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3월 19일 공산주의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힌 교황 비오 11세(1922~1939)의 회칙. 비오 11세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계의 위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의 평화 추구 를 교황직의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하여 국제 문제에 대한 교황청의 활동을 강화하였으며, 소련의종교 박해를 종식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온갖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고, 무신론적 공산주의가세계 도처로 확산되어, 소련 · 멕시코 · 스페인 등지의 공산 혁명 과정에서 특히 가톨릭 교회에 대한 공산주의자들의 잔혹한 만행은 극에 달하게 되었다. 그리스도교 문화가 변증법적 · 역사적 유물론의 원리를 내세우는 볼세비키 공산주의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한 교황은, 회칙 <디비니 레뎀토리스>(하느님이신 구세주)를 발표하여 공산주의 이론과 그 귀결을 통박하고, 그리스도교 사회 원리의 수호와 증진을 역설하였다.
〔내 용〕 이 회칙은 크게 ① 공산주의에 대한 교회의 태도, ② 공산주의 이론과 그 귀결, ③ 사회 교리의 핵심 ,④ 공산주의에 대한 처방, ⑤ 모든 가톨릭 신자들의 협력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공산주의에 대한 교회의 태도에서 교황은, 하느님이신 구세주가 오시어 그 어떠한 문명보다 탁월한 그리스도교 문명이 이루어졌지만, 원죄의 유산으로 인하여세상에는 선악의 투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허황된 약속으로 인류를 기만하고 있는 볼세비키 무신론적 공산주의가 일찍이 겪어 보지 못한 광범위하고잔혹한 폭력으로 사회 질서를 전복하고 그리스도교 문명의 토대 자체를 침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바로공산주의가 무시하거나 공격하는 진리 · 정의 · 영원한가치들을 옹호하여야 하는 것이 사도좌인 자신의 고유하고 특별한 사명임을 확인하였다. 즉 "이른바 공산주의라는 파렴치한 학설은 자연법에 위배되며, 그것이 적용된다면 만인의 권리와 사유권과 소유물이 철저히 유린되고, 나아가서는 사회 자체가 파괴되고 말 것이다" 라고한 교황 비오 9세의 주장과, 공산주의를 "인간 사회의골수에까지 침투하여 그 파멸만을 가져오는 치명적인 전염병"이라고 한 레오 13세 교황의 말을 인용하여, 특별담화와 여러 회칙들을 통하여 러시아 · 멕시코 · 스페인에서 당시 자행되고 있던 박해에 대해 엄숙한 항의를 표명하였던 것이다.
둘째, 공산주의 이론과 그 귀결에서는, "현대 공산주의에는 허위의 메시아 사상이 깃들어 있다. 정의와 평등,노동의 형제애라는 가짜 이상은 그 신조와 활동을 기만적 신비주의로 포장하며, 그 결과 허황된 약속에 속은 대중들에게 광적이고 전염성 강한 열성을 전달시킨다. 지극히 기만적인 공산주의 신조는 본질적으로 변증법적 역사적 유물론 위에 세워져 있다. 이러한 신조에는 신(神)개념의 여지가 없다. 또 공산주의자들은 유물론의 변증법적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세계를 최종 종합으로 이끌어가는 대립을 인간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회여러 계급들 사이에 일어나는 적대 관계를 첨예화하려고시도한다. 그래서 계급 투쟁과 거기에 뒤따르는 폭력적증오와 파괴가 인류의 발전을 위한 운동이며, 이 조직적폭력에 저항하는 일체의 다른 세력들은 인류의 적으로서말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공산주의는 인간에게서자유와 존엄과 권리를 박탈한다. 개인의 인격이란 하나의 톱니바퀴에 불과하다. 절대 평등을 내세우는 공산주의자들은 신적 권위를 갖는 모든 위계와 권위를 배척하며 심지어 부모의 권위까지도 무시한다. 개인에게는 물질 재화나 생산 수단에 대한 사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결혼과 가정을 순전히 인위적인 제도요 특정 경제 체제의 산물로 간주하고, 여성 해방을 근본 원칙으로 내세운다.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권리도 인정되지 않는다.공산주의가 해방과 구원의 기쁜 소식이라고 내놓은, 계급 없는 사회라는 유토피아는 오류와 궤변으로 가득 찬체제이다. 이성과 신적 계시에 상반되는 공산주의는 사회 질서를 전복한다. 사회의 토대 자체를 파괴하고 국가의 진정한 기원과 목적을 무시하며 인간의 권리와 존엄과 자유를 부인하기 때문이다"라고 무신론적 공산주의에대한 분석을 제시하고 이를 논박하였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학문상으로 배척을 받았고 경험상으로 오류에 차 있음이 입증된 이 체제가 전세계에 급속히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공산주의자들의선전술과 언론의 동조 등을 지적하였다. "공산주의의 본성을 파악하는 사람이 너무 적어 대다수가 그 기만과 속임수에 넘어가는데, 이는 자유 경제에 버림받은 노동자들이 종교적 · 윤리적 궁핍에 빠졌기 때문이다. 탈그리스도교화한 세계에 공산주의 오류가 확산된다는 것은 놀랄일이 아니다. 공산주의 사상의 급속한 확산은 가히 악마적이라 할 그 선전술로 설명될 수 있다. 대다수 언론의침묵의 공모도 공산주의 확산의 강력한 요인이다. 이 침묵은 그리스도교적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고자 암약해 온여러 숨은 세력들의 비호를 받고 있다. 그 동안 이 선전술의 통탄할 결과들이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인간의마음에서 신(神) 개념이 사라지고 나면, 인간들은 그 정욕 때문에 필연적으로 지극히 잔혹한 야만으로 치닫지않을 수 없다. 그 본성상 반종교적인 공산주의는 경제 분야에서조차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공포 정치만이유일 무이한 그 대용물이 되고 있다. 공포 정치가 도덕적부패는 물론 사회 자체의 와해도 막지 못한다"고 공산주의의 논리적 귀결을 예견하였다.
