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엔트 공의회에서 발간이 제기되어 '트리엔트 공의회 교리서' 라고도 불리는 교리서. 본래의 이름은 《교황 비오 5세의 명에 의해 발행된 본당 신부들을 위한 트리엔트 공의회의 교리서》(Catechismus ex Decreto Concilii Tridentini ad Parochos Pii V Pontificis Maximi iussu editus)이다. 1545년 12월 13일 트리엔트 공의회가 개최되었을 때, 공의회에 참석한 교부들은 일제히 교리 문제와 개혁에 관한 문제들을 다룰 것을 결의하였다. 그러나 이 책의 편찬 작업이 완료된 것은 20년 후인 1564년이며, 간행된 것은 1566년이 되어서였다. 이 책의 명칭이 시사하듯이, 일반 신자들을 위한 교리서가 아니라 일선 사목자들, 특히 본당에서 주일이나 대축일 미사의 설교 중에 교리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하는 본당 신부들을 위한 책이다. 그래서 서문에서는, "거룩한 공의회에 의해서 마련된 이 책에서 사목자들이나 가르치는 직무를 수행하는 그 밖의 사람들은 명확한 교의와 신앙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근간(根幹)을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편찬 동기〕 그리스도교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폐습과 불평 등을 수집하고 이에 관한 의견을 공의회에 제출할 목적으로 트리엔트 공의회는 11명으로 '폐습 대책위원회' (Commission on Abuses)를 구성하였는데, 그중 한 주교가 1546년 4월 5일 공의회 앞으로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종교상의 무지가 그리스도교 세계에 있어서 으뜸가는 폐습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폐습은 어린이들에게 종교 교육을 시키지 않는데서 비롯되었는데, 어린이들이 기본적인 교리조차 배우지 못하고 성장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도 종교적으로 무지한 사회 무리 안에 합류되는 사람의 수가 점점 많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전제하였다. 그리고 이 기본적인 폐습을 고칠 방안으로 공의회가 두 가지 출판물을 발간하도록 제안하였다. 첫째는 그리스도교 가르침의 요점을 간추려 확실한 명제로 제시하는 "그리스도교 교리에 관한 소개" 이고, 둘째는 히브리서 5장 12절에 따라 '교리'가 필요한 어린이와 교육받지 못한 성인들을 위한 교리서였다. 이 작업은 어린이들 각자가 세례 때 행한 신앙 고백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성서와 성전, 그리고 교회의 교부들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어린이들이 성장해 감에 따라 그리스도교 교리를 토대로 삼아 종교적 학문에 관한 연구에 대비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보고서에 따라 트리엔트 공의회에서는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었다. 교리 교육의 수단으로 어떤 교부들은 "전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피력하기도 하였고, 베드로 롬바르두스나 토마스 아퀴나스의 방법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 한편에서는 치프리아노나 아우구스티노, 혹은 일반적으로 초대 교회 교부들의 방법에 따라 교리 교육을 시킬 것을 원하기도 하였다. 프로테스탄티즘에 의해 야기된 특별한 위기가 이 문제와 관련이 되었기 때문에, 성사 집행의 지침서 역할을 할 교리서 편찬위원회가 1547년 11월 18일에 구성되었다. 그러나 이 위원회는 대략적인 줄거리조차 만들어 내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항상 두 가지 책의 서로 다른 사상, 즉 루터와 베드로 가니시오의 어린이를 위한 교리서와 성인 교리서를 위한 안내서 또는 자료집이 서로 대립되는 내용으로 인해 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편찬 과정〕 처음에 교리서 편찬을 책임 맡았던 위원회는 편찬이 계획되고 나서 20여 년이 지난 1563년 12월 4일 트리엔트 공의회의 마지막 회기까지 초안조차 작성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트리엔트 공의회는 이 마지막 회기에 가톨릭 교회의 공식 교리서가 출판되어야 하고, 교황청이 그 일을 맡아야 한다고 선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교황 비오 4세(1559~1565)가 이러한 공의회의 결정을 이어받아 처리하게 되었다. 그는 즉시 1564년 1월 새 교리서 제작을 위해 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가롤로 보로메오(Carlo Borromaeus) 추기경을 책임자로 임명하였다. 이후 보로메오 추기경의 지도 아래 위원회의 작업은 빠르고 조직적으로 진행되었다. 추기경은 뛰어난 통찰력과 천재적인 능력으로 위원들을 네 분야, 즉 '신앙과 신경', '성사' , '십계명과 하느님의 법' , '기도' 로 나누어 작업하도록 하였다. 이 네 분야는 《로마 교리서》를 구성하는 기본 주제이며, 가톨릭 교리 교육의 독창적이고 불변하는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의 훌륭한 점은, 교부들로부터 전해 오는, 또 교부들을 통해 예수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열두 사도로부터 전해 오는 교리 교육과 연관된 유산을 활자화하였다는 점이다.
