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그리스도 反 - 〔그〕'Αντίχριστος 〔라〕Antichristus 〔영〕Antich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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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그리스도의 개념이 가장 명확히 의인화되어 나타난 다니엘서 7장의 네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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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그리스도의 개념이 가장 명확히 의인화되어 나타난 다니엘서 7장의 네 짐승.

'하느님의 적대자' 를 가리키며 구세주인 예수 그리스도와 정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된 용어. '적(敵) 그리스도' 또는 '그리스도의 적(敵)' 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의 미〕 이 개념은 1세기 중엽의 그리스도교 문학에서부터 생겨났다. 반(反) 혹은 적(敵)으로 번역되는 그리스어 전치사 '안티' ('αντι)는 본래 '···대신에' 혹은 '···의 자리에' 라는 적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후대에 와서는 이원론적인 구조 안에서 적대적인 상대를 지칭하기 위하여 '··· 거슬러' 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므로, 반그리스도란 '그리스도의 원수' 혹은 '그리스도의 이름이나 권리를 침해하는 자' 를 의미한다. 이 단어는 신약성서에서 유일하게 요한의 첫째 편지와 둘째 편지에서만 나타난다(1요한 2, 18. 22 ; 4, 3 ; 2요한 1, 7). 요한의 첫째 편지에서 '반그리스도' 는 마지막 때에 올 것이라고 말하며, "거짓말쟁이는 누구입니까?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자가 아니겠습니까? 아버지와 아들을 부인하는 자는 바로 반그리스도입니다" 라고 밝힌다. 더 나아가 요한의 두 번째 편지에서는 "사실 속이는 자들이 많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화하여 오신 것을 고백하지 않습니다. 이런 자는 속이는 자이며 반그리스도입니다"라고 말한다.
전통적으로 많은 학자들은 요한의 '반그리스도' 에 대한 증언을 때때로 요한의 묵시록에 나타나는 짐승에 대한 기사와 연관시킨다. 이러한 입장에서 해석할 경우 반 그리스도는 마지막 때에 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로부터 떨어져 나가도록 만드는 악하고 불경한 괴물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반그리스도에 대한 요한의 언급은 간혹 바오로 사도가 데살로니카 후서 2장 3-10절에서 경고하고 있는 "스스로 신이라고 선언할", "멸망할 운명을 지닌 악한 자" 와의 연관성 안에서 이해하기도 한다. 한편 반그리스도라는 개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때로는 반그리스도와 똑같이 사용되는 '거짓 그리스도' (Pseudo-Christ, Ψευδόχριστος)라는 개념이 있다. 거짓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인 체 가장하고 기적을 베풀며, 거짓된 가르침들로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미혹하는 자를 의미한다. 이처럼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함축적인 사상은 성서 전체를 통해서 나타난다.
신약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개념들은 역사상의 예수의 대적자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묵시 문학적인 양식 안에서 표현되고 있는 재림시의 그리스도의 대적자로 나타난다. 더욱 묵시 문학의 특성인 이원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반그리스도라는 개념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묵시 문학 안에서 사탄과 그의 추종자들이 하느님과 그의 백성들의 반대자들로 간주되어 나타나듯이, 반그리스도는 그리스도의 악한 대응자로 나타난다는 신앙이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반그리스도는 그리스도를 악마적으로 모방한 거짓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묵시 문학의 영향으로 생겨난 이 개념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구약성서 안에 나타나는 이 사상의 기원에서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구약성서〕 넓은 의미로 묵시 문학의 양식에 따라 기술된 구약성서의 많은 구절들에는 선의 세력과 악의 세력, 하느님께 충실한 사람들과 그에 적대적인 사람들 간의 마지막 결전에 대한 기대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은 하느님께서 직접 자신의 백성들에게 관여함으로써 선의 승리로 끝난다. 이러한 사상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에제키엘서 38-39장에서 발견된다. 세상의 모든 나라들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하여 마곡(Magog) 땅에 있는 메섹(Meshech)과 두발(Tubal)의 맹주 곡(Gog)의 지도하에 집결을 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들의 손에서부터 활과 화살들을 부수어 버릴 것이며, 침입자들은 이스라엘의 산에서 살해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새들과 짐승의 먹이로 내어 주실 것이다(39, 3-5. 