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人民)의 자기 지배 원리나 정치 체계(political system)와 정치 행위를 포함하는 정치 조직체, 즉 정치체 (polity). 그리스어 '데모스' (δημος, 백성, 인민)와 '크라토 스 (Κράτος, 지배)의 합성어이다.
근대적 의미의 민주주의는 인민의 직접적인 자기 지배 라는 원칙에서 출발하며, 그 원칙은 인민 주권의 원리에 입각하여 인민의 기본권(자유와 평등) 보장을 위한 정치체 의 형성과 그에 따른 합법적 절차에 의해 현실화된다. 한 사회에서 민주적 정치 제도의 구성과 절차는 인민의 자 발적 동의(同意)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민주주의 의 형태는 사회 질서나 국가 형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는 삶의 형태(way of life, gesel- lschaftliche Lebensfom) 또는 개인의 동의에 의한 집단적 의사 결정이라는 의미에서 민주주의 국가, 민주주의 사 회, 경제 민주주의 등으로 사용된다.
〔기본 요소와 원리〕 기본 요소 : 민주주의의 실질 내용 은 인민 주권, 자유, 평등, 법치 국가 등의 요소로 구성
되어 있다.
'인민 주권' 은 정치체의 모든 지배 권력이나 정치 권 력은 국민의 일반적 동의에 의해 형성되고 행사됨을 의 미한다. 민주주의는 인민 주권에 기초한 입헌주의(立憲 主義)이다. 절차적으로 입헌주의는 민주적 기본 절차인 보통 선거 · 자유 선거 · 평등 선거에 의해 직접적으로 구 성되는 경우와 인민 대표에 의해 간접적으로 구성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인민 주권에 따라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 국민에 의해 직접적으로 결정되거나 그들의 대표 또는 그들의 동의로 구성된 정부에 의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인민 주권에 의한 입헌 국가, 즉 민주주의 정치체는 지배와 피지배의 일치를 원칙으로 한 다.
다음으로 중요한 민주주의 요소는 '자유' 이다. 어의적 으로 자유는 강압이나 구속과 대립되며 동시에 자발적인 의지와 행위를 의미하는 소극적 자유(negative freedom)를 의미한다(J.S. Mill, A. Smith, I. Berlin). 그러나 여기에서 자유 란 방종의 상태나 순수한 개인의 자유 의지와 구분되는 정치적 자유를 의미한다(J.Locke, G.W.F. Hegel, K. Marx). 정치 적 자유란 정당화된 권력이나 법에 의한 개인 행위의 제 한과 상응하는 적극적 자유(positive freedom)이다. 이 자 유는 자발적 의지를 정당한 법과의 관계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개별 인간들의 정치 행위를 전제한다. 일 반적인 의미에서 개인의 소극적 자유는 공리주의(utili- tarism)나 자유주의(liberalism)의 출발점이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도 정당화된 권력에 의한 개인의 자유에 대한 최 소한의 구속은 배제하지 않는다(J.S. Mill). 반면에 적극적 자유는 국가 권력에 의한 구속을 전제하므로 전체주의적 속성을 갖는다고 비판되어 왔다(K. Popper, R. Dahrendorf, I. Berlin). 그러나 민주주의적 정치체에서 정치적 자유는 국 민의 일반적 동의, 즉 정당한 정치 권력에 의해서만 규정 된다. 정치 권력에 의한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구속은 정치 권력의 특성에 따라 규정된다. 국민의 동의에 의해 정당 화된 정치 권력이 전체주의적 권력, 즉 폭력과 구분된다 는 것이 일반적이다(H. Arndt, J. Habermas).
