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크, 프랑수아 (1885~1970)

Mauriac, Franço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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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모리아크.

프랑수아 모리아크.

프랑스의 소설가. 수필가. 시인. 극작가. 언론인. 1885년 10월 11일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였다. 가톨릭 계통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쳐 보르도 대학에서 공부한 모리아크는, 신앙심이 두터운 어머니의 영향과 마리아회가 경영하는 학교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그의 신앙과 예민한 감성을 키워 나갔다. 그가 가톨릭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회심(回心)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돈독한 신앙심에 의한 것이었다.
1906년 보르도 대학을 졸업하고 파리에서 1년 동안준비 기간을 보낸 후, 1908년 초 고문서 학교(Ecole deschartes)에 입학한 모리아크는 이 무렵 젊은 시인들의 운동에 참가하면서 콕토(Jean Cocteau)와 친분을 맺게 되었다. 1909년에는 문학에 헌신하기 위해 고문서 학교를 그만두고, 첫 시집인 《맞잡은 손》(Les Mains jointes)을 출판하였다. 그는 이 시집으로 바레스(Maurice Barrès)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문단에 등단하였으나 이 한 권의 시집을 발표한 후 소설로 장르를 전환하였다. 초기 소설 《사슬에 묶인 아이》(L'Enfant Chargé de Chaines, 1913)와 《백의》(白衣, La Robe Prétexte, 1914)에서는 기법이 다소 불안정하기는 하였지만, 그 후 그가 끊임없이 반복하여 보여줄 자신만의 독특한 소설의 유형을 확립하였다. 그의 주요 소설들은 엄격한 구속에 얽매인 보르도의 부르주아 가정의 단조롭고 숨막히는 분위기를 배경으로 사랑을 빼앗긴 주인공들의 관계를 보여 주는 음울하고 준엄한 심리 드라마이다. 1913년 잔느 라풍(Jeanne Lafon)을 만나 결혼한 모리아크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간호병으로 소집되어 살로니카(Salonika)로 출정했지만(1916.12) 몇 달 후 질병으로 송환되고 말았다.
1920년대는 그의 문학적 기량이 더욱 원숙해지고 문단에서 확고한 지위를 얻게 되는 시기였다. 1922년 《문등이에게 보내는 입맞춤》(Le Baiser au Lépreux)을 발표하여 신진 작가로 인정을 받은 후 《불의 강》(Le Fleuve de Feu et Genitrix, 1923)과 《사랑의 사막》(Désert de L'amour,1925)을 발표하여 계속 세간의 주목을 끌었고, 1927년에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테레즈 데케루》(Thérèse Desqueyroux)를 발표하였다. 《사랑의 사막》은 그 해 프랑스 학술원에서 수여하는 소설 부문 대상을 받았다. 소설이외에도 그는 《라신의 생애》(La Vie de Jean Racine, 1928)와 가톨릭 작가들이 부딪히는 어려운 문제라 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에 숨어 있는 사악함을 묘사하되 독자들을 시험에 들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한 고찰을 다룬 《하느님과 맘몬》(Dieu et Mammon, 1929) 같은 평론집도 발표하였다.
1930년대에 모리아크는 또 한 번의 문학적 도약기를 맞게 되는데, 그는 그 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신앙과 소설 창작 사이의 모순을 극복하고 여러 가지 형태의 인간 관계 등을 다루면서 작품의 폭을 넓혔다. 이 시기의 소설로는 자전적 작품이라 할 수 있는 《프롱트나크의 비밀》(Le Mystère Frontenac, 1933)과 《바다로 가는 길》(Les Chemins de la Mer, 1939), 인간의 모든 악과 욕정을 넘어 종국에는 은총을 받을 수 있다는 하느님의 사랑을 중심 주제로 한 《독사 떼의 얽힘》(Le Noeud de Vipères, 1932)과 <밤의 종말》(La Fin de la Nuit, 1935)과 《검은 천사》(Les Anges noirs, 1936), 종교적 위선과 지배에 대한 욕망을 분석한 《바리사이 여인》(La Pharisienne, 1941) 등이 있다. 1933년에 그는 프랑스 학술원의 회원이 되었는데, 그 해에 발표된 평론집 《소설가와 작중 인물들》(Le Roman-cier et ses Personnages)은 모리아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평론가들 앞에서 자신을 정당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집필한 것이다. 그 외에도 그가 소설을 쓴 의도와 방법 및 당시의 도덕적 가치관에 대한 자기 나름의 태도를 보여 주는네 권의 《일기》(Journal, 1934~1951)와 세 권의 《회고록》(Mémomies 1959~1967)이 있다. 1938년에는 희곡 《아스데》/Asmodée)를 발표했는데, 장르는 달라졌지만 희곡에서도 소설과 마찬가지로 억눌리고 음울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눈에 띄지 않는 인간의 결함이나 마음속 밑바닥에서 일어나는 수치스런 본능 등을 묘사하는 주제는 변함이 없었다.
