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가톨릭 교회와 그 소속 신자들이 지켜야 될 규율 들을 엮어 제정 반포된 법전. 교황 비오 9세(1846~1878) 에 의해 동방 교회의 전통과 관습을 보존하고 그 신자들 의 선익을 위한 통일된 법전의 제정 의사가 밝혀진 후 후 계자들에 의해 작업이 꾸준히 추진되었다.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혁과 함께 교회 일치 운동의 증진과 <동방 교회에 관한 교령>의 발표는 새로운 전기를 제공 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의 법전 제정 작업을 마무리하면 서 요한 바오로 2세는 1990년 10월 18일 교황령 <거룩 한 조문들>(Sacri Canones)의 발표와 함께 동방 교회법전 을 공포하였고, 이듬해 10월 1일부터 법적 효력을 지닌 다고 선언하였다. 동방 교회법전의 반포와 함께 가톨릭 교회의 보편 규범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즉 1983년 에 개정 반포된 서방 교회를 위한 《교회법전》, 그리고 1988년 로마 교황청 개편에 관한 교황령 <착한 목자> (Pastor bonus)와 함께 동방 교회법전의 반포로 가톨릭 교 회 규범의 전체 몸체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의 교회 역사에서 동방
교회와 그 소속 신자들에 관한 법률은 오랫동안 특별법 혹은 속인법으로 인식되었고, 서방의 <교회법전> 안에서 "공통법"이라는 용어로 취급되었지만 새 법전의 반포와 함께 제 위치를 찾게 된 것이다. 동방 교회법전은 법률적 으로 서방의 교회법전과 동등한 위치를 지니고 있으며, 실제로 이 두 법전은 신체 기관의 양 허파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것은 교회의 충만성에서 동방 교회들이 지니고 있는 영적 보화를 방치하지 않고 모두 포함시키려는 의 지를 담고 있는 것이 바로 동방 교회법전이기 때문이다.
[특 징] 《동방 교회법전》은 개별 동방 교회들의 고유 규정들까지도 포함하는 통합 법전이 아니라, 개별 동방 교회들의 공통 규정들만을 제정한 공통 법전이다. 즉 서 방 교회법전이 단일한 교회, 즉 서방 교회만의 통합 법전 인 반면, 《동방 교회법전》은 단일한 하나의 법전이 아니 라, 21개의 가톨릭 동방 교회들의 공통 법전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법전의 제목을 동방 교회들(Ecclesiarum Orientalium)의 법전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개개 의 동방 교회는 새로 제정된 이 공통 법전에 충실하면서 각자 자신에 맞는 고유법을 제정해야 되는 것이다. 이러 한 교회와 법전의 다양성은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의 보편성을 드러내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는 하나의 신앙, 하나의 친교 안에서 존재할 뿐 아니라 다양 한 전례 안에서 그 규율이 통합되며, 개별 교회의 고유한 신앙의 유산은 개별 교회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인
전체 교회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동방 교 회법전은 어디까지나 동방 교회의 전통과 역사 속에서 제정되었으며, 또한 그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가톨릭 동방 교회가 고유한 신앙의 유산을 갖고 있긴 하지만 최상의 입법자는 서방 라틴 교회와 마찬가지로 로마 교황이다. 즉 동방 교회법전에서도 최상의 입법자 는 서방 라틴 법전과 마찬가지로 로마 교황인 것이다. 비 록 동방 교회법전 제정 작업에 자율권을 갖고 있는 동방 교회의 총대주교(patriarcha)들이 참여하였지만 그들은 협 력자일 뿐 고유 입법 권한을 갖고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이와 관련하여 《동방 교회법전》 제1조에서 법전의 적용 범위를 가톨릭 동방 교회 신자들로 제한함으로써 가톨릭 교회와 일치되어 있지 않은 동방 교회(Orthodx)에는 적 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동방 교회에서도 이 법전 편찬 작업에 참관인 으로 참가하였다. 이 교회들도 자신들의 고유한 법령집 들을 갖고 있는데 그중의 어떤 것들은 초세기 동방에서 열렸던 보편 공의회의 내용들이나, 초세기 동방 교부들, 예를 들면 성 바실리오의 가르침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서 가톨릭 동방 교회에서도 공통된 뿌리로 인정하고 수 용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동방 교회법전》은 초대 교회의 공통된 신앙 유산에 뿌리를 두고 있는 법전 으로서 갈라진 형제들과 교회의 일치를 증진시키는 법전 이다. 실제로 법전 제18장은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의 증
진' 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다.
동방 교회법전의 원문은 서방의 교회법전과 마찬가지 로 라틴어로 되어 있으며, 법적 효력 역시 번역본이 아닌 라틴어 원본에만 주어지는 것이다. 법전 제목과 관련하 여 서방의 교회법전의 제목(Codex Iuris Canonici)과는 약 간 달리 우리말 번역에서는 구분하기가 힘들지만 '코덱 스 카노눔' (Codex Canonum)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동방 교회들이 갖고 있는 '거룩한 조문들' (Sacri canones)에 대 한 오랜 전통 때문이다. 즉 초세기 동방에서 열렸던 7차 의 보편 공의회에서 승인되고 제정된 조문들(canon)을 성령의 열매로 인정하는 전통이다.
