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등 공식 전례 때 세례를 받은 여성 신자들이 쓰는 머릿수건. 일반적으로 흰 색과 검은 색 두 가지가 사용되 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흰 미사보를 쓰고 장례 미사에 는 검은 미사보를 사용한다.
여성이 머리를 가리는 관습은 구약 시대에도 있었는 데, 여성들은 자신과 결혼하는 남자를 만나러 갈 때 솔 (shawl)같이 생긴 커다란 베일로 얼굴을 가렸다. 이때 베 일은 그 여성이 미혼임을 상징하였다. 예를 들어 리브가 가 이사악을 처음 만날 때 베일로 얼굴을 가렸다(창세 24, 65). 여성뿐 아니라 남자들도 하느님 앞에 나갈 때는 얼굴을 가렸는데, 모세와 엘리야는 야훼의 현존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출애 3, 6 ; 1열왕 19, 13).
신약 시대에 여성의 베일은 외출하기 위해 걸쳤던 부 드러운 천으로 된 큰 외투(himation, palla)의 한 부분이었 으며, 특별히 전례 기간 동안에는 머리를 가리는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베일은 로마 제국의 다른 곳에서는 남자 와 여자 모두에게 필요한 실제적인 물품이었으며, 로마 의 기혼 여성들은 자신들을 미혼 여성과 구별하는 표시 로 베일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1세기경에 유대인들과 그 리스도교 여성들은 뚜렷한 이유 없이 의복과 분리된 베 일을 착용하기 시작하였고, 베일을 쓰지 않고 공적으로 다니는 것도 가능하였다. 한편, 다르소(Tarsus)와 시리아 (Syria)에서 여성들의 얼굴 부분을 덮는 베일은 그들의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여성 신자들이 교회의 공식 예절 때 머리를 가리는 관습이 시작된 것은 사도 바오로가 고 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를 공적으로 언급(1고린 11, 3-6)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유대인들과 유 대계 그리스도인들의 공적 모임에서는 여성들이 머리를 가리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러한 관습이 사도 바오로에 의해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요구된 것이다. 그는 여성의 머리는 남편을 상징하기에 교회의 공식 예절에 참여할 때 여성들은 머리를 가리라고 했다. 그러나 이러 한 바오로의 요구는 머리를 가리는 것이 당시의 그리스 도교 풍습이라는 의미일 뿐, 절대적이고 본질적인 신앙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1고린 11, 16).
이러한 풍습은 이후 교회 전례와 역사에 도입되었으 며, 초기 교부들은 베일의 착용에 대해 자주 언급하였다. 테르툴리아노(160-223)는 자신의 저서들에서 여성들의 단정한 몸가짐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2~3세기 교회 신 자들의 엄격한 신앙 생활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동정 녀의 베일》이라는 저서에서는 여자들이 성당에서나 길거 리에서나 베일을 쓰고 다닐 것을 요구하였다. 치프리아 노(?~258) 역시 그의 저서 《동정녀들의 복장》에서 테르 툴리아노와 비슷하게 여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복 장을 소박하게 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보석이나 화려한 장식 등 몸치장에 재물을 소비하지 말고, 그 대신 가난한 이웃들에게 자선과 사랑을 실천하라고 가르쳤다. 이러한 교부들의 가르침은 수도 생활을 원하는 여성들이 늘어나 면서 새롭게 발전하여, 3세기경부터는 그리스도와 맺은 영성적인 혼인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주교들이 베일을 축 성하여 동정녀들에게 나누어 주고 착용하게 하였다. 이 것이 현재 수도자들이 쓰는 베일이 되었다.
반면, 일반 신자들에게는 사도 바오로의 강력한 권고 와 초기 교부들의 엄격한 가르침으로 인해 신앙인으로서 의 소박한 생활과 정숙한 몸가짐의 한 표현으로 전례 때 미사보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분에 따라 화려한 장 식과 재질에 차이가 있기도 하였지만, 교회는 전통적으 로 흰 색 미사보를 선호하였으며, 미망인인 경우에는 검 은 색을 주로 사용하였다. 그것은 미사보를 쓴 그 사람이 세례성사를 통해 깨끗해졌다는 순결의 의미를 흰 색이 담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시대의 발전과 남녀 평등 사상이 보편화된 현대에 들 어서는 미사보를 쓰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물 론, 여자들에게만 미사보를 쓰도록 강요하는 것은 논란 의 여지가 있지만, 미사보를 통해 드러나던 단정함과 겸 손을 지니도록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리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영성체를 할 때 미사보를 쓰지 않으면 안된다든 가, 미사보가 없으면 미사와 기타 전례와 성사에 참례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다.
※ 참고문헌 F.L. Cross · E.A. Livingstone, 《ODCC》, p. 1430/ D.R. Edwards, dress and ornamentation, 《ABD》 2, pp. 232~238/ M.L. Held, 《ABD》14, pp. 589~590/R. Lambin, Paul et le voile des femmes, 《CLIO》, 1995. 2, pp. 61~84(변기찬 역, <사도 바오로와 여성의 베일에 관한 고 찰>, 《신학 전망》 116호, 1997. 봄, pp. 111~128). 〔崔成愚〕
미사보 - 布 〔라〕velum 〔영〕v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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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미사보는 신앙인으로서의 소박한 생활과 정숙한 몸가짐의 한 표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