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화가. 원 이름은 톰마소 디 조반니 디 시모네 구이디(Tommaso di Giovanni di Simone Guidi).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리숙하고 자신의 겉모습에 무관심하여 행동이 괴상하였지만, 천성이 선량하였기 때문에 '마사초' (덩치 크고 어줍은 톰마소)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1401년 12월 21일 밀라노 공국의 산 조반니 디 알투라 성에서 태어난 그가 어디서 누구로부터 예술 교육을 받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일부 학자들은 그의 타고난 천재적 자질로 미루어 볼 때 다른 화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1422년부터 피렌체와 피사에서 화가로 활동한 그는, 초기 르네상스의 조각과 건축보다 늦게 수립되었던 회화의 새로운 양식을 불과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창시했다. 그는 지오토(Gioto)의 조형 전통을 이어받고 도나텔로(Donatello)의 사실주의와 브루넬레스키(F. Brunellechi)의 공간 구성을 채택하여 초기 르네상스의 회화 양식을 수립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는데, 그의 인물 표현에서 보여지는 르네상스 인간상은 동시대는 물론 후대에까지 널리 영향을 미쳤다.
현재 남아 있는 그의 작품 중에서 정확히 연대를 규정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은 1425년에 제작된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 성당의 프레스코 벽화 <삼위 일체>이다.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과 두 사람의 기증자(렌치가의 사람들)를 함께 그린 이 작품 밑 부분의 묘소와 접하는 곳에는 석관 위에 가로놓여 있는 해골이 그려져 있으며, "나도 이전에는 그대와 같았노라. 그대도 이제 나와 같아질 것이다"라는 이탈리아어 비문이 적혀 있다. <삼위 일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간결하면서도 대담한 묘사는 1세기 전의 지오토 양식을 마사초가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마사초가 형상화한 세계는 기념비적인 장엄한 세계이고, 규모의 웅대함이나 구도의 엄격성, 조각적인 양감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오토적 예술이지만 두 작가 사이에는 인체의 구조에 대한 이해의 면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지오토의 그림에서는 인체와 옷 주름이 똑같은 물질로 된 것처럼 묘사되었지만 마사초는 당대의 뛰어난 조각가인 도나텔로와 마찬가지로 르네상스적인 시각으로 인체를 묘사하였다. 즉 인체에 걸쳐진 의복보다는 그 의복 밑에서 숨쉬고 있는 인체의 구조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겉옷을 몸에 걸쳤을 때 생겨나는 옷 주름과 인체의 운동감을 면밀하게 관찰하였다. 이 <삼위 일체>에서 보여지는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는 골격과 근육이 조화를 이루어 마사초가 인체 조직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형상화하였는지를 잘 보여 준다. 경탄할 만한 인체의 표현과 함께 이 작품의 배경은 브루넬레스키의 고전적인 건축과 과학적인 원근법의 절묘한 응용을 보여 주고 있다. 반원통형 둥근 천장을 가진 홀을 배경으로 한 이 그림의 공간은 그 깊이가 조직적인 원근법의 사용으로 매우 명쾌하게 처리되어 있다. 또 단순한 벽감이 아니고 그림 속의 인물들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깊이 있는 공간이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마사초 작품 중 가장 큰 것은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Sta. Maria del Carmine) 성당의 브란카치(Brancacci) 경당에 그려진 벽화로 1424~1428년에 그려졌다. 그의 짧은 생애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 그림은 미술사에 빛나는 걸작으로, 마사초와 마솔리노(Masolino)가 이 일을 나누어 맡았고, 마사초가 그리기 시작한 부분은 그의 사망으로 중단되었다가 리피(P. Lippi)에 의해 마무리되었다. 이 벽화 중 <성전세>가 가장 유명한데, 이 작품은 이야기의 연속 묘사로 알려진 옛날의 방법으로 마태오 복음서에 나오는 이야기(17, 24-27)를 묘사하고 있다. 화면 중앙에는 그리스도가 베드로에게 물고기를 잡아 그 입 속에 있는 은전을 세리에게 주라고 명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명을 받은 베드로는 화면 왼쪽 끝의 원경에서 물고기 입 속에서 은전을 꺼내어 화면 오른쪽에서 그 은전을 세리에게 전해 주고 있다. 이 벽화의 아래 끝은 경당의 바닥에서 거의 4m 위에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의 실제 시선에 소실점(消失點)을 맞추기가 힘들다. 이 작품이 보여 주는 착시(錯視)효과는 브루넬레스키의 원근법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으며, 마사초가 여기서 사용한 것은 광선의 흐름을 통제한 것이었다. 이 그림의 광선은 실제 경당의 창의 방향인 오른쪽에서 오고 있으며, 풍경의 미묘한 색조 변화에는 공기 원근법을 사용하고 있다. 자연 광선을 회화적인 요소로서 인식한 마사초의 기법은 당대의 플랑드르 화가들에 필적할 만하지만 그들처럼 광선을 충분히 탐구하지는 못하였다. 지오토의 인물이 보여 주는 중량감을 인체와 옷주름의 기능적인 관점과 결합한 마사초의 능력은 <삼위일체>보다는 <성전세>에서 보다 더 명확하게 관찰된다. <성전세>의 각 인물들은 아름답게 균형 잡힌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 : 중심 축에 걸려 있는 다리와 바닥에서 떠 있는 다리를 구별하여 허리로부터 어깨에 걸친 인체의 무게 중심축을 기준으로 하여 인체 각 부분의 무게를 배치하고 인물상의 동작과 포즈를 표현하는 방법)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각 인물의 머리부터 발꿈치까지의 중력 축을 설정하기 위해 석고 벽면에 그어 놓은 몇몇의 가는 수직선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인물들은 오히려 정적인 인상을 주며, 작품의 이야기는 인체의 움직임보다는 인물들의 강한 시선이나 강조된 몸짓에 의해 전달되는 듯하다.
1428년 가을에 27세의 나이로 로마에서 요절한 젊은 천재 화가 마사초 이후 10여 년 간은 당대의 작가들이 채우지 못한 공백기가 생길 정도로 그의 능력은 탁월하였다. 회화에 있어서 초기 르네상스의 과학적인 근거들이 거의 그로 인해 실현되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마사초는 그리스도교 미술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화가이다. (→ 회화)
※ 참고문헌 H.W. Janson, History of Art, New York : Harry N. Abrams, 3rd ed., 1986/ 一, A Basic History of Art, New York Harry N. Abrams, 1971(이일 편역, 《서양 미술사》, 미진사, 1987)/ 一, History of Art, New York : Harry N. Abrams, 2nd ed., 1977(잰슨, 김윤수 외 역, 《미술의 역사》, 삼성출판사, 1987)/ 《세계 미술 대사전 : 서양 미술사 I 》, 한국미술연감사, 1985/ Encyclopedia of World Art, pp. 213~214. 〔鄭泳沐〕
마사초 Masaccio(1401~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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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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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하와의 창조>와 <낙원 추방> (마사초 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