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文化
〔라〕cultura · 〔영〕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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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며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생활 양식과 행동 양식이 문화이다.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공유되며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인간의 행동 · 생활 양식의 총체. 〔어원과 뜻〕 문화라는 말은 '경작 · 재배' 라는 뜻을 가 진 라틴어 쿨투라(cultura)에서 유래하였다. 몸과 마음을 닦아 기른다는 의미의 '수양 · 수련 · 세련' 또는 '교양' 이라는 뜻도 있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유럽의 사상계에서 문화라는 말이 널리 유행함에 따라 또 다른 여러 가지의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일 상 용어에서 처신과 품행에 예절이 바르고 교양 있는 사 람을 '문화인' 이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비문화인'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미술 · 음악 · 무용· 문학 등 예술계에 종사하는 특정한 분야의 세련된 사람 들을 통틀어 '문화인' 이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다. 또 역 사적으로 어떤 사회의 특정한 시대에 지식층의 학문 활 동이나 과학 · 기술 · 예술 등의 업적들, 특히 찬란했던 황금 시대의 업적들을 가리켜 '신라 문화' 또는 '그리스 문화' 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 과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민간에 전승되는 의 · 식 · 주의 생활 양식을 비롯하여 신앙 · 의례 · 오락 · 정치 · 경제 · 기타 일체의 행동 양식과 생활 양식을 포함하는 뜻으로 문화라는 말 을 사용하고 있다.
〔정 의〕 각 학문의 전공자들은 그들의 학문적 관심에 따라 문화를 여러 가지로 정의하고 있는데, 그 정의에 따 라 문화의 개념과 내용도 각기 다르다. 또한, 그들이 속 한 민족 · 국가 · 사회 · 집단에 따라 그들이 규정한 정의 가운데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크로 버(A.L. Kroeber)와 클룩혼(C.K.M. Kluckhohn)은 그들의 공저 《문화 : 정의와 개념에 대한 비판적 검토》(1952)에 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에 걸쳐 철학자 · 인류 학자 · 사회학자 · 심리학자 · 정신 과학자 · 화학자 · 생 물학자 · 경제학자 · 지리학자 · 정치학자 등 다양한 학문 분야 전공자들이 규정한 문화의 정의 175개를 주요 개 념상의 강조점에 따라 7개의 큰 범주, 즉 서술적 · 역사 적 · 규범적 · 심리적 · 구조적 · 발생적 · 미완적 정의들 로 구분하고 이를 여러 측면에서 검토한 바 있다. 그 결 과 이들 대부분의 정의의 공통점은, 문화의 속성을 특정 한 사회의 구성원들에 의해서 습득되고 공유되며 전달되 는 행동 양식 또는 생활 양식의 체계로 본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학습되지 않고 유전이나 생물적 본능에 의 한 인간 행동은 문화적이라 할 수 없다. 배가 고플 때 허 기를 느끼는 것은 생리적이어서 문화적인 것이 될 수 없 지만, 한국 사람이 밥을 먹고 난 뒤에 김치를 먹고 싶다 는 생각이 드는 것은 확실히 문화적이다. 사회 성원의 대 부분이 공유하지 않는 어떤 개인의 특유한 버릇은 문화 적인 것이 될 수 없지만, 사회 집단의 습관, 즉 관습이나 민간 습속은 문화의 특질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상당 한 기간 동안 계속해서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전달 되는 인간의 행동 양식 또는 생활 양식이라야 문화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일시적인 것은 문화적인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식론적 관점에서의 문화〕 문화를 '행동 양식' 또는 '생활 양식' 의 체계로 인식하는 것이 사회 과학의 일반 적인 경향이지만, 문화를 인식하는 논리에는 몇 가지 다 른 관점들이 있다. 그 관점들을 크게 나누면 다음 네 가 지로 분류할 수 있다.
