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모 (313?~395/399?)

Didymus Care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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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신학자. 4살 때쯤 시력을 잃어일명 '맹인 디디모' 라고도 한다. 이러한 시각 장애에도불구하고 디디모는 기도와 청강을 통하여 알렉산드리아학파의 훌륭한 신학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정통 오리제네스주의의 교사로서 뛰어난 학식과 비상한 기억력 때문에 지중해 연안의 성직자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았다.신학 논쟁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동시대의 신학 사조에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아타나시오(Athanasius)는 평신도인 그를 알렉산드리아의 교리 교육 학교 교장이라는중요한 직책에 임명하였다(루피노, 《교회사》 2, 7). 지식인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2세기 후반에 설립된 이 학교는 글레멘스와 오리제네스 시절에 매우 융성하였던 곳이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니체아 신앙에 충실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교회사가인 소크라테스(Socrates)는 그를 대 바실리오와 나치안츠의 그레고리오에 견줄 만한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신학자로 간주하기도 하였다.
디디모의 제자들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은 성 예로니모(Hieronymus)와 루피노(Rufinus)이다. 루피노는 그의스승 디디모를 '예언자' 요 '사도적 인물' 이라고 하였으며, 예로니모는 그의 학식을 칭송하면서 동방 교회뿐 아니라 서방 교회에 미친 그의 영향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그러나 디디모가 동시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단순히 그가 지닌 학식만이 아니라 수덕 생활 때문이었다. 그는 거의 은수자적인 삶을 살았다. 팔라디오(Palladius)는자신이 이집트에서 방문한 유명한 수도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 디디모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수도 생활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안토니오(Anthonius)는 디디모의 독방에서 여러 번 그를 만났다고 하였다. 예로니모는 디디모에게 '맹인' (the Blind)보다는 '보는 자' (the Seeing)라는명칭을 더 많이 사용하기도 하였다.
〔저 서〕 예로니모는 디디모의 저서를 '다수이면서도존귀한 것' (plura et nobilia)이라고 표현하면서, 다수의 성서 주석서뿐만 아니라 《성령론》과 2권으로 된 《교의론과아리우스 반박론》 같은 작품들을 언급하고 있다. 불행히도 그의 저서들은 많이 보존되어 있지 않다. 그가 오리제네스의 열렬한 옹호론자였고, 오리제네스의 저서 <원리론》(De Principiis)을 완전히 정통으로 인정하여 6~7세기에 영혼 선재설(靈魂先在說)과 보편 완성 사상(apocatas-tasis)의 신봉자라는 이유로 단죄되었기 때문이다. 553년에 개최된 제2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는 오리제네스와디디모, 그리고 부제인 에바그리오 폰티코(E. Ponticus)를파문하였다. 1941년 이집트 카이로 서쪽에 위치한 투라(Tura)의 동굴에서 발견된 수사본들 속에서 그의 저서들중 일부가 발견되었지만, 친저성(親著性)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 보존되어 있는 작품은 다음과 같다.
《삼위 일체론》(De Trinitate) : 3권으로 되어 있으며381 ~392년 사이에 집필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저서가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오리제네스주의의 영향을 받지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예로니모도 "확실히 그의삼위 일체론은 가톨릭적이다" 라고 하였다. 사실 디디모는 세 위격의 동일 실체성(consubstantiality)을 옹호하는데 있어서는 아타나시오와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 그는종속설(subordinatianism)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아리우스주의자들과 마케도니우스파에 의해 야기된 문제들에대해 매우 정확하고도 예리한 필치로 답변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저자의 해박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성서 구절의 인용뿐만 아니라, <일리아드>(lliad)와 <오디세이>(Odyssey), 오르페우스(Orpheus , 핀다로스(Pindaros) 멜로스(Melos)의 디아고라스(Diagoras), 소포클레스(Sopho-cles) , 에우리피데스(Euripides) , 아라토스(Aratos) , 헤르메스 트리스메지스투스(Hermes Trismegistus), 시빌리네스(Sybillines) 등도 인용하고 있으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언급하고 있다.
《성령론》(De Spiritu Sancto) : 3권으로 된 이 책은 성령의 신성 · 위격 · 활동에 대하여 논하고 있으며, 성령도피조물이란 관점에서 이해한 아리우스의 주장을 반박하여 디디모는 성자와 똑같이 성령도 창조되지 않은 하느님이란 사실을 강조하였다. 성 암브로시오가 같은 제목의 책을 쓰기 위해, 381년에 그리스어 원본을 사용하였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그리스어 원본은 그 이전에 저술된 것으로 보인다. 첫 부분(4~29장)은 성령이 피조물이 아니라 성부와 성자와 동일 실체임을 증명하고 있고,두 번째 부분(30~59장)은 가톨릭 교의를 확인하고 성령이 피조물이라는 주장을 논박하는 성서 본문을 다루고있다. 이 책은 성령론에 관한 고대 그리스도교 저작물 가운데 가장 우수한 단행본으로 꼽을 수 있다.
《마니교도 반박론》(Contra Manichaeos) : 현재 그리스어본이 보존되어 있다. 18개의 짧은 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원래 더 많은 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마니교도들의 두 개의 대립 원칙, 즉 물질과 육의 죄성(罪性)에 대한 이론을 이성적으로 반박한 책이다.
