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중 성찬 전례에서 사용되는 순수하게 발효시킨 포도액. 일반적인 포도주와는 다른 방법으로 숙성시킨 이 포도주는 성변화 때에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변하는 데, 오직 미사에만 사용하기 때문에 '미사주' 라고 부른 다. 일반적으로 포도는 그리스도인들이 믿고 따르는 참 된 포도나무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상징(요한 15, 1-6)하기도 한다.
과월절 축제의 저녁 식사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엄격 한 순서에 따라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먹으며 포도주 를 마셨는데, 이때 포도주를 잔에 가득 채워 기도를 드린 후 4번에 걸쳐 온 가족이 돌아가며 마셨다. 그 이유는 "나는 이집트인들의 강제 노동에서 너희를 빼내고, 그 종살이에서 구해 내리라. 팔을 뻗어 큰 심판을 내려서 너 희를 구원하리라. 그리고 나서 너희를 내 백성으로 삼고, 너희 하느님이 되어 주리라"(출애 6, 6-7)고 말씀하신 것 처럼 이집트에서의 해방을 네 단계로 여겼기 때문에 과 월절을 네 단계로 기념하면서 네 번에 걸쳐 포도주를 마 셨던 것이다. 이 가운데 세 번째 잔이 가장 중요한데, 세 번째 잔을 채우면서 창조하시고 구원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자비와 축복을 비는 긴 기도를 바치기 때문
복의 기도를 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포도주는 많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지만, 성찬 전 례에서의 포도주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왜냐 하면, 포도주는 미사 중에 거행되는 성체성사를 통해 새 로운 계약을 맺기 위하여 흘리시는 그리스도의 피에 대 한 성사적 표지(標識)일 뿐만 아니라(마태 26, 27-29 ; 1 고린 11, 25-26), 그리스도의 사랑에 참여하고 그분 안에 머무르게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최 후 만찬 때 포도주 잔을 들고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로운 계약, 여러분을 위하여 쏟는 것입니다"(루가 22, 20) 라고 말씀하심으로써, 포도주는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의 상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리 스도의 피로 변화되어 예수 그리스도가 온전히 우리 가 운데 현존해 계신다는 사실을 보증해 주었다. 따라서 미 사 때마다 이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심으로써 우리 는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고 그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 하게 되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우리가 찬양하는 찬양의 잔은 그리스 도의 피와 맺는 친교가 아닙니까?'1고린 10, 16)라고 함 으로써, 미사 때에 봉헌되고 사용되는 포도주가 그리스 도의 성혈(聖血)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35?~110?)는 성체성사의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피와 같다고 하였고(〈로마 교회에 보낸 서한> 7, 3), 예루살 렘의 치릴로(315?~387)도 포도주가 확실하고 완전하게 그리스도의 피로 변화됨을 가르쳤다(Mystagogical Catechesis
1, 7 ; 2, 9 ; 4, 1-3. 5. 7).
한편 성찬 전례 중에 포도주에 소량의 물을 섞는 것은 유대인이나 그리스인이나 로마인들이 포도주 농도를 낮 게 하거나 맛이 더 나도록(2마카 15, 39) 물을 섞어 마신 데서 유래한다. 그런데 이러한 관습이 교회의 전례에 도 입되면서 깊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초대 교회 에서 물은 백성과 군중을 상징(묵시 17, 15)하였기에 미 사 중 포도주에 물을 조금 섞는 것은 인간과 예수 그리스 도와의 일치를 뜻하였다. 중세에는 여기에 여러 가지 상 징적인 해석을 덧붙었다.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 성(神性)과 인성(人性)의 일치뿐만 아니라, 인간이 하느 님의 본성(本性)에 참여함을 뜻하기도 하였고(2베드 1, 4), 십자가 상에서 창에 찔린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흘 러 나온 피와 물(요한 19, 34)을 의미하거나, 우리의 작은 희생들을 그리스도의 위대한 희생에 합쳐 봉헌한다는 의 미를 지닌다고도 하였다. 그 외에도 성작 안의 물이 포도 주에서 분리될 수 없듯이 우리도 구세주로부터 떨어질 수 없음을 뜻한다고도 하였다.
교회의 전례 규정에 따르면 미사 때 사용되는 포도주 는 포도 열매로 생산된 순 자연술이어야 하며, 아무것 도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 포도주여야 한다. ··· 포도 주는 완전한 상태로 보존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포도주가 시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미 사 경본의 총지침》 284~285항). 이러한 점은 교회법에서 도 "포도주는 포도로 빚은 천연의 것으로 부패하지 아니 하여야 한다" (924조 3항)고 강조하고 있다. 교회의 규정 에는 포도주의 색깔에 대해서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단지 16세기부터 성작 수건의 사용이 일반화되자 붉은 포도주보다는 하얀 성작 수건에 물든 표가 잘 안 나 는 백포도주를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 천주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미사주는 동양 맥주주식회사에서 1977년부터 공급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주교 회의가 1975년부터 추진해 온 미사주 국산화 의 결실이었다. 순수하게 포도만 사용하여 만든 이 미사 주는 '마주앙' 상표(商標)에 한국 천주교회가 인정한 '미사주' 라는 단서가 명시되어 있다.
※ 참고문헌 D. Sesboüé, 김경환 역, <술[酒]>, 《신학 전망》 49호 (1980. 여름), pp. 71~73/ W.F. Dewan, Eucharist as Sacrament, 《NCE》 5, pp. 601~605/ J.P. Lang, 《DL》, p. 646/ 하성호, <성체성사 내용의 기본 구조>, 《경향잡지》 1500호(1993. 3), pp. 106~109. 〔崔炯洛〕
미사주 - 酒 〔라〕vinum 〔영〕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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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성찬 전례 때 성작에 미사주를 따르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