'평등' 은 모든 인간의 자연적(육체적 또는 정신적) 평등 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공동체에서 인간이 하 나의 인격체로서 자신의 이성과 양심에 따라 동등한 권 리를 갖고 행위한다는 점에서 평등은 정치적 평등이다. 이 평등은 자연적 의미가 아니라 법적 · 권리적 의미에서 의 평등이다. 정치적 평등은 정치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정당한 법에 의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인종 적 · 언어적 차이뿐만 아니라 종교관 또는 정치관의 차이 에 의해 불평등하게 취급당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민주주의 개념에서는 일반적 동의에 의한 법 제정이나 실행, 즉 법치 국가성' 을 고려해야만 한다. 이미 인민 주권의 실현 방식이나 자유와 평등의 개념 규정에서 보 았듯이,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의 실현은 기본적으로 일 반적 동의에 의한 입헌적 정치체 구성과 그 정당한 절차 에 의한 법의 제정과 실행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법치 국가성은 민주주의 실현에 하나의 근본 요소인 동
시에 민주주의 현실화의 결과이다.
이상의 기본 요소들은 현실적으로 사회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결합하며, 각 요소의 법적 · 제도적 실현 도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그것들은 상호 긴장 관계 속에 존재한다. 민주주의 이론에서 자유와 평등이 상호 모순 적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A.Tocqueville). 정치적 현실에서 각 요소는 민주주의적 정치 체제들간의 특성에 따라 다른 요소보다 강조된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자 유 개념이, 프랑스에서는 평등 개념이, 스위스에서는 직 접 민주주의의 원리가 강조된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일 반적 개념 요소들은 정치적 현실에서 규정된 내용에 의 해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된다.
형식적 원리 : 민주주의의 본질적 이념이 실현되기 위 해서는 반드시 규정된 형식적 원리들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는 형식적 원리를 통해서만 현실화가 가능하다. 민주주의적 헌법 내에 존재하는 형 식 원리는 국민의 동의와 선거(일반 비밀 동등 · 자유 선 거), 다수결(majority rule)주의, 헌법에 의해 인정된 기본 권, 권력 분립, 사법부의 독립, 기회 균등에 기초한 다당 제(多黨制), 민주주의의 본질에 입각한 소수 보호 등이 다.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들은 국민의 일반적 합의에 의 해 형성된 다양한 형식 원리들에 의해 현실화되기 때문 에, 민주주의의 본질은 직접적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 라, 다양한 형태의 정치체나 제도로 구체적으로 보장된 다. 따라서 민주주의 정치체들은 일률적인 형태로 규정 될 수 없다(J.Locke, I. Kant).
민주주의의 도덕성 : 근대 초기 서유럽의 지성사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적 원리는 인간학적 공리(公理, theorema) 나 자연 상태(state of nature)로부터 연역적으로 제시되었 다. 이와 같은 특징은 주로 로크와 루소의 사회 계약론에 서 두드러진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근대 정치 이론에서 -사회 계약론을 포함하여-행위 이론적 기초를 갖는 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민주주의적 정치체의 기능성이 사회 이론적으로, 특히 체계 이론적으로 분석되고 해석 되면서 민주주의 이념과 기본 원리의 사회적 가치와 도
