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초대 교회 4대 동정 순교자 중의 하나. 눈 아픈 사람들의 주보 성인. 축일은 12월 13일. 시칠리아의 시라쿠사(Syracusae)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신심이 깊었던 루치아는 평생을 동정으로 살기로 서원하였으나, 일찍이 홀로 된 어머니 에우티키아(Eutychia)는 어떤 귀족 아들의 청혼을 허락하였다. 동정으로 살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어머니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기도에만 매달리고 있던 중 어머니가 불치병에 걸리게 되었다. 루치아는 성녀 아가다의 무덤에서 기도하면 치유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를 모시고 가서 기도하자 정말 치유가 되었다. 이 기적에 기뻐하는 어머니에게 루치아는 동정으로 살고자 하는 자신의 결심을 밝혔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어머니도 결국 허락하게 되었고, 혼인 준비를 위해 모아 두었던 재물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한편 이러한 사실에 분개한 귀족 청년은 루치아가 그리스도교 신자라는 사실을 재판관에게 밀고하였고 그녀는 곧바로 체포되었다. 지사가 배교를 강요하며 아무리 심한 고문을 가하여도 루치아는 "당신이 황제 뜻을 따르기를 원하듯 나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며 굴복하지 않았다. 지사는 루치아를 윤락가로 데리고 가서 정조를 빼앗겠다고 하였으나 "마음으로 동의하지 않는 한 육체를 더럽힐 수 없으며, 오히려 월계관을 씌워줄 따름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동시에 그녀의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자 장작을 쌓아 놓고 불을 질러 태워 죽이려고 하였으나 그것도 실패하였고, 결국 지사는 형리를 시켜 목을 베게 함으로써 순교하였다.
루치아라는 이름은 원래 '빛'(lux)에서 나온 것으로, 동정을 순교의 넋으로 불태워 세상의 빛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루치아 성녀를 기념하여 도처에 수많은 성당이 세워졌다. 벽화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손에 등불, 불 꽃, 성작 또는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있거나 맹인에게 자신의 눈을 주고 싶었던 성녀의 소원을 표현하여 접시에 눈동자를 받쳐든 것도 있다. 루치아의 빛나는 생애는 바로 정결과 사랑 실천과 순교의 삶으로 우리 모두의 모범이 되고 있다. "여러분은 세상의 빛입니다. 여러분의 빛이 사람들 앞에 비치어, 그들이 여러분의 좋은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시오"(마태 5, 14. 16). (⇦ 루시아)
※ 참고문헌 김정진 역, 《가톨릭 성인전》 상, 가톨릭출판사, 1987/이성배 역, 《매일의 성인》, 성바오로출판사, 1994/ 최정오 편, 《가톨릭 성인 사전》, 계성출판사, 1987/ H. Hoever, Lives of the Saints, Catholic Book Publishing Co., New York, 1954. 〔宋炯萬〕
루치아Lucia(?~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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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성녀 루치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