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인 마리아에 대해 연구하는 신학의 한 분야. 마리아론이 본격적으로 하나의 독립된 신학으로 성립된 것은 16세기 말엽에서 17세기 초엽 사이이다. 마리아론은 현재 독립된 신학으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그리스도론, 교회론과 관련하여 전개되고 있다. 신약성서에서 마리아에 대한 언급은 매우 적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순명한 예수의 어머니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행한 신앙인의 모범으로 제시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마리아에 대한 성서의 빈약한 언급에 비해 마리아론은 확대 · 발전되었다. 따라서 마리아에 대한 교리의 역사적 발전과 그것에 항상 병행하였던 마리아 공경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
I . 교부 시대
초기 그리스도교 작가들이나 교부들에게서 마리아에 대한 직접적이고 독자적인 저술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일반적으로 성서를 해설하면서,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을 설명하거나 교회 생활과 전례의 신비를 해설하면서 그 내용에 마리아를 덧붙여 해설하고 있다. 그리스도와의 관련 속에서 마리아가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초기 교부들〕 안티오키아의 주교 이냐시오(+110)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人性)을 부인한 그리스도 가현설(Docetismus)에 반대하여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수난을 고백하였다. 여기에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는 영육간의 유일한 의사(medicusunicus corporalis et spiritualis), 세상에 나셨으나 영원하신 분(genitus et ingenitus), 마리아에게서 그리고 하느님께로부터 나신 분(natus ex Maria et a Deo), 수난하셨으나 조금도 다치지 않으신 분(passibilis et impassibilis)"이라고 가르치고 있다(7, 2). 또한 〈스미르나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주장하면서, 그분은 육체를 따라서는 다윗의 후손이지만 동시에 하느님의 아들임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마리아의 동정성과 그녀의 출산, 그리고 주님의 죽음 등 하느님의 침묵 안에 이루어진 세 가지 뚜렷한 신비는 세상의 군주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 19, 1)라고 하여 '동정성' (παρθενία)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하였는데, 이후 '동정성' 이라는 표현은 초대 교회 신앙 고백 안에 자리잡게 되었다. 호교 교부인 유스티노(+165)는 《트리폰과의 대화》 100장 4-6절에서 하와는 사탄의 말을 들어 불순명의 죄를 범하였고,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그리스도를 잉태하였다고 하면서 하와와 마리아를 대조하여 불순명과 순명을 설명하였다. 그는 유대인들에게 동정녀로부터의 육화를 구약의 예언(이사 7, 14)이 성취된 것이라고 제시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리용의 이레네오(+20)에에게로 이어진다. "하와의 불순명의 매듭이 이렇게 마리아의 순명을 통해서 풀어졌다. 하와가 자신의 불신앙을 통하여 얽어 맨 매듭을 동정녀 마리아가 자신의 신앙을 통하여 풀었다"(《이단을 거슬러》 3,22, 4). 그에게 있어서 마리아의 모성은 교회의 모성과 동일시되었으며, 마리아와 하와의 대조를 마리아와 교회의 유비(類比)로 발전시켰고, 마리아를 교회의 원형(原形으로 제시하였다. 마리아와 교회의 밀접한 관련성은 글레멘스(+215)에게서 두드러지는데, 그는 교회를 마리아처럼 동정녀요 어머니로 이해하였다.
초대 교회에서는 예수의 생애에 대하여 높은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 성서 저자들과 사도들의 이름을 빌려 외경(外經)들이 쓰여졌는데, 그 가운데 《야고보 원 복음》(Proto-evangelum Jacobi)은 마리아 부모의 이름, 마리아의 유년기, 예수의 탄생, 그리고 그의 유년기 등을 전해 주는 작품이다. 저자는 유대 그리스도교 신자로 마리아의 평생 동정을 강조할 목적으로 이 복음을 저술하였다. 히폴리토(+235)는 "말씀이신 하느님께서 하늘로부터 동정녀 마리아에게 내려오시어 육체를 취하셨다" 라고 하였다(<반노에투스론>) 마리아의 동정성을 강조하다 보니 예수의 인성에 대하여 반론이 생기자 테르툴리아노, 오리제네스, 그리고 예로니모는 '출산시 동정성' 에 대해서 말하기를 주저하였다. 이에 반하여 서방 교회에서는 암브로시오와 아우구스티노가, 동방 교회에서는 요한 그리소스토모와 시리아의 에프렘이 '영원한 동정성' 을 주장하였다.
