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아토르 데이>

〔라〕Mediator D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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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 일도는 그리스도 신비체의 기도이므로 적극 권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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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 일도는 그리스도 신비체의 기도이므로 적극 권장하여야 한다.

교황 비오 12세가 1947년 11월 20일에 발표한 거룩한 전례에 관한 회칙. "하느님의 중개자" (Mediator Dei)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 회칙은 20세기 전례 쇄신의 대헌장이라 할 수 있다.
〔배 경〕 이 회칙이 발표된 직접적인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과 패전 직후 독일 교회의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 회칙 발표의 맥락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 회칙은 교회 전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 수십 년 동안의 전례 운동과 학문적 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있으며,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현대 전례 운동의 절정일 뿐만 아니라, 최초로 전례 신학을 자세히 언급한 공식적인 교황 문서이다. 비오 12세 교황은 이 회칙의 발표를 통해 교회에서 전개되어 온 전례 운동의 방향을 받아들이고, 장차 이 운동의 전개 방향을 지도할 원칙들을 제시하였다. 이미 1943년 6월 29일에 발표한 회칙 <그리스도의 신비체>(Mystici Corporis Christi)를 통해 교회의 본질을 고찰한 교황은, 그 다음 단계로 교회의 주요 활동인 전례를 고찰하게 되었고, 그 결정체가 바로 이 회칙이다.
〔내 용〕 <메디아토르 데이>는 서문에 이어 다음과 같이 크게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문(1~12항) : 교회는 전례를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을 화해시키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전례에 최상의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전례에 대한 관심의 부흥은 한편으로는 과도한 경향을 보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례의 본질, 기원, 발전(13~65항) :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 곧 머리와 지체들 전체가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공적 예배"이다. 전례가 비록 외적인 예배라 하더라도 그 주요 요소는 내적인 것이다. 전례와 개인 신심은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결합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례는 사회와 더불어 진보하는 것이지만, 그 고대성과 참신성은 모두 검증을 받아야 하며, 교도권의 전례 규제가 필요하다.
성찬례(66~137항) : 미사는 그리스도교 경신례의 핵심이고 그 정점이다. 미사 성제에서 그리스도는 당신 자신과 그 지체들을 하느님 아버지께 바친다. 이 희생 제사의 사제, 제물, 그리고 목적은 골고타 산에서의 희생 제사와 동일하다. 평신도는 사제의 축성 권한을 갖지 못하였지만, 세례 때 받은 평신도 사제직으로 인해 서품받은 사제를 통해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자신을 봉헌하도록 요구된다. 그렇게 하여 온 교회가 희생 제사를 봉헌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사를 거행하더라도 모든 미사는 온 교회의 미사이다. 일부 오류의 경향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미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평신도들의 참여를 강조하여야 한다.
성무 일도와 전례력(138~170항) : 성무 일도는 그리스도 신비체의 기도이므로, 평신도들이 성무 일도에 참여하도록 적극 권장하여야 한다. 특히 본당에서는 평신도들도 주일 저녁 기도를 함께 바치도록 적극 권장하여야 한다. 교회의 전례력은 과거의 사건들을 적나라하게 모아 놓은 기록이 아니고, 전례력에서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친히 다가와 당신 지체들 안에서 당신의 신비를 재현하고, 그 지체들을 바로 당신의 모습으로 변모시킨다.
사목 지침(171~211항) : 신심 행사들은 전례를 사랑하게 하고 열심히 거행하게 하는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의무는 전례적인 삶을 사는 것이므로, 주교들은 전례 사도직을 증진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이 회칙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교들의 전례 감독을 비롯하여 교회 미술과 성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목 지침들이 제시되고 있다.
〔평 가〕 일부 전례 운동가들의 지나친 탈선에 대한 조치로 회칙 <메디아토르 데이>가 발표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이 회칙이 일부의 과도한 오류와 탈선을 단죄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단죄는 매우적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 회칙은 전례 거행의 토대가 되는 교리, 전례의 본질, 전례 거행 활성화의 원칙, 전례 거행이 참여자들의 삶에 미치는 효과 등에 관한 신중한 연구의 긍정적인 언급이다. 이 회칙 전체의 목적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전례 생활을 통하여 전례가 마련해 주는 초자연적 영감으로 삶의 활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려는 것이다. 이 회칙은 그 성격상 하나의 시작이고 출발점일 뿐 최종 목표에 이른 것은 아니며, 또한 원칙을 제시하기는 하였지만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므로 전례의 본질과 목적에 관한 교황청의 후속 발언들과 함께 고찰되어야 한다. 특히 이 회칙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헌장>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실제로 공의회 이후의 전례 개혁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다. (→ 전례 운동)
※ 참고문헌  Pius XII , 《AAS》 39, 1947, pp. 521~595/ The Christian Faith in the Doctrinal Documents ofthe Catholic Church, ND, Revised ed., Collins, Glasgow, Great Britain, 1983/ W.J. O'Shea, 《NCE》 9, pp. 571~572. 〔姜大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