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들이 가이사리아(Caesaria)의 대주교 성 바실리오(Basilius Magnus, 329~379)에게 질문한 수도 생활에 대한 답변들을 모아 편집된 규칙서. 일정한 계획하에 체계적으로 저술된 것이 아니라 성 바실리오가 사제 그리고 주교 서품 후에 자기 교구 내의 여러 수도원들을 방문하였을 때 수도자들이 수도 생활에 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 대답해 주곤 하였는데, 이런 질문과 응답들이 모아져서 된 것이다. 이렇게 모아진 질문과 응답들은 3차례에 걸쳐 편집되었고, 새로이 편집될 때마다 새로운 응답들이 첨가되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모음집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 모음집들이 전수되는 과정 역시 복잡하다. 이러한 모음집이 수록된 것을 '수덕집' (Asceticon)이라고하는데 《소(小)수덕집》(Parvum Asceticon)과 《대(大)수덕집》(Magnum Asceticon) 두 가지가 있다.
《도덕집》(Τὰ ἠθικά) : 바실리오가 356년에 세례를 받고 수도 생활을 시작하였을 때 가빠도기아에는 이미 세바스테의 에우스타치오(Eustathius of Sebaste)의 지도를 받아 생활하는 수도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지나치게 엄격한 규범을 따르고 이상한 형태의 기도를 하는 메살리아주의(Messalianismus)에 기울어진 생활을 하였다. 외적 형식에 지나치게 연연하였던 이들은 당시 이교인들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특히 성직자들과 마찰을 빚곤 하였다. 이에 반해 바실리오는 복음이 그리스도인 생활의 진정한 '규칙' 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 원칙은 평신도와 수도자 모두에게 적용되며, 수도자는 복음의 정신에 따라 보다 충실하게 생활하려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바실리오는 어떤 특별한 규칙서가 따로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고 단지 복음의 정신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하느냐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그는 모든 신자들의 생활 지침이 되는 80개 항목의 《도덕집》(PG 31, pp. 691~869)을 편집하였다. 여기에는 신약성서의 1,500개 구절이 인용되어 있으며, 신자로서 복음의 정신에 따라 행해야 할 것과 행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제시되어 있다. 이 《도덕집》은 일반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수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바실리오 규칙서》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도 '규칙서' (ὅροι, regulae)라는 명칭을 붙였으며, 바실리오의 수덕집에서 중요한 저서로 꼽힌다.
《소(小)수덕집》 : 바실리오가 365년 사제로 서품되었을 때, 교구 내에서 세바스테의 에우스타치오를 추종하던 수도자들은 혼돈 상태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바실리오는 370년 주교로 서품될 때까지 이런 수도원들을 방문하여 격려하였고, 밤 기도가 끝난 다음 수도자들이 성덕과 학식에 뛰어난 바실리오에게 수도 생활에 관한 질문을 하면 그들에게 대답해 주는 시간을 갖곤 하였다. 수도자들은 바실리오의 대답들을 보존하기 위해 이를 기록하였는데, 여러 수도원에서 행한 203개의 답변들이 모아진 것이 규칙서의 제1차 편집이다. 그런데 제1차 편집된 그리스 원문은 상실되었고 시리아어와 라틴어 역본만이 전한다. 루피노(Rufnus)가 이것을 397년에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Evagrius Ponticus)로부터 전해 받아 라틴어로 번역하여 서방 교회에 유통시켰기 때문에, 서방 교회에서 '바실리오 규칙서' 라고 하면 203개 항목으로 된이 규칙서를 의미하는 것이다. 성 베네딕도가 자신의 《규칙서》(Regula Sti. Benedicti) 73, 5항에서 수도자들에게 "우리의 거룩한 《바실리오 규칙서》를 읽어 보라" 고 한것도 바실리오의 이 라틴어 역본 규칙서를 가리킨 것이다. 203개 항목으로 된 라틴어 역본 규칙서는 《소수덕집》(PL 103, pp. 483~554)에 수록되어 있다.