또한 법전 체계에 있어서 확연히 다른 점은 서방의 교 회법전이 7권(hiber)으로 구분되는 반면, 30장(titulus)으 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는 비잔틴의 고 전법 전통을 따른 것이다. 동방 교회법전은 6개의 전제 조문을 포함하여 1,546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상의 비교〕 《동방 교회법전》과 서방의 《교회법 전》은 공동 신앙 유산에 뿌리를 둔 공통된 규정들도 많 이 있지만, 교회 전통에 따라 차이가 나는 고유 규범들도 또한 적지 않다. 동방 교회법전은 사도 시대에까지 이르 는 오랜 교회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데, 결혼한 성직자에 대한 규율들도 그중의 하나이다. 몇 가지 커다란 차이점 은 다음과 같다.
혼인에 관하여 동방 교회법전은 서방의 교회법전보다
도 더 성서적이고 신학적인 계약의 개 념을 적용하여 정의한다. 혼인 무효 장 애 가운데 서방의 교회법전에서는 폐 지된 영친 장애(세례로 맺어진 대부모와 대자녀 사이의 혼인 무효 장애)를 보존하 고 있고, 서방의 교회법전에서는 일부 조건부 혼인(1102조 2항)을 인정하고 있는 데 반해 동방 교회법전에서는 허 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특별한 경우 가톨릭 교회와 일치되어 있지 않은 갈 라진 형제들과의 혼인을 인정(780~ 781조)하고 있는 데 반하여, 서방의 교 회법전에서는 이에 관하여 법률적 공 백으로 남겨 놓고 다만 혼종혼에서 취 급하고 있다.
동방 교회법전에서는 신학의 의무, 토착화, 교리의 다양성에 관한 규정들 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서방의 교회법 전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 지 않다. 선교 활동에 대한 규정들이 서방의 교회법전에는 제3권 교회의 교 도 임무에 실려 있는 데 반하여, 동방 교회법전에는 제14장 인류의 복음화 와 제15장 교회의 교도권에 함께 실려 있다. 이는 선교 활동과 가르치는 직무 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 내는 동방 교회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중시하여 교회 일치에 대한 내용이 제18장(902 ~906조)에서 중요하게 취급된 반면, 서방의 교회법전에서는 한 개의 조문 (755조)으로 되어 있어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교회 안의 형벌 제재에 대해서도 양 법전은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 방 교회 전통에서는 자동 판결로 처벌 되는 형벌이 없기 때문에 법전에서도 역시 찾아볼 수 없다. 서방의 교회법전 에서 규정하고 있는 16가지 자동 판결 로 처벌되는 형벌 중에 8가지는 1885 년부터 동방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적 용되었었는데 현행 법전에서 모두 삭 제하였던 것이다.
교계 제도와 관련하여 동방 교회에 서는 교회 통치의 고대 시노드(Syno- dus) 구조를 다시 복원하였다. 즉 총대 주교구, 수석 대주교구, 자율 관구 교 회구 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율 교회 의 통치 체제는 단일 체제가 아니라 연 합 회의 체제(Sinodale)인 것이다. 또한 법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동방
교회에 관한 교령> 제3항에서 확인한 대로 총대주교구 (patriarcha), 수석 대주교구(archiepiscopus maiores)의 '동 방 시노드 (synodus Orientale)를 재확인하였고 자율 관구 (metropolitana)의 '교계 회의' (conventus hierarchica)의 우위성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시노드와 교계 회의는 서 방 교회의 각급 공의회와 같이 법률 제정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사법권까지도 지니고 있는 기구이다. 다만 집행 권은 그 기구의 의장, 즉 총대주교 · 수석 대주교 · 관구 장 주교에게 부여되어 있다. 동방 교회에는 시노드와 교 계 회의와 같은 기구들이 자율권을 지니고 입법 · 사법 권한을 행사하는 반면에, 서방 교회의 주교 회의(Confe- rentia Episcoporum)와 같은 기구는 설립되어 있지 않다.
많은 서방 교회의 법조문들이 동방 《교회법전》에도 그 대로 포함되어 있다. 특히 신앙인과 평신도의 의무와 권 리, 총칙에 해당되는 법률, 관습, 법률 행위 등에 관한 조문들이 다만 그 위치가 바뀌었을 뿐 그대로 실려 있다. 또한 교회의 최상권에 관하여 서방의 교회법전의 조문들 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그러나 비판적 안목으로 가톨릭 교회의 위치를 동방 교회의 전통과 그들의 고유한 방법 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교회 일치의 올바른 이해와 가능 성을 제시하고 있다.
동방 교회의 전통과 신앙의 유산이 서방 교회의 그것 들과 다른 것처럼 《동방 교회법전》과 서방의 <교회법전> 은 완전히 서로 다른 법전이다. 그러므로 동방 교회법전 을 서방의 교회법전의 부록으로, 혹은 변경된 용어로 편 찬된 법전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이 두 법전은 인체의 두 허파에 비유되는 것처럼 가톨릭 교회 전체의 법률 체 계를 구성하는 서로 다른 두 기둥인 것이다. (→ 《교회법 전》)
※ 참고문헌 요한 바오로 2세, 동방 교회법전의 반포에 관한 교 황령 〈거룩한 조문들〉(Sacri Canones), 《AAS》 82, 1990, pp. 1033~1044/ -, <동방 교회법전>, 1990. 10. 18, 《EV》 12, pp. 685~8871 George Nedungtt, 〈Presentazione del CCEO〉,《EV》 12, pp. 889~903/ 제2차 바티 칸 공의회 . 〈동방 교회에 관한 교령〉. [朴東均]
《동방 교회법전》
東方敎會法典
〔라〕Codex Canonum Ecclesiarum Orientalium · 〔영〕Code of Oriental Canon Law
글자 크기
3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