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 에티오피아 · 이집트 · 소말리아 등의 암석지 특히 석회암 지대에서 자라는 감람나무과(橄欖科, burseraceae)의 가지가 많고 가시가 있는 작은 교목(喬木)에서 채취한 천연 고무 수지. 학명은 콤미포라 아비시니카(Commiphona abyssinica)이다. 줄기와 가지의 나무껍질 속에 있는 수지관(樹脂管)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아카시아의 진과 비슷한 수 액(樹液)은 쓴맛이 나는 연한 색의 걸쭉한 반죽 같은데 대기에 노출되면 곧 굳어지면서 갈색을 띤다. 잎은 3개의 소엽(小葉)으로 구성되어 있고, 열매는 난형(卵形)으로 자두처럼 생겼다. 고대의 가장 중요한 향료들 가운데 하나로 성별하는 향유 기름의 중요한 요소였으며(출애 30, 23), 예전부터 값비싼 향료 · 향수 · 화장품 등의 성분으로 쓰였을뿐만 아니라 약간의 방부 · 수축 효과가 있어 건위제(健胃劑) · 통경제(通經劑) · 방부제로도 사용되었다. 성서에 몰약이라고 번역되는 낱말이 몇 개 있는데, 학자에 따라서는 콤미포라 미르라(Commiphora myrrha)나 콤미포라
쉼페리(Commiphora schimperi) 등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몰약은 '맛이 쓰다' 라는 뜻의 아랍어 무르(mur)에서 유래하였는데, 히브리어 '모르' (מוֹר)나 다른 셈족어들도 그 어근은 같으며, 여기서 그리스어 '뮈라' (μύρρα)와 라틴어 '미라' (myrrha)로 음역되었다. 몰약은 고대 근동이나 중동 지역에서 기원전 2000년경부터 값진 것으로 여겨졌다는 기록이 라스 샤므라 문서(Ras Shamra Texts)에 나오며,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 사용되었고(Hero-dotus Ⅱ. 86 참조), 중세 유럽에서도 역시 진귀하게 여겼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점차 그 가치를 잃어 현재는 주로 치약 · 방향제 · 자극성 강장제(强壯劑)의 성분 및 제약 산업에서 보호제로 사용되고 있다. 몰약 팅크 제재는 잇몸 및 구강 질환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이고, 몰약에서 증류시킨 정유(精油)는 몇몇 강한 향수의 구성 성분으로
쓰인다.
〔구약성서〕 구약성서에 몰약은 그 밖의 다른 향료들보다 많이 언급되는데 12번 나온다(출애 30, 23 ; 에스 2, 12; 시편 45, 9 ; 잠언 7. 17 ; 아가 1, 13 ; 3, 6 ; 4, 6. 14 ; 5, 1. 5. 13 ; 집회 24, 15). 구약성서에 나오는 최고급의 몰약으로는, 나무에서 저절로 흘러나와 작은 알갱이 모양으로 엉긴 천연 수지 '모르 데로르 (מוֹרדְּרוֹר : 출애 30,23)와 액체로 된 '모르 오베르' (רבע רומ : 아가 5, 5)가 있다. 향료의 주요 성분인 몰약은 화장품(에스 2, 12 : 아가 5, 5), 옷에 뿌리거나(시편 45, 8 ; 아가 3, 6) 잠자리에 뿌리는(잠언 7, 17) 향료로 쓰였을 뿐만 아니라 귀거리와 팔목거리에도 사용되었다. 또 몰약 주머니는 가슴에 품기도 하였으며(아가 1, 13), 시적인 상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아가 4, 6. 14 ; 5, 1. 13). 몰약은 팔레스티나의 토산품이 아니라 수입품으로 값비싼 사치 용품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부자나 지체 높은 사람들만이 그들의 정원에 몰약 나무를 가질 수 있었다.
몰약은 아가서에 가장 많이 언급되어 있다. 사랑하는이의 매력은 몰약이 자라는 향기로운 동산에 비유되며 (4, 14 ; 5, 1), 사랑하는 이를 만나고 싶은 욕망은 '몰약 동산 에 오르는 것으로 비유된다(4, 6). 여인은 광야에서 몰약과 유향의 향기를 풍기면서 임을 만나고(3, 6), 사랑하는 이는 몰약이 흘러 뚝뚝 떨어지는 그녀의 손가락을 보았으며(5, 5), 그의 입술에서도 역시 몰약이 뚝뚝 떨어진다(5, 13). 사랑하는 이는, 여인이 가슴속에 몰약 주머니를 품고 있는 것처럼, 그의 여인을 자신의 가슴 사이에서 밤을 지내는 몰약 주머니에 비유하기도 한다(1, 13).