총체론적 관점 : 이 관점은 타일러(E.B. Tylor)의 가장 고전적인 정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원시 문화》 (Primitive Culture, 1871)라는 그의 저서 서두에서 "문화 또 는 문명은 지식 · 신앙 · 예술 · 법률 · 도덕 · 관습 · 기타 사회의 한 성원으로서 인간에 의해서 획득한 모든 능력 과 습관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총체" 라고 정의하였다. 이 정의는 수많은 문화 정의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일 뿐 만 아니라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서, 그 이후의 인류학자 들에 의해 널리 수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정의가 너 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이 대두되었다. 예를 들 어 거츠(C.J. Geertz)는 문화의 개념을 좀더 좁혀서 훨씬 더 강력한 개념을 구성하는 것이 현대 인류학의 과제들 중 하나라고 지적하였다. 또 리치(E.R. Leach)는 미국 문 화 인류학자들과 영국 사회 인류학자들의 문화 개념이 서로 동일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문화 인류학자는 "문화를, 마치 그것을 몸에 걸치고 있는 인간과는 전혀 별개 의 의복인 것처럼 취급" 하는 입장인 데 반하여, 사회 인 류학자는 "문화를, 분리가 가능한 구성 부분으로 이루어 져 있지만, 그 자체를 분리 가능한 것으로는 취급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문화 인 류학자들 중에도 문화의 내용이 분리 가능한 요소로 이 루어져 있다고 보지 않고, 부분의 변화가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체계(system) 또는 결합 구조(configuration)로 보 는 입장이 있었다.
적응론적 관점 : 문화를 자연 환경에 대한 적응의 체 계로 보는 입장이다. 멕거스(B.J. Meggers)는 인간도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서 주위의 환경과 적응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인간 은 문화를 매개(媒介)로 하여 자연 환경에 적응해 간다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기술 · 경제 · 생 산과 관련된 사회 조직의 요소들이 문화의 중심 영역이라고 인식한다. 이러한 적응론적인 관점은 해리스 (M. Harris)의 《문화 유물론》(Cultural Materialism), 서비스(E. Service)의 《문화 진화론》(Cultural Evolutionism) . 스튜어드(J.M. Steward)의 《문화 생태 학》(Cultural Ecology), 라파포트(R. Rappaport)의 《인류 생태학》(Human Ecology) 등에 잘 나타나 있다.
관념론적 관점 : 문화를 관념 체 계로 인식하는 입장이다. 키징(R.M. Keesing)은 문화를 하나의 관념 체계로 보고, "인간이 생 활하는 양식의 기초가 되는 문화는 공유된 관념의 체계, 즉 개념이나 규칙이나 의미의 체계로 이루어진 것"이라 고 설명했다. 그리고 구드이나프(W.H. Goodenough)는 문 화를 사람의 행위나 구체적인 사물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모델이나 구체적인 현상으로부 터 추출된 하나의 추상에 불과한 것이라 하였다. 다시 말 하면 문화는 구체적으로 관찰된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런 행동을 규제하는 규칙 또는 행동의 기준이라는 것 이다. 이러한 관념론적 인식은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고 클룩혼과 켈리(W.H. Kelly)의 공저 《역사적으로 이루어진 생활의 설계(設計)》(1945)에 서술된 문화의 개념과 정의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상징론적 관점 : 이 관점은 문화를 상징 체계로 인식 한다. 슈나이더(D. Schneider)는 문화를 상징과 의미의 체 계라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문화는 범주나 행동에 관한 규칙인 것이다. 거츠는 문화를 "상징적 형태(symbolic forms)로 표현되고 역사적으로 전달되는 의미의 패턴"이 라고 정의하면서, 상징(symbol)은 "물체 · 행위 · 사건 · 성질 · 관계에 대하여 의미 내용을 나타내는 매개 수단" 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문화를 연구하려면 의미를 찾아내야만 가능하며, 법칙성이나 설명으로서가 아니라 해석을 함으로써만 가능하다고 하였다. 이런 점에서 인 류학은 문화의 의미를 찾아내는 해석학이라고 주장한다. 거츠는 특정한 문화를 텍스트의 집합체로 인식하고, 그 해석은 사회 생활의 맥락에 근거한 '진한 묘사 (thick description)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논의에 따라 거츠는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문화를 연구 하는 데 자신의 해석학적 방법을 도입하였다. 상징론적 관점은 학자들에 따라 서로 다른 입장에서 접근되었는 데, 터너(V.Turner)는 은뎀부(Ndembu)족 의례의 상징적 의미를 추구한 반면에, 니덤(R. Needham)은 상징적 이원 론을 연구하였다. 또 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 (C.Lévi-Strauss)는 인간 정신(L'esprit humain)이 만들어 낸 상징 체계를 문화라고 하였다.
