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 열두 편의 소예언서 중 마지막 책. 말라기서는 "야훼께서 말라기를 시켜 이스라엘에 내리신 경고"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말라기서는 종교와 사회 생활에 대해 가치있는 증언을 수록하고 있는 하깨서와 즈가리야서와 함께 유배 시대 이후의 예언을 담고 있다.
[저 자] 구약에서 '말라기' 란 이름은 1장 1절 표제(表題)에만 등장한다. 히브리어 말라기(מַלְאָכִי)는 '나의 특사' 또는 '나의 천사' 를 뜻한다. 불메린크(A. von Bul-merincq)는 그 단어가 말라기야 מַלְאָכִיָה, 주님의 전령)의 축소형이라고 주장하지만, 성서의 어느 곳에도 이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70인역 성서는 1인칭이 아니라 3인칭으로 사용되어 "그의 특사의 손에 의해" 로 나타나기에 인명(人名)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마소라 본문을 따르는 타르굼과 예로니모는 '나의 특사'를 에즈라로 간주하였다. 하지만, 에즈라가 이 책의 저자라면 그의 이름이 숨겨지기는 어렵다. 또한, 표제에 등장하는 말라기란 이름은 말라기서 3장 1절의 "보라, 나는 나의 특사를 보낸다" (הִנְנִי שֹׁלֵחַ מַלְאָכִי)에서 유래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말라기서는 즈가리야서 9장 1절과 12장 1절로 시작하는 익명의 신탁에 편집 제목(서문)을 쓴 편집자에 의해 덧붙여진 제목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말라기서는 즈가리야서 9~11장과 12~14장과는 다른 특징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4세기의 유대 전승들을 모은 《예언자들의 삶》(Lives of the Prophets)에는 말라기가 즈불룬의 소파(Sopha) 출신으로 레위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전승에는, 말라기가 신앙심이 깊고 온유하여 백성들로부터 공경을 받았는데, '보는 것이 공정하여' 말라기란 이름이 주어졌다고 전한다. 가(假)에피파노(Paeudo-Ephiphanius)와 다른 교부들은이 전승을 받아들였으나, 현대의 학자들은 이러한 전승들이 기원이 늦고 비현실적이어서 예언자의 생애에 관한 증명으로는 역사적 가치가 없다고 여긴다. 다만 예언 내용을 통해서 볼 때, 그는 하느님의 거룩함과 인간 죄의심각함(2, 17-3, 4 ; 3, 6-7. 13-20)을 파악한 인격적인 신앙을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우상 숭배와 이혼(2, 10-16), 사회 불의(3, 5)에 반대한 매우 헌신적이고 통합적인 인물이었다(A.E. Hiil). 그는 성전과 사제와 희생 제사 등 종교의 형식에 대한 외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설교하였지만, 단지 형식주의자나 예식주의자가 아니고, 윤리적 · 영성적으로 수준 높은 사람이었다(J.M.P.Smith). 한편 그는 '예배의 예언자' 로 알려져 있다(NRSV) .
〔시대적 배경〕 말라기가 예루살렘에서 예언을 하던 때는 남부 유대 왕국이 페르시아의 지배 아래(1, 8) 있었고, 사마리아에 대한 반감이 팽배하던 시기였다. 두 번째 성전은 하깨와 즈가리야의 노력(하깨 1, 1-6 ; 에즈 5, 1-2)으로 완성되었지만(기원전 516/515), 백성들의 마음은 예배에 무관심하였고 구원의 때는 오지 않았다. 다윗의 후예인 즈루빠벨은 메시아로 등장하지 않았으며, 하깨가 예언한 물질적인 번영도 실현되지 않았다(하께 2, 6-9. 20-23). 또한 즈가리야의 더 깊은 영적 삶에 대한 소명은 무시당하였고, 심지어 계약의 축복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즈가 8, 4-13)은 조롱받았다(즈가 10, 1-2 ; 말라 3, 13-15). 말라기가 하느님의 특사로 백성들 앞에 나선 때는 이처럼 종교적 회의주의와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불의가 만연하던 시대였으며, 이사야서 56~66장에 묘사된 시대 상황과 잘 맞았다.