덕성은 배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현실화와 사회적 기능이 사회의 도덕적 가치와 긴밀히 관계된 국민의 정치 행위와의 관계에서 가능하기 때문 에, 민주주의적 정치 체제가 운용(運用)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기본 요소의 사회적 기제화는 필수 불가결하다. 민주 시민이 사회의 일반적 가치에 대한 책 임을 의식하고 개인의 의사 결정과 행위가 공동선과 배 치되지 않는 한에 있어, 민주주의 기본 이념의 현실화는 가능하다. 따라서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정치 체계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목적-수단 합리성에 기초한 순수한 공리주의적 윤리와는 다른,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 의식, 관용(tolerance) 등의 도덕적 기제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기본 이념의 도덕화 외에 사회 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치, 즉 도덕과 인륜적 가치 는 민주주의 정치체 운용에 필수적이다. 이 점은 민주주 의 실현을 위한 권력 분립과 같은 제도적 장치와는 다르 게 일반 의지나 정치와 도덕의 통일로서 이해된다. 자유 주의자들에게 있어서도 이 점은 행위 이론적 관점에서 결코 무시되지 않았다. 밀(J.S. Mill)은 정치 행위 구조를 설명하면서 일반적 사회 가치와 상응하는 도덕적 요소를 배제하지 않았다. 도덕과 민주주의와의 긴밀성을 부정하 는 순수한 공리주의에 근거한 자유 민주주의의 문제점은 최근 공동체주의(communitarism)와 자유주의 논쟁에서 분명하게 제시되고 있다(M. Walzer, Ch. Taylor)
〔형태와 실재〕 형태 : 민주주의적 정치체는 일반적 동 의에 의해서 구성되기 때문에, 민주주의 형태는 민주주 의의 기본 요소의 차이와 민주주의와 관련된 국가 형태 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① 직접 민주주의와 간접 민주주의 : 직접 민주주의는 국가의 정치적 주요 사안들(헌법 개정이나 변경, 고위 공직 자나 법관의 임명 등)을 정치체 구성원이 직접적으로 결정 하는 정치 체제를 의미한다(스위스의 칸톤). 이는 민주주 의의 기본 이념에 원칙적으로 상응하는 정치 제도이지 만, 현실적으로 근대 대중 사회나 고도로 분화된 사회에 서는 불가능하다. 직접 민주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현실
적 대안으로서 일반 국민이 직접 선 거에 의해 대표를 선출하고, 그들을 통해 일반 국민의 의사와 국가 의지 의 통일을 매개하려는 정치 제도를 간접 민주주의 또는 대의(代議) 민 주주의라고 한다. 국민 대표들의 의 사와 일반 국민의 일반 의지가 서로 배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들어 루 소는 대의 민주주의를 거부하였다.
② 민주주의와 입헌 왕정(立憲王 政) : 법치 국가는 국민의 일반적 동의에 기초하는 한 민주적 정당성 을 갖는다. 이 점에서 입헌 왕정이 라는 국가의 기본 질서와 의지가 일 반 국민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에 한 해서 민주주의 정치체로 간주될 수
있다. 영국,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국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③ 의회(議會) 민주주의 : 의회 민주주의는 항상 대의 민주주의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대의 민주제 의 한 형태이다. 의회 민주주의에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민 대표, 즉 의회는 단순한 입법 기관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행정부(行政府)의 구성과 불신임권(不信任權)을 갖는다. 그러므로 몽테스키외의 권력 분립론에 입각한 권력 분립형 민주주의와 의회 민주주의는 구분된다. 입 법부와 행정부가 상호 독립적 지위를 갖는 미국의 정치 제도가 전자의 대표적인 예이다.
민주주의와 정치 체제 : 일반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와 원리는 현실화 과정에서 구성원의 일반적 동의에 의해 형성된 국가 또는 정치체를 전제한다. 따라서 정치 체제의 특성과 민주주의의 원리들간의 관계는 다양한 형 태로 나타난다.
①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 자유주의는 근대 자연법 이 론과 공리주의를 기초로 한 정치 이념이며, 동시에 민주 주의의 대표적 형태인 자유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제로 전개되었다. 소극적 의미에서 개인 자유의 극대화와 자 유 방임을 전제로 한 자유 민주주의는 국가의 간섭을 최 소화해야 된다는 최소 국가(最小國家, minimal state)를 주 장한다(R. Nozick). 국가의 목적은 개인의 사적 소유권의 보호이며, 자본주의적 시장 관계에 의해 합리적 사회 질 서가 가능하다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여기 서 개인은 인간학적으로 구성된 고립된 합리적 개인인 데, 이는 마르크스(K. Marx)와 공동체주의자들에 의해 비판되고 있다.
