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윤리

看護倫理

〔라〕ethica hospitalis · 〔영〕nursing et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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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의 직업 윤리로서, 법이나 어떤 규칙 또는 형식적 도덕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발적 봉사 의지의 실천 행위. 간호 행위는 윤리적 행위여야 하며, 간호 현장에서 주어진 대상, 환경, 조건, 상황에 따라 간호사 각자가 선 의지(善意志)의 유의적 행동(有意的 行動)을 할 때 사회와 대중으로부터 지지와 승인을 받게 된다.
〔배 경〕 간호직은 그 목적, 기능, 이념이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역사적으로 볼 때 어느 직업보다도 직업 윤리를 강조해 왔다. 이 직업 윤리는 간호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변화함에 따라 시대적으로 그 강조하는 측면과 형태가 달라지고 있다. 이것은 간호의 특성이 본질적으로 바꿔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을 설명하고 적용함에 있어서 윤리 상황의 변화에 따라 기능적이고 행위적인 역할 측면과 방법에 변화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간호는 인류와 더불어 시작된 것인데, 처음에는 모성애적인 가족 중심의 간호였다가 그 도움과 보살핌이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까지 적용된 때부터 간호의 개념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에는 박애 정신, 즉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병들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면서 복음 전파와 함께 간호를 실시하였다. 중세기를 통해서는 많은 신자 여성들, 특히 수녀들이 평생 사업으로 이 일을 택하여 수준 높은 간호를 베풀었다. 그 후 간호의 암흑기를 거치면서 간호의 길이 저하되었다가 문예 부흥 시대를 맞이하여 사회 개혁 운동과 더불어 인본주의 사상이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모든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간호의 역사는 새로운 전기로 접어들었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 1820~1910) 여사의 출현과 더불어 간호 정신과 간호 교육이 강조됨에 따라 현대적 간호 이념이 싹트게 되었다. 현대적 간호 이념은 인류애를 근본으로 하는 인도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곧, 인간의 생명, 본성 및 감정을 무엇보다 존중하며, 모든 사람들의 권리와 가치를 인정하고, 더 나아가 생명에 대한 감격과 박애 정신을 가지고 인류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제 간호 도덕 법규에서는 "인류를 위한 봉사는 간호의 기본적 기능이며, 간호 사업이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고 지적하고 있다.
〔내용 및 발전〕 간호 행위를 안내하고 판단에 지침을 주는 나이팅게일 선서문과 간호사 윤리 강령이 제정되기 이전의 간호 윤리는 윤리의 정의에 나타난 규범 윤리를 강조해 왔다. 규범 윤리란 마음가짐과 옳은 행실의 표준, 인간 관계에 있어서 지켜야 할 도리와 규범,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각자 자기의 입장에서 지켜야 될 의무 이행의 내용적 기준이다. 이러한 규범 윤리와 더불어 간호는 박애주의와 인도주의 이념으로 실천되어 왔으며,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스도교 윤리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인간 생명을 중시하는 생명 윤리도 대체로는 그리스도교 사상에 기반을 두어 왔다.
나이팅게일은 그의 저서 《간호에 관한 일들》에서 "간호사는 어디까지나 간호사이고 의사는 아니다. 의사는 질병 발생의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그의 역할이 끝나나, 간호사의 역할은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가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오래 전에 전인 간호, 지역 사회의 간호를 강조하였다. 또한 1893년에 나온 <나이팅게일 선서>는 윤리 강령이 나오기 전까지 간호사에게 윤리 지침이 되었다. <나이팅게일 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간호사를 위한 전문직 규약이 없었다. 그런데 이 선서는 간호사를 환자 간호에 있어서 수동적 참여자로 남게 하였으며, 의사 결정 참여는 금지시켰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나이팅게일 선서문은 미국 간호협회가 윤리 규약을 수용한 1950년까지 간호 전문직의 윤리 규약으로 남아 있었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강령이 제정되기 전까지 간호 전문직을 안내하는 윤리 지침으로 활용되었다. 선서의 내용은, "첫째,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 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선서한다. 둘째, 인간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는다. 셋째,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사항은 비밀로 한다. 넷째, 보건 의료인과 협조하여,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헌신한다" 로 되어 있다. 이 선서는 짧지만 매우 함축적이며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나이팅게일 정신과 이념이 기초가 되어 <국제 간호 윤리 규약>이 제정되었고, 이를 토대로 <한국 간호사의 윤리 강령>이 마련되었다.
