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 기도 默珠祈禱

〔라〕rosarium · 〔영〕ro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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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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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이다.

10번의 성모송과 1번의 주의 기도와 영광송을 한 단 (端)으로 하여 실에 꿴 묵주 알을 만지면서 기도문을 암 송하는 전례적인 기도. 성모 마리아와 함께 하느님께 바 치는 기도이다. 언어의 기도〔口禱〕와 무언의 기도(念禱〕 가 합쳐진 이 기도는 신앙심을 깊게 하는 영성적인 수련 이며, 15가지의 예수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생애 · 죽음 · 영광과 관련된 성서적 신비들을 묵상하며 바친다.
〔의 미〕 묵주 기도를 의미하는 라틴어 로사리움(rosarium)은 '장미 밭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로사리오 (rosario)는 '장미 꽃다발' 혹은 '장미 화관(花冠)' 을 뜻 한다. 중국에서는 이를 매괴(玫瑰), 혹은 매괴 신공(神 功)이라고 하였는데, 매괴는 중국에서 주로 많이 나는 장미과(薔薇科)의 낙엽 관목(落葉灌木)으로 향기나는 때찔레꽃이다. 이 용어는 천주교 전래 초기부터 신자들 사이에서 사용되었는데, 현재는 주교 회의 용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묵주 기도' 로 통일하였다.
〔기 원〕 묵주 기도의 기원은 초기 교회로 거슬러 올라 간다. 당시 이교인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신(神)에게 바 친다는 의미로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冠)을 쓰는 관습이 있었다. 이런 영향을 받은 초대 교회 신자들은 기 도 대신 장미 꽃다발을 바치기도 하였으며, 특히 박해 당 시 신자들은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Coloseum)에 끌려 가 사자의 먹이가 될 때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썼 는데, 이것은 이 관이야말로 하느님을 뵙고 자신을 하느 님께 바치는 데 합당한 예모(禮帽)라고 생각하였기 때문 이다. 이때 박해를 피한 신자들은 밤중에 몰래 순교자들 의 시신을 거두면서 순교자들이 썼던 장미 관을 한데 모 아 놓고, 꽃송이마다 기도를 한 가지씩 바쳤다고 한다.
한편 이집트 사막의 은수자(隱修者)나 독수자(獨修 者)들은 죽은 자들을 위해 시편을 50편(篇)이나 100편, 또는 150편씩을 매일 외웠는데, 작은 돌멩이나 곡식 낱 알을 머리에 쓰는 관처럼 둥글게 엮어 하나씩 굴리면서 기도의 횟수를 세었다고 한다. 이때 글을 모르는 사람들 은 시편 대신 주의 기도를 그 수만큼 바쳤는데, 수를 셀 때 불편하였기에 열매나 구슬 150개를 노끈이나 가는 줄에 꿰어 사용하였다. 이러한 관습들이 묵주의 기도를 탄생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12세기 삼종 기도가 널리 보급될 때,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도 매우 깊어져 주의 기도 대신 성모송을 50번 이나 150번 외우기도 하였는데, 이를 성모의 시편이라 고 하였다. 그 후 열 번째 묵주 알을 좀더 크게 하여 마 치 시편의 후렴처럼 주의 기도를 하였다. 이때는 마리아 에 대한 신심 형태가 매우 다양하였는데, 그중에 5가지 기쁨, 즉 성모 영보(領報), 예수 성탄, 예수 부활, 예수 승천, 성모 승천 등과 관련시켜 묵상하면서 성모송을 되 풀이하였다. 그리고 그 후에는 성모 칠락(七樂)을 묵상 하다가 시편 150편을 15단(端)으로 나누어 외우듯이 15가지 기쁨을 묵상하기 시작하였다.
13세기경부터는 여기에 영광송이 삽입되었다. 처음에 는 성모송마다, 그 후부터는 성모송 열 번마다 영광송을 하였는데, 이것은 성무 일도(聖務日禱) 시편을 기도할 때 하는 영광송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그 당시 알비 파(Albigenses) 이단의 세력이 교회를 위협하며 툴루즈 (Toulouse) 지방을 침략하자, 성 도미니코(St. Dominicus, 1170~1221)는 묵주 기도를 적극적으로 권장하였다. 이에 신자들은 묵주 기도를 열심히 바쳤고 알비파 이단의 세 력도 점차 축소되었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마리아의 환 희(歡喜)에 대한 묵상을 '묵주 기도' 라고 부르기 시작하 였다.
