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美學 〔라〕aesthetica 〔독〕Äesthetik 〔영〕aesth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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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은 '미란 무엇인가' 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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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은 '미란 무엇인가' 로부터 출발한다.

미적(美的, ästhetisch) 현상을 총체적으로 다루며, 예술 에 대한 제반 문제까지 탐구하는 학문.
〔근본 문제〕 미학의 근본 문제는 '미(美, Schön)란 무 엇인가? 로 귀결된다. 독일어에서의 미는 원래 '보는 것' (Schauen, Anschauen)과 어원적으로 관계가 있다. 하지 만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보는 것, 즉 직 관이나 관조를 의미한다. 따라서 '미적' 이란 창조(crea- tion)와 향수(享受, appreciation)의 영역에서 '보는 일' 의 원리와 연관된다. 대체로 미는 넓은 뜻에서 미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다.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티카(Aesthetica)는 그리스어 '아 이스테시스' (αἴσθησις, 감각)에서 유래하였으며, '미학' 이란 학명(學名)을 최초로 부여한 학자는 바움가르텐(A. G. Baumgarten, 1714~1762)이다. 고급 인식 능력은 이성적 인식이며 개념적 인식인 데 반해, 저급 인식 능력으로서 의 논리학은 불명료하고 혼연한 감성적 인식이다. 실질 적으로 하나의 독자적인 학문으로서의 성격을 미학에 부 여한 사람은 칸트(I. Kant, 1724~1804)이다. 칸트는 근대 미학 사상을 완성하였고, 그로부터 현대 미학 사상이 비 롯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미학 논의와 더불어 다양한 방 법론을 도입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미의 학(學) 이 아니라 미적인 능력에 관한 비판을 논의했고, 미적인 학 대신에 미적 기술 즉 예술이 있다고 하였다. 만약에 미의 학이 있다고 한다면, 증명 근거에 의해 어떤 것이 아름다운가 아름답지 않은가를 규정할 수 있어야 할 것 이다. 그렇지만 미에 관한 판단은 그와 같이 '학' 에 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취미 판단(Geschmacks- urteil)에 속하는 일이다. 따라서 칸트에 의하면 미의 학은 있을 수 없고 오직 미의 비판 혹은 판정만이 있다고 하였 다. 그런 까닭에 미에 관해서는 오직 비판적 판정만이 있 을 수 있으며, 이에 관한 학문적 탐구는 곧 취미 판단에 관한 '판단력 비판' 으로 이어진다.
미학은 미' 라는 가치 영역뿐만 아니라, '예술' 에 관 한 학문으로서의 '예술학' , '예술 철학' 및 '비평 철학' 모두를 포함한다. 미가 오직 예술에서만 구현된다거나 예술의 목적이 오직 미의 구현에만 있다고는 할 수 없을 지라도, 예술이란 미가 드러날 수 있는 주된 장소이다. 예술은 우리가 미를 발견하고 향수하며 체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이 되는 까닭에 미와 예술은 특수한 상관 관계를 갖는다. 이런 이유로 때로는 미학이 곧 예술 철학 과 동일시된다. 그리하여 '미란 무엇인가' 로부터 출발한 미학이 오늘날 '예술의 본질이 무엇이냐 의 물음으로 바 뀌었다. 이에 근거하여 많은 예술 철학자들이 예술의 본 질에 대한 정의(定義)를 시도하고 있다. 결국 미학 또는 예술 철학은 예술가들의 작업, 창작과 관련된 지적인 문
제들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에서 출발한다. 여기에서는 여러 가지 예술 형태의 본질이 연구되고 그 성격이 규명 되며, 그 상호간의 관계가 탐구된다. 또한 예술 작품 혹 은 미적 대상을 평가하고 감상하기 위한 기준이 무엇인 가를 물으며, 도덕 · 종교 · 과학 · 경제 활동 · 환경 등과 같은 인간의 다른 문화 영역들과의 관계를 분석 고찰한 다. 그리하여 미와 예술에 관한 제반 문제를 탐구함으로 써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조화롭게 이끌어 가는 데에 미 학의 근본 의의가 있다. 풍요롭고 조화로운 삶의 경지가 곧 아름다운 영혼의 표출인 것이다. 이것은 미적 문화 내 지 예술 문화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이다.
