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감정을 상하게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심리적인 반발 상태. 즉 미움의 대상을 제거하 고자 하는 욕구를 통해 강화되는 일종의 혐오감.
〔심리학적 의미〕 미움은 단순히 일시적인 기분을 가리 키는 것이 아니라, 악한 의도를 동반하여 미움의 대상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계획하는 확고한 태도 또는 성향 을 가리킨다. 그렇기 때문에 미움은 단순히 대상에 대한 감정적인 혐오로, 그 대상을 회피하지만 파괴하지 아니 하는 반감과는 구별된다. 미움은 본질적으로 반사회적이 고 자기 중심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움은 일반적으로 유아기 또는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드러나는 사랑에 대한 욕구가 총족되지 않거나 좌절될 때 발생한다. 아울러 성숙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요인 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방법으로 성숙되지 않고 방해를 받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미움은 질투, 시 기, 앙갚음 또는 원한 등의 감정을 유발시키는 촉매 작용
도 한다. 이러한 태도들은 빗나간 사랑의 결과로 형성된 다. 이렇게 볼 때 미움은 충족되지 아니한 사랑을 되찾으 려는 욕구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기대하는 사랑이 충족되지 않을 때 각 자의 고유한 개성에 따라 여러 가지 반응으로 미움을 표 출시킨다. 미움은 언어 · 행위 · 표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특히 감정을 자극하여 잔인하고 야만적이며 때로는 범죄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하며 극단적인 경우 파괴적인 힘을 폭발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미움이 지향 하는 대상은 매우 광범위하다. 그러나 근원적으로는 충 족되지 않은 사랑과 인정에 대한 보복으로서 인격의 파 괴를 그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살인까지 도 초래한다. 아울러 미움은 단지 인간과 사물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미움으로까지 전이(轉 移)되고 확대되기도 한다.
미움이 사랑을 회복하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면 사랑 을 통해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 미움은 사랑에 대한 욕 구가 방해를 받고 차단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신뢰에 토대를 두고 있는 사랑을 통해서만이 미움은 변 화될 수 있는 것이다. 미움은 사랑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미움은 그 자체로 아무런 가치를 소유하 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성서적 의미〕 성서는 미움과 사랑을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아울러 성서는 인간 사이에 미 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해 주며(창세 4, 2-8), 미움이 표현되는 정도도 매우 다양함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미움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성서 는 인간은 개인적인 이유(창세 26, 27 ; 판관 11, 7) 또는 정치적인 이유(1마카 7, 26 ; 11, 21) 때문에 미움에 사로 잡혀 적대적인 관계에 돌입하게 된다고 한다. 한 남편이 아내에게 싫증을 느낄 때(창세 29, 31) 또는 사랑하는 마 음이 갑자기 미워하는 마음으로 돌변할 때(2사무 13, 15 이하), 또는 어떤 사람을 냉대할 때(신명 21, 16 이하)에도 미움에 사로잡힘을 보여 준다.
하느님은 무엇보다도 우상 숭배를 미워하고 겉치레뿐
인 예배(아모 5, 21)와 죄악을 미워한다. 하느님은 악을 미워하기 때문에 의인들 역시 악을 미워해야 한다는 요 청을 받는다(시편 97, 10). 악인들이 악을 사랑하고 선을 미워하는 것처럼 의인들은 선을 사랑하고 악을 미워한다 (미가 3, 2). 악인들은 하느님과 의인들을 증오하며 결국 악인들은 패망의 운명에 놓이게 된다(시편 34, 21 ; 35, 19 ; 60, 4). 의인들은 악을 미워하기 때문에 하느님의 편 에 가담한다(시편 26, 5). 아울러 의인들은 하느님으로부 터 총애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미움을 받는 대상으로 부각 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하느님 자신도 미움의 표적이 된 다(1사무 8, 7 ; 예레 17, 14-15). 즉 하느님도 미움의 대 상이 된다(요한 15, 18 이하). 하느님을 미워한다는 것은 계시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적인 소명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분의 명령을 무시하고 그분의 백성을 박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미워한다 는 것은 불신앙과 타협하고 하느님과 불신의 관계에 돌 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시편 50, 18-21). 특히 성서는 형제에 대한 미움을 금지하고 있다(레위 19, 17 : 신명 19, 11 이하). 형제를 미워하는 것은 어두움 속에서 살고 있 는 것을 의미한다(1요한 2, 9). 어두움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삶의 방향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1 요한 2, 11).