17-20). 여기에서 곡은 역사적인 인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하느님 백성을 거슬러 일어나는 적대적인 힘을 통괄하는 하나의 형상에 불과하다. 사람들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하느님에게 적대적인 힘' 은 점점 더 의인화되어 나타나며, 《이사야 치명기》 3장 11절에서는 벨리아르(Beliar, 2고린 6, 15)로, 2장 1절에서는 사멜레(Samaele)로 나타나며, 《솔로몬의 시편》 2장 25절 이하에서는 하느님과 그의 백성과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있는 악의 총합체로서 마스테르마(Masterma)는 이름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반그리스도' 의 개념이 의인화되어 나타나는 가장 명확한 부분은 단연 다니엘서 7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니엘서 7장의 네 짐승은 세상 나라의 네 임금을 가리키는데, 특히 네 번째 짐승은 다니엘서가 쓰여질 시기에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히던 그리스 왕국을 나타낸다. 네 번째 짐승의 '작은 뿔' (8, 21-22. 24)은 시리아의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기원전 175~164)를 지칭한다. 예루살렘의 성전에 제우스의 신상을 세우고, 돼지로 제사를 지내면서 성전을 모독하였고 이스라엘 백성을 박해한 안티오쿠스 4세는 황폐(荒廢)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그의 통치는 하느님을 거슬러 일어난 적대적인 세력으로 간주되었다. 다니엘의 이 환상은 결국 짐승에 대해 심판하는 하느님의 개입을 묘사한 것이다. 특히 11장 21-45절에서는 안티오쿠스 4세의 모략과 승리에 대해 묘사한다. 그러나 이 구절의 마지막에 "그는 영광스러운 거룩한 산과 지중해 사이에 왕이 머무를 천막을 쳤다가 거기에서 마지막 날을 맞이할 터인데 그를 도와 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11, 45)라고 결론을 짓는다. 물론 다니엘서의 저자가 환난의 마지막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개입이 결정적인 개입으로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실제로 마지막 환난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는 하느님의 개입으로 구원될 것이라는 저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고는 있지만, 다른 위기들이 나타나곤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박해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는 안티오쿠스 4세는 반(反)하느님 세력을 이끄는 사람들의 한 모형이 되었던 것이며, 실제로 다니엘서에서 나타나고 있는 그에 대한 묘사들이 후기 문헌에서도 발견된다. 《모세의 승천기》(Assumption of Moses) 6장 이하에서는 하느님을 거슬러 일어나고 있는 악의 세력을 헤로데의 표상과 동일시하고 있으며, 그 후 많은 문헌들은 예루살렘의 성전에 자신의 모상을 세운 로마의 칼리굴라 황제(Caligula, 37~41) 안에서 그 표상을 찾고 있다. 반면 《시빌라의 신탁》(Sibylline Oracles) 5장 93-110절에서는 네로 황제(Nero, 54~68)의 재생 신화와 연결되어 나타나는데, 적 메시아로서 네로를 지목한다. 네로는 로마 제국을 다시 정복할 것이며, 예루살렘을 약탈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와 맞설 왕을 보내어 네로와 네로를 도왔던 모든 왕들을 멸망시키고 거룩한 도시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하였다. 물론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것과 유대계 묵시 문학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러한 하느님과 그의 백성, 그리고 그가 보낸 메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세력 혹은 그 세력의 의인화된 표상들은 신약성서에서 언급하는 '반그리스도' 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것들이 바로 신약의 '반그리스도' 의 사상의 뿌리를 이루고 있다.
〔신약성서〕 신약성서 안에서 반그리스도나 그에 상응하는 개념들을 종합해 볼 때, 반그리스도에 대한 모든 진술은 그리스도에 대한 완전한 부정으로 나타난다. 이 진술들은 거의 부정적인 인상을 주며, 오직 그리스도의 승리와 그의 왕국을 조명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반그리스도' 란 개념은 신약성서에서 요한의 첫째와 둘째 편지에서 5번 나타나고 있으나, 마르코 복음서 13장과 이 부분의 공관 복음서 병행 구절, 데살로니카 후서 2장 3절 이하 그리고 요한의 묵시록에서도 같은 사상을 발견할 수 있다.
마르코 복음 13장과 그의 공관 복음서 병행 구절은 세상 종말에 대한 묵시 문학의 작품으로, 여기서는 다니엘에 등장하는 '파괴자의 우상' (9, 27 ; 12, 11)의 인격화된 양식으로서 '거짓 예언자들' (pseudo-prophets, Ψευδό-προφήται), 그리고 '거짓 그리스도' 에 대해 언급한다. 이들은 모두 유혹자요 하느님의 대적자들이다. 이들은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자들로서 단수와 복수의 차이가 없이 나타난다.
