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로부터 기원하는 것으로,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종의 기하학적 양식, 또는 우주 법계(法界)의 온갖 덕을 망라한 불화(佛書)의 하나.
〔어의 및 기원〕 산스크리트어의 만달라(Mandala)를 음역한 것으로 만다(Manda)는 진수 또는 본질을 의미하고, 접미어 라(la)는 얻음〔得〕을 뜻한다. 따라서 만다라는 본질을 터득한다' 는 의미이다. 본질을 터득한다는 것은 불교의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라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것이고, 그 진리를 표현한 것이 만다라이다. 이것은 둥근 바퀴(圓輪)와 같이 과부족(過不足)이 없는 충실한 경지이기 때문에 원륜구족(圓輪具足)이라고도 번역한다. 만다라는 또 깨달음을 얻은 장소 즉 도량(道場)을 의미하기도 하고, 제신(諸神) 혹은 제불(諸佛)을 모셔 놓은 단(壇)을 칭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만다라는 고대 인도의 제례 의식에서 최초로 발견되는데, 그들은 제례에 필요한 제단을 쌓고 그것을 우주의 축소판으로 생각하였다. 힌두교의 초기 경전의 하나인 브라마나(Brahman) 문헌이나 제례 문헌들을 살펴보면 그들이 제단을 쌓는 행위에 이러한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부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제단의 형태는 대개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새나 삼각형, 정방형, 원형 등 다양하며, 이는 제단만이 아니라 건축에도 사용되어 동남 아시아의 불교 사원은 대체로 이를 기초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만다라는 단순히 기하학적 양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우주와의 합일을 꾀하는 명상의 방안이었다. 즉 외면적으로는 다양한 형태를 취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인간의 종교 의식을 반영한 우주의 질서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만다라의 표현 양식은 티베트 불교를 통해 보다 다양하게 발전하였으며, 동남 아시아 전역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발 전〕 만다라의 존재는 고대 인도의 베다 시대(기원전 1500~600)까지 소급해서 살필 수 있다. 인도의 원시 종교는 다른 민족과 마찬가지로 자연 숭배의 한 형태로 출발하였는데, 이들의 종교 생활에 있어서는 특히 제물을 바치는 의례가 강조되었다. 이와 같은 제의가 신을 달래어 그들에게 은총을 내려 준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여러 형태의 단(만다라)을 쌓아 의식을 진행하였고, 그 안에 여러 신들을 주재시켜 우주를 상징화하였다. 이러한 만다라는 힌두교 · 불교 · 라마교 등에서도 나타나지만, 가장 완성된 의미를 지니는 것은 밀교(密敎)의 발전에 따라 그 사상을 담고 있는 만다라이다. 즉 밀교의 대표적 경전인 《대일경》(大日經)과 《금강정경》(金剛頂經)을 기초로 하는 태장계(胎藏界) 만다라와 금강계(金剛界) 만다라가 그것이다.
7세기 후반에 대두된 밀교는 주술적인 종교 의식을 통한 신비적인 교리의 가르침이다. 밀교의 뿌리는 대승 경전 가운데서 다라니 등과 같은 주력(呪力)을 존중하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아타르바베다>의 주법(呪法)으로 이어지며, 인도 사상 전체에 널리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밀교에서는 대일여래(大日如來)를 중심으로 부처의 대자비와 지혜를 상징하는 태장계 만다라와 금강계 만다라의 구상을 확립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 있어서의 만다라의 존재는 이미 《아함경》(阿含經)에 속하는 《대회경》(大會經)이나 초기 대승경전에 나타나 있다. 사불(四佛)이나 사천왕(四天王) , 또는 그들의 방위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것이 그대로 초기 만다라에 수용되었으며, 그 정형은 《금광명경》(金光明經) 이후 6세기까지 변하지 않고 유지되었다. 또 5세기에 성립된 《모리 만다라 주경》(牟梨曼茶羅經)에는 베다(Veda)의 제례와 같이 흙으로 제단을 쌓고 그 위에 채색과 공양물을 바치는 수행이 보이는데, 단상에 앉은 부처의 좌우에 다면 다부상(多面多膚像)을 배치하고 사방에 사불을 배치함으로써 만다라 화법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볼 때 불교에서는 5세기에 이르러 만다라를 그리기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이 《대일경》과 《금강정경》 등 밀교 계통의 경전을 통해 대규모의 : 만다라로 구축되었던 것이다. 한편 《대일경》과 《금강정경》은 7세기 중엽과 말기에 각각 인도로부터 서역(西域)을 거쳐 중국에 전해지고, 그 시점에서 두 경전을 기초로 한 중국계 만다라가 작성되었다. 그리고 이 중국계의 만다라가 한국에 전해져 변상도(變相圖)라는 불화에 영향을 주었으며, 일본에도 전해져 일본 특유의 만다라를 발전시켰다.