〔니체아 공의회에서 칼체돈 공의회까지의 교부들〕 이 시기는 성서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며, 새로운 이단에 대해 답변을 마련해야만 하였다. 이때 4개의 큰 공의회, 즉 제1차 니체아(325), 제1차 콘스탄티노플(381) 에페소(431), 칼체돈(451) 공의회가 개최되었는데, 그리스도론적 관점에서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마리아의 신적 모성이 거론되었다. 또한 전례가 정립되어 가면서 마리아 축일들이 설정되기 시작하였다. 에우세비오(+340)는 이사야서 7장 14절의 엠마누엘 예언과 관련해서 '동정녀의 표징' 이 바로 구원의 역사임을 밝히면서, 요셉만이 아니라 마리아 역시 다윗의 후손임을 주장하였다. 니체아 공의회의 주역이었던 아타나시오(+373)는 아리우스파에 대항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일치를 강조하는 가운데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 (Θεοτόκος )라는 호칭으로 언급하였다. 에프렘(+373)은 오점(汚點) 없이 거룩한 마리아의 성성(聖性)과 영원한 동정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정녀 마리아가 여느 신앙인들과 마찬가지로 신앙의 어두움을 이겨 나가야 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대부분의 동방 교부들은 공통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나치안츠의 그레고리오(+390)는 인성과 신성을 지닌 예수 그리스도는 두 번의 탄생, 즉 성부로부터의 영원한 탄생과 시간 안에서 마리아로부터의 탄생을 겪었기에 마리아를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 로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요한 그리소스토모(+407)는 마리아의 동정성과 모성에 대해 교회의 신앙을 옹호하였다. 그러나 '하느님의 어머니' 라는 칭호를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마리아를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여느 신앙인처럼 신앙의 어두움을 서서히 극복한 여인으로 묘사하였다. 에페소 공의회의 주역이었던 알렉산드리아의 치릴로(+444)는 네스토리우스(Nestorius)와 그의 추종자들이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모친' (Χριστοτόκος)이라고한 주장에 반대하여 '하느님의 어머니' 라는 칭호를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신성과 인성을 모두 지녔지만 말씀 안에서 위격적 일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에페소 공의회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 임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이를 선언하였다(DS 251 ~252). 이처럼 마리아의 신적 모성은 그리스도론적 관심에서 논의되었다.
〔5세기의 서방 교부들〕 4~5세기 서방 교회는 동방 교회처럼 마리아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지 못하였다. 마리아에 관한 새로운 주제로, 마리아가 원죄에 물들지 않았다는 주장이 생겨났다. 암브로시오(+397)는 그의 저술 여러 곳에서 마리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마리아가 교회의 모범일 뿐만 아니라 바로 교회의 표상이며, 마리아의 성성(聖性)은 하느님의 선택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마리아의 완덕을 강조하면서 마리아가 신앙인으로서 지니는 어두움을 제거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암브로시오 이후의 라틴 교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성서에 해박하였던 예로니모(+419/420)는 마리아의 동정성에 대해 논쟁이 되는 용어들에 주의하면서 '예수의 형제들' 을 '사촌들' 로 해석하였고, 마리아의 동정성이 예수의 잉태와 탄생으로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아우구스티노(+390)는 스승 암브로시오를 따라 마리아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모범으로 내세웠다. 특히 펠라지우스(Pelagius)와의 논쟁에서 마리아가 원죄에 물들어 있었다는 것을 거부하였으며, 천사가 예수 탄생을 예고하는 가운데 주고받는 대화 안에서 마리아가 이미 자유롭게 동정 허원을 발하였음을 주장하였다. 동정성과 아울러 모성을 지닌 '동정녀-어머니' 라는 도식이 아우구스티노에게는 '그리스도의 어머니-그리스도의 제자' 라는 도식으로 묘사되었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마리아는 교회와 유사성을 지닌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그리스도의 배우자이고, 그리스도인들은 신앙과 희망과 사랑에 있어서 그 지체(肢體)가 된다. 아울러 교회가 동정으로 존재하면서 그리스도의 지체들을 출산하기 때문에 교회는 영적 차원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모친이다.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어머니요,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탄생하는 데 사랑을 통하여 협력하기 때문에 영적 차원에 있어서 그 지체들의 어머니이다(PL40, 399). 이처럼 마리아의 영적 모성은 교회 안에까지 확장되었다.
〔마지막 교부 시대] 칼체돈 공의회 이후 8세기까지 교부 시대가 계속되었고, 649년에 열린 라테란 교회 회의에서는 마리아의 영원한 동정성이 공식적으로 표명되었다(DS 422~432). 이 시기에 동방 교회는 마리아의 내적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강조하였고, 마리아의 인격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또한 전례적으로 마리아의 축일이 정해지기 시작하였고 마리아의 승천이 거론되었으며, 마리아는 기도의 중재자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콘스탄티노플의 젤마노(+733)는 마리아의 중재 기도를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강조하였고, 다마스커스의 요한(+749)은 마리아를 인류를 위한 축복이라고 하였으며, 마리아의 중재 기도는 모든 이에게 희망의 보장이 된다고 하였다.