1565년 4월 13일 보로메오 추기경은 교리서가 완성되었다고 보고하였으나, 그가 바라는 대로 신속한 출판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비오 4세가 사망하고 비오 5세(1566~1572)가 교황직을 계승하면서 보로메오 추기경과 위원회가 한 일에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곧 해결되었다. 나중에 성인(聖人)이 된 비오 5세 교황은 자신의 임무를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제시된 쇄신 작업을 실행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이러한 교황의 노력은 필립보 네리, 가롤로 보로메오, 베드로 가니시오 등 많은 성인들의 지원을 받음으로써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교황은 보로메오 추기경이 지휘한 위원회의 교리서 편찬 작업에 있어서 프로테스탄트들과의 논쟁을 배제하였다. 그 결과 이 교리서는 16세기를 초월하여 그리스도의 통치권과 그분이 계시한 종교의 본질과 기능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확실한 증인으로 자리잡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지금까지 교리 교육 분야와 사목 활동에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이 교리서는 1566년 10월에 인쇄에 들어가 3년이 채 못 되어 간행되었다. 교황 비오 5세는 가톨릭 교회의 모든 주교에게 라틴어 원판을 배포하면서, 이것을 자국어로 충실하게 번역하여 사목자들과 교리 교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였다. 이에 주교들은 즉시 번역에 착수하였다. 베드로 가니시오가 이 일에 참여하여 독일어권 나라에 전파하는 촉매자 역할을 하였고, 폴란드에서는 호시우스 추기경이 이 작업을 하였다. 또한 이탈리아 · 프랑스 · 스페인 · 포르투갈의 주교들도 신속하게 이 작업을 이행하여, 《로마 교리서》는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도 퍼지게 되었다.
〔구 성〕 라칭거(J. Razinger) 추기경은 1993년에 발표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구성은 《로마 교리서》의 구조를 따랐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상 이 두 교리서의 전체 편성 구조는 교리 교육의 전통적 구조이다. 라칭거 추기경은 "교리 교육의 네 가지 중요한 구성 요소"를 염두에 두고서, 《로마 교리서》의 4중 구조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복음과 복음을 전파하는 유기체 사이의 내적 일관성은 교리 교육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준다. 교리 교육의 구조는 교회 생활의 중요한 사건들을 통해서 드러나는데, 이 사건들은 그리스도교적 생활 양식의 중요한 차원들에 해당되는 것들이다. 이렇게 해서 교리 교육의 구조가 짜여지게 되었는데, 그 핵심은 교회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루터는 그의 교리서에서 이 구조를 트리엔트 공의회의 교리서 저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용하였다. 그런데 루터에게서도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것이 인위적으로 짜여진 체계가 아니라, 단지 믿음에 없어서는 안될 기억을 돕는 자료의 종합적인 편성이었기 때문이다. 이 자료는 동시에 교회의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들, 즉 사도 신경, 성사, 십계명, 주의 기도를 반영하고 있다. 교리 교육의 전통적이고 주요한 네 가지 구성 요소가 여러 세기 동안 교리교육의 뼈대와 개요의 구실을 했으며, 성서와 교회 생활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도 하였다."
《로마 교리서》와 다른 교리서들의 편성을 대조해 보면, 이 교리서가 가톨릭의 교리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을, 그리고 이 교리서가 교리 교육의 전통적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리서 ; 보로메오, 가롤로 ; 트리엔트 공의회)
※ 참고문헌 Eugene Kevane, <모든 시대를 위한 교리서>, 《사목》 154호(1991. 11),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pp. 19~25/ G.S. Sloyan, 《NCE》 3, pp. 225~231/Pietro Braido, Lineamenti di storia della catechesi e dei catechismi, Ellle Di Ci, Leumann, Torino, 1991, pp. 57~741 Cantagalli ed., Catechismo Tridentino, Siena, 1981. 〔李相薰〕
《로마 교리서》 - 敎理書
〔라〕Catechismus Romanus
글자 크기
4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