〔연구의 접근 방법 및 경향〕 문화의 개념 · 연구 내용 과 방법 · 응용 방안 등은 여러 학문 분야에서 각기 다르 게 접근하고 있다. 이런 경향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 과 같다.
인류학 : 이 분야에서는 여러 가지 문화의 인식론적 관점 이외에 1980년대 이후 최근까지 문화 연구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적 접근 방법이 새롭게 대두되었다. 현대의 문화 연구의 특징은 전통 인류학보 다 문화와 사회의 관련성을 밝히는 것에 훨씬 더 중요한 관심을 둔다. 특히 문화의 경험 및 실천의 장이 어떻게 규정되고 이루어지는가를 밝히는 것이 인류학적 문화 연 구의 관심이 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문화의 허구 성과 가변성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며 하나의 사회가 실제로 여러 모습과 다중(多衆)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서 그들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문화 연 구라고 지적하였다. 최근의 인류학적 문화 연구자들은 문화의 내용과 법칙보다는 문화의 표현 방식 · 연출 · 연 행의 측면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어서, 담론 · 스타일 . 패션 · 세속적 의례 · 기념일 · 축제 등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권력 · 역사 · 계급 등의 맥락에서 보려고 한다. 문화를 서술하고 재현시키는 문화 또는 민족지 작성 (writing culture or ethnography)에 있어서도 그들은 인종 · 민족 · 성(性) · 정치 · 경제 등의 문제들이 어떻게 실천 될 수 있을 것인가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며, 경우에 따라 서는 극단적인 문화 상대주의 입장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에 대하여 정통 인류학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 경향의 인류학자들이 내놓은 전기류의 자전적 민족지나 개인적 소견, 소설 같은 민족지들을 자기 본위의 인류학의 산물 이라고 비판하고 배척하기도 한다.
철학 : 철학에서 문화를 보는 입장은 시대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구분은 각각 그 시대의 자연 관 및 인간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유기적 자연관 을 유지하던 고대 및 중세 때에는 '실체론적 문화관' 이 지배적이었지만, 기계적 자연관이 일반화되고 인간의 주 체성과 창조성이 강조된 현대에 와서는 '인본주의적 문 화관' 이 우세하였다. 그러나 영원 불변의 자연과 인간의 주체성을 모두 무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에는 '탈인간적 문화관' 이 등장한다. 문화에 대한 접근 방법도 세 가지 로 나누어지는데, 첫째는 당대 문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 혹은 부정적 비판이다. 루소(J.J. Rousseau) , 헤르더(J.G. von Herder), , 하버마스(J. Harbermas) 등이 대표적인 예이 다. 헤르더의 경우와 같은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당 대의 문화에 대한 평가는 거의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그것은 철학의 비판적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는데, 물론 이런 비판의 배경에는 비판자들의 문화관이 전제되어 있 다. 둘째는 문화 현상을 연구하는 방법론에 대한 논의이 다. 즉 정신 현상으로서의 문화 현상에 접근하는 방법은 자연 과학 방법론과는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 장에서 제기된 논의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리케르트 (H. Rickert), 딜타이(W. Dilthey), 하버마스 등인데 그들은 문화 과학 방법론 논의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셋째는 문 화 현상 그 자체의 본질 · 가치 · 발전 등에 대한 논의이 다. 여기서는 문화의 개념을 주요 대상으로 취급하기보 다는 오히려 역사를 논의하면서 문화를 다룬 것이 대부 분으로 헤르더, 칸트(I. Kant), 헤겔(G.W.F. Hegel)이 대표 적이다. 문화의 본질에 관한 철학적 관심은 19세기 후반 문화 인류학의 출현에 따라 감소되었다.