〔교부들의 마리아〕 유대인과 그리스인들에 대항하여 그리스도교 진리를 옹호해야 했던 교부 시대에, 예수의 모친 마리아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제시되기 시작하였다. 마리아론은 그리스도론과 관련하여 발전하였는데, '하느님의 어머니' 라는 호칭은 예수 그리스도의 참 인성과 참신성을 드러내고 있다. '원죄 없으신 마리아' 를 강조하는 배경도 죄를 제외하고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되어 있다. 교부들의 마리아에 관한 진술은 성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진지하게 성서를 숙고하여 찾아낸 마리아와 하와의 대비 관계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독특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교부들이 마리아의 영원한 동정성에 대해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던 까닭은 예수의 인성이 오해를 받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방 교부들이 마리아를 다른 신앙인과 마찬가지로 신앙의 어두움을 겪었다고 언급하였던 반면에, 서방 교부들은 마리아를 신앙인의 완전하고 이상적인 모범으로 제시하여 이러한 불완전함을 없이하려 하였다. 교부들은 신앙의 차원에서 마리아의 동정성, 신적 모성 등을 받아들인 이후에 논리적인 설명을 통하여 마리아론을 전개하였던 것이다. 또한 마리아의 모습은 교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설명하는 중에 언급되었는데, 마리아와 교회의 연결점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요 교회가 그리스도의 신비체라는 점에서,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모친인 동시에 교회의 모친인 것이다.
II . 중세 이후의 마리아 신심과 역사
교부들에 의해 하느님의 구원 계획 안에서 마리아의 역할과 그 의미가 점차적으로 발전한 이후, 중세는 마리아의 특전과 그 기능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베르나르도(1090~1153)는 마리아의 중재 역할이란 하느님의 모든 은총과 자비가 마리아를 통하지 않고서는 전해질 수 없는 관개 수도(灌溉水道)와 같은 것임을 강조하였다(PL183, 429~238). 12세기의 스콜라 신학은 마리아의 무원죄성(無原罪性)에 대한 주제를 다시 거론하여 논쟁을 일으켰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라는 계시 진리로부터 시작하여 마리아의 거룩함, 동정성, 그리고 존엄성을 연구하였으며, 둔스 스코투스는 교회가 원죄로부터 보호된 마리아를 선언하려는 것을 에워싼 주요 문제들의 신학적 해결을 시도하였다. 1439년 바젤 공의회는 무염 시태(無染始胎,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를 신앙 조항으로 선언하였지만 합법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였다. 교황 식스토 4세(1471~1484)는 무염 시태와 관련된 축일을 허락하였으나, 무염 시태 교의를 반대하는 입장이 더 많았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는 교부들의 불일치로 무염 시태에 관한 문제를 회피하였다.
마리아 공경에 관하여 종교 개혁자였던 루터나 칼뱅은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으나, "성서만으로, 은총만으로, 신앙만으로"를 내세운 루터는 마리아의 중재성을 반대하였다. 종교 개혁자들은 가톨릭 신자들과의 논쟁 중에 마리아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취하였고, 가톨릭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마리아 신심이 더욱 확대되었다. 19세기에 새로 창설된 수도 단체 및 전교 수도회는 사도직을 교회에 대한 마리아의 역할과 관련시켜 마리아를 사도적 사명의 모범으로 생각하고 마리아에게 봉헌하고 마리아를 본받음을 통해서 사도적 열성을 드러내려 하였다. 또한 라 살레트(La Salette, 1846), 루르드(Lourdes, 1858) 노크(Knock, 1879), 파티마(Fatima, 1917) 등지의 마리아 발현과 관련된 성지 순례는 신자들의 마리아 공경에 큰 역할을 하였다.
마리아 신심은 1854년 비오 9세의 무염 시태 교의 선포로 그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 시기에는 마리아의 중재성과 무염 시태가 주요 주제로 제시되었다. 1917년 파티마의 성모 발현과 더불어 20세기에는 구원 사업에서의 마리아의 중재성, 영적 모성, 공동 구속성과 관련된 마리아 신심 운동이 활발하게 시작되었고, 마리아의 승천에 관한 교의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교회는 두 가지 진리에 관한 신학 연구보다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서 비롯된 보다 진지한 정의로 더 기울어졌다. 이렇게 마리아 연구가 활발해진 가운데 교황 비오 12세는 1950년 11월 1일 성모 승천을 교의로 선포하였다.