한국에서는 1972년 <한국 간호사의 윤리 강령>이 제정되었고, 1983년 개정되어 오늘에 이른다. 이 윤리 강령은 1972년에 개정, 채택된 <국제 간호윤리 규약>에 준하여 제정되었다. <한국 간호사의 윤리 강령>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간호사의 직업적 행위는 그 관계하는 구성 요인에 따라 대상자, 전문직 업무, 협동자의 측면에서 지켜야 할 직업적 규범이 따르게 된다.
<한국 간호사의 윤리 강령>의 내용을 서문부터 차례로 보면 다음과 같다
윤리 강령의 서문 : 간호의 근본 이념과 기본 책임, 강령 제정의 구체적 목적과 궁극적 목표, 그리고 목적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간호의 근본 이념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기본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며. 따라서 간호는 국적이나 인종, 종교, 사상, 성별, 연령, 사회적 배경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전문직으로서 간호는 기본적으로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 에 관심을 둔다. 여기서 인격 존중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의 권리를 인식함을 포함한다. 한편, 간호의 기본 책임은 건강 증진, 질병 예방, 건강 회복 및 고통의 경감에 있다.
간호사와 대상자 : 우선 국가 사회에 대한 간호 전문직의 입장과 의무 및 책임에 대한 내용이 있다. 그 다음은 간호 대상자 개개인에 대한 자세를 다루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중 간호 행위와의 관계에 있어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 즉 개인의 신앙, 가치관, 관습의 존중을 제시하였다. 또한 대상자와 관련된 모든 진료에 관한 내용을 전문적인 판단 없이는 개방하지 않으며, 전문적인 판단에 있어서는 간호사의 자율적인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상자의 권리와 관계된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보면, 간호사가 환자에게 항상 거짓 없이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의무, 환자와 관련된 모든 진료에 관한 내용을 비밀에 부치는 문제, 또한 환자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가 자신의 가치관에 근거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동의의 문제가 있다. 환자에게는 법에 의해 허용된 정도까지는 치료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치료가 가져올 의학적인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환자의 사적 자유(privacy)를 위해 모든 사례 논의, 진찰, 검사, 치료 등은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가 연구와 실험에 대해 알 권리로는 병원이 환자의 간호나 치료에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연구나 실험을 하고자 할 때 환자가 그것에 대해 알 권리뿐만 아니라 그 참여를 거절한 권리가 있다.
간호사와 전문직 업무 : 간호 업무는 고유한 전문적 업무이므로 그 표준을 결정하는 주된 책임은 간호사 스스로에게 있으며, 표준에 따라 수행할 능력을 길러야 하기 때문에 간호 교육의 표준을 결정하는 일도 간호사가 자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 또한 과학적 지식과 전문 기술을 간호 활동에 적용해야 하며 학문적 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여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직으로 발전시켜야 함을 밝혔다. 부족한 인력, 부족한 물품, 부적절한 시설 등, 전쟁이나 재해 또한 지리적 고립에 의해 생기는 다양한 상황에 처할 때라도 간호사는 그 상황에서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간호를 제공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간호사와 협동자 : 간호 전문직에 국가 사회가 위임한 법적 권한이 무엇이며, 간호사의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알아 타인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아야 함을 제시한다. 또한,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과는 건강 및 간호와 관련된 정보를 함께 나누고, 같이 계획하며, 수행의 책임을 함께 분담하고, 수행 과정에서 서로 돕고 평가하는 등 대등한 관계에서 협조하도록 한다. 의사와의 관계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가 직업적 한계를 지키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일이다. 그러나 비윤리적인 의사의 지시나 참여 요청은 간호사로서 마땅히 거부할 권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건강 요원이나 동료 간호사의 부주의 또는 고의적인 비윤리적 행위에 의하여 환자가 안전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때 간호사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함을 밝혔다.