데살로니카 후서 2장 3절 이하에서는 그리스도의 재림에 앞서 그리스도인들의 배교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 다음 멸망할 운명을 지닌 '악한 자' (ἄνθρωπος τῆςάνομἰας)가 나타날 것이다. 그는 "신이라 일컫는 것 혹은 예배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에 대항하여 자기를 들어 높이어 하느님의 성전에 앉아서 스스로 신이라고 선언할 것입니다"(2, 4). 이 자가 바로 '반그리스도' 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당신 입의 기운으로 그를 쳐부술 것이다. 다만 바오로가 반그리스도란 개념을 아직 알고 있지 않았는지, 또는 의도적으로 신비스럽게 말하고 있는지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한편 요한의 묵시록에서는 하느님의 교회를 거슬러 싸움을 하고 있는 반그리스도에 대한 다양한 환시가 나타난다. 물론 묵시록에서도 이 개념에 대한 명확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두 짐승에 대해 언급하는 13장은 명백하게 하느님을 거슬러 일어난 악의 세력이 인격화된 것이다(16, 12-16 ; 17장 : 19, 19-21). 그리고 18절에 나타나는 숫자는 역사적으로 숫자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상징들을 조합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되어왔다. 현재에도 여전히 666(혹은 616)이란 숫자가 네로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생한 네로라고 하는 도미 티아누스(Domitianus, 81~96) 황제를 의미하는 것인지, 혹은 일반적으로 제국의 힘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가려내기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짐승에 대한 묘사는 다니엘서 7장 7절 이하에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묵시록에서 이러한 형상은 신앙 공동체 밖에서 나타나며, 그리스도를 모욕하고 박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이라도 결국 그리스도의 승리로 끝난다. 이처럼 요한의 묵시록에 나타나는 반그리스도에 대한 묘사는 매우 신비스럽게 나타나며,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전통적인 모든 견해들이 결합되어 나타난다.
요한의 편지에서 반그리스도란 개념은 모두 5번(1요한 2, 18은 단수와 복수로, 1요한 2, 22 ; 4, 3 : 2요한 1, 7은 단수로) 나타난다. 요한 서간의 저자는 거짓 교리를 가리키는 사람들을 '반그리스도' 라고 규정한다. 여기에서 무엇을 거짓 교리라고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거부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의 몸 으로 온 것을 거부하는 자(4, 2 이하), 그리고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그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는 자들(1, 5 이하 ; 2, 4 이하 ; 5, 1)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고는 결국 죄에 대해서 가볍게 보려는 경향에서 나타난다(3, 6 이하).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타락의 위험은 외적인 것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반그리스도' 의 종이 된 공동체 자체에서부터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가 서로 갈라졌다고 하는 것은 아직도 그러한 위험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반그리스도의 사상은 신약 시대 이후에도 계속 발전하였으며, 특히 요한의 묵시록 13장의 짐승의 숫자 인 666(혹은 616)에 역사적인 인물이나 동시대의 사람들과 동일시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그래서 한때 '모하메 드' (Mohammed)라는 이름을 짐승의 숫자에 맞추기 위해 '마오메티스' (Maometis)로 바꾸기도 하였다. 그리고 때로는 이슬람교 신자들, 사라센인들, 그리고 터키인들도 반그리스도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또한 종교 개혁 이후 많은 사람들은 교황 제도를 반대하면서 교황이 반그리스도라는 비난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반그리스도의 전승은 길고도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비록 그 기원들은 모호하지만, 교회의 역사에서 그것이 많이 이용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반그리스도를 어떤 구체적인 실제적 인물과 동일시하려고 하는 유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반그리스도가 어떤 실제적인 인물과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방해하는, 그리고 사람들을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초자연적인 악의 화신으로 간주하고 있기에 아직도 중요한 개념으로 남아있다. (⇦ 가그리스도 ; 거짓 그리스도 ; 적 그리스도)
※ 참고문헌  W. Bousset, Der Antichrist, 1895/ L.E. Froom, The Prophetic Faith of Our Fathers, vols. 4, 1950~1954/ J. Jeremias, Der Antichrist in Geschichte und Gegenwart, 1930/ H. Luis Chevrillon, Satananella Bibbia e nel mondo, 1971/ H. Schlier, Anticristo, 1965/ E.B. Allo, L'Apocalypse, 1921. 〔閔丙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