신학 : 신학에서는 신앙과 문화의 상호 보완적 역할을 강조한다. 가톨릭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가지고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교회는 이 세상 모든 만물이 신의 창조물이라는 가르침으로 자연의 파괴를 막고, 문화의 소비자가 아닌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대중들에게 권고하였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 속 에서 점차로 해체되어 가고 있는 공동체의 연대 의식과 윤리적 전통을 복음의 정신으로 회복시키려고 노력하였 다. 이러한 교회의 사명 의식이 환경 살리기 운동 · 환경 신학 운동 · 모니터 운동 등의 실천적인 신앙 활동으로 전개되기도 하였다. 요컨대 교회는 문화의 흐름에 역류 하거나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 인류의 체험에 동참하여 문화 발달에 공헌하는 것이다. 결국, 문화에 대 한 신학적 접근은 맥락과 서로 다른 인종 · 사회 체제 · 계층 · 언어 · 남녀의 성별 차이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 · 사회 · 문화에 대하여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학 : 이 분야에서는 기업 조직에서 나타나는 경영 현상의 일부분, 아니면 기업 조직 또는 경영 현상 자체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파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중 점적으로 다루어져 왔다. 전자의 관점을 따를 경우 기업 문화는 전체 경영 현상을 구성하는 일부분 혹은 다른 경 영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변수가 된다. 이에 반하 여 후자의 관점을 따른다면 기업 조직 자체가 구성원 사 이의 상호 작용을 통해 사회적으로 구축된 공유된 의미 와 상징의 체계로 파악된다. 경영학에서는 대체로 후자 보다는 전자의 관점을 따르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 한 관점의 채택은 기업 문화라는 현상이 비교적 객관적 으로 파악될 수 있다는 방법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기업 문화에 대한 연구의 접근 방법은 연구자가 강조하 는 문화 요소의 성격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공유되는 공통의 사 고와 의미에 초점을 두는 관념론자(idealist)의 접근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구성원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행위와 사물에 초점을 두는 개조론자(adaptationist) 의 접근이다. 이러한 두 가지 접근에서 기업 문화의 기본 개념은 모두 조직의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의 관념이라는 것이다.
정치학 : 이 학문에서 문화 연구가 이루어지는 분야는 주로 비교 정치의 정치 문화론이다. 정치 문화란 정치 과 정에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고 정치 체제 내의 형태를 지 배하는 기저의 가정과 규칙을 설정하는 일련의 태도 · 믿 음 · 감정을 뜻한다. 또한, 정치 문화는 정치적 이상과 정 치 체제를 움직이는 규범을 포함한다. 정치 문화의 연구 는 정치 이데올로기 · 민족 정신(ethos) · 국민적 정치 심 리 · 민족의 본질적 가치 등 오래된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크게 공헌하였다. 정치 문화에 대한 접근 은 형태주의(behaviorism)의 연장에서 시도되었고 방법상 으로 형태주의나 정치 체계론의 통합을 목표로 하였으 며, 이론상으로는 심리학적 이론과 사회학적 이론을 연 관시키려는 것이었다. 정치 문화의 내용으로는 정치의 범위와 기능, 권력과 권위의 개념, 정치적 통합, 정치와 정치가들의 지위, 결과의 평가, 감정적 차원 등이 포함된 다.