13~14세기경에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성모의 종 수도회가 성모의 다섯 가지 고통에 대한 신심과 성모 칠 고(七苦)와 칠락(七樂)을 널리 전파하였는데, 이때의 묵 주 기도는 '성모께 대한 아름다운 시(詩)' , 혹은 '상념 (想念)들을 묶은 꽃다발' 을 의미하였다. 또 아베 마리아 (Ave Maria)의 리듬에 맞추어 50번 혹은 100번의 성모 송을 연속적으로 바치는 것을 '마리아의 묵주 기도' 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대체로 오늘날과 같은 두 가지 형태의 묵주 기도가 등 장한 것은 15세기에 와서이다. 하나는 150번의 성모송 을 연속적으로 바치면서 예수나 마리아의 생애 가운데 중요한 순간들을 묵상하는 '도미니코 묵주 기도' 이다. 예를 들어 "태중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되시도다" , "천사의 알림이었도다" "성령으로 잉태하셨도다" 등이다. 도미니코 수도회의 알랑 드 라 로슈(Alan de la Roche) 수사는 1464년 그 신비를 강생과 수난, 부활에 따른 환희, 고통과 영광 등의 세 묶음으로 나누었는데, 그 후 이 기 도가 급속도로 일반에 퍼져 나가 15세기 말경에는 전통 적인 신비 15단이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오늘날 의 묵주 기도이다. 또 한 가지 묵주 기도는 '프란치스코 묵주 기도' 인데, 이는 도미니코 묵주 기도보다 역사적으 로는 앞섰으나 신자들에게 널리 전파되지는 않았다. 이 기도는 주로 성모의 칠락을 묵상하였기에 '칠락 묵주의 기도' 또는 '칠단 묵주' 라고 전해진다.
〔묵주 기도 신심〕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사도 적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에서 "묵주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이 며, 그리스도께 대한 끝없는 찬미"이고, "묵주 기도야말 로 순수한 기도요 그 내용은 오로지 성서적이며, 구원의 역사에서 성모님이 하시는 여러 가지 역할을 잘 드러내 고 있다"라고 하였다(46항). 결국, 묵주 기도 신심은 사 람이 되시고 만인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 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성모 마리아와 함께 관상 (觀想)하는 것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에 함께 한 성모를 통하여 그분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염경(念經) 기도를 바치는 것이다.
이러한 묵주 기도 신심의 전파는 1830년 이후 성모 마리아가 발현하여 묵주 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호소 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성모 마리아는 1830년에 파 리에서 15개의 보석으로 꾸며진 반지를 끼고 발현하였고, 1846년에는 라 살레트(La Salette)에서 머리와 가슴, 그리고 발에 오색 찬란한 꽃(장미)으로 만든 화관을 두르 고 발현하였으며, 1858년 루르드(Lourdes)에서 발현하 였을 때는 묵주를 가지고 나타나 베르나데트(Bernadete Soubirous, 1844~1879)에게 직접 기도를 가르쳐 주기도 하였다. 1883년 교황 레오 13세(1873~1903)는 세계 평화 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묵주 기도를 바칠 것을 호소하였고, 교황 비오 10세(1903~1914)도 묵주 기도만큼 아름 답고 은총을 많이 내리게 하는 기도도 없다면서, 묵주 기도를 사랑하고 매일 정성스럽게 바치라고 유언(遺言)하 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1917년 파티마(Fatima)에서 6번 이나 발현한 성모 마리아는, 매일 묵주 기도를 15단씩 바치면 전쟁이 끝나고 죄인들이 회개할 것이라고 하였 다. 그중 세 번째 발현 때에는 각 단을 바친 후 '구원을 비는 기도' 를 하라고 하였으며, 마지막 발현에서는 자신 을 '묵주 기도의 어머니' 라고 선언하였다.
묵주 기도는 성모 마리아가 가장 기뻐하는 선물이며, 언제 어디서라도 바칠 수 있는 기도이다. 그리고 기도중 에는 교회에서 본보기로 정한 15가지 신비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유스럽게 지향을 두고, 다양하게 그 신비를 묵상한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그러나 입으로 기도문만 외울 것이 아니라 그 신비를 깊이 묵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광의 신비 제4단, 예수 마리아를 하늘에 불러 올리심을 묵상합시다"라고 말하면서 성모 승천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묵상하지 않고 성모송을 암송하는 것은 잘못이다. 신비의 뜻을 깊이 새기지도 않고 또 그 의미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숙고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기도인 것이다. 신비를 깊이 묵상하면 분심 잡념을 피할 수 있고, 영성 수련의 좋은 계기도 될 것이다.