개인의 자유나 사적 소유권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자유주의와 집단적 의사 결정과 그 결정의 일반적 유효성을 정치 원리로 하는 민주주의는 상호 배타적임에 도 불구하고, 자유 민주주의에서는 개인의 합리적 행위 모델로 양자의 결합을 시도한다. 이는 최근 자유주의자 인 롤즈(J. Rawls)에 의하여 정치적 자유주의(political liberalism), 즉 개인들의 자유의 문제점을 칸트의 도덕 철 학을 원용하여 인간의 형이상학적 윤리성으로 보완하려 는 시도를 하고 있다.
②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 자본주의적 시장 관계를 기 초로 한 민주주의는 부르주아의 계급적 이익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적 반성에서 출발한 것이 사회주의이 다(K. Marx). 따라서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민주주의는 자 유 민주주의와 구분되면서 인민 민주주의(人民民主主 義)라 명명되었다. 인민 민주주의는 국가 소유나 협동 소유에 기초한 무산 계급(無産階級)의 독재를 위한 전체 주의적 정치 체제를 전제하므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민주주의 기본 이념이나 형식 논리가 국가의 통제나 관 리의 논리 속에 함몰되는 전체주의화를 초래하였다. 왜 냐하면 인민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보다 계급의 자유, 즉 프롤레타리아의 자유가 정치적 형식 원리에서 우선하 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주의 붕괴 후 인민 민주주의 정치 체는 전체주의 정치체로 규정되었다.
③ 민주주의와 전체주의 : 일반적으로 민주주의와 전 체주의는 상호 대립적 개념으로 이해된다. 개인의 자유 에 기초한 의사 표출 등의 민주주의적 절차에 따른 수렴 과는 다르게, 전체주의는 절대적 세계관이나 권위로부터 추출된 가치 설정을 정치적으로 실현하려는 정치 체제이 다. 역사적으로 파시즘, 나치즘 또는 과거 사회주의 국가 들이 그 예로 제시된다.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상호 대립성에도 불구하고, 그 상응적 결합성 또한 주장되고 있다. 순수한 자유주의에 서 그 가능성은 배제되지만, 이미 본 바와 같이 자유주의 기본 요소나 가치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형식 원리와 절 차를 수반한다. 그중 다수결주의는-비록 현실적으로 과반수나 그 이상의 다수결 원칙이 존재할지라도-기본 적으로 다수에 의한 소수의 지배라는 측면에서 집단주의 또는 전체주의화의 가능성을 함축한다. 다시 말하면 다 수결주의에 의해 특정 집단의 의사가 전체 정치체의 일 반적 의지로 규정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는 전체주의적 또는 집단주의적 성향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근대 전 체주의적 국가가 절대적 가치(민족 우월주의, 특정 계급의 자유나 독재, 경제 성장 등)를 강조하면서도 민주주의적 절 차나 형식 논리로 정당성을 획득한다는 사실로서도 증명 된다. 적극적 자유에 기초한 민주주의는 전체주의적 정 치체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I. Berlin).
민주주의 정치체 내에서 정치적 의사 결정은 국민의 일반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관철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전체주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 하면 민주주의 정치체에서의 의사 결정은 국민의 일반적 동의에 따른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전체주의적이 아니라 민주적이다.