〔내용과 접근 방법〕 특히 현대 미학에서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과 접근 방법은 다양하다. '아름답다' 라는 용 어가 미학에서 널리 통용된다 하더라도 미학적인 관심을 끄는 가치를 지니는 많은 대상들 가운데에는 아름답다고 하기에는 부적절한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아름다 움이 미의 유일한 속성은 아닐지라도 중요한 한 속성이 라고 상정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적인 대 상들 외에도 우리가 '아름답다' 라는 형용사를 적용할 수 있는 많은 대상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용 : 미의 개념은 그 성립 근거에서 볼 때 크게 객관 적인 측면과 주관적인 측면으로 나뉘어진다. 객관적 미 학은 일반적으로 미적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편 타당한 존재로서 연구한다. 이에 반해 주관적 미학은 미적 대상
을 판단하고 향수하는 근거를 주체의 태도나 주관의 심 적 작용에 둔다. 또한 미의 체험은 객관적이고 지적 측면 인 '미적 직관 작용' 과 주관적 정적 측면인 '미적 정감 작용' 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전자의 입장을 주지주의 (主知主義) 미학, 후자의 입장을 주정주의(主情主義) 미 학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미의식(美意識)의 구조는 직관 작용과 정감 작용의 두 계기가 서로 합일되면서 이루어 진다. 따라서 이는 상대적인 의미에서 나누어진 입장이 라 하겠다.
미적 대상은 형식과 내용의 양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형식 미학 가운데에는 지적 내용이나 감정적 내용을 부 인하는 순수한 감각적 형식주의가 있다. 그런가 하면 추 상화된 형식에만 미를 용인하는 추상적 형식주의나 감각 적 소재의 물리적 형식을 미적 계기로 용인하는 구체적 형식주의가 있다. 내용 미학에는 셀링(F.W.J. Schelling, 1775~1854)이나 헤겔(G.W.F. Hegel, 1770~1831)이 주장하 듯 이념이나 정신, 본질과 같은 지적 내용을 중시하는 주 지주의적 내용 미학이 있다. 그리고 립스(Th. Lipps, 1851~ 1914)의 감정 이입론(感情移入論)에서와 같이 감정 내용 을 강조하는 주정주의적 내용 미학도 있다. 하지만 미의 구성 요소인 형식과 내용은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 왜냐 하면 형식은 내용의 존재 양식이요, 내용은 곧 형식 가운 데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그릇과 그릇에 담긴 물과의 관계와 같다. 특히 현대 미학에 있어서 미적 대상 의 구조는 형식과 내용이 서로 유기적인 통일체로 이루 어져 있어 그 한계를 명확히 긋기가 어렵다.
미가 대상 안에 내재하는 어떤 것이라면, 그 대상을 예 술 작품이게 해주는 성질은 과연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예술은 공감적 표현이다. 그것은 어떤 대상을 드러내 보 여 줄 뿐만 아니라, 우리를 그 대상과 결합시켜 준다. 우 리는 미적 탁월성에 관한 문제를 형식에 관한 이론과 표 현에 관한 이론으로 나누어 인식한다. 형식적인 입장에 서면 무엇이 대상을 아름답게 하는가를 설명하려 한다.
이를테면 아름다운 사물을 즐길 때에 우리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설명한다. 즉 내부의 감정이나 정서가 어떻게 밖으로 드러나는가의 문제에 관심을 보인 다.
미적 경험을 통하여 우리의 감정들이 일깨워지지만 이 감정들은 어떤 특별한 상태로 바뀌어진다. 미적 경험에 서 일깨워진 감정들은 일종의 공통감의 형태로 보편적으 로 전달된다. 예컨대 시(詩)에 등장하는 '햇살' 이나 '구 름' 같은 말은 어떤 기상학적인 사실이나 실제적인 관심 과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어떤 감정들을 표현한 것이고, 이는 우리들에게도 비슷한 감정들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예술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예술이 표 현하는 것은 실재의 감정이기보다는 감정에 관한 관념들 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의 언어가 실재의 사물들이나 사 건들이 아니라, 그것들에 관한 관념을 표현하는 것과 같 다. 만약에 예술이 슬픔이나 기쁨을 직접적으로 표현하 여 우리를 거기에 빠져 들게 한다면 거기에는 관조의 거 리가 전혀 없다. 우리는 슬픔이나 기쁨에 직접 빠져 들기 보다는 미적 거리를 취하며 향수한다. 예술은 인간의 감 정에 대한 상징과 관념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예술이 인간 감정의 상징적인 형식이라면 예술에서 상징화되는 것은 일차적으로 인간의 정서와 감정들이다.