마리아론의 발전은 관례적으로 개최되는 국제적 마리아 회의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울러 마리아론이 발전되는 데에 도움이 된 또 다른 요소는 신학자들의 연구 모임이었다. 최근의 발전은 다음과 같은 교황들의 가르침에 기인하고 있다. 교황 레오 13세는 로사리오와 그 교의적 의미에 관하여 <유쿤다 셈페르 엑스펙타시오네>(Jucunda semper Expectatione, 1894)를, 비오 10세는 무염시태 교의 선포 50주년을 맞이하여 마리아의 영적 모성과 중재성에 관하여 <앗 디엠 일룸>(Ad Diem illum, 1904)을, 베네딕도 15세는 마리아의 자애에 관하여 <인테르소달리치아>(Inter sodalicia, 1918)를, 비오 11세는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을 맞이해서 <룩스 베리타티스>(Lux Veritatis, 1931)를 발표하였다. 또 비오 12세는 마리아 성년을 위해 <풀젠스 코로나>(Fulgens Corona, 1953)와, 천상의 여왕인 마리아에 대해서 <앗 첼리 레지남>(Ad Caeli Reginam, 1954)을 발표하였으며, 그리스도론과 교회론에 있어서 마리아의 위치에 대하여 회칙 <그리스도의 신비체>(Mystici Corporis Christi, 1943)와 <하느님의 중재자>(Mediator Dei, 1947), <하우리에티스 아구아스>(Haurietis Aquas, 1956)를 발표하였다. 교황 요한 23세는 마리아의 영적 모성에 관해 언급하였으며, 교황 바오로 6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리아의 보호 아래 맡기면서 마리아의 도움을 청하였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과 교회의 어머니 사이의 관계를 강조하였다. 또한 바오로 6세는 전례적 공경과 교도권이 승인해 온 전통적 신심 행위와 관습에 대한 지침으로 교황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을 발표하였다.
Ⅲ.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마리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마리아에 대해서 1964년 11월 24일에 반포된 <교회 헌장>(Lumen Gentium) 8장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문헌 외에 <전례 헌장(Sacrosanctum Concilium) 103항, <사제 교령>(Presbyte-rorum Ordinis) 18항, <선교 교령>(Ad Gentes) 42항, <사제 양성 교령>(Optatam Totius) 8항, <수도 교령>(Perfectace Ca-ritatis) 25항에서도 마리아를 신앙의 모범으로 소개하고 있다.
〔역사적 배경〕 요한 23세는 공의회를 소집하면서 세계의 주교들과 학자들에게 공의회에서 다룰 주제를 추천하도록 요청하였다. 이 가운데 2,000여 건의 청원 내용 중 600여 건이 마리아와 관련된 주제였다. 1960년 11월부터 1962년 10월까지의 준비 단계에서 "교회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에 관하여" 라는 제목으로 의제가 상정되었는데, 이 계획안은 다섯 차례 편집을 거치고 제목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나, 제목은 항상 마리아와 그리스도, 마리아와 교회의 관계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리고 1962년부터 많은 연구와 토의 과정, 문항 양식의 수정 과정을 거쳐 그 동안 독립적으로 마리아론을 연구하던 교회의 관습을 뒤엎고 <교회 헌장> 8장에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서의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라는 제목으로 이를 포함시켰다.
〔<교회 헌장> 8장의 구조와 내용〕 <교회 헌장> 전체의 종합이며 결론인 8장은 '그리스도와 교회 그리고 마리아' 라는 내용으로 연결되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관계, 교회와 마리아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모두 5절 18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섯 단락으로 구분되어 있다.
1절 서론(52~54항)은 이 8장이 구성하고 있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집약시켜 놓았다. 먼저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서 복되신 동정녀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고(52항), 둘째로 교회의 신비 안에서의 복되신 동정녀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53항), 마지막으로 마리아에 대한 연구에 대하여 공의회의 의도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공의회가 "마리아에 대한 교리를 전부 설명하거나 신학자들의 노력으로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다"(54항)라는 선언은 의미 심장하다.
2절 구원 계획 안에서의 성모의 역할(55~59항)은 성서와 교부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즉 창세기 3장 15절과 이사야서 7장 14절을 인용하여 구약에서 예언된 메시아의 모친으로 마리아를 소개하고 이레네오의 이론을 바탕으로 마리아를 두 번째 하와라고 한다. 마리아는, 자유로운 신앙과 순명으로 생활한 사람들의 어머니로 불리며 인류 구원의 협력자임을 강조한다.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의 밀접한 관계는 루가 복음사가가 전하는 유년기 사화(1, 41-45 ; 2, 34-35. 41-51)와 요한 복음사가가 전하는 이야기(2, 1-11 : 19, 26-27)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루가 복음 2장 19절과 51절, 마르코 복음 3장 35절을 통하여 하느님 말씀에 대한 마리아의 성실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친밀한 관계, 하느님 말씀에 대한 마리아의 신앙에 비추어 마리아가 받은 은총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교황 비오 9세가 공포한 무염 시태 교의와 비오 12세가 선포한 성모 승천 교의를 재천명하는 것이다. 교회와 마리아의 관계에 대하여, 마리아는 하느님인 구세주의 모친이며 은총의 질서를 따라 교회의 모친임을 언급하고 있다.