윤리 강령은 간호 행위를 안내하고 평가하기 위한 일반적 원칙을 제공하며, 간호사들이 윤리적 의사 결정을 할 때 적절한 지침을 제공한다. 그러나 간호 업무 수행 중 일어나는 도덕적 어려움을 윤리 강령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직 윤리 강령은 간호의 도덕 문제에 대해 체계적인 탐구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된다. 그러나 전통적인 <나이팅게일 선서>나 <한국 간호사의 윤리 강령>에는 그 윤리 원칙에 악행 금지, 선행, 신의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만 자율성, 정직성, 정의와 같은 내용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고, 또한 강령의 단순성, 모호성, 보편성과 불완전성 때문에 행위를 안내하는 적절한 결론을 제시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어떤 규약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간호 윤리의 판단을 내려야 할 구체적인 상황에서는 철학적 윤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숙고를 통해 문제 해결에 접근해야 한다.
〔최근의 연구 동향〕 근래에 와서 간호 윤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도덕적 사고, 즉 자율적인 사고를 위한 교육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였다. 간호학 내에서 윤리에 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35년부터였으나,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된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의학 기술과 의료 장비의 발전으로 인해 의료계 내에서 새로운 윤리적 문제들이 제기됨에 따라 간호사는 의료팀의 성원으로서 삶과 죽음의 문제, 의사 결정의 문제,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권리 및 환자로서의 권리에 관한 문제 등의 윤리적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윤리적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간호 윤리에서 간호사들이 실천해야 할 덕목 교육은 물론, 자율적 사고를 통해 체계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철학적 윤리학의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최근 생의 윤리학(biomedical ethics)에서는 간호 실무에서 발견되는 도덕 현상을 기술하기 위한 철학적 분석의 한 형태로서의 간호 윤리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한편 간호 윤리가 본질적으로는 '환자와 간호사의 관계 형성' 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간호의 가치적 기반은 돌봄(caring) 이론과 함께 도덕적 견지에서 분석되고 있다. '돌봄' 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존하고 강화시키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몇몇 학자들은 돌봄을 간호의 도덕적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돌봄의 윤리' 를 통해 간호 윤리 이론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의 의〕 간호사에게 환자에 대한 법적 · 윤리적 의무와 책임을 확인하고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호 윤리의 윤리적 책임은 인권을 우선적으로 존중하는 마음에서 출발하게 되므로, 간호 윤리의 문제는 생명 윤리와 직업 윤리를 통하여 실천된다. 특히 최근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간호사들의 윤리적 의사 결정은 '전문직 간호사의 특성 중 가장 중요한 것' 이며 '전문직 간호의 보증' 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간호사의 의사 결정 참여는 전문직 간호의 발전을 위해서나 양질의 간호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간호사의 윤리적 행위의 이상은 '인간과 간호' 에 관한 관념의 가치 체계와 행위의 통일적 조화에서 찾아, 이를 간호 현장에서 활용할 때 실현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직업인 자신에게 직업을 통한 인생의 만족감을 느끼게 하며, 환자 간호의 질을 높여 환자 자신의 만족감도 증진시키게 되고, 아울러 그가 속해 있는 조직과 사회를 발전케 하는 근원적인 힘이 될 것이다. (→ 생명 윤리 ; 의학 윤리)
※ 참고문헌  김순자, <한국 간호사의 윤리 강령 개정의 경위와 내용>,《대한간호》 22호(1983. 3), pp. 6~11/ 문국진, 《간호학 개론》,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 1985/ 변창자, <간호 전문직 발전과 전망>, 《간호 업무와 간호 윤리》, 대한간호협회, 1987/ 조갑출, <돌봄의 본질과 간호 윤리>, 《적 십자 간호대 학 논문집》 13호(1991), pp. 175~192/ 이귀향 · 이영복, 《간호 사회학》, 수문사, 1988/ 한성숙, <간호사들이 임상에서 경험하는 윤리적 딜레마의 실상과 의사 결정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간호학 박사학위 논문, 1992/ 홍여신 · 한성숙 · 엄영란, 《간호 윤리학》, 신광출판사, 1992/ B. Brody, 황경식 역, 《응용 윤리학》, 종로서적, 1988/ D.M. Fowler, Ethical Decision Making in Clinical Practice, Nursing Clinics ofNorth America 24, 1989, pp. 956~9571 M. Benjamin · J. Curtis, Ethics in Nursing,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3nd ed., 1981/T.A. Shannon · J.J. Digiacomo, 황경식 · 김상득 역, 《응용 윤리학》, 종로서적, 1988. 〔韓聖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