아름다운 것이란 무엇보다도 바라볼 때에 즐거움을 주 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개별적이며 구체적인 즐거움으 로부터 출발하지만 그것은 보편적이며 일반화된 즐거움 이어야 한다. 이것을 반성적 즐거움이라 한다. 왜냐하면 나와 너, 우리가 같이 향수하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어 떤 대상을 즐길 때에 특정한 이해 관계나 유용성을 위해 서가 아니라 오직 그 자체를 즐기는 까닭은 인간이 근원 적으로 '유희(遊戱)하는 존재' 이기 때문이다. 이 유희는 단순한 논리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필연성과 외적 우 연성, 다양성을 하나로 어우르는 조화의 충동이다. 최고 수준의 예술 작품에서는 내용과 형식, 물질과 정신, 감성
과 이성이라는 두 대립 요소들 사이 에 완벽한 결합과 균형이 이루어진 다. 일찍이 실러(F.J.C. von Schiller, 1759~1805)는 "인간은 유희할 때에 만 온전한 인간이다" 라고 하였다. 미적 유희야말로 미적 문화 창조의 동인(動因)이며 인간성을 한 단계 높이 승화시켜 주는 힘이다.
접근 방법 : 미학의 내용을 이루 는 요소와 미학의 접근 방법은 긴밀 한 관계에 놓여 있다. 미학의 접근 방법은 크게 경험주의적이고 실증적 인 경향과 합리주의적이고 관념론적 인 경향으로 나뉘어진다. 이 두 가지 경향은 부분적으로는 서로 겹쳐지면 서 다양한 분화 현상을 보인다. 예를 들면 체계적인 미학, 분석적인 미학, 과학적인 미학 등의 분류도 이와 연
관된다.
① 경험주의적 실증론적 경향 : 이 경향은 미적 현상 을 경험적 사실이라는 관점 아래에서 논술적 귀납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미에 관한 경험 과학적 연구 경향의 효시는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이다. 그 후 18세기 영국 경험론자들의 미학 사상이 나타났다. 근대의 경험 과학적 미학에서는 경험적 사실이나 현상에 근거하여 개인이나 민족, 시대에 따른 미의식의 상이성 (相異性)을 다룬다. 특히 19세기 후반 자연 과학의 발흥 에 따라 관찰과 분석에 의해 귀납적으로 미의 본질이나 목적 등을 규명하려 한다.
'심리학적 미학' 은 경험적 사실로서의 미적 현상을 인 간의 의식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 현상으로 보고 심리 학적 방법으로 관찰 · 분석 · 기술 · 설명한다. 말하자면 미의식을 구성하는 복합적 전체를 감각 · 지각 · 연상 · 상상 · 의지 · 감정 등의 심적 요소로 분석하여 관찰하는 것이다. 미적 태도의 근거를 경험적 · 귀납적 · 기술적으 로 실험적 방법에 의해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 자 기 내성법(自己內省法)에 의해 타인의 미적 태도를 관찰 하는 가운데 미적 가치 체험의 직접적 작용 과정을 설명 하고 그 특질을 감정 이입이라는 통로에 의해 설명하기 도 한다. 종래의 형이상학적이요 사변적인 미학을 '위로 부터의 미학' (Asthetik von oben)이라고 한다면, 이와 같이 실험적 · 경험적 방법에 의한 미학을 특히 '아래로부터의 미학' (Ästhetik von unten)이라 한다.
미의식과 체험은 심리적 현상만이 아니라 인간의 '생 리적' 조건과도 연관된다. 이를테면 감각 · 중추 신경· 뇌수 등에 관한 생리학적 연구의 성과를 미학의 방법론 에 적용하는 경우이다. 또한 감각과 지각의 복잡한 결합 이나 융합에 의해 미적 쾌(快)의 정서를 환기하는 경우 이다. 예술 과학은 하나의 심리-생리학적 물리학을 그 바탕에 둔다. 미적 현상은 개인의 천재성이나 미의식에 기초한 개성에 의해 실현되기도 하며, 다른 한편 개인의 개별성을 넘어선 시대 상황이나 공동체로서의 사회성 혹 은 역사성에 의해 산출되기도 한다.