3절 복되신 동정녀와 교회(60~65항)에서는 디모테오전서 2장 5-6절을 인용하면서 분명하게 중재자는 오직 한 분 그리스도임을 밝히면서, 마리아 역시 중재자 또는 협조자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마리아의 중재는 하느님의 호의에 기인한 것이고, 그리스도의 중재 역할에 근거한다는 것이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다. 마리아의 인격과 사명이 그리스도와 긴밀히 일치되어 있듯이, 교회와도 긴밀히 일치되어 있으며 교회에 대한 마리아의 모성적 역할을 밝히면서 교회의 원형(原型)이 되는 마리아의 동정성과 모성을 언급하고 마리아가 교회를 위한 성덕(聖德)의 모범이고 종말론적 교회의 모형이며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4절 교회 내의 마리아 공경(66~67항)에서 마리아는 교회의 특별한 예식으로 공경받으며, 특히 하느님 백성의 마리아 공경은 에페소 공의회 이후 존경과 사랑과 기도와 본받음에 있어서 공동체적이고 전례적인 표현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참된 마리아 공경은 그리스도인을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해 주며, 특히 갈라진 형제들과의 교회 일치를 위해 마리아 공경 문제로 오해를 일으킬 여지를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참된 마리아 신심은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자녀다운 사랑과 덕행의 실천적인 본받음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결론인 5절 나그네 길에 있는 하느님 백성의 확실한 희망이며 위로이신 마리아(68~69항)는 미래에 완성될 교회의 모상으로 마리아를 제시하며, 교회 일치와 세계 평화를 갈망하는 교회의 염원을 담고 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 희망의 표지이다.
〔공의회의 견해 평가〕 <교회 헌장> 8장은 마리아의 신비를 밝히는 데 있어 각 항마다 본문이나 각주 안에 뚜렷하게 성서 구절들을 인용하고 있어 그 교리 정립의 근거가 무엇보다도 성서적이다. 이는 역사 안에서 처음에는 어렴풋이 그리고 점차적으로 명확하게 나타나는 성서의 표징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성서를 임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교부들의 성서 주석과 현대 연구에 의해 마련된 확실한 해석 기준을 이용하여 성서 전체를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인간학적 측면에서 마리아를 이해하면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마리아의 순종과 희망과 사랑의 행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마리아론으로 인한 교파간의 대립을 의식하고, 과장되고 감상적인 마리아 신심에서 벗어나기를 권고한다. 무엇보다도 <교회 헌장> 8장은 마리아에 대한 교리를 정립함에 있어서 이전의 공의회와 달리 사변적이고 조직적인 마리아론의 논의를 지양하고 교회 전체가 이해할 수 있는 확실하고 기본적인 교리만을 제시하고 있다. 즉 마리아를 추상적이며 개념적인 신학적 문제가 아니라 이해와 사랑과 공경과 모범의 대상인 하나의 인격체로 다루고 있다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그리스도와 관련하여 마리아의 신적 모성, 구원 사업 안에서의 중재적 협력, 주님의 종으로서의 순종이 강조되고 있으며, 교회와 관련하여 마리아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하여 모성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부름을 받은 교회의 탁월한 지체요, 교회를 위한 덕행과 봉사와 사도적 복음 사명의 모범이며, 동정이고 어머니인 교회의 원형이요, 종말에 완성될 교회의 모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Ⅳ. 마리아에 관한 신앙의 진리
마리아에 관한 가톨릭의 주요 교의는, 마리아는 평생 동정녀이며 하느님의 모친이고 또한 원죄에 물들지 않았으며 사망 후 승천하였다는 것이다.