언론학 : 언론학에서 문화 연구가 활성화된 것은 신 문 · 잡지 · 서적 등 기존의 대중 매체들이 확대되고, 라디오 · 영화 · 사진 · 대중 음악 등의 새로운 대중 매체들 이 급속도로 확산되어 사회 생활의 여러 측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이러한 대중 매체의 발전과 확산을 통한 대중 문화(mass culture)의 시작은 언 론학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고, 그 긍정 적 가능성과 부정적 비판의 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되었 다. 대중 문화에 대한 논의는 대중 문화의 성격을 규정하 기 위하여 불가피했기 때문에 기존의 다른 문화, 예컨대 고급 문화와 민속 문화 등과의 차별화로부터 시작되었 다. 초기에는 특히 고급 문화와의 관계에 관심의 초점이 맞추어져서 문화를 고급 문화와 대중 문화의 이분법적 구도로 파악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와 동시에 논 리적 엄밀성은 결여되었지만, 대중 문화를 영화 텔레비 전 · 신문 · 잡지 등 대중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미디어 문화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은연중에 자리잡았다. 이러한 대중 문화 연구는 특히 1950년대 이전에 독일에서 미국 으로 이주한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다 가, 1950년대 이후에는 계량적이고 실증주의적인 방법 에 의한 '대중 설득의 사회학' 이 미국 언론학계를 주도 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노동자 문화 · 청년 문화 등의 문화와 생활 문화 및 미디어 문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지면서 스포츠 · 교육 · 종교 등의 일상 생활 영역에서 다 양한 의식들을 두루 포괄하는 넓은 뜻의 인류학적 문화 개념을 가지고 문화 연구에 접근하고 있다.
교육학 : 교육 인류학 또는 교육 사회학에서는 교육을 문화 전승 · 문화 접변 · 문화 개조 등 문화 과정으로 이 해하였으며, 문화 연구의 접근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방향 으로 발전되어 왔다. 첫째는 시카고 학파의 지역 사회 연 구 전통을 물려받아 도시화에 따른 여러 가지 교육 문제 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 특정한 지역 청소년들의 생 활을 포괄적이면서도 심층적으로 관찰하고 해석하는 연 구 경향이다. 둘째는 사회 불평등 구조의 재생산이 경제 논리의 직접적인 관철이 아닌 습성 · 취향 · 지식 · 자격 증 · 신용 등과 같은 문화적 자본에 의해서 우회적으로 이루어짐을 밝힌 부르디외(P. Bourdieu)의 문화 재생산 이 론을 중심으로 행하여지는 문화 연구의 경향이다. 셋째 는 비교적 최근에 와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 영국 현대 문 화 연구소(CCCS)의 문화 계급론에서 영향을 받은 대중 문화와 청소년 연구의 경향이다. 교육 상담 분야에서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사회 문화적 배경 차이가 문제의 인 식과 해결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이른바 '문화 지향적 상담' 또는 '비교 문화적 상담' 을 중심으로 문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체 문화와 부분 문화〕 문화가 형성되고 형유되는 단위를 크게 볼 때, 석기 문화 · 철기 문화 · 농경 문화와 같이 전 인류가 하나의 단위가 되는 경우가 있고, 국가 또는 민족 문화 · 지역 사회 문화처럼 조직된 사회 체계 가 단위일 수도 있으며, 세대별 청년 문화나 계급별 귀 족 · 양반 문화처럼 조직되지 않는 사회적 범주가 단위로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단위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어 느 한 사회적 집단이나 범주를 단위로 해서 그 사회의 전 체 성원들간에 전승되고 공유된 생활 방식 또는 행동 방 식을 '전체 문화' 라고 한다면, 그 사회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부분 사회의 성원들에게만 전승 공유되고 전체 사 회 성원들에게 공유되지 않는 생활 방식은 전체 문화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부분 문화' 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부분 문화는 전체 사회 안에 있는 부분 사회가 가 지는 문화이다. 부분 문화를 이해하려면 전체 문화를 알 아야 하고 반대로 전체 문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부분 문화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민족 문화는 그 민족의 성원 전체에 개방되어 공유되고 있는 그 민족의 독자적인 문 화를 의미한다. 민족의 성원 전체에 개방되어 있다는 말 은 그 문화가 그 민족에게 있어서 보편적 통일성을 가지 고 있다는 것이다. 외래 문화를 수용할지라도 그것이 그 들의 사회 생활에 합치되어 자신의 문화에 흡수될 경우 에 한해서 민족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건전한 민족 문화는 그 민족 성원들에게 내적인 만족감과 정신적인 우월감을 준다. 부분 문화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우리 나라에 있어서는 한국 문화 또는 한국 의 민족 문화가 전체 문화라면, 사람들의 사회적 범주에 따라서 농민 문화 · 청년 문화가 있을 수 있고, 지역의 특 수성에 따라서는 호남 문화 · 제주 문화가 있을 수 있으 며, 역사적 구분에 따라서는 신라 문화 · 조선 문화가 있 을 수 있다. 이들 각 부분의 문화에는 시간과 공간을 통 해 전체 사회 성원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생활 방식 외에 그 부분의 사회 성원들만 공동으로 가지는 생활 방식이 있다.