'사회학적 미학' 에 있어서는 미의 사회적 의의, 효과, 미에 대한 사회의 영향을 다룬다. 미란 개인으로서의 체 험 대상이지만 더 나아가 인류 구성원으로서의 체험 대 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편 프로이트(S. Freud, 1856~ 1939)에서 비롯한 '정신 분석 이론' 은 일상 생활에서의 의식과 분리되어 있는 무의식,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인 성(人性)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또한 예술 창작의 동인, 그 내면적 전개 과정, 예술 작품에 있어서의 무의식적 조 건, 예술적 승화 등을 탐구한다.
② 합리주의적 관념론적 경향 : 이 경향에서는 미적 현상의 그 외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미는 미적 규범을 정립하고, 미적 가치의 자율성에 근거하여 정신적 가치 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에 관한 사변적 성찰은 플 라톤(Platon)이나 플로티노스(Plotinos) 이래 미학의 주류 를 이루어 왔다. 세계의 본질, 궁극적 실재, 존재의 개념 과 원리, 범주 등을 탐구하는 형이상학은 감각적 현상을
초월하여 미의 객관적 · 초감각적 · 절대적 본체를 밝혀 내려 한다. 이런 입장에서 모든 미의 규준은 초월적인 미 의 이념, 곧 이데아(ida)이다. 따라서 주관적인 미감(美 感)보다도 초월적인 미의 이데아를 미적 가치의 규범으 로 삼게 된다. 그런 까닭에 초월적이고 초감성적인 이데 아는 필연적이고 절대적인 것으로서 당위(當爲)요, 요청 이며 보편 타당성을 지닌 가치라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형이상학적 미학은 경험적 사실 이상의 보편 타당성을 지닌 초월적인 미(美)를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감 각적 현상을 넘어서고 모든 경험을 떠나 순수한 개념 구 성에 이른다.
'칼로스' (καλός, 아름다운)라는 형용사를 호메로스 (Homeros, 기원전 9세기경)는 오로지 감각적이고 구상적 인 대상에 사용하였으며, 피타고라스(Pythagoras, 기원전 582~500경) 학파는 우주의 형식적 질서 및 완전성을 조화 (harmonia)로 보고 이를 추구하였다. 플라톤의 미에 대한 가장 통일적인 서술은 《향연》(Symposium)과 《파이드로 스》(Phaidros)에 나타난다. '사랑' (eros)은 미를 향수하려 는 정신의 가장 강렬한 파토스(pathos)적 충동이며 일종 의 '광기' (mania)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정신은 이 에로스 에 인도되어 감각적 형태의 미로부터 출발하여 보다 높 은 차원의 미를 추구하며 이데아 그 자체의 미를 관조한 다. 신(新) 플라톤주의자(Neoplatonist)인 플로티노스는 미 란 존재의 근원으로서 순수한 유일자인 신으로부터 유출 된 보편적이고 영원한 이데아가 감성적 형식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하였다.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354~430)는 미의 본질로서 형 상(forma) · 단일(unitas) · 비례(proportio) · 질서(ordo) · 조 화 등의 개념을 열거하였다. 아우구스티노의 미학 사상 은 신학적 동기에 근거하면서도 악(惡)과 추(醜)에 대해 적극적으로 언급한다. 추는 그 자체로서 절대적 가치를 지니지 못하지만 전체 속에서의 대비에 의해 미를 더욱 풍부한 것으로 만든다. 그의 예술론은 자연의 모방론이 지만 정신성으로 충만된 이성적인 자연의 모방이다. 스 콜라 시대의 미학 사상은 신의 무한한 완전성인 미를 관 조하는 일이 삶의 최고 목적이라고 하였다. 토마스 아퀴 나스(Thomas Aquinas, 1225~1274)는 《신학 대전》(Summa Theologica)에서 아름다움이란 보아서 즐거운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또 그는 아우구스티노 이후 미의 근본 규정 인 완전성(integritas)과 비례를 강조한 것 외에도 명료성 (claritas)을 덧붙였다.