〔근대 민주주의〕 성립 배경 : 이론적으로 근대 민주주 의는 개혁주의와 합리주의에 기초한 로크(J.Locke)의 사 회 계약론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현실적으로 근대 시민 계급의 등장과 더불어 그들의 정치 이념으로 근대 민주주의는 정당화되기 시작하였다. 이 점에서 근 대 민주주의는 시민 사회라는 개념과 보다 친화적으로 결합되지만, 최근에는 이론적 영역에서 비판받고 있다. 합리주의적 맥락에서 민주주의는 인간의 보편적 이성이 나 합리성을 전제로 한다. 민주적 기본 요소나 가치는 인 간학적 진리로 제시되며, 동시에 절대 명제화된다. 이에 따라 민주주의 국가, 즉 그 가치의 실현을 위한 정치체의 모습이 연역된다. 이런 국가 개념과는 다르게 다양한 이 해 관계를 조절한다는 정부(govermment)라는 개념은 사 회에서 상존하는 개별 의사의 다양성을 민주적으로 조정 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따라서 최근의 정치 이론에 서는 합리주의보다는 회의주의적 · 경험적 인식론(D. Hume)과 스코틀랜드 도덕 철학이 민주주의 정신과 상응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K Popper, V. Vanberg). 결국 이 논리 는 회의론적 입장에서 민주주의가 학문적으로 결코 논증 될 수 없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전개 : 근대 민주주의는 시민 또는 국민의 기본권 보 장과 정치 사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나 이해의 정치적
조절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치적 질서나 조직을 의미한다. 기본권은 인간의 본질에서 추출된 합리주의적 전통에서, 이해와 의견의 다양성은 경험적 사실로서 제 시된다. 따라서 근대 민주주의는 합리주의와 경험론이라 는 대립적인 이론적 기초를 갖는다.
근대 민주주의 정치체는 기본 요소와 형식 원리의 결 합으로 나타난다. 미국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 다수결 주의, 연방주의를 특징으로 하며, 직접 민주주의 정치 체 제인 스위스는 자유주의 연방제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 다. 프랑스 정치체에서는 루소의 영향으로 평등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요소가 쉽게 인식되며, 정부 형태는 중앙 집권적이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민주주의는 왕정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독일은 지방 자치와 연방 정부의 행정 조직을 갖고 있다.
결론적으로 근대 민주주의는 서유럽 합리성에 기초하 여 국민 기본권과 국민의 일반적 동의에 의한 법의 제정 과 실행을 통한 자기 지배이다. 사회주의 국가가 붕괴한 후 서유럽 민주주의의 이념은 절대적 정치 가치화되어 현재적 가치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비 판〕 근대 서유럽 민주주의로 대표되는 민주주의는 기본 요소와 형식 원리의 기능성과의 관계에서 주로 비 판을 받고 있다.
첫째, 기본 요소간의 조화로, 개인의 자유와 평등 사이 의 긴장이다. 현실적으로 자유 민주주의에서는 개인의 자유가, 인민 민주주의에서는 사회의 평등이 절대적으로 강조되었다. 자유와 평등을 정치 제도로 조화시키려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법적 평등은 정치 제도 일반이 중 립적이라는 명제에 근거하나, 이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둘째, 본질적으로 민주주의는 인간학적 · 근대 자연법 적으로 논증된 합리적 개인상에서 출발한다. 이는 민주 주의 정치체의 본질인 국민의 기본권 보호로 이해되는 데, 현실적으로 그의 적실성이 의문시된다. 분화된 사회
체제 내에서 기본권은 가치로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체계의 요소로서 기능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강하 게 나타난다. 또한 개인 행위의 합리성은 사회의 합리성 과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개인들의 합리적 행위 사 이의 균형점은 경험적으로나 사회 이론적 관점에서 회의 적이다. 이와 관련해 헤겔의 시민 사회 비판과 마르크스 의 자본주의 비판에서 민주주의 이데올로기화는 근대 서 유럽 민주주의의 비판적 핵심을 관철하고 있으나, 그 해 결책 즉 인륜적 국가나 공산주의 역시 현실적 타당성은 회의적이다.
셋째, 합리적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최대한으로 보 장하는 개인주의와 정치 원리로서의 민주주의는 모순이 라는 견해가 있다. 센(S. Sen)은 합리적 선택론(Rational choice theory)에서 파레토 최적 상태(Pareto-optimality)와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이 상호 불일치한다는 것을 수학적 으로 증명하였는데, 이를 소위 센 파라독스라고 한다.