〔평생 동정녀인 마리아〕 마리아 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동정 분만' (童貞分娩)이란 개념은 성서에 그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서가 기록된 이후의 시대와 교부들의 저술들에 근거하고 있다. 초대 교회 교부들은 마리아가 해산 전에(ante partum) 동정이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 후 이 교의는 점차 발전하여 제2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553)의 신조 안에서 '영원한 동정'(perpetua Virgo)이란 표현으로 삽입되었으나, 이 표현은 공의회 훨씬 이전에 이루어진 표현이었다. 그리고 마리아가 해산 전에, 해산 전에(ante partum), 해산 후에(post par-tum) 동정녀였다는 교의는 라테란 교회 회의(649)에서 여러 번 강조되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에서도 마리아의 동정성이 가톨릭 교의 안에 완전히 자리잡았음을 명백히 드러내 주고 있다. 여기에서 마리아는 항상 '동정녀' 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동정성을 주장하는 교의의 원천과 그 의미 및 신학적 타당성에 대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오늘날 마리아론에서 가장 첨예하게 거론되는 쟁점의 하나가 마리아의 동정성인데, 신학자들 중에는 '동정녀 마리아' 라는 사도신경의 구절을 상징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하고 있다. 마리아의 동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로 자연 과학적인 입장이다. 고등 동물에게서 단성 출산(單性出産), 즉 동정녀 출산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종교학적인 입장인데, 고대 세계 신화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기적의 탄생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서 주석학적 입장이다. 신약성서를 관찰하면, 마리아의 동정성에 관해서 엄밀하게 단 두 군데에서만 언급되어 있을 뿐 바오로 문헌이나 마르코 복음, 요한계 문헌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살펴보면, 먼저 동정녀로부터의 잉태라는 그리스도교 신앙은 자연 과학적 토대 위에서 진술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동정녀로부터의 잉태' 라는 신앙 조문은 "하느님이 하시고자 하면 인간의 성(性) 행위를 통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한 처녀의 태내에서 인간을 잉태하게 할 수 있다"는 하느님의 전능과 권능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다. 그리고 종교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마리아는 이방인의 여신(女神)도 아니고, 특별히 한 인간인 여성과 신의 성적인 결합으로 묘사되고 있는 이방인들의 신화도 아니다. 성서 주석학적인 관점에서는, 마태오나 루가 복음사가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하느님에 의한 잉태, 성령에 의한 잉태라는 점이다.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그 종교적 진리를 진술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교회는 마태오와 루가의 진술을 통해서 마리아가 예수 탄생에 있어서 동정이었을 뿐만 아니라 평생 동정이었음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마리아의 동정 출산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느님이시며 인간이시다"라는 것이다. 동정 출산이기 때문에 예수가 참 하느님이라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참 하느님이기에 동정으로 잉태되었다는 것이다.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동정녀의 몸으로 예수를 출산하였다는 교의의 핵심은 온갖 생명과 존재의 창조자요 원천으로서의 하느님이 예수의 인간적 실존의 유일무이한 기반이라는 사실에 있다.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 오랜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문들은 한결같이 마리아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라고 선포하였다. 사도 신경에서는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 니체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에서는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심을 믿으며"라고 고백하며, 아타나시오 신경에서는 "어머니의 실체(實體, substantia)에서부터 시간 안에서 태어나시고" 라고 하였다.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 라고 하는 칭호는 에페소 공의회(431)에서 교의로 선포되었지만 이 용어는 커다란 논쟁을 겪어야 했다. 이 용어는 그전부터 알려져 있었던 것이며 주로 그리스도론을 옹호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었다. 또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사용된 교부들의 표현이었다. 호교론적 방식에 있어서 신적 모성에 관한 마리아 교의는 에페소 공의회에서 육화의 신학과 불가분의 관련성을 보여주고 있다. 마리아의 신적 모성은 그리스도 신비의 이해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게 되면 마리아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게 되며, 반대로 마리아에 대해 잘못 이해하게 되면 그리스도에 대해서도 잘못 알아듣게 된다.
칼체돈 공의회는 에페소 공의회의 이 선언을 재확인하였다. "거룩한 교부들의 의견을 따라서 우리들은 한 목소리로 한 분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치고자 하는 바이다...그분은 신성에 있어서 세기 이전에 성부로부터 태어나셨다. 그러나 같은 그분이 인성에 있어서 마지막 날에 우리를 위하여 그리고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태어나셨다." 이러한 가르침은 제2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553)와 제3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680~681)를 비롯하여 마침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재확인되었다. 신적 모성에 대한 교의는 그리스도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육(肉)을 따라서 말씀을 출산한 마리아는 말씀의 어머니이고, 그 말씀은 바로 하느님이기 때문에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인 것이다.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1854년 12월 8일에 교황 비오 9세는 교서 <인에파빌리스 데우스>(Ineffabilis Deus)에서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되었다" (DS 2803)라고 선언하였다. 이 교의의 출발은 신적 모성의 직무와 품위는 신성성(神聖性)과 비례해야 한다는 사상에서 비롯하였다. 즉 하느님의 아들의 거처가 될 수 있는 자격 조건으로서의 신성성이다. 마리아의 거룩함은 교회의 거룩함과 연결되는데, 에페소서 5장 27절에서는 "교회가 때나 주름이나 그와 비슷한 어떠한 (흠)도 없이 거룩하고 나무랄 데 없게 하려고 하신 것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교부들은 이러한 순결한 교회상을 계속 발전시키면서 마리아에게서 순결한 교회의 모습을 찾았다. 원죄에서 보호되었다는 것은 마리아가 자신의 존재, 삶, 그리고 의지를 하느님께 진실히 봉헌하였음을 뜻한다. 교회는 마리아 역시 여느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필요로 하는 인간임을 인정하지만, 마리아가 지닌 무죄성이란 특권은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모친으로서 그리스도께 완전히 참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하였다. 그것은 성서가 계시를 통해 드러내고 있듯이,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분"이라는 의미이다.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한 교의는 '한 분이고 유일한 중재자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론의 핵심에서 나온 한 신앙 조항' 인 동시에 교회론적 조항이기도 하다. 교회의 거룩함은 모든 신자들의 원형인 마리아 안에서 완전히 실현된다. 따라서 이 무염 시태 교의는 바로 하느님의 은총, 하느님의 선택에 근거하고 있다. 1858년 3월 25일 루르드에서 발현한 마리아는 자신이 '원죄 없이 잉태된 자' (Immaculata Con-ception)라고 밝혔다.