〔내 용〕 문화는 빙산과 같아서 눈에 보이는 외면적인 것과 보이지 않는 내면적인 것이 있다. 외면적인 것은 사 람의 언어와 행동 및 그들이 만들어 내고 또 사용하고 있 는 물질적인 것처럼 우리가 직접 관찰함으로써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면적인 것은 규범이나 사상 · 감정 · 도덕률 · 가치관 · 태도 등과 같이 관찰만으로는 직접 인식할 수 없고 유추나 사상으로만 인식이 가능하 다. 따라서 한 민족의 과거 어느 특정한 시대, 예를 들면 신라 시대의 민족 문화는 그 당시의 조각, 건축, 미술, 기타의 공예뿐만 아니라 기록으로 남겨진 모든 제도와 규범, 사상, 생활 감정 등을 통한 유추로써만 인식이 가 능한 것이다.
문화의 내용에는 인간이 만든 일체의 도구와 용기 및 그것을 사용하는 기술을 비롯해서 경제, 사회 조직, 종 교, 언어, 예술 등 인간 행동의 모든 산물이 다 포함된 다. 이러한 문화의 내용들은 인간과 사회가 존속하기 위 해서 필요한 기본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수단이다. 개인 과 마찬가지로 사회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기능적으로 필 요한 몇 가지 전제 요건이 있다. 그것들은 생물적인 것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것일 수도 있으며 심리적인 것일 수 도 있다. 그 어느 한 가지라도 만족되지 못할 때 그 사회 의 존속에 위험을 가져온다. 그런데 이러한 욕구를 만족 시켜 주는 방식은 사회마다 각기 다르다. 각 사회마다 문 화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각 사회에는 그 구성원의 행동과 생활을 지배하고 있 는 특유한 법칙 · 원리 또는 이념이 있다. 그것들에 의하 여 모든 문화의 내용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는 운동 경기나 게임의 규칙과 같은 것이며 언어의 문법과도 유사한 것이다. 그런데 문화에 있어 규칙이나 문법은 어느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그 문화를 형성하고 향유하는 사람들 대부분에 의해서 오랜 역사를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운동 경기나 게임 또는 언어 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규칙과 문법을 찾아내는 것과 마 찬가지로, 문화의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것들이 내포하고 있는 상징과 의미를 추상해 냄으로써 문화의 내용을 지배하고 있는 이념과 원리 또는 법칙을 찾아내 야 한다. 문화의 내용들이 모두 한 가지 이념이나 원리에 일치할 때 그 문화는 통합된 형태를 취하며, 이를 문화 유형이라고 한다.