셋째, 교황 비오 11세는 사회 교리의 핵심인 최고 실재이신 하느님, 인간과 혼인과 가정, 사회의 본질, 상호권리와 의무, 사유 재산권과 사회 정의를 토대로 한 사회경제 질서, 사회 위계와 국가 권력, 노동자의 권리와 노조 옹호, 보편 형제애 등을 공산주의와 대조적인 교회의가르침으로 제시하였다.
넷째, 공산주의에 대한 처방으로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원리에 따라 살아가는사생활과 공생활의 진정한 쇄신이 그 근본 처방이다. 영적 쇄신과 더불어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이든 세상 재물에서 초탈하여야 한다. 악에 대한 더욱 중대한 처방은 사랑의 계명이다. 그리스도교는 초창기부터 극빈자들과 노예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였다. 사랑의 계명을 충실하게지키면, 인류의 병폐는 언젠가 치유될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끊임없이 정의를 고려하여야 한다. 정의가 없는 자선은 결코 참 사랑이 아니다. 사랑과 정의를 바탕으로 사회 정의를 구현하여야 하고, 모든 신자들이 교회의 사회교리에 관한 연구를 적극 촉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사회 문제에 관한 폭 넓은 연구와 토론으로써, 사회 교리를현실의 모든 국면에 적용하는 방법을 긴급히 모색하여야한다. 가톨릭 신문 출판물은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여야 할 특별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기도와 속죄이다."
다섯째, 교황은 이 회칙의 마지막 부분에서 사제들에게 이렇게 권유하고 있다. "노동자들을 찾아가시오. 특히 가난한 노동자를 찾아가시오.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시오." 곧 사제들이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지않는다면, 노동자와 빈민은 쉽사리 공산주의에 젖게 될것이다. 또한 오늘날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하느님을 본받아 비천하고 가난하고 무사 무욕한 생활을 하는 사제들의 모범임을 지적하였다. 교황은 또한 '가톨릭 운동'에 투신하는 평신도들과 노동자들을 격려하며, 교회의사회적 가르침에 대한 모든 가톨릭 신자들의 지지를 요구하고, 신자들의 단결을 역설하였다. 그리고 고용의 확대 등 공동선을 증진하여야 할 국가의 의무를 상기시키며, 종교 자유의 보장을 촉구하였다.
[평 가] 공산주의의 허구를 꿰뚫어 지적한 이 회칙이발표되던 당시의 공산주의자들도 교황 비오 11세가 공산주의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이론을 간결하고도 깊이 있게 요약(8~14항)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제 동부 유럽의 공산권 붕괴로 인해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공산주의의 위험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이 회칙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치유책으로 제시한 사회 정의의 구현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자본주의 경쟁의 폐해가 있는 한 영구히 유효할 것이다. (→ 가톨릭 사회 교리 ; 마르크스주의 ; 비오 11세)
※ 참고문헌 《AAS》 29, pp. 65~106/ 성염 역,〈하느님이신 구세주>,《교회와 사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4, pp. 113~160/ H. Carrier,The Social Doctrine ofthe Church Revisited : A Guidefor Stucy, PontificalCouncil for Justice and Peace, 1990(강대인 역, 《사회 교리란 무엇인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2)/ James F. Rigney, Pius XI, 《CE》 8. 〔姜大仁〕
<디비니 레뎀토리스>
〔라〕Divini Redempto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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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1917년 페트로그라드에서의 레닌의 대중 연설. 레닌에 의해 구체화된 공산주의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힌 것이 회칙 <디비니 레뎀토리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