우리 나라의 경우 밀교의 본격적인 만다라인 태장계 만다라와 금강계 만다라는 전하지 않는다. 그것은 양계(兩界) 만다라가 인도 밀교 중기 이후에 발생한 순밀(純密)을 바탕으로 하는 데 반해 우리 나라의 밀교는 인도 밀교 초기에 발생한 잡밀(雜密) 계통, 그중에서 화엄 밀교(華嚴密敎)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만다라 또한 양계 만다라가 아닌 화엄 만다라가 그 기본을 이루고 있다. 특히 부처의 성도상(成道相) · 설법상(說法相)을 묘사한 불화는 우리 나라 특유의 독창적인 불화인데, 성도상을 나타낸 불화를 화엄 변상도 또는 화엄 만다라라고 하며, 설법상을 나타낸 불화를 법화 변상도 또는 영산 회상도(靈山會相圖)라고 한다.
〔종 류〕 만다라는 내용상 자성(自性) 만다라와 관상(觀想) 만다라, 그리고 형상(形象) 만다라로 구분된다. 이것은 8세기경 티베트의 밀교학자 붓다구히야(Buddha-guhya)의 분류에 따른 것이다. 자성 만다라란 모든 것이 부처의 깨달음의 세계라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감각적인 일체의 세계에 부처의 진실이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성 만다라는 부처의 절대적인 경지, 선이나 악의 이원적 대립이 없는 궁극적 진리의 모습을 형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경지를 얻기 위해서 수행의 하나로 채택하게 되는 또 하나의 만다라가 관상 만다라이다. 이는 실재(實在)의 관법이나 수행의 대상이 되는 만다라이다. 그러나 이 만다라는 구체적으로 객관화된 형상이 아니며 다분히 상징적인 형상을 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부처나 보살의 형상을 회화적 기법으로 표현한 형상 만다라가 생기게 되었는데, 이에는 불보살의 모습을 형상화한 대만다라(大曼茶羅), 불보살을 상징하는 법륜과 연꽃을 그린 삼매야 만다라(三昧耶曼茶羅), 추상적인 산스크리트 문자 등으로 불보살을 나타낸 법만다라(法曼茶羅) 불보살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갈마 만다라(羯磨曼茶羅)가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양계 만다라와 별존 만다라(別尊曼茶羅)로 대별된다.
양계 만다라는 태장계 만다라와 금강계 만다라를 지칭하는데, 이는 이 두 개의 만다라 양식이 밀교의 사상적 구조를 대표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일경》에 근거한 태장계 만다라는 우주적 실상을 여성적으로 표현한 이(理)의 세계이며, 만물이 마치 자궁〔胎臧〕에서 나와 성장하고 다시 본래의 곳으로 회귀해 가는 것처럼, 모든 존재가 이 만다라의 중앙에 있는 여래(如來)의 덕성에 의해 사방으로 퍼져 존재하고, 다시 그 본래의 불성을 회복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다시 말해 절대적인 진리가 현상계에 파급되고 그 현상계 속에 절대의 진리가 내재함을 함축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금강계 만다라는 그러한 우주의 궁극적인 실상을 깨닫기 위해 필요한 남성적인 원리로서 지혜(智慧)를 표방하고 있다. 별존 만다라는 현실적인 공간 배열보다는 상징적이고 이념적인 면에서 도식화한 것이다. 이는 수행 목적에 따라 가장 알맞는 본존(本尊)을 중심으로 제존(諸尊)을 배열한 것인데, 여래 · 보살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만다라가 있다.
〔구조 및 의미〕 만다라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양계 만다라인데, 먼저 태장계 만다라는 모든 세계를 도식화하고 진리와 현상의 상호 관계를 그려 보고자 하였다. 한편 금강계 만다라는, 태장계 만다라처럼 진리의 실상을 표현하기보다는, 지혜라는 남성적 원리를 표방함으로써 진리를 추구하는 관상 수행의 세계를 체계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만다라는 기하학적인 양식으로 표현된 깨달음의 세계이다. 이러한 만다라는 중심점의 둘레에 일정한 세계관과 교리에 맞추어 부처와 존자들을 배치하여 우주 전체를 나타내며, 수행자들은 명상을 통해서 한 구획에서 다른 구획으로, 소우주에서 대우주로 나아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주를 깨닫고 자신을 중심된 신과 일치시키는 것이다.
※ 참고문헌 R.G. Bhandarkar, Vaisnavism, Saivism and Minor Religious Systems, Strassburg, 1913/ D. Chattopadhyaya, Lokayata : A Study of Ancient Indian Materialism, New Delhi, 1959/ C.G. Jung, On Mandala Symbolism, Archetypes and the Collective Unconscious, E.T., London, 1959/ G. Tucci, The Theory and Practice ofthe Mandala, London, 1961/ 洪潤植, <만다라>, 《민족 문화 대백과 사전》 7, 정신문화연구원, 1989/ 石田尚豊, 〈まんだら-曼茶羅〉, 《世界宗敎大辭典》, 平凡社, 1991. 〔沈載寬〕
만다라
曼茶羅
〔영〕Mandala
글자 크기
4권

1 / 3
티베트 불교의 만다라(왼쪽)와 한국 용문사의 만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