕성이 인식 적 차원에 미치는-새로운 지평을 설정하게 한다. 더 나 아가 도덕성이 어떻게 교육되어야 하고 신장되고 성숙되 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 준다 하겠 다.
〔인식적 구성 요인〕 그렇다면, 도덕성을 구성하는 인 식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이를 밝혀 내기 위해서는 도덕 성을 구성하는 전체적 구성 요인의 맥락에서 인식론적인 요인의 위치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도덕성이란 구체적 으로 '도덕적으로 교육받은 인간의 속성' 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도덕적 인간의 특성을 통하여 도덕성의 인식 적 특성을 미루어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 기서 제기되는 또 하나의 문제는 도덕적 인간을 조작적 (操作的)으로 정의하기란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 왜냐하면, 도덕적 행위란 동기(動機)나 의도(意圖) 와 분리해서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에 행위 자체의 동기 와 더불어 평가되어야 한다. 또 행위의 모든 이유가 모두 도덕적인 것이 될 수는 없으므로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이유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 물론 어 떠한 것이 도덕적으로 바람직한가 하는 것은 윤리설마다 차이가 있고, 이론마다 접근 양식이 다르다. 그러나 모든 이론이 반대할 수 없이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도덕 현상에 서의 동기(이유)란 '타인의 이익에 대한 이성적인 고려 (考慮)' 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이유가 도덕적 동 기(moral motive)라는 전제 위에 도덕적 인간의 속성을 현 상학적으로—도덕성은 구체적으로 인간에게 어떻게 현 상되는가—서술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 다.
첫째, 자기와 타인과의 동일감 혹은 일체감을 갖는 정 도가 높을수록 도덕성은 높아진다. 즉 타인의 이익, 복 지, 느낌 등을 자기의 것과 같이 느끼는 정도이다. 윤리 는 결국 나 이외의 타인과의 동일감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자기와 타인의 느낌의 세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고, 이것은 첫째의 동일 성의 전제가 되는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것은 자 기에 대한 인식(self-awareness)과 타인에 대한 인식을 포 함한다. 그런데 '자기 인식' 이란 자신의 동기를 분석 평 가하는 일에서부터 자기의 감정과 능력의 한계, 그리고 자신이 지닌 온갖 심리적 기제(心理的 機制, psychological mechanism)는 물론, 무의식의 심층까지 통찰하는 힘을 요구한다. '타인에 대한 인식' 은 자신을 인식하는 것보 다 더 복잡한 정신적 과정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감정 세계는 직접 인식이 가능하지만, 타인의 의식 세계 를 감지하는 것은 상상력과 감정 이입(empathy)을 동시 에 요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감정 이입이나 상상력은 동시에 발생하며 지적 · 정의(情意)적 경험 속에 쌓여진 이미지를 포함한 인식의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사실적 지식(事實的知識, factual knowledge)이다. 이것에 대하여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소위 인지적 인 접근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상식적 내용에 속한다. 행 동의 가능한 결과들을 예견하기 위하여 선택의 경중을 저울질할 때 겪어야 하는 정신적 과정은 그 상황과 결과 에 관련된 사실적 자료가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넷째, 타인과 나의 동일감을 전제로 하고, 나와 타인에 대한 통 찰력과 사물의 결과에 대한 정보 및 지식을 기초로 하여 하나의 원리로서 종합 선택하는 능력이다. 여기서 사고 자체를 구성하는 것은 단순한 추리력이나 분석력이 아니 고,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원리에 대한 인식은 물론, 직관(直觀) · 통찰 · 상상력 · 동일감 · 감정 이입과 같은 인식의 내용이다. 이 모든 것은 마음의 상태, 즉 의식을 이루는 성향적 요소로서 도덕적 선택의 구성 요소가 되 는 것이다. 다섯째, 도덕적 인간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인간이 자기의 인성이나 생활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인생관 · 세계관의 성격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앎' 으로서 인식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앎' 은 단순히 어떤 명제를 이해하여 안다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 〔覺〕과 같은, 실 천〔行〕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인식을 말한다. 이처럼