근대에 와서 미를 미로서 성립시키는 근거를 경험에 선행하여, 그러나 경험과 연관하여 '가능한 경험' 의 영 역에서 추구한 것이 칸트의 선험적(先驗的) 미학이다. 이신론(理神論) 혹은 합리론은 이성의 능력을 너무 과대 평가하여 독단론에 빠졌고, 경험론은 이성을 떠나 경험 에만 인식의 원천을 둔 나머지 회의론에 빠졌다. 그래서 칸트는 양 폐단을 극복하고 인식을 가능한 경험의 범위 에 한정하고, 그 한계 안에서 인식의 성립 가능성을 논의 하였다. 미의식의 선천적인 보편 타당성에 관한 연구를 한 결과 내놓은 것이 곧 그의 선험적 미학이다. 칸트의
뒤를 이은 헤겔은 관념론적 미학의 정점이라 하겠는데, 그는 절대 정신 곧 진리가 감성적으로 나타난 것이 미라 고 하였다. 이를테면 아름다움이란 절대 정신의 감각적 (感覺的) 현현(顯現)인 셈이다.
20세기 초에 대두한 후설(E. Husserl, 1859~1938)의 현 상학은 미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든 편견이나 선입견 을 배제하고 '사상(事象) 그 자체로' (zu den Sachen selbst) 환원하여 직접적으로 주어진 사실을 기술한다. 즉 현상 학에서는 의식에 직접적으로 나타난 현상을 기술한다. 다른 말로 바꾸면 이는 '본질 직관' 이다. 본질적으로 그 무엇인가에 대한 의식으로서 대상에 대한 지향성(志向 性, Intentionalität)을 갖는다. 이것은 미적 대상에 향해진 순수 의식을 밝히는 데 기여하고, 우리의 삶에 근거를 둔 미의식을 해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 다음 정신적 존재로서의 미적 대상의 구조나 존재 성격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이 존재론적 미학이다. 미의식의 근원적인 문화로서 미 자체의 존재 양식을 다룬다. 따라서 예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도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규정되는 데, 예술 작품의 근원을 존재 해명을 통해 밝히려고 한 하이데거(M. Heidegger, 1889~1976)가 대표적이다.
전개 : 구체적 경험 과학적 방법은 개개의 구체적 · 경 험적 사실을 바탕으로 귀납적으로 미감(美感)의 심리 적 · 생리적 조건 혹은 인류학적 · 민속학적 접근을 시도 한다. 하지만 정신적 가치로서의 미의 체험은 물리적 인 과 관계나 경험 현상으로만 환원될 수 없는 이념적 측면 이 있다. 한편 추상적 · 사변적 성찰에 의한 미학은 미적 가치의 근거, 본질, 의의 등을 늘 보편 타당하고 절대적 인 원리 아래에서 모색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 두 가지 접근 방법은 상호 보완 관계에 놓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 과학적인 사실 관찰을 근거로 하지만 이것을 넘어 선 어떤 근본적인 가치 이념과의 연관을 추구해야 한다.
'예술 철학' 에서는 자연미보다는 예술미에 대한 우위 가 점차로 인정되면서 중요하게 논의되었고, 칸트는 미 를 인간과 자연을 매개하는 중간항으로 삼았다. 그 후 예 술은 이념을 파악하는 정신 활동으로서 용인되었고, 철 학 체계를 하나의 전체로 완성시켜 주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였다. 말하자면, 예술이 이념 인식의 형태가 되면 서 동시에 형이상학적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그렇지만 형이상학의 한계와 더불어 예술 철학은 경험주의적 토대 또한 수용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형이상학 자체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미와 예술의 접근 관계는 자연스레 자연주의적 경향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그 결과 미학은 이념이나 규범이 아니라 경험적 기술(記 述)의 학문이 되었다. 또한, 예술 현상에 대한 구체적 연 구가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예술에 대한 경험 과학적 탐 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예술학' 이 등장하였다. 그렇지 만 예술학은 예술의 개념을 전제로 해야만 가능하다. 그 런데 무엇이 예술인가 하는 문제는 예술을 감상 · 향수 · 해석하는 비평가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기에, 여기에 비 평의 기준 문제가 새로 등장하게 되었다.
