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십자가의 (1694~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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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Paulus Cruce · 〔이〕Paolo della Cro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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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성 바오로.

십자가의 성 바오로.

성인. 예수 고난회(Passionists) 창립자. 축일은 10월 19일. 본래 이름은 파올로 프란체스코 다네이(Paolo Fran-cesco Danei) . 1694년 1월 3일 이탈리아 제노바 공국의 오바다(Ovada)에서 귀족이지만 부유하지도 특권도 없는 가문에서 옷 장사를 하던 아버지 루가(Lucca Danei)와 어머니 안나 마리아(Ama Marie Massari)와의 사이에서 16명의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제노바(Genova)의 기숙학교에서 공부하다가 가정 형편상 곧 중단하고 이후 혼자 공부하였는데, 성서 특히 신약성서를 공부하면서 이탈리아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게 되었고, 라틴어도 공부하였다. 진취적인 기상과 근면함, 강하지만 온화한 성격으로 신임을 얻은 바오로는, 1713년 고행 생활로 회심을 체험하고 하느님께 봉사하기를 원하였다. 1717년 베네치아 공국의 군대에 입대하여 터키와의 전쟁을 위한 십자군에 참여한 그는, 이 전쟁에서 순교하기를 원하였지만, 기도 중에 하느님의 뜻과 자신의 소명은 다른 곳에 있음을 깨달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영적 생활에 몰두하던 중 1720년 여름에, 하얀 십자가가 위에 그려져 있고 가슴 부분에 예수의 이름이 하얀색의 문장으로 그려져 있는 검은색 제의를 보는 특별한 신적 체험을 하였다. 이 체험을 통해 본 문장은 후에 그가 설립한 예수 고난회의 문장이 되었다. 특히 세 번째 체험에서는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계속 애도하면서 그 제의를 입고 있을 사람들이 모인 수도회를 설립할 것이라는 성모 마리아의 말을 듣기도 하였다.
그 해 11월 22일 바오로는 수도복을 착복하고 카스텔라초(Castellazzo)의 산 카리오(San Cario) 성당에서 오바다의 주교인 가티나라(Arborio di Gattinara)의 지도로 40일간의 피정을 하였는데, 그는 이 기간 동안 기도와 참회 생활을 하면서 예수 고난회의 수도 규칙을 작성하였으며, 주교의 요청으로 영적 체험을 기록하였다. 피정 이후 10년 동안 바오로는 여러 교구에서 은수적 생활과 평신도로서 선교와 봉사 활동을 하면서 수도회 창립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실패를 거듭하였다. 1727년 교황 베네딕도 13세(1724~1730)로부터 친동생인 요한과 함께 사제서품을 받고 몬테 아르젠타리오(Monte Argentario)에서 공동 생활을 시작한 그는, 1737년 수도원을 완공한 데 이어 1741년에는 베네딕도 14세 교황(1740~1758)으로부터 회칙을 인준받았다. 1747년에 수도원은 세 곳으로늘어났다.
바오로는 예수 고난 속에서 기도와 활동의 일치점을 발견하고 기도와 사도직의 통합과 조화를 이루었다. 즉 고독과 기도를 통해 고난을 관상하면서 하느님과 긴밀한 일치를 이루고, 관상을 통해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사도적 일꾼으로 충실하였다. 바오로의 생애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과 가르침에 따라 '수도원에 머무름-선교 활동-고독으로 되돌아옴' 을 유지하였다.
교황 글레멘스 14세(1769~1774)에 의해 그가 설립한 수도회가 최종적으로 인가받은 데 이어 1771년에는 코르네토(Corneto)에 여자 수녀회를 설립하였으며, 교황 비오 6세(1775~1799)로부터는 1775년에 로마의 콜로세움 뒤에 위치한 대성전을 수도회의 설립자인 바오로와 요한의 이름으로 하사받았다. 수도회 창립자일 뿐만 아니라 당대의 위대한 설교가이자 영적 지도자였던 바오로는 일생 동안 180회 이상의 이탈리아 30여 교구의 순회 사도직을 통해서, 그리고 영적 지도를 목적으로 교회 내의 다양한 신분 계층에게 보낸 1만 통 이상의 서신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 곧 십자가는 하느님의 전능이고 지혜이며 하느님 사랑의 가장 위대하고 기묘한 사업임과 동시에, 하느님과의 일치로 나아가는 문이라고 설교하였다. 이를 통해 그는 '고난의 기억' 을 모든 그리스도인의 영성과 활동의 기초 원리라고 가르쳤다. 바오로는 임종 직전까지 교황들의 영적 지도와 고해 신부로 활동하였으며, 1775년 10월 18일 사망하기에 앞서 수도회 회원들에게 "서로 사랑하고 십자가 아래 머물러 살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십자가의 바오로는 1867년 비오 9세 교황 (1846~1878)에 의해 시성되었다.
〔영 성〕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유작으로는 《영적 일기》, 《신비적 죽음》(Morte mistica), 《서간집》(Lettere)과 몇 편의 영적 찬가가 있는데, 특별히 《영적 일기》와 《신비적죽음》을 통해 드러나는 바오로의 영성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그의 수난과 죽음, 부활로 이어지는 파스카 사건에의 참여이다. 이로써 바오로의 영적 여행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마음가짐인 자기 비움과 행동 양식 즉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추종하고 투신하는 데 있다. 바오로에게 있어서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힘"은 십자가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 사랑과의 일치이며, 이를 위해 삼위 일체이신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살아가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 예수의 고난의 기억은 죽음에서 생명으로, 신비적 죽음에서 신적 사랑으로 나아가는 과월의 '신비적 죽음-신적 재탄생-새로운 생명' 의 3중 여정이다. 이 여정의 근거는 항상 사랑이며, 그 사랑의 원천인 예수의 고난과의 관계이다.
사랑 때문에 죽었으므로 사랑 때문에 다시 탄생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랑이 우리 안에 완성되기 위해 "외적 세계에 대한 죽음, 자기 자신에 대한, 영적 위로에 대한 죽음"이 요구된다. 바오로의 신비적 죽음의 배경은 말씀과 성체이며,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매일의 기도와 미사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날마다 죽고 신비적으로 탄생함을 의미한다. 바오로가 말한 이 새로운 생명의 원리는 신앙과 사랑으로 성자와 성령으로 우리 안에 있으며, 항상 고난의 기억으로 지탱되고 양육된다. 인간은 예수의 고난의 기억을 통해서 매순간마다 성령으로 살아가고, 하느님 아버지께 의탁함으로써 지탱되고 양육된다는 것이 십자가의 성 바오로 영성의 핵심이다. → 예수 고난회 ; 신비 사상)
※ 참고문헌  예수 고난회 편역, 《울려 퍼지는 고난의 신비》, 계성출판사, 1986/ -,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영적 일기와 신비적 죽음》, 1995/ Si Ivan Rouse, 예수 고난회 편역,《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생애와 영성》, 1994/ Martin Bialas, The Mysticium of the Passionist in St. Paul ofthe Cross, San Francisco, Ignatius Press. 〔金準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