《대(大)수덕집》 : 바실리오는 주교가 된 후에도 수도원들을 계속 방문하였기 때문에, 수도자들의 질문과 바실리오의 응답이 더 늘어나 규칙서의 제2차 편집이 이루어졌다. 바실리오가 가이사리아에 세운 수도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제2차 편집에는 특히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에 대한 교정 문제들(Epitimia)이 첨가되어 있다. 그 후 바실리오는 여기에 수정을 가하여 제3차 편집을 한 다음, 친히 방문하기 어려운 지방의 수도자들에게 《도덕집》을 첨부하여 보내면서, 이를 '초안' (ὑποτύπωσις ἀσκησεως)라고 하였다. 이 규칙서에는 368개 항목의 질의 응답이 수록되어 있는데, 전반부의 55개 항목은 바실리오의 응답이 긴 반면, 후반부의 313개 항목은 응답이 비교적 짧다. 바실리오 사후에 어떤 편집자가 이를 구분하여 전반부의 55개 항목에는 '길게 거론된 규칙서' (Regulae fusius tractatae, PG 31, pp. 889~1052), 후반부의 313개 항목에는 '짧게 거론된 규칙서' (Regulae brevius tractatae, PG 31, pp. 1080~1305)라는 명칭을 붙였는데, 학계에서는 이 명칭들을 줄여 '대(大)규칙서' 와 '소(小)규칙서' 라 부른다. 그 후 《바실리오 규칙서》가 유포 · 전수되는 과정에서 6세기의 어느 편집자가 <대규칙서>와 <소규칙서>에다 《도덕집》뿐만 아니라 수도 생활에 관한 바실리오의 서간 제22편과 제173편을 첨부하여 하나의 보급판 형식의 《수덕집》을 만들어 동방 교회에 널리 유포시켰다. 이 책을 《대수덕집》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서방 교회에 소개된 203개 항목의 라틴어 역본 규칙서가 수록된 《소수덕집》과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영성과 영향〕 《바실리오 규칙서》의 특징은 매우 성서적이라는 점이다. 질문의 내용들은 대부분 성서의 말씀들을 어떻게 수도 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하느냐였고, 바실리오의 대답 역시 3분의 2 이상이 성서를 인용한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 초대 공동체의 생활을 이상(理想)으로 제시하면서 형제적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를 이루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장상의 역할이 미소한 반면 형제들의 수평적 사랑의 관계가 부각되어 있다. 바실리오는 혼자 극기와 기도를 하는 은수자 생활보다는 수도자의 공동체 생활을 더 높이 평가하였다. 왜냐하면 수도회의 공동체 생활은 그리스도의 최고 계명인 사랑을 실천할 수 있고 형제들의 잘못을 서로 고쳐 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오랜 체험에서 오는 능숙함으로 문제들을 정확히 지적하였는데 특히 그의 심리적인 분석은 오늘의 심리학자에 못지않게 예리하다. 한편 《소수덕집》 196~201장에는 수녀들에 관해 언급되어 있는데, 바실리오가 여동생 마크리나(Macina)의 공동체나 그 밖의 다른 수녀 공동체를 방문하였을 때의 응답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수도회 역사에서 최초로 명문화된 수녀들에 관한 규정이다.
《바실리오 규칙서》는 그 복음적 성격과 형제들의 상호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현대 수도자들에게 호감이 가는 규칙서이다. 이 규칙서는 오늘날까지 동방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수도 규칙서로 인정받고 있으며, 바실리오회는 그리스 정교회의 가장 큰 수도회이다. 이 때문에 바실리오는 "동방 교회 수도원 제도의 창시자" 또는 "수도생활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다. (-> 바실리오)
※ 참고문헌 J. Gribomont, Histoire du texte des Ascétiques de St. Basile, Lovanio, 1953/ G. Turbessi, Regole monastiche antiche, Roma, 1974, pp. 133~2671 U. Neri, Opere ascetiche di S. Basilio di Cesarea, Torino, 1980/ A. de Vogtié, Les grandes Règles de St Basile. Un survol, 《CCist》 41, 1979, pp. 201~226/ J. Gribomont, S. Basilio nella grande tradizione benedettino, in S. Benedetto e I'Oriente cristiano. Atti del Simposio tenuto all'abbazia della Novalesa, Novalesa, 1981, pp. 11~35/ K. Zelzer, Zur Ueberlieferung der lataenischen Fassung der Basiliusregel, 《TU》 125, Berlin, 1981, pp. 625~635. 〔李瀅禹〕
《바실리오 규칙서》
規則書
〔라〕Regula Sancti Basilii · 〔영〕Rule of St. Basil the Great
글자 크기
5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