〔마리아의 승천〕 교황 비오 12세는 1950년 11월 1일 발표한 교황령 <무니피첸티시무스 데우스>(Munificentissi-mus Deus)에서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었던 하느님의 모친 마리아가 지상 생애를 마친 다음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의 영광으로 들어올림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신앙의 진리이다" (DS 3903)라고 선언하였다. 마리아의 승천에 관한 교의는 아들 성자의 영광과 어머니의 현양,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골로사이서 3장 3절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여러분은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더불어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에페소서 2장 6절은 세례란 부활에 참여하는 것뿐 아니라 예수 승천에 참여하는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분은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일으키시고 하늘에 함께 앉히셨습니다." 세례받은 이들은 지금 이미 그리스도의 부활과 천상의 영광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마리아 승천은 마리아가 모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의 예형(豫型)이요, 모범으로서 죽음을 극복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마리아 현양은 세상 종말에서의 교회 현양을 위한 보증이 된다.
V . 방법론
마리아론의 일차적인 자료는 성서를 통한 계시이다. 마리아론은 그리스도론과 연관성을 지니며 일반적으로 그 둘의 연관성 안에서 연구되어야 한다. 또한 마리아를 교회의 원형으로 자각하기 때문에 마리아론을 교회론의 일부로 여기기도 한다(C.Journet).
〔마리아론의 기본 원리〕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마리아론에 기본적인 원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그 원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현대 신학자들은 성서의 기초 위에서 마리아론을 구상하고 있다. 성서를 살펴보면 예수의 동정 잉태와 마리아의 모성을 마리아론의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세벤(M. Scheeben)을 비롯한 많은 신학자들은 마리아의 모성이 마리아론의 기본 원리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론적인 접근에 있어서는 신적 모성과 마리아의 구원 사업에 협력자라고 강조한다. 비요(L. Billot) 추기경은 마리아가 새 하와라는 원칙에서 출발하여 마리아론을 구상하였으며, 비트르미외(J. Bittremieux)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두 번째 하와이고 공동 구속자라고 주장하였다. 최근에 메르켈바흐(B.M. Merkelbach) 볼레르(C. Vollert), 카롤(J.B.Carol), 쉴레벡스(E.H. Schillebeeckx) 등의 신학자들은 구원 사업에 참여하는 마리아의 역할을 살펴보면서 하느님의 어머니란 개념을 확대하여 마리아를 온전한 그리스도의 어머니, 구세주 하느님의 어머니라 부르고 있다. 하느님의 어머니는 가장 확실한 신앙의 조항이며 하느님과의 뚜렷한 관계를 표현하여 마리아론의 기본 출발점이 되고 있다. 마리아론의 원리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접근점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스도론과 교회론을 떠나서 독립된 마리아론을 전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교회의 예형 또는 원형이기 때문이다.
〔교회 일치와 마리아론〕 마리아론이 가톨릭의 중심 신학은 아니지만 마리아론에서 그리스도교적 인간학과 은총론이 뚜렷이 드러난다. 즉 믿음을 가진 인간이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고 구원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가장 모범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마리아론이다. 마리아론이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를 갈라놓는 쟁점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견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찾아냄으로써 교회 재일치 운동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루터(M.Luther)는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중심이므로 이를 흐리게 하는 과장된 마리아 공경을 비판하면서 올바른 마리아 공경을 강조하였다. 루터와 마찬가지로 츠빙글리(U. Zwingli)도 중세의 마리아에 대한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지나친 마리아 공경을 비판하였고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칼뱅(J. Calvin)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임을 인정하였지만 원죄 없는 잉태나 승천에 대해서는 부인하였다.