넷째, 오늘날 사회는 분화가 심화되었으며, 사회의 하 위 체계로서 정치 체계는 다른 하위 체계와 마찬가지로 자화성(自化性, autopoiesis)으로 기능한다(N. Luhmann). 따 라서 사회의 일반적 의사의 형성과 공동선을 위한 정당 화된 정치 권력의 실행은 환상이라는 것이다. 루만의 체 제론과 현재 정치의 조정 능력의 비판에서 이 점은 강하 게 주장되고 있다.
〔민주주의와 문화〕 민주주의는 서유럽의 근대 합리성 에 기초한 정치 원리이다. 이는 근대 산업 사회 또는 대 중 사회의 합리적 정치 체계로 이해되었으나, 이 합리성 은 최근에 이르러 상대화되고 있다. 근대화 이론은 경제 발전과 민주화-단순한 제도적 국가 형성이 아니라 실 질적 의미에서-가 서유럽의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보 편적으로 수렴되었음을 주장한다. 이는 서유럽 중심적 세계관이지만 비서유럽 사회의 정치 체제를 분석하는 틀 로서도 이용되었다. 근대화론은 이론적 또는 경험적 측 면에서 비판되었고, 서유럽의 역사적 편견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미 동유럽의 변동 과정에서 민주화와 경제 개발 은 상호 모순적으로 이해되고 있고(K. Offe), 비서유럽 지 역의 산업화와 민주화는 비례 관계로 나타나는 것이 아 니라 반대로 나타난다. 이는 신흥 공업국인 한국, 싱가포 르, 대만의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로 반증된다고 할 수 있 다.
정치체로서의 민주주의는 사실 서유럽의 개인 합리성 에서 출발하였으나, 사회적 맥락과 전통적인 사회 가치 와의 긴밀한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기능한다. 민주주의는 기본 요소와 형식적 원리의 제도적 보장이 민주주의의 실현이 아니라, 실질적 삶의 형태로 규정되어야만 민주 주의가 구체적 현실로서 나타난다. 이는 민주주의가 사 회적 맥락에서 다양한 형태로 규정됨을 의미한다. 이 점 은 민주주의의 구체적 형태가 정형화될 수 없음을 의미 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문화의 특성이 긴밀한 관계 임을 함축한다. 결론적으로 민주주의는 단지 정치 제도 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公共性)과 정치 체계와의 통일을 매개하는 정치 행위에 의해서 보장된
다. 정치 행위는 일반적 사회 행위의 구조로 볼 때 문화 적 · 도덕적 정향성을 갖는다(T. Parsons). → 마르크스주 의 ; 자유주의 ; 전체주의)
※ 참고문헌 A. de Tocqville, De la Démocratie en Amérique, Paris, 1864/ A. Ranney · W. Kendall, Democracy and the American Party System, New York, 1956/ A. Hayek, Individualismus und wirtschaftiche Ordmmg, Ziirich, 1952/ H. Arendt, Macht und Gewalt, Miinchen, 1970/ H. Wagner, Kants Demokratie-Verdikt, Berlin, 1994/ I. Fetscher, Grossbritanien. Gesellschaft-Pollitik- Wirtschaft, Frankfurt M, 1978/ J. Dewey, The Public and Its Problem, New York, 1927/ J. Habermas, Vollksouveraenitaet als Verfahren. Ein nomativen Begriff von Öfentlichkeit, Merkur, Jg. 43, 1989, pp. 465~475/ J. Locke, Two Treatises of Government, Oxford, 1970/ J.S. Mill, Essays on Politics and Societies, Toronto, 19771 J. Rawls, Political Liberalism, New York, 1993/ N. Luhmann, Soziologische Aufklärung 4, Opladen, 1994/ M. Walzer, Sphere of Justice, New York, 1983/ R. Dahrendorf, Essays in the Theory of Society, London, 1968/ W. Kymlicka, Contemporary political Philosophy, Oxford, 1990. 〔尹汝德〕
민주주의 民主主義 〔라〕democratia 〔영〕democ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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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모여 정치를 논한 그리스 아테네의 아고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