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프로테스탄트 신학자. 1926년 4월 8일 독일 함부르크(Hamburg)에서 태어난 몰트만은 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할 계획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독일군 공군 보조원으로 참전하였다가 1945년 2월 클레버(Kleve)에서 영국군 포로가 되어 벨기에, 스코틀랜드에서 수용소 생활을 하였다. 노튼 캠프(Norton-Camp)의 YMCA 학생 포로 수용소로 이송되어 이곳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는데, 훗날 그는 "비극과 버림받음, 혐오의 아픔을 날마다 받아야 했던 경험은 점차적으로 하느님 경험으로 다가서게 하였다" 고 회고하였다. 몰트만은 3년 간의 포로 생활을 마치고 1948년 4월 고향 함부르크로 돌아왔으나, 곧 신학 공부를 하기 위해 괴팅겐(Göttingen) 대학교로 가서 베버(O. Weber) 교수의 지도하에 1952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14일 후에는 같은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던 엘리사벳과 결혼하였다. 동독에서 봉사하기를 원하였지만 포로 시기에 영국 포로 수용소에 있었다는 이유로 동독 정부로부터 입국을 거절당한 그는, 1953년 브레멘(Bremen) 부근의 바서호르스트(Wasserhorst) 교회의 목사로 부임하였다. 이곳에서 그는 베버 교수의 충고에 따라 <크리스토프 페철과 브레멘 도시의 칼뱅주의로의 전향>이란 교수 자격 취득 논문을 작성하였는데, 이 논문으로 그는 1957년 괴팅겐 대학 신학부에서 교수 자격을 취득하였다. 1958~1963년 부페르탈(Wuppertal) 신학 대학에서 교리사와 조직 신학을 가르쳤으며, 1961년부터는 독일의 유명한 신학 연구지인 《프로테스탄트 신학》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인 블로흐(E. Bloch)
의 《희망의 원리》(Das Prinzip Hoffinung)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1963년 《희망의 신학》(Theologie der Hoffiung)을 발표하였는데 이로 말미암아 그는 세계적인 신학자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963~1966년 본(Bonn) 대학교에서 조직 신학 및 사회 윤리 조교수로 재직하였으며, 1967년 튀빙겐(Tübingen) 대학교의 조직 신학 정교수가 되었고, 이듬해 튀빙겐에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학생 운동이 일어나자 자신의 신학적 정치학 입장을 담은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Der gekreuzigte Gott)을 1972년에 출간하였다. 1979년 가톨릭 교회의 신학지 《콘칠리움》(Concilium)의 편집 위원이 된 그는, 1994년 2월 12일 튀빙겐 대학교에서 은퇴한 후에도 종말론, 신학의 토대와 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면서 현대 프로테스탄트 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상적 배경〕 몰트만의 사상적 배경에는 괴팅겐 대학교 교수들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특히 무신론자인 블로흐의 영향을 받았지만 추종자는 아니었다. 그의 책으로인해 '희망' 의 개념을 체계화할 수 있었으나, 몰트만은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았는데, 블로흐에게는 미래이며 가능성인 희망이 몰트만에게는 미래에 장차 이루어질 약속을 의미하였다. 또한, 몰트만은 그리스도론의 중심에 두었던 바르트(K. Barth)의 개혁파 신앙 전통의 영향도 받았다. 바르트의 신학은 그리스도론 중심이었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의 객관적 실재라고 하였다. 바르트의 그리스도론은 삼위 일체적인 그리스도론이며 하느님의 존재와 삼위 일체성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몰트만의 신학도 그리스도론 중심이고, 삼위 일체론도 바르트의 영향을 받았으나 그의 신학의 기본 구조는 종말론적이었다. 그래서 바르트의 계시 신학에 대해 몰트만은 종말론적 시각에서 현대의 세속적 사고와 행동에 있어서 그리스도교 신앙이 갖는 희망의 근거를 묻는다. 이런 의미에서 몰트만의 신학은 바르트의 영향을 받기는 하였으나 바르트의 신학을 넘어선다.
이외에도 몰트만의 변증법적 사고는 헤겔 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인데, 이는 이반트(H.J. Iwand) 교수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신학자 룰러(A. von Ruler)와 베버를 통해 종말론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 그리스도교의 종말론을 사회 윤리학적인 차원에서 해석하는 몰트만의 입장은 볼프(E. Wolf)에게서 영향을 받았고, 종말론을 우주론적으로 이해한 것은 케제만(E. Käsemann)과 폰 라드(G. von Rad)의 영향이었다.