오늘날 대부분의 프로테스탄트 신학자들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임을 인정하지만 마리아론을 독립적으로 연구하지는 않고 그리스도론에 포함시키며, 마리아의 동정 잉태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그렇지만 바르트(K.Barth)는 성서에 비추어 마리아의 동정성을 받아들였다. 프로테스탄트에서는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나 마리아의 승천을 교의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동방 교회와 로마 가톨릭 교회는 근본 토대와 마리아 공경에 있어서는 일치하지만,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 교의와 '승천' 교의는 1854년과 1950년에 동방 교회로부터 부정된 바 있다.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 사이의 대화는 오늘날 해석학적 관점에서 시도되고 있다. 바르트는 프로테스탄트 특징을 내세우면서 성모 마리아는 봉사적 역할을 통하여 하느님의 구원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준다고 한 반면, 라너(K. Rahner)는 가톨릭 특징을 고수하면서 마리아가 은총에 의해 자유로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이로 인하여 온 세계와 자기 자신의 구원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이렇게 양측의 저명한 두 신학자의 견해가 근본적인 원칙에서 공통성을 나타낸다 할지라도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마리아론은 아직도 교회 재일치 운동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프로테스탄트측에서는 그리스도와 그분의 영광 때문에 성모 마리아 공경을 거부하려는 경향이 있고, 가톨릭측에서는 마리아론을 전개할 때 범위가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톨릭측은 성서 안에 나타나는 마리아를 성실히 재고찰해야 하고, 프로테스탄트측은 성서를 통해서 마리아를 다시 찾아야 한다. 또한 가톨릭측은 마리아론을 독자적인 학문으로 연구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론과 교회론 안에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 때문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마리아를 <교회 헌장> 안에서 언급하여 그리스도와 교회와 관련된 마리아론을 언급하였던 것이다.
[여성 신학에서의 마리아] 최근 들어 마리아론 안에서 가부장적으로 각인된 하느님의 형상에 대한 보완으로서 여성의 인간학적 원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견해에 의하면 마리아는 단순히 예수의 어머니만이 아니라 여성과 모성의 원형으로 나타난다. 하느님은 신성한 모성적 사랑 안에 있는 애정 있고, 온순하고, 죄없이 순수하고, 관대하고, 상냥하고 다정한 측면을 드러내 보이기 위하여 마리아를 선택하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가톨릭의 마리아 공경을 여성적 표현, 형상, 그리고 상징물 등을 통하여 신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신학적 대화의 풍요한 원천으로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Ⅵ . 마리아 공경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Re-demptoris Mater)를 반포하고 역사상 두 번째의 성모 성년(1987.6.7~1988. 8. 15)을 선포하였다. 이 회칙에서는 마리아의 구세사적 위치를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 안에서, 인간적이면서도 신학적인 측면에서 재조명하고 재확인하고 있으며, 마리아는 결코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임을 명시하고 있다. 성모 신심에 관한 현대 교황들의 가르침에 따르면 마리아 공경이 성서적 ·사목적 및 교회 일치의 관점에서 정립되고, 신심 행위에 있어서 개인의 선택에 많은 융통성을 가질 수 있지만, 성모 신심이 전례적이며 전통적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마리아 공경은 이미 2세기부터 시작되었으며, 4~5세기경 동방 교회에서는 마리아의 축일이 제정되어 전례적 공경이 시작되었다. 431년 에페소 공의회의 결정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이 널리 보급되고 권장되었다. 600가지 이상의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축일 중에는 온 세계 교회가 다 함께 거행하는 축일과 일부 지방 또는 교구 내지 수도 단체에서만 거행되는 축일이 있으며, 공식적인 교회의 신심은 주로 미사 전례와 성무 일도를 통해 표현되고 있다. 교회의 전례적이고 공적인 공경 외에도 마리아에 대한 개인의 공경과 신심 행위를 교회는 승인할 뿐 아니라 권장해 왔다. 교회사를 통해 볼 때, 개인적 신심은 지역적으로나 시대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또한 많은 변천을 가져왔다. 오늘날 온 교회에 널리 행해지고 보급된 신심들로는 묵주 기도, 스카풀라(Scapular), 기적의 메달, 성모 칠고(七苦)의 로사리오,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Immaculate Heart of Mary) 등이 있으며 성모 신심과 관련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조직으로는 '레지오 마리애' 와 '성모회' (Sodality of Our Lady) 등이 있다. (⇦ 마리아 공경 ; → 그리스도론 ; 교회론 ; 동정녀 잉태 ; 마리아 ; 마리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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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론 - 論
〔라〕Mariologia · 〔영〕Mar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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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인 마리아(라파엘로 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