'비평 철학' 은 지금까지의 '예술' 이라는 개념을 둘러
싸고 논의된 진술에 대한 논리적 분석으로부터 출발하였 다. 문제가 되고 있는 예술의 본질은 예술에 대한 경험적 기술을 전제로 비평가의 진술을 파악해야 드러난다. 이 는 곧 비평의 기준을 제시하는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비 평가들의 실제 경험을 통한 진술을 분석하는 일은 신뢰 도와 확률에 관한 문제이지만 이것을 토대로 어떤 보편 적인 규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예술 철학의 본질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삶을 위한 미학과 전망〕 현대 사회의 삶 속에서 우리 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위기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인간의 자기 이해' 에서 부딪히게 되는 위기이다. 미에 관한 학문으로서의 미학이 어떤 방식으로 인간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인간을 위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하 는 문제는 물론 포괄적인 현실(Wirklichkeit) 혹은 실재 (Realität)의 차원에 근거를 두고 밝혀져야 할 것이다. 우 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삶의 형식들' (Lebensformen)의 다양성 안에 있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현실은 삶의 다양 성과 사회적 총체성 속에서 구성되어야 한다. 그렇게 됨 으로써 미래의 미학은 인간 상황의 부조리, 물화된 세계, 자아 상실의 위기로부터 벗어나 삶의 질적인 향상을 꾀 하고 진정으로 추구할 만한 가치를 담아 내야 할 것이다.
인간을 예술적 창조의 주체로 볼 때, 단지 형식과 법칙 으로만 예술을 논의할 수는 없다. 그래서 미학은 형식 논 리 이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또한 단순한 규칙의 체계 이상으로 보아야 한다. 미학은 곧 미의 철학으로서 이 세 상에서 살며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을 그 자신의 존재 에 비추어 해석하는 일에 그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때 미에 대한 물음은 바로 인간에 대한 물음이 되며, 이는 곧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물음이 된다. 인간 존재는 늘 세계와의 열려진 관계 속에서만 정당하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퍼(KarlPoper, 1902~1994)는 역사를 닫 힌 사회와 열린 사회가 대립 투쟁하는 과정으로 생각하 였다. 닫힌 사회란 불변적으로 고정된 금기(禁忌)의 마 술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이다. 예술의 역사는 자유로운 자기 표현의 역사요, 그 전개 과정이다. 이를테면 인간의 삶과 연관된 미적 자유의 자취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닫힌 사회를 지양할 때, 자유롭고 질적으로 가치 있는 행 복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하여 미의 문제는 곧 미적 자유와 실천, 개방성의 물음이 되거니와, 이것이 예술의 해명을 통해 밝혀질 때에 그 존재론적인 정당성을 갖게 된다.
인간은 어떤 고정된 틀 안에 갇혀 있을 수도 없거니와 규정된 개념이나 이념의 대상 안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 다. 인간은 언제나 '열려져 있는 가능성' (offene Möglich- keit)이요, '열려져 있는 문제' (offene Frage)이기 때문이 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한다. 인간은 늘 가능 존재인 까닭에 완결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며, 그렇 기에 늘 미완(未完)인 채로 있다. 우리가 인간 존재를 체 험하는 것은 곧 자유로이 개방성을 체험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개방성이야말로 인간성의 유일한 조건 이 아닐 수 없다. 자유는 일차적으로 스스로 열림과 스스
로 결정한다는 특성을 아울러 지니고 있지만, 자유란 그 것이 다른 자유를 위해 열려 있을 때에만 진정으로 의미 가 있다. 여기에 자유와 개방성의 문제가 연결된다. 경험 적으로 그것은 결코 한 인간만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사실을 뜻한다. 이는 의사 소통으로서의 자유를 말한다. 자유의 개념은 형식상 자기 규정(Selbstbestimmung)으로 파악되기는 하나, 자유롭고자 하는 자는 여타의 자유를 인정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동시에 진다. 그래서 자유의 대가는 의사 소통적인 자유의 이해에 있다. 이는 타자와 의 소통이요 세계와의 소통이다. 이러한 소통이 의미 전 달이다. 이것은 인간 자신에 대한 앎으로부터 출발한다. 인간 자신에 대한 내적 반성은 모든 삶에 속하는 일이고 그 자신에 대해 해석학적인 입장을 취한다. 여기서 해석 학적이라는 말은 상호 소통의 상황을 전제한다는 것이 다. 이로써 모든 해석학의 목적은 "사회적 상호 작용의 영역에서 그 위치를 차지함과 동시에 파악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반성적 자유"에 도달하는 데 있다. 특히 반성 이란 이해의 이해를 위한 작업이요, 결국 자기 이해를 위 한 문제이다.