〔집필 시기〕 이 예언서 안에서는 말라기 예언자의 활동 연대를 추정할 만한 어떠한 실마리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전통적으로 바빌론 유배 이후의 역사적 사건들과 관련하여 기원전 516/515년(제2 성전의 완성)에서 기원전 180년(집회 49, 10의 12예언자의 관련)을 연대기적 경계로 삼아 왔다. 예언 내용에서 보면, 성전은 이미 재건되었고(1, 10 ; 3, 1. 10), 말라기가 신랄하게 비난한 종교적인 부정(不淨)은 에즈라 · 느헤미야가 비난했던 것과 같으므로, 그 연대를 기원전 515년 이후 445년 혹은 적어도 428/427년 이전의 어느 때로 볼 수 있다(C. Stuhl-mueller). 대부분의 학자들은, "뼈가 그 와(窩)에 꼭 맞는 것처럼 말라기의 예언들은 느헤미야가 활약하였던 상황에 꼭 맞는다"라고 말한 스미스(J.M.P. Smith)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또 스미스는 에돔에 내린 재앙(1, 2-4)을 나바테야인들의 침략과 관련된 것으로 여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침략의 연대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고관' (1, 8)이라는 말이 사용된 것으로 미루어 연대 추정에 접근한 이도 있지만, 이 용어가 아주 일반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예레 51, 28. 57 : 에제 23, 6) 말라기 예언자의 연대에 관하여 특별한 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 언어학적 연구를 통하여 폴진(R. Polzin)은 유배 이후 예언자들의 언어가 유배 이전 예언자들의 것과 유형론적 연속성을 가지는 것을 알았는데, 그는 이 분석을 기초로 하여 말라기 예언자의 활약 기간을 에즈라 이전의 쇠퇴기(기원전 515~458)라고 주장하였다. 예언자의 연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폴진의 주장은 지금까지의 연구들보다 훨씬 객관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문학적 고찰〕 말라기서의 문학 양식을 시로 보는 학자들과 산문으로 보는 학자들이 있다. 그러나 말라기서는 명백히 시적 특성을 지닌 산문이다. 말라기의 어휘는 매우 제한되어 있으며 문학적 기교가 거의 없다. 문장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직선적이며 힘이 있다는 점인데, 이것은 저서의 통일성을 입증하며 편집 요소가 적음을 가리킨다. 말라기서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학적 특징은 교리 문답식의 문체이다. 이 문체는 신탁(神託)이 우세한 초기 예언자들의 메시지 형식과는 달리 논쟁 형식이다. 논쟁 형식은 미가와 거짓 예언자들(미가 2, 6-11), 예레미야와 거짓 예언자들(예레 28, 1-11 : 29, 24-32), 그리고 이사야 40장 27-28절과 에제키엘 12장 21-28절에서도 나타나는데, 말라기서에서는 핵심을 이루고 있다.
〔본 문〕 말라기서의 히브리어 본문은 매우 잘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일련의 첨가문이 들어 있는데, 그것들은 편집 요소(1, 11-14 ; 2, 7. 11 ; 3, 22-24)로 여겨진다. 최근에 크루즈 블린켄베르크(L. Kruse Blinkenberg)는 그의 두 저작(The Peshitta ofthe Book fMalachi, ST 20, 1966, pp. 95~119 ; The Book of Malachi : According to Codex Syro-Hexaplaris Ambrosianus, ST 21, 1967, pp. 62~82)을 통해서 말라기서의 본문 비평에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그는 시리아어 성서(Peshitta)와 마소라 본문 사이에 111개의 차이가 있으며, 70인역 성서와 마소라 본문 사이에도 96개의 차이가 있음을 목록으로 만들어 제시하였다.