예수는 신앙인들에게 미워하지 말라고 요구한다(루가 6, 27). 그래서 사도 요한은 형제를 미워하는 행위를 살 인과 동일시하였다(1요한 3, 15). 더 나아가 예수는 원수 까지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마태 5, 43 이하). 제자들은 예수 때문에 모든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을 것이고(마태 10, 22), 예수를 미워하는 자는 예수를 파견한 아버지까지도 미워할 것이다(요한 15, 23). 예수 때문에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하느님께 속해 있다는 것 을 의미하고, 바로 그 때문에 축복을 받는다(루가 6, 22). 또한 예수의 제자들은 부모와 형제는 물론 심지어는 자 기 자신까지도 미워해야 한다(루가 14, 26). 하지만 이러 한 미움은 지상 세계와 맺고 있는 모든 유대 관계를 상대 적인 차원에 두어야 한다는 요구로 이해하여야지 심리적 인 미움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윤리 신학적 의미〕 미움과 사랑은 삶을 살아가는 두 가지 방식이다. 미워한다는 것은 삶을 파괴하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삶을 건설하여 새로운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미움은 이러한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사랑 의 능력을 제한시키고 무력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 다. 미움은 미움의 대상을 해치고 파괴하고, 미움을 품고 사는 사람의 성격을 억압하고 삐뚤어지게 하며 건강한 분별력을 왜곡시킨다. 무엇보다도 미움은 소외의 표지로 서 인간과 인간 사이를 이어 주는 신뢰와 사랑의 보편적 인 법칙과 상호간의 연대성을 파괴한다. 이처럼 미움의 목적은 파괴이기 때문에 인간 상호간의 유대 관계와 질 서를 결속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거부한다.
그리스도교 윤리의 핵심은 사랑이다. 하느님을 사랑하 고 이웃을 자기처럼 사랑하는 것이 그리스도교 윤리의 핵심이다(마르 12, 28-31).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이웃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 또한 하느님과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이웃을 사랑할 수 없다. 하느님과 이 웃을 미워하면 자신까지도 미워하기 마련이다. 사랑한다 는 것은 단순히 물질적 또는 도덕적 우월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행위이다. 사랑의 실천에는 한계가 있을 수 없 다.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권리를 따질 문제 가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루가 10, 25-37). 이런 의미에서 사랑은 인간적인 손익 계산과 이해 타산을 뛰어넘는다. 바로 이 때문에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고, 안식일 계명을 준수하 고(마르 3, 1-6) 예배 규정을 준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 다. 마지막 날의 심판 역시 사랑의 실천 여부에 따라 판 가름날 것이다(마태 25, 31-46).
믿음도 사랑으로 표현될 때 그 소중한 가치가 보장된 다(갈라 5, 6). 사랑은 성령께서 맺어 주시는 열매 가운데 첫 번째 열매이다. 사랑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실 천되어야 한다(필립 4, 5). 예외가 있어서는 안된다. 바로 여기에 사랑의 보편성이 드러난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닮아야 하 며(에페 5, 1), 이웃의 뜻을 존중하고 그의 이익을 도모하 는 데 앞장서야 한다(로마 15, 2) 그리고 하느님이 먼저 인간을 사랑한 그러한 정신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요한 3, 16). (↔ 사랑 ; → 죄)
※ 참고문헌 R. Angermair, Feindesliebe, 《LThK》 4, pp. 60~63/ W. Heinen, Haβ, 《LThK》 5, pp. 24~25/ R. Schnackenburg, Liebe, 《LThK》 6, pp. 1031~1043/ G. Holzher, Nächstenliebe, 《LThK》 7, pp. 765~771/ K.
Hörmann, Lexikon der christlichen Moral, Innsbruck, pp. 618~619/ V. Drehsen, u.a., Hg., Wörterbuch des Christentums, Gütersloher, 1988, pp. 456~457/ G. Kittel Hg.,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Michigan, 1985(요단출판사 번역위원회 역, 《신 약성서 신학 사전》, 요단출판사, 1986, pp. 672~674)/ X. Léon-Dufour ed., Vocabulaire de Théologie Bibique, Paris, 1977(광주 가톨릭대학 역,《성서 신학 사전》, 분도출판사, 1984, pp. 174~176) 《기독교 대백과 사전》 6, 기독교문 사, 1982, pp. 872~876. 〔安明玉〕
미움 〔라〕odium 〔영〕hat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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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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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은 본질적으로 반사회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특성을 지니는데, 때로는 잔인하고 야만적이며 범죄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