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비나 Balb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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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2세기경에 순교한 로마의 동정녀. 축일은 3월 31일. 성녀의 생애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성 알렉산데르의 《행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로마 군인에게 감금된 사제들을 지키는 호민관이었던 귀리노(Quinius)라는 사람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는데, 그의 딸 발비나는 교황 알렉산데르(107-116?)로부터 세례를 받은 후 기적적으로 병의 치유를 받고는 부친의 모범을 따라 열심한 신앙 생활을 하였다. 귀리노는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61~180)의 박해 때 참수되어 아피아 가도(Via Appia)에 있는 카타콤바에 매장되었으며, 발비나도 곧 아버지를 따라 순교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7세기 이후에 쓰여진 이 이야기는 전설적인 이야기로 역사적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도(Ado)의 《로마 순교록》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도 있다. "교황 알렉산데르로부터 세례를 받고 순교한 복자 귀리노의 딸이며 동정녀인 성녀 발비나를 그리스도께서는 거룩한 동정을 지킨 당신의 신부로 간택하셨다. 이 세상의 순례 길을 마친 그녀는 아버지 무덤 근처인 아피아 가도에 묻혔다."
336년 교황 마르코는 아피아 가도와 아르데아티나(Ardeatina) 가도 사이에 있는 그리스도교 묘지에 발비나의 유해를 안장하고, 그 묘지 위에 대성전을 건설하여 성녀에게 헌정하였다고 전해진다. 1866년 사람들이 이 지하 묘지에서 무덤 하나를 찾아냈는데, 롯시(G.B. de Rossi, 1822~1894)는 이것을 귀리노와 발비나의 무덤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밖에 성녀 발비나의 이름을 딴 성당이 로마 아벤틴 산 근처에 있으며, 그레고리오 1세 교황(590~604)에 의해 595년에 개최되었던 교회 회의에 참석한 이들의 서명자 기록에 성녀 발비나에게 봉헌된 성당(titulus sanctae Balbinae)이 수록되어 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이 성녀를 기념하는 성당이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나, 성녀 발비나의 축일은 고대 전례서에 나타나있지 않다.
※ 참고문헌  A.P. Frutaz, 《LThK》 1, p. 1202/ G. Bardy, 《Cath》 1, p.1184/ 최정오 편, 《가톨릭 성인 사전》, 계성출판사, 1987, p. 331.〔편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