〔말라기 정경의 형성〕 말라기서는 집회서 49장 10절에 의해서 12예언서의 하나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예언서 편집자가 즈가리야서 9~11장과 12~14장 다음에 말라기 1~3장을 붙였다가 이스라엘 열두 지파에서 '12 라는 '완전함' 을 의미하는 숫자를 만들기 위해 말라기서를 독립시켜 12개의 소예언서로 만들었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세 부분이 각각 독립된 역사를 가지는 것으로 여긴 차일즈는, 말라기서의 현재와 같이 독립된 상태는 그 책 자체의 전승에 깊이 뿌리내려져 있다고 주장했다(B. Childs, Introduction to the Old Testament asScripture, Philadelphia, 1979, p. 492). 한편, 라다이(Y.T. Radday)와 폴라체크(M.A. Pollatschek)는 컴퓨터의 도움으로 바빌론 유배 이후의 예언서들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말라기 1~2장은 일률적으로 배열되었지만 3장은 그것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함을 발견하였다(Vocabulay Richness in Post-Exilic Prophetic Books, 《ZAW》92, 1980, p. 345). 12예언서의 편집자가 호세아서에서 즈가리야 8장까지를 완성하고 바빌론 유배 이후에 나머지 자료들을 모집하였다고 결론을 내린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편집자가 "야훼의 말씀의 신탁"이라는 제목을 가진 세 장(즈가 9, 1 ; 12, 1 ; 말라1, 1)을 분량에 따라 즈가리야 1~8장 뒤에 붙였다고 한다. 즉, 즈가리야서 9~11장과 12~14장을 즈가리야서 1~8장 뒤에 놓고, 말라기서를 이스라엘 12지파와 같은 12예언서로 만들고자 "말라기를 시켜" 라는 말을 말라기 1장 1절에 삽입하여 현재와 같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구조와 내용〕 말라기 예언서는 표제(1, 1)와 여섯 개의 논쟁 신탁(1, 2-3, 21)과 두 개의 부록(3, 22-24)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신탁(1, 2-5)에서는 야곱에 대한 야훼 하느님의 사랑을 재강조함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그분의 계약의 사랑을 확신시킨다. 둘째 신탁(1, 6-2, 9)에서는 레위 출신 사제들의 하느님께 대한 불충을 고발한다. 말라기는 사제들이 성전에서 율법에 위반되는 부정한 희생 제사를 허용함으로써(레위 22, 20-22 ; 신명 18, 1-8 ; 33, 8-11) 야훼 하느님의 이름을 더럽힐 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지도력이 없음을 비난한다. 셋째 신탁(2, 10-16)에서는 이혼과 잡혼(雜婚)으로 계약을 깨뜨린 데 대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질책한다. 넷째 신탁(2, 17-3, 5)에서는 백성들의 죄를 심판하고 불성실한 사제들을 정화시키고자 계약의 특사를 보내어 야훼 하느님이 오실 날을 준비시키겠다고 한다. 다섯째 신탁(3, 6-12)에서는 야훼 하느님은 정의롭고 계약에 항구하심을 강조하면서 백성들의 회개를 촉구한다. 여섯째 신탁(3, 13-21)에서는 의인에 대하여 악인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야훼 하느님은 '기억의 책' 에 의인의 행위를 기록하시고, 심판날에는 악인들이 벌을 받고 의인들이 승리하도록 할 것임을 강조한다. 의인은 야훼 하느님과의 특별한 계약 관계 때문에 그분의 무서운 분노를 피할 것이다. 부록(3, 22-24)은 앞의 예언과 연속성이 없고 논쟁 문체가 아니고, 신명기의 내용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편집자가 첨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부분에서 엘리야는 예언자의 원형으로서 드러나고 있으며, 3장 1절의 '특사'와 동일시된다.
〔메시지와 신학적 의미〕 말라기의 예언 신탁에서 계약' 은 예언자의 근본적인 가르침이다. 특수한 세 계약은 레위의 계약(2, 8), 조상의 계약(2, 10), 그리고 결혼의 계약(2, 14)이다. 계약은 사랑의 행위이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관계는 사랑의 관계이다(1, 2). 이처럼 예언자의 사명은 회의주의가 만연하는 가운데 실의에 빠진 백성들의 마음에 다시 신앙의 불을 놓는 것이었다. 야훼 하느님은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고(1, 2-5), 계약을 지키는 분(3, 6)이라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갖게 하려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RL. Smith).
