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축일은 4월 11일. 1878년 3월 12일 북이탈리아의 가밀리아노에서 태어난 갈가니는 9세 때 폐결핵으로 고생하던 어머니를 여의고 17세 때는 신학생이었던 오빠를 잃고, 얼마 뒤엔 아버지마저 어린 자녀들을 가난의 구렁 속에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몇 년 사이에 부모 형제를 잃은 갈가니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어린 동생들을 키우느라고 끼니를 거를 때도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뇌척수막염으로 척추는 굽고 머리는 빠지고 반신 불수가 되었으니 참담한 모습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어려서 발뼈의 고름을 긁어 내는 수술에도 마취제를 거절하고 고통을 기꺼이 받은 갈가니인지라 이 모든 것을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참아 받았다.
성 가브리엘 보센티의 전구에 힘입어 기적적으로 병이 치유된 갈가니는 지아니니 가정의 호의로 양녀로 들어갔으나 딸로서보다는 늘 충실한 하녀처럼 열심히 일하였다. 아무리 바쁜 일 중에도 얼마나 주님과 일치하여 있었던지 마치 모든 일을 다 잊어버린 것 같았지만, 하는 일에는 실수가 조금도 없었다. 22세부터 자주 탈혼 속에서 예수와 담화하였으며 오상을 받아 손발에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는 등 예수가 당한 여러 가지 고통을 나누어 받는 기적이 일어났다. 심한 고통 중에서도 오히려 "주께서 고통을 당하시니 저도 고통을 받겠나이다. 주는 통고의 어른이시니 저는 통고의 딸이 되기를 바라나이다"라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기쁘게 받았다.
주님은 당시 성직자들이 범하던 독성죄를 보속하기 위하여 갈가니에게 더 큰 고통을 허락하였으니, 병고 이외에 지금까지 보여 준 발현과 기적적인 기쁨마저도 거두어 마치 버려진 고아처럼 가련하게 된 데다가 마귀의 온갖 유혹도 그칠 사이가 없었다. 그러나 젬마 갈가니는 조금도 실망하지 않고 모든 고통과 유혹을 싸워 이겨 마침내 1903년 4월 11일, 26세의 나이로 천국에 올랐다. 1933년 시복되고 1941년 갈가니의 영적 지도 신부였던 제르마노 신부와의 서신이 출판된 후 더욱 유명해진 갈가니는 1950년 5월 2일 교황 비오 12세에 의하여 성인 품에 올랐다.
가난하고 비천하며 질병으로 수녀원에 들어가는 것도 거절당한, 실로 병고밖에 자랑할 것이 없는 이름없는 시골 처녀는 이제 만민의 존경을 받게 된 것이다. 우리도 성녀 갈가니처럼, 십자가의 길 없이는 사랑도, 믿음도, 성덕도, 공로도, 부활의 영광도 없음을 깨닫고 괴로울 때나 슬플 때나 실망하지 않으며 현재의 모든 고통을 세상 죄를 보속하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각자가 지고 가는 십자가는 천국에 이르는 사다리가 될 것이다.
※ 참고문헌 김정진 편역, 《가톨릭 聖人傳》, 가톨릭출판사, 1987/ 최정오 편, 《가톨릭 성인 사전》, 계성출판사, 19871 배문한, 《그리스도의 향기》, 성모출판사, 1993/ John Coulson, The Saints, Guild Press, New York. 〔裵文漢〕
갈가니, 젬마 (1878~1903)
Galgani, Ge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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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젬마 갈가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