〔구성과 기도 방법〕 1569년에 교황 비오 5세(1566~ 1572)는 묵주 기도의 방식과 구성을 표준화시키는 데 노 력하였다. 묵주 기도는 언어의 기도와 무언의 기도로 구 성되어 있고, 그 방법은 대체로 성모송 열 번과 주의 기 도 및 영광송을 각 한 번씩 하는 것이다. 이것이 1단이며 이러한 방식으로 5단 또는 15단을 이룬다. 묵상 내용은 구원의 역사로서, 이를 환희 · 고통 · 영광의 신비로 구분 하는데, 각 신비는 5개의 묵상 주제(主題)로 이루어졌기에 주제는 모두 15개인 셈이다. 그리고 각 단을 기도할 때마다 15개 주제 중 한 주제씩 묵상한다. 첫 5단은 환 희의 신비로서 성모송을 50번 외우는 동안 예수의 강생 과 어린 시절을, 둘째 5단은 고통의 신비로서 예수의 수난과 고통과 죽음을, 마지막 5단은 영광의 신비로서 예 수의 부활과 승천, 성령 강림과 성모 승천 그리고 성모의 대관(戴冠)을 묵상한다.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환희의 신 비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고통의 신비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영광의 신비를 묵상한다. 그리고 주일에는 15 단 전부를 하거나 아침 · 낮 · 저녁에 각각 환희 · 고통· 영광의 신비로 나누어 묵상할 수 있으며, 세 가지 신비 중 하나만 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기도 방법은 먼저 십자가를 잡은 채로 성호 경을 한 다음, 십자가의 발 부분에 친구(親口)하고 사도 신경을 외운다. 그리고 다음의 묵주 알을 잡고 주의 기도 를 바친 다음, 세 개의 알을 차례로 넘기며 각각 성모송 을 한다. 이때 '천주 성부의 지극히 거룩하신 딸 마리아, 천주 성자의 평생 동정 어머니이신 마리아, 천주 성신의 지극히 정결한 짝이신 마리아' 를 묵상한다. 다음의 묵주 알을 잡고는 (머리를 숙이며) 영광송을 한 후, "예수여, 우리 죄를 용서하시며, 우리를 지옥 불에서 구하시고, 연 옥 영혼을 돌보시되, 가장 버림받은 영혼을 돌보소서"라 는 '구원을 비는 기도' 를 한다. 이어서 위에 언급한 대로 묵상 주제인 환희 · 고통 · 영광의 신비 중에서 하나를 택 하여 "···의 신비 1단" 하면서 5가지 묵상 주제 중에 첫 번째를 외운다. 그리고 주의 기도를 바친 후, 다음의 묵 주 알을 하나씩 넘길 때마다 성모송을 한다.
이렇게 성모송 10번을 하면서 묵주 알 10개를 넘긴 후, 조금 큰 알을 잡고 영광송과 구원을 비는 기도를 바치면 1단을 바친 것이다. 이어서 "···의 신비 2단" 하고 두 번째의 주제를 외운다. 그리고 1단 과 같은 방법으로 주의 기도 1번과 성모송 10번을 하며 묵주 알을 열 개 넘긴다. 같은 방법으로 3단, 4 단, 5단을 다 바치고 십자가에 친 구하면서 성호경으로 끝을 맺으면, 묵주의 기도 한 꿰미(꾸러미)를 바 친 것이다. 마침 성호경을 하기 전 에 '로사리오 성월' 기도문인 '성모 찬송' 을 바칠 수도 있다.
간혹 묵주 기도를 간략하게 하기 위해서 사도 신경, 구원을 비는 기도 등을 생략하고 단순히 묵상 주 제와 성모송만 50번 외우기도 하나, 시간이 없으면 5단을 나누어 할 수는 있으나 생략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 기도는 한 사람이라도 묵주를 갖고 있으면 되도록 공동으로 바치되, 혼자서 손가락으 로 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전례 중에 묵주 기도를 하 는 것은 더욱 삼가야 한다. (⇦ 로사리오 ; 매괴 신공 ; 묵주 ; → 로사리오 성월)
※ 참고문헌  《가톨릭 사전》 최익철, 《마리아의 화관》, 오늘의 말 씀, 1988, pp. 40~49/ 최정오 편역, 《마리아 사전》, 계성출판사, 1989, pp. 294~2971 최형락 편, 《천주교 용어 사전》, 도서출판 작은 예수, 1994, pp. 136~140/ 김보록, <기도의 신학(X)>, 《신학 전망》 65호, 대 건신학대학, 1984, pp. 136~237. [崔炯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