말라기 예언자는 야훼 하느님을 이스라엘과의 계약의 체결자요 수호자로서 인식하였고(1, 2 ; 출애 6, 27 ; 예레31, 31-34 ; 히브 8, 6-13), 그분의 아들 됨을 계약의 결과로 인식하였다(1, 6 ; 호세 2, 1 ; 로마 8, 14). 이러한 점에서 말라기서는 구약의 계약 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동시에 신약 사상의 본질을 구체화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야훼 하느님은 계약의 하느님으로서 그들을 정화시키고 시험하시며, 아울러 선물을 주시는 분으로서 자녀들에게 축복을 베푸신다(3, 10-12). 예언자는 계약 공동체 내에서 잡혼과 이혼을 비난한다(2, 10-16). 이방인과의 결혼은 야훼 신앙의 약화와 계약에 대한 불충실을 의미하였다. 말라기 예언자는 결혼에 대한 창세기(2,24)와 신명기(24, 1-4)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신약성서가 말하는(마르 10, 2-12) 결혼의 불가해소성과 일부일처제에 대한 신학적 기초를 놓았다.
말라기 예언자의 메시아 대망 사상은 '그날' 을 준비시키는 계약의 특사와(3, 1) 엘리야를 보낸다(3, 23)는 점에서 신약의 작가들에게 세례자 요한 및 메시아 희망과 관련시키도록 제시하였다(마태 11, 7-15 ; 루가 1, 16-17). 그는 '그날' 을 주로 계약 위반자에 대한 벌과 의로운 남은 자의 보존을 위한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심판으로 이해함으로써 구약의 계약 양식을 확증하였다. 그의 종말 사상은 미래의 성전보다 지금 여기에서 부패된 예배의 쇄신에 관심을 둠으로써 공동체 내에서 의인과 악인의 운명을 강조하였다. (⇦ 말라키아)
※ 참고문헌 A.E. Hill, 《ABD》 4, pp. 478~485/ B.W. Anderson, Understanding the Old Testament, Englewood Cliffs, N.J. : Prentie-Hall, Inc., 1957(이성배 역, 《구약성서의 이해》 Ⅲ , 서강대학교 종교신학연구소 10, 성바오로출판사, 1991)/ C. Stuhlmueller, Haggai, Zechariah, Malachi, The Jerom Biblical Commentary, vol. 1, Raymond E. Brown et al. ed., Englewood Cliffs, N.J. : Prentice-Hall Inc., 1968, pp. 398~401/ J.A. Fischer, Notes on the Literary Form and Message of Malachi, 《CBQ》 34, 1972, pp. 315~320/J.M.P. Smith, A Critical and Exegetical Commentary on the Book of Malachi, The International Critical Commentary, Edinburgh, 1972/ K. Elliger, Das Buch der zwöifkleinen Propheten. Das Alte Testament Deutsch, Gottingen · Vandenhoeck & Ruprucht, 1975(《소예언서》, 한국신학연구소, 1985)/ N.K. Gottwald, The Hebrew Bible A Socio-Literary Introduction, Philadelphia : Fortress Press, 1985(김상기 역, 《히브리 성서 -사회 문학적 연구》 II , 한국신학연구소, 1990)/ S.L. Mckenzie · H.N. Wallace, Covenant Themes in Malachi, 《CBQ》 45, 1983, pp. 549~563/ P.A. Verhoef, The Book of Haggai and Malachi, The New International Commentary on the Old Testament, Grand Rapids · Michigan William B. Eerdmans Publ. Co., 1987/ R.L. Smith, Micah- Malachi, Word Biblical Commentary, Publisher · WACO, Texas : Word Books, 1984/ Y.T. Radday · M.A. Pollatschek, Vocabulary Richness in Post-Exilic Prophetic Books, 《ZAW》 92, 1980, pp. 333~346/ W. Neil, Malachi, The Interpreter's Dictionary ofthe Bible : An Illustrated Encyclo- pedia, George A. Buttrick et al. ed., : Abingdon Press, 13th ed., 1982, pp. 228~232. 〔田鳳順〕
말라기서 - 書
〔히〕מַלְאָכִי · 〔그〕Μαλαχίας · 〔라〕Prophetia Malalachiae · 〔영〕Prophecy of Malach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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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13세기의 말라기서 첫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