〔유 형〕 인류학과 사회학 및 심리학을 비롯한 사회 제 과학에서 '문화 유형' (culture pattern)을 논의할 때에는 우 선 한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개개의 문화 요소를 별개의 것으로 연구하지 않고, 그것들이 상호 관련된 전체로서 의 문화를 연구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이유 는 문화가 관습이나 제도 또는 물질적인 요소의 단순한 기계적 총화(總和)가 아니라 유기적 전체로서 상호 관련 된 통일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의 물질적 요소와 관습 · 제도 · 인간 행위들이 그 사회의 특유한 목 적과 문화의 통합 원리, 이를테면 그 사회 성원들간의 공 통적인 지배 원리와 가치 체계에 따라 모순 없이 일관성 을 지닌 결합 구조를 이룰 때, 그 문화는 내적으로 통일 성을 가지게 되며, 통합된 문화의 유형을 나타내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문화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문 화에 전체적으로 흐르고 있는 근본적인 정신성, 즉 문화 의 진수(眞髓)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문화 요소들을 배열하고 결합시키는 문화의 주도적인 목적이나 중심 사상 또는 통합 원리와 같은 문화 가치가 다를 때, 각 문화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전체 구조와 양 식을 나타낸다. 즉 한국과 중국 · 일본의 문화 요소들 가 운데 비슷한 것들이 많으면서도 각기 문화 유형을 달리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두 사람의 건축공이 똑같은 모양의 벽돌과 똑같은 양과 질의 시멘트를 가지 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들을 구성하는 목적과 설계 방식 에 따라 한 사람은 담을 쌓는데 또 한 사람은 차고를 만 드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인간 사회는 제각기 다른 사회와 구별되는 특유한 목적과 문화의 통합 원리를 가지고 있 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화 유형을 가지게 된다. 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문화 유형의 연구는 문화 통합의 심리학적 측 면, 특히 문화와 인성(人性) 및 국민성을 연구하는 방법 론적 출발점으로서 매우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인류학 자 중에서 사회적 성격과 관련시켜 문화 유형을 연구한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베네딕트(Ruth Benedict)였다. 베네 딕트는 저서 《문화의 유형》(Patterns of Culture, 1934)에서 3개의 전혀 다른 미개 민족(추니족, 도부족, 과큐틀족)의 문 화 통합 형태를 분석하여 그 민족들의 사회적 성격과 문 화 유형을 기술하였는데, 문화 유형을 설정함에 있어 니 체가 그리스 비극의 연구에서 쓴 용어를 빌려 추니족과 과큐틀족의 문화 유형을 아폴로형과 디오니소스형으로 대비시키고, 도부족의 문화 유형을 정신 병리학에서 유 추하여 편집병형(偏執病型)이라고 명명하였다.
아폴로형 문화를 대표하는 푸에블로 인디언의 추니족 은 그들의 집단적인 종교 생활과 사회적 태도에서 전통 적인 의례를 존중하고 관용과 평화 · 중용 · 절제를 지키 는 진지한 면이 있는 데 반하여, 디오니소스형 문화를 대 표하는 과큐틀족에서는 황홀경에 들어가려는 종교 의례 및 부와 명예에 대한 강한 집착 · 경쟁 · 특권 의식 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편집병형 문화를 대표하는 도부족에 서는 마법을 통한 주술성(呪術性)과 사기 · 질투 · 시 기 · 피해 망상 등을 볼 수 있다. 끝으로 일본 문화의 유 형을 분석한 베네딕트는 저서 《국화와 칼》(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1946)에서 수치의 문화와 상하 위계 제도에서의 일본인의 행동 양식과 사고 방식을 역사를 통한 사회 · 문화 심리적인 차원에서 예리하게 분석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에서 발생되는 문화의 상대성 혹 은 문화 상대주의는 다른 문화와의 관계에서 어떤 종류 의 상호 만남과 자기 문화의 초월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 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문화 상대주의가 윤리 상대 주의로 귀결될 경우, 문화 상대주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의 차이성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이라는 기본적인 의도를 오히려 약화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될 것 이다.
〔내재 변화와 접촉 변화〕 한 사회의 문화가 변화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중에서도 문화 변동의 가 장 중요한 두 가지 원인은 한 문화 체계 안에서 새로운 문화 요소가 발명 또는 발견되었을 때 일어나는 경우와, 성격이 다른 두 개 이상의 문화 체계가 접촉함으로써 외 래의 문화 요소가 전파될 때 일어나는 경우이다. 전자를 문화의 내재 변화(內在變《)라고 하고 후자를 접촉 변화 (接觸變化, acculturation, contact change) 또는 줄여서 접변 (接變)이라고 한다. 이 접촉 변화의 개념은 마치 현재 우 리 나라의 고유한 전통 문화가 일본이나 서유럽의 문화 와 접촉함으로써 변형되어 가는 현상과 같다. 1935년에 미국의 '사회 과학 연구 협의회' 는 이 개념에 대해 정의 하면서 문화 접변(혹은 문화 적응 변용)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집단들이 계속적이고 직접적으로 접촉함으로 써 또는 양편 집단 본래의 문화 유형에 변화를 일으켰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규정하였다.