또한 인간은 전인적(全人的) 인간 모습의 가능성을 미 를 통한 소외의 극복에서 찾을 수 있는데, 마르크스(K. Marx, 1818~1883)는 소외를 무엇인가로부터 또는 누군가 로부터 이간(離間)되어 떨어져 있는 상태라 하였다. 즉 주체로서의 인간과 객체로서의 세계 또는 제2의 자아 사 이에 커다란 틈이 있음을 말한다. 말하자면 지나친 인간 중심주의적 발전이 인간과 세계와의 단절을 가져오고, 곧 인간의 물화(物化)를 가져왔다는 역설이 성립된다. 원래는 친숙하고 자유로워야 할 삶의 시간으로의 일상성 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이 우리의 의식 밖에 외화(外化)
되어 마침내는 소외를 가져온다. 일 상성을 채워 가는 노동이 사회적인 실천 속에서 개인의 발전도 아울러 가져오는 것이 올바른 이치일 것이 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진정한 예술 가란 한 쪽에 치우친 전문가가 아니 라 전모(全貌)를 드러내는 총체적인 인간이다. 모든 예술가는 전체 인간 을 지향한다. 산업 혁명은 새로운 문 명의 태동을 가져왔으나,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전인적 인간으로 되는 길을 막고, 분화되고 파편화된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래서 대다수 의 노동자들이 모든 삶의 내용물을 상실하고 부품화된 개체들로서만 남 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예술의 근 원에 대한 물음과 인간 자신에 대한 물음으로 다시 되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물음이야말로 예술 의 예술성 회복과 아울러 인간의 인 간성 회복을 뜻한다. 예술 자체의 형
식적 탐구에만 지나치게 몰두할 때 예술은 삶과 유리되 고 만다. 마찬가지로 예술이 자신에게 고유한 자율성을 포기할 때에 그것은 이데올로기로 전락하고 만다. 삶을 이루는 형식들의 다양성이 예술의 진정한 풍요로움이 되 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삶이야말로 이론을 검증할 유 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 아우구스티노 ; 철학)
※ 참고문헌  M. Weitz, The Role ofTheory in Aesthetics, Journal of Aesthetics andArt Criticism 15, 1956/ G. Dickie, Aesthetics, Pegasus, 1971/ V. 펠드망, 박준원 역, 《프랑스 현대 미학》, 서광사, 1987, pp. 25~26/ H. Marcuse, The Aesthetic Dimension, Toward a Critique of Marxist Aesthetics(최현 역, 《미적 차원》, 범우사, 1982)/ Jose Ortega y Gasset, The Dehumanization of Art(박상규 역, 《예술의 비인간화》, 미진사, 1988)/ N. Hinske, Kants Idee der Anthropologie, Die Frage nach dem Menschen, Festschrift f. M., Müller zum 60. Geburtstag. H. Rombach ed., Freiburg, Miinchen, 1966, p. 410/ Karl Potter, The Open Society and Its Enimies, Princeton Univ. Press, 1971/ Hermann Krings, System und Freiheit(진교훈 . 김광명 역, 《자유의 철학》, 경문사, 1987, pp. 33~42)/ M. Landmann, De Homine : Der Mensch im Spiegel seines Gedankens, Freiburg, Miinchen, 1962/ A. Diemer, Elementarkurs Philosophie : Hermeneutik(백승균 역, 《철학적 해석학》, 경 문사, 1982, p. 106)/ F. Nietzsce, Jenseit von Gut und Böse, Bd. 15, Werke Musarion, p. 83/ A. Gehlen, Über einige Kategorien des entlasteten, zumal des ästhetischen Verhaltens, Christiaan L. Hart Nibbrig, Ästhetik. Materialien zu ihrer Geschichte 1, Frankfurt a. M., Suhrkamp, 1978, pp. 301~304/ G. Funke, Gottfried Martins Kant Der Mensch als Schöpfer der Erscheinung, Kantstudien 78, 1987, p. 265/ H. Lefebvre, Kritik des Alltagslebens, Athenäum Taschenbücher, 1977, pp. 40~47. 〔金光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