1930년대의 모리아크는 문학가로서 원숙기를 맞이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회 평론가와 언론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이 시기에 그는 모든 형태의 전체주의를 비난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파시즘을 규탄하면서 사회적인 논쟁에 한몫을 담당하였다. 그는 주로 <피가로> (LeFigaro)와 <엑스프레스>(Expresse)를 비롯한 신문 · 잡지에 인간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기반으로 한 솔직한 시국 발언을 게재했는데, 이 논설들은 후에 《비망록》(Bloc-notes, 1952~1957) 등에 정리되어 실렸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레지스탕스 작가들과 함께 활동하고 익명으로 점령하의 저항 기록인 《검은 수첩》(Le Cahier noir, 1943)을 비밀리에 출판하였다. 전쟁이 끝나자 그는 정치 토론에 더 많이 참여하였고, 《아스모데》와 동일한 주제를 다룬1945년에 발표한 《실연자들》(Les Mal Aimés, 1945)은 크게 호평을 받는다.
195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모리아크는 정치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1962년부터는 공식적으로 드골(De Gaullle)을 지지하였고, 1964년에는 《드골》이라는 책까지 썼다. 문학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열정으로 1969년에는 8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장편 《옛날의 청년》(Un Adolescent d' autefois)을 발표하였다. 문학가이며 언론인이었던 모리아크는 1970년 9월 1일에 사망하여 베마르(Vémars)에 묻혔다.
〔평가〕 모리아크는 죄의 세계라는 동일한 주제를 반복해서 파헤치고, 복잡한 현실을 포착하는 정교하고 독특한 문체로 인간 내부의 타락하는 경향을 묘사한 작가였다. 그는 인간의 본능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모든 작품들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죄 · 은총 · 구원이라는 문제와 줄기차게 투쟁하는 작중 인물들의 영혼이다. 그러나 그는 가톨릭 작가이긴 하였지만 가톨릭 교리를 작품 안에서 직접적으로 역설하기보다는 본능의 힘에 이끌려 타락하는 인간을 그려 타락의 밑바닥에 하느님의 은총과 구원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데 그쳤다. 이와 같은 그의 경향은 비평가들 사이에 많은 논쟁을 야기하였지만 모리아크는 주인공들이 겪는 불안과 고통을 독자에게도 그대로 체험할 수 있게 하여 그 안에 암시된 은총으로 향한 길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보르도시(市)와 그 주변 랑드(Landes) 지방의 지주 계급 가정에 소재를 두고 있다. 평온한 일상 생활에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품은 그의 작중 인물들은 사랑을 찾다가 상처를 입거나, 생의 충족을 희구하다가 그 소망이 좌절되거나, 또는 정념(情念)을 불러일으키는 죄의 구렁덩이에 빠져서 절망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모리아크의 인물들은 대부분 은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번민한다. 그들은 본성과 은총, 죄에 빠지는 육체와 속죄하는 신앙을 대립적 양상으로 보여 준다. 그는 이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정열을 만족시키고 그것을 정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하느님의 은총을 추구하는 것임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현대 생활의 추악한 현실을 인간 구원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한 가톨릭 작가였다. 또한, 그는 신앙과 정념의 갈등, 애욕과 은총의 충돌 사이의 내적인 투쟁 등에 관한 문제들을 탁월한 심리 분석가의 솜씨로 다루었고, 고전적인 작품 구조와 문체를 겸비한 현대의 고전적 소설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가톨릭 문학, 프랑스의)
※ 참고문헌  A. Lagard L. Michard, Les grands auteurs.frangis du programme, XXᵉ Siècle, Bordas, 1969/ G. Lanson · P. Tuffrau, Manuel illustré d'histoires de la Littérature française, Classique Hachette, 1974/ P. Brunel etc, Histoire de la Littérature françase, tome 2, Bordas, 1981/ J.-P. de Beaumarchais · Daniel Couty · Alain Rey, Dictiomaire des littératures de Langue française, tome 1, Bordas, 1987. [曺圭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