문화의 접촉 변화는 두 문화가 접촉하는 양상과 외래의 상이한 문화가 전파되고 수용되는 상황 및 변화의 과정에 따라 그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 우선 첫 번째로, 서로 다른 문화가 접촉한다고 해서 반드시 접촉 변화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상이한 문화가 서 로 접촉하더라도 각 문화의 요소가 계속되는 접촉만을 유지할 경우가 있는데 이를 양편 문화의 공존(共存)이라 고 한다. 두 번째로, 국가나 민족 간의 정복과 식민지 상 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외래 문화의 전파와 수용이 강 제적일 경우에는, 수용하는 쪽의 문화 통합 정도가 강하 면 반동 현상 내지 복고 운동이 일어나지만, 문화 통합 정도가 약하면 재래 문화는 외래 문화에 의해서 구축 내 지는 대치된다. 세 번째로, 국가간의 문화 교류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외래 문화의 전파와 수용이 자발적이고 양편의 문화 통합 정도가 강하다면 두 문화 사이에는 마 찰과 저항이 없이 취사 선택에 의한 조화 있는 융합의 현 상이 나타난다. 문화의 접촉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에는 작은 문화 요소의 변화일지라도 그것이 전체 문화에 미 치는 영향은 크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심리적 갈등을 일 으키고 여러 가지 관념과 가치의 재교육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접촉 변화의 과정에는 간혹 사회적 불안과 개인 의 심리적 부적응을 초래하고 반사회적 행동과 신경증의 행동을 일으키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지기도 하는데, 흔히 이를 아노미(anomie) 현상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 나라의 고유한 전통 문화가 일본 문화 나, 서유럽 문화와 계속 접촉하면서 변화되어 가는 과정 에 과연 평화로운 공존 내지 조화된 융합의 형태를 가질 것인가 아니면 점차적인 대치의 과정 끝에 재래 문화가 소멸되어 버릴 것인가 하는 등의 문제는 우리 나라의 고 유한 전통 문화가 현 단계에서 가지는 통합 능력의 문제 와 아울러 외래 문화를 받아들이는 우리 민족의 태도 및 창의성에 전적으로 관계된 문제이다. (→교회와 문화 ; 문화 순응 ; 토착화)
※ 참고문헌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문화에 대한 다학문 적 접근》, 서울대학교, 1995/ 전경수, 《문화의 이해》, 一志社, 1994/ 韓 相福, 〈文化의 概念〉, 《운현》 13집, 덕성여자대학교, 1982, pp. 30~38/ Ruth Benedict, Patterns of Culture, Boston, Houghton Mifflin(김 열규 역, 《문화의 패턴》, 까치, 1980)/ Leslie White, The Concept of Culture, Minneapolis, Burgess Publishing Co., 1973(李文雄 역, 《文化의 概念 文 化決定論과 文化進化論의 立場》, 一志社, 1977)/ Lourdes Arizpe ed., The Cultural Dimensions of Global Change : An Anthropological Approach, Paris, UNESCO, 1966/ James Clifford · George Marcus eds., Writing Culture : The Poetics and Politics of Ethnography,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86/ Nicholas Dirks · Geofff Eley · Sherry Ortner eds., Culture . Power and History : A Reader in Contemporary Social Theory,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4/ Alfred Koreber · Clyde Kluckhohn, Culture : A Critical Review of Concepts and Definitions, New York, Vintage Books, 1963(1952) George Marcus · Michael Fischer, Anthropology as Cultural Critique An Experimental Moment in the Human Science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6. 〔韓相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