도덕성을 구성하는 요인 중에는 인식적인 것이 중심을 이루어 도덕성의 구성 요인은 대부분이 인식의 내용이거 나 '인식' 그 자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도덕성과 그리스도교 신앙〕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 느님을 모릅니다"(1요한 4, 8), "진리는 당신들을 자유롭 게 할 것입니다"(요한 8, 32), '사랑과 정의의 하느님' . 이러한 그리스도교적 정언은 도덕성과 삶이 얼마나 불가 분의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도덕성의 완성 혹은 극치의 사랑의 삶을 살 았던 전형적인 예로 제시할 수 있다. 사실, 도덕성과 그 리스도교적 의미의 사랑은 서로 불가분의 요청일 수밖에 없는 두 개의 수레바퀴에 비유할 수 있다. 도덕성이 치열 한 인식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전제를 이의 없이 수락한 다면, 인식 없는 사랑(love without knowledge), 사랑 없는 인식(knowledge without love)이란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는—인식은 곧 도덕성과 정의의 기초이기 때문에—어 불성설이다. 결국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어 올리는 사랑 또한 도덕성의 기초 없이는 맹목적이고 공허한 것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덕성이란 바로 그리스도인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절대적 요청, 사랑의 의미를 끊임없이 일깨워 주는 인식적 기초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그리스 도교 신앙에 입각할 때, '도덕성' 이란 인간이 본질적으 로 지니는 선(善)에 대한 체험이며 이웃과의 연대성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외적으로 강요되는 법이나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가르치는 계율 혹은 율법과는 차원이
다른,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행동하는 양심의 자유로운 응답이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오늘의 그리스도인은 실제적으로 신앙의 삶 혹은 은총의 삶과는 무관하게 느 껴지는 철저히 세속화된 세상에서 사랑을 통하여 도덕성 이 비로소 신앙의 차원에 이르게 되는 세계를 만나게 되 는 것이다.
〔평 가〕 이 용어는 그 의미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지 극히 모호하고 다의적이며 불투명하게 우리 일상에서 사 용되고 있다. 매우 빈번하게 우리 일상을 둘러싼 여러 도 덕적 문제 혹은 도덕적 언급 및 기술에 관여하여 사용되 지만, 그 정확한 의미에 관한 심도 있는 고찰은 발견되지 않는다. 철학과 과학의 영역과는 달리 바로 윤리와 도덕 의 영역에서 도덕적 주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 그리 고 허무주의가 만연하는 현실을 그리스도교적 입장에서 볼 때 이는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도전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궁극적으로 참된 삶의 구현과 구원을 목표로 하는 교육과 신앙의 차원에서, 오늘의 한국 사회가 제기 하는 도덕성의 문제-도덕성의 부재라고까지 말해지는 일반적인 반성에 비추어 볼 때-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 닌다고 볼 수 있다. '도덕성의 부재' , '도덕적 불감증' , '윤리 의식의 마비' , '총체적 · 구조적 불의와 비리' , 사 회 전체에 만연한 '황금 만능주의와 향락주의' , '윤리적 냉소주의' 등은 오늘의 우리가 도덕적으로 어디에 자리 하고 있는가를 보여 준다. 따라서 오늘날의 우리 그리스 도인은 외세에 침해받고, 그들의 가치를 강요당하고, 심 지어 국토마저 분단되는 불행한 역사에 기초한 민족의 아픔과 상처에 대하여, 그리고 이러한 구조적 불의로부 터 파생되어 우리 모두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는 온 갖 불의와 비리에 대하여 보다 깊은 도덕적 각성과 성찰 그리고 전인적(全人的) 결단을 요청받고 있는 것이다. (→ 도덕주의 ; 윤리학)
※ 참고문헌  김태길, 《윤리학》, 박영사, 1980/ 한명희, 《교육 철 학》, 배영사, 1988/ J. Wilson, Assessing the Morally Educated Person, Moral Education, New York : Teachers College Press, 1974/ A. Donagan, The Theory of Morality, Univ. of Chicago Press, 1977/ H. Gilbert, The Nature fMorality : An Introduction to Ethics, Oxford Univ. Press, 1977/ M. Mandelbaum, The Phenomenology ofMoral Experience, Free Press, 1955/ A. Gewirth, Reason and Morality, Univ. of Chicago Press, 1978/ M. Forrester, Moral Language, Madison : Univ. of Wisconsin Press, 1982. 〔吳將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