그런데 창세기 37장 25절과 43장 11절에 나오는 로트(לט)를 대부분의 번역본에서는 '몰약' 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본문을 살펴보면 37장 25절에는 이스마엘 사람들이 길르앗에서 이집트로 운반하여 교역하던 물품으로, 43장 11절에는 야곱과 그의 아들들이 이집트에있는 요셉에게 가지고 간 그 땅의 아름다운 소산들'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몰약나무는 열대 식물로서 팔레스티나에는 없었으므로 몰약을 본토에서 외국 땅에 보내는 선물로 사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더 지배적이다. 조하리(M. Zohary)는 이것을 콤미포라 오포발삼(Commiphora opobalsamum)의 수지로 보았으며, 한국의 식물학자 이창복은 이를 반일화과에 속하는 반일화(半日花, citus incanus)의 수지로 여기고 있다. 산철쭉과 비슷하게 생긴 반일화는 1m 정도 자라며 잎은 산철쭉같이 긴 타원형으로 털이 있고, 가지와 더불어 송진 같은 진을 분비한다. 끈적끈적한 진을 수집하거나 잎이 달린 가지를 끓이거나, 잎을 뜯어 먹은 염소의 수염을 빗으로 빗겨서 채취한다. 꽃은 흰색 또는 분홍색으로 4월에 피며 주름이 지고 열매는 삭과(朔果)이며 종자는
작다. 여기서 나오는 반일향은 자연적으로 흘러나온 것이거나 수집하여 모은 진액을 엿가락처럼 모아 놓은 덩어리로, 발삼 같은 향기와 쓴맛이 있다. 과거에는 이것을 자극제, 거담제, 장염 및 이질약 등으로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향료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신약성서] 몰약을 신약성서에서는 거의 언급하고 있지 않으나, 예수 탄생(마태 2, 11), 죽음(마르 15, 23) 및 매장(요한 19, 39-40)과 관련하여 나온다. 아기 예수에게 바쳐진 선물들 가운데 하나가 몰약이었다. 동쪽으로부터 온 박사들은 별이 멈춘 집에 들어가 아기가 그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절하고 그들의 보물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마태2, 11). 그리고 예수를 골고타로 끌고 간 병사들은 몰약을 포도주에 타서 예수에게 주었는데(마르 15, 23), '몰약을 탄 포도주' 는 진통제로서 제공된 것이다. 사형에 처해지는 사람에게 강한 향기가 나는 포도주를 마시도록 한 것은 유대인의 관습으로, 이는 사형수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예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완전한 의식을 지니고 있기를 원하였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몰약은 또한 시체의 보관 혹은 방부제로 쓰였기 때문에, 니고데모는 예수의 장례를 위해 침향을 섞은 몰약을 100 리트라쯤 가져왔다(요한 19, 39)고 한다.
[그 밖의 고대 문헌들〕 출애굽기에 언급된 것처럼 몰약은 이방 세계에서도 신들에게 바치는 향료로 쓰여졌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뮈라' (몰약) 공주는 키프로스의 왕인 자기 아버지를 사랑하여 아버지와 관계를 맺는데 성공하였는데, 그 아버지는 자신과 관계를 맺은 여인이 자신의 친딸임을 알고 그녀를 죽이려 했다. 뮈라가 도망쳐 신들에게 보호를 청하자 신들은 그녀를 몰약나무로 변형시켰는데, 9개월 후 그 나무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금이 가더니 그곳에서 신 아도니스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 신화에서 보듯이 이방 세계에서도 몰약은 신적인 기원을 갖는다고 생각하여 신에게 바치는 향으로 쓰였다.
유대 랍비들은 몰약을 모세와 아론 혹은 아브라함과 관련하여 여러 뜻으로 해석하였다. 즉 향료 중 으뜸은 모리야 산에서 자신의 아들 이사악을 바친 아브라함이라고 하는 등이 그 예인데, 이런 경우 그들은 몰약과 모리야 산의 첫 두 글자가 같다고 연관시킨다. 그들은 또한 모르드개와 관련시키기도 하는데 이 이름은 모르-다크야(mor-dakhya), 즉 순수한 몰약(pure mymh)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아가서에 나오는 액체 몰약인 '모르 오베르도 모르 오베르(mor over)로 읽지 말고 '마르 오베르'(mar over), 즉 (이스라엘 민족이) '고통(쓴맛)을 지나서'로 읽어야 한다는 식의 해석을 한다. (→ 향료)
※ 참고문헌 A. Brenner, Aromatics and Perfumes in the Song of Songs, (JSOT) 25, 1983, pp. 75~81/ 《EJ》 12, pp. 727~728/ N. Groom, Frankincense and Myrrh, A Study ofthe Arabian Incense Trade, London, 1981/ H.N. Moldenke & A.L. Moldenke, Plants of Bible, 1952, pp. 77, 82~841 Helps for Translators, vol. 11, Fauma and Flora ofthe Bible, United Bible Societies, 1972, pp. 147~149/ G.W. Van Beek, Frankincense and Myrrh, 《BA》 23, pp. 69~95, Repr. 《BAR》 2, 1986, pp. 99~126/ M. Zohary, Plants of the Bible, Cambridge, 1982/ A. Van Deursen, Bijbels Beeld Woordenboek(정성구 역, 《성경 풍속 생활 사전》, 세종문화사, 1978, p. 86)/ 이창복, <원색 성서 식물》, 향문사, 1994. [宋香淑]
((Reference))
몰약
沒藥
〔히〕מוֹר · 〔그〕σμύρνα · 〔라〕myrrha · 〔영〕myr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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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약나무(왼쪽)와 몰약을 채집하는 이집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