유실된 저서들과 성서 주석서 : 유실된 교의 작품들로는 《교의론과 아리우스 반박론》(De Dogmatibus et ContraArianos), 《오리제네스 옹호》(Defence of Origen), 《철학자들에게》(Ad Philosophum) , 《무형한 것들에 대해》(DeIncorporeo) , 《아리우스와 사벨리우스 반박론》(AdversusArium et Sabellium), 《위(僞) 아타나시오 대화론》(Pseudo-Athanasian Dialogues), 《세라핌의 환시에 관해》(On the Vi-sion of the Seraphim) , 《섹타룸 볼루맨》(Sectarum Volumen)등이 있다.
성서 주석 작품들 : 예로니모에 따르면, 디디모는 시편 · 욥기 · 이사야서 · 호세아서 · 즈가리아서에 관한 주석서를 저술하였다고 한다. 카시오도로(Cassiodorus)에
따르면 잠언 주석서도 저술하였다고 하지만 현재 이 주석서는 단편 형태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더구나 투라에서 발견된 많은 수사본들 중에는 창세기와 욥기 그리고즈가리아서에 대한 주석에서 발췌된 것도 있다. 오리제네스와 마찬가지로 디디모에게 있어서 모든 것은 잠정적인 상징이었고, 특히 숫자와 묘사적 구문은 더욱 그러하 였다. 그러나 그의 유비적 해석 방식은 오리제네스보다는 정제된 것처럼 보인다. 이는 성서 내용상의 일치, 그리스도론적 이해의 우위성 그리고 이단적 해석보다는 교 회적 해석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또 마태오 복음 · 요한복음 · 사도행전 · 고린토 전후서 · 갈라디아서 · 에페소서 등에 관한 주석서도 기술하였다.
〔신학 사상〕 디디모는 '사도 후기의 교회의 스승 (postapostolos ecclesiarum magister)이라는 이름을 오리제네스에게 붙일 만큼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디디모의작품을 통해 삼위 일체 교의와 그리스도론 교의의 발전과정을 알 수 있다는 데에 그 중요성이 있다.
삼위 일체론 : 디디모는 무엇보다도 삼위 일체 신학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주제에 관한 그의 교의는 일체 삼위(一體三位, μία ουσία, τρείς ὑποστάσεις = una substantia, trespersonae)라는 그의 정식에 잘 표현되어 있다. 즉 삼위 안에 하나의 실체만이 존재하며 이 작용의 일치에서 본성(natura)의 일치까지도 주장하였다.
그리스도론 : 구원론적 경향이 강한 아타나시오와는달리 디디모의 그리스도론은 그리스도의 인간적 영혼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디디모는 로고스와 인간적 영혼의결합이 영원한 것이고 불가해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를강조하였다. 따라서 예수의 인성이 로고스와의 결합을통하여 성화되었지만, 여전히 수난받을 수 있는 가능성 은 보존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가육신적 고통과 연약함만을 취한 것이 아니라 심리학적긴장(tension)과 정신적 고통까지도 취하였다고 주장한 다. 예수의 영혼과 다른 사람의 영혼과의 차이는 질(質)에 있는 것이지 본성의 차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성령론 : '성령의 신학자' 라고 불린 디디모는 성령이피조물이라는 아리우스주의에 맞서, 성령은 성자와 마찬가지로 피조물이 아닌 하느님이며 성부와 동일하다고 주장하였다.
교회론 : 그리스도가 설립한 교회에 다양한 은사를 주는 분은 같은 성령임을 강조하면서 교회를 가리켜 그리스도의 정배 · 그리스도의 신비체라고 하였다.
원죄와 세례성사 : 원죄는 아담의 모든 후손들에게 부모의 성교를 통하여 전달된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예수가 동정녀에게서 탄생한 것이고 따라서 예수는 원죄에 물들지 않았다고 하였다. 세례성사의 효과로서 원죄와본죄의 사함이라는 측면과 함께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측면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따라서 세례성사가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며, 수세(水洗) 외에 혈세(血洗)도성령의 업적이라고 하였다.
마리아론 :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 (Θεοτόχος)라하였으며, 출산 전후의 마리아의 동정성을 주장하고 마리아를 영원한 동정녀(virgo perpetua)라 불렀다.
인간학 : 저술 중 많은 부분에서 인간은 영과 육의 단일체라고 기술하고 있는 데 반해, 다른 곳에서는 오리제네스와 플라톤의 영향을 받아 인간이 영 · 육 · 혼이라는세 요소로 이루어진 단일체라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오리제네스의 영혼 선재설을 정통으로 간주하였다.
보편 완성 사상 : 디디모는 만물이 원래의 순수한 영적 상태로 회귀한다는 오리제네스의 교의를 옹호하였다.따라서 오리제네스를 따라 연옥에 대해 언급하면서, 세례성사의 물에서 시작된 인간의 정화가 하느님의 '영적인 불' 로 완성된다고 하였다. (→ 오리제네스)
※ 참고문헌  P.B. Schmid, Grundinien der Patrologie(정기환 역, 《교부학 개론》, 컨콜디아사, 1993)/ B. Altaner, Patrology, trans. by H.C.Graef, New York , Herder and Herder, 1960/ J. Quasten, Patrology, vol 3,Utrecht, The Newmans Press, 1960/ F.M. Young, From Nicaea to Chalce-don, London, SCM Press, 1983/ P. Roche, 《NCE》 3/ E.A. Livingstone ed.,《CODC》. 〔邊宗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