〔신학 사상〕 그는 성서에 근거한 신학, 종말론적으로 정향(定向)된 신학, 정치적으로 책임 있는 신학을 추구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신학 사상은 희망의 신학 · 십자 가 신학 정치 신학으로 전개되고 있다. 희망의 신학 : 몰트만은 그리스도교 종말론을 새롭게 해석하여 그리스도의 부활과 그 미래 가능성을 그리스도 신앙의 근거로 삼는다. 《희망의 신학》에서 그는, 그리스도교 종말론을 역사적 현실에서 출발하여 미래의 가능성과 미래의 힘을 원천으로 제시하였다. 그에 의하면, 그리스도교 희망은 현재에 주어져 있으면서 현재를 변혁시키는 원동력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희망의 하느님은 현재를 이끄는 미래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영원한 하느님께 속하는 현재의 것이 아닌 장차 도래할 하느님의 다스림의 선취(先取)로 이해하였다. 따라서 희망은 고통과 죄와 죽음으로 둘러싸인 삶의 한계를 외면하지 않고, 그것들을 철저히 깨뜨리는 곳에서 진정한 희망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신앙은 이처럼 삶의 한계들을 극복하는 종말론적 희망에 근거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신앙은 약속에 의해서 일어나고, 신앙은 그 진실한 약속에 대해 하느님께 거는 희망과 신뢰인 것이다. 따라서 희망은 신앙이고, 반대로 절망은 불신앙이며 죄이다.
십자가 신학 : 몰트만의 십자가의 신학은 헤겔의 하느님의 죽음' 에서 시작하는데, 그는 유신론과 무신론에 모두 답변하고자 하였다. 그는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에서 형이상학적 신론을 거부하고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 삼위 일체 하느님으로부터 새롭게 신론을 전개시켰다.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은 비참하고 무력한 십자가상의 그리스도는 전지 전능하고 고통에 무감각한 형이상학적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하기에 스스로 고난을 당 하는 하느님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즉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수난을 말하는 것으로, 초대 교회의 교부인 오리제네스(Origenes)의 사상을 받아들이면서 하느님의 사랑에 의한 고난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삼위 일체 신학으로써 유일신(唯一神) 사상을 비판하였는데, 유일신 사상은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심화시키지만 삼위 일체 신학은 상호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진정한 자유를 선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신론은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 16)라는 성서 구절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삼위 일체이신 하느님은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친구이며, 하느님은 창조적인 사랑인 동시에 고난받는 사람과 함께 고난을 받는 사랑이다.
정치 신학 : 몰트만은 1965년 이래 그리스도교와 마르크스주의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메츠(J.B. Metz)와 더불어 유럽의 '정치 신학' 을 주도하였다. 그는 신학이란 순수 이론이 아닌 실천적 이론이어야 한다고 여겼으며, 성서의 진리 판단 기준이 지성과 사물의 일치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역사적 변혁과 사회적 실천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았다. 희망의 신학에서는 약속과 희망 속에 있는 하느님의 미래를 앞당기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정치 신학에서는 그리스도 수난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미래가 이 세상 안에서의 수난사로 구체화되는 것을 보여 준다.
〔의 의〕 몰트만의 신학은 종말론적이다. 그는 하느님을 인간이 희망하고 기다려야 할 미래의 존재로 보았고, 특정한 장소에 고정된 분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함께하시는 역사 속에서의 '이동하는 하느님' 으로 보았다. 하느님 약속에 대한 희망은 미래의 진실로부터 약속된 것의 성취를 희망하는 것이다. 희망의 인식은 역사에서의 하느님의 진실을 회상하고 비록 현실적인 유토피아는 아닐지라도 현실적인 성취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몰트만은 십자가 신학으로써 형이상학에 기반을 두고 신학을 전개하는 데 대한 문제점을 밝혀내고, 삶의 장소에서부터 출발하는 현대 신학의 길을 열어 놓았다. 그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고난당하는 하느님을 인식할 수 있으며, 이 세상 안에서의 모순 · 갈등 · 소외 · 억압의 구조를 그리스도교의 신앙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신학을 제시하였다. (→ 프로테스탄트 신학)
※ 참고문헌 J. Moltmann, Theologie der Hoffnung, Miinchen, 1964(전경연 · 박봉랑 역, 《희망의 신학》, 현대사상사, 1973)/ 一, Der gekreuzigte Gott, Miinchen, 1972(김균진 역, 《십자가에 달리신 하 느님》, 한국신학연구소, 1979)/ 一, Der Weg Jesu Christi, Miinchen, 1989(김균진 . 김명용 역, 《예수 그리스도의 길》, 대한기독교서회, 1990)/ 김영한, 《바르트에서 몰트만까지》, 대한기독교출판사, 1982. 〔姜永玉〕
몰트만, 위르겐 Moltmann, Jürgen(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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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위르겐 몰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