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5월 1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노동 헌장>(Rerum Novarm, 1891. 5. 15)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여 반포한 사회 회칙. <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 1981), <사회적 관심>(Sollicitudo Rei Socialis, 1987)에 이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세 번째 사회 회칙으로 서론을 포함하여 6장 62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 경〕 교황 레오 13세(1878~1903)가 <노동 헌장>을 반포한 이후, 이를 기념하는 후임 교황들의 문헌들인 교황 비오 11세의 <40주년>(Quadragesimo Anno, 1931), 70주년을 기념한 교황 요한 23세의 <어머니와 교사>(Materet Magistra, 1961), 교황 바오로 6세의 <80주년>(Octoge-sima Adveniens, 1971), 그리고 반포 90주년을 맞이하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 1981)이 발표되었으며, 이보다 앞서 반포 50주년을 맞이하여 비오 12세 교황은 1941년 6월 1일 라디오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백주년> 1항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 동안 교회 각계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노동 헌장> 100주년 기념 회칙을 반포하도록 건의하였고, 이에 교황은 1991년을 '사회 교리의 해' 로 선포하면서 새 회칙의 반포를 공표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준비 과정을 거쳐 발표된 이 회칙은 100년 전에 교황 레오 13세가 당시의 '새로운 사태' 에 대응하기 위해 제시한 가르침을 계승 · 발전시켜 오늘의 '새로운 사태' 에 적용하며 미래를 위한 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노동 헌장>의 현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냉전 시대를 마감하는 1989년 후반부터 1990년 초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 일어난 공산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몰락 상황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노동 헌장>의 눈을 통해 현재의 새로운 사태에 대하여 응답하는 것이다.
〔내 용〕 서론(1~3항)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역대 교황들이 <노동 헌장>에 근거하여 교회의 사회 교리를 발전시켜 왔다고 그 역사적 중요성과 가치를 평가하고, 이 회칙의 재독(再讀)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회고적 시각 에서 '불후의 문헌' 인 <노동 헌장>을 재독하여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에 관하여 그 회칙이 제시한 기본 원리를 새로이 발견하고, '현대적 시각' 에서 오늘날의 새로운 사태를 주시하며, '전향적 시각' 에서 불확실성과 약속으로 가득 찬 그리스도교 시대의 3천년대를 맞이하여 미래를 바라보도록 권고하였다.
1장(4~11항) : <노동 헌장>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면에서 설명하였다. 우선 '가톨릭 교회의 첫번째 사회 회칙' 이라는 중요성을 들어 "사회 교리를 가르치고 전파하는 것은 교회의 복음화 사명에 속하며 그리스도교 메시지의 본질적 부분이다"라고 하면서 "복음을 떠나서는 사회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은 있을 수 없다"(5항)고 강조하였다. 두 번째로, '정의에 관한 첫 번째 회칙' 이라고 하면서, 레오 13세의 회칙은 "당시의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상황에 있어서 정의의 기본 조건들이 선언되도록 하는 것이었다"(5항)고 하였다. 세 번째로, '인권에 관한 첫 번째 회칙' 이라는 면에서 노동자들의 권리 즉 사유 재산권(6항), 노동 조합을 결성하고 실행할 권리(7항), 적절한 노동 조건과 노동 시간을 정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권리(7항), 공정한 임금을 받을 권리(8항), 그리고 종교의 의무를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권리(9항) 등 노동자의 기본권을 옹호한 것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였다. 네 번째로, '연대성의 원리와 보조성의 원리에 관한 첫 번째 회칙' 인 <노동 헌장>이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체제 모두를 비판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국가의 역할과 공동선의 실현을 국가의 의무(10항)라고 언급하였으며, 다섯 번째로는 '가난한 사람들에 관한 첫 번째 회칙' 인 <노동 헌장>을 다시 읽음으로써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교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헌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였다(11항).
2장(12~21항) : "오늘날의 '새로운 것들' 을 향하여"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장에서는 사회주의의 정치적 · 사회적 · 경제적 폐해를 지적한 레오 13세 교황의 시각을 높이 평가하면서, 사회주의의 근본적 오류는 인간학적인 오류로 그릇된 인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두 번째 오류는 사회주의가 계몽주의적 합리주의와 연결된 무신론에 기초하고 있다(13항)고 밝히면서, 사회주의의 행동 수단인 계급 투쟁도 무신론에서 비롯되었다(14항)고 하였다. 인간 생활의 경제적 영역의 보호를 위한 올바른 개혁을 국가의 의무라고 지적하는 <노동 헌장>의 입장을 견지한 이 회칙은, 개혁을 위한 사회와 국가의 책임으로서 연대성의 원리와 보조성의 원리를 재확인하고(15항), 이러한 개혁을 위해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일어난 노동 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였다(16항). 또한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군비 경쟁들은 모두 그릇된 자유관과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하고(17~18항),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나타난 공산주의적 전체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한 세 가지 시도가 있었으며(19항), 같은 시기에 탈식민화 과정이 있었지만 여러 형태의 사회주의도 등장하였음을 아울러 지적하였다(20항). 마지막으로 개인과 국가의 권리에 대한 세계 각 지역간의 불균형 해소의 필요성에 대한 의식이 발전되어 왔음을 높이 평가한 교황은, 발전을 위한 원조와 국제 연합 기구의 발족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였다(21항).
3장(22~29항) : 이 회칙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1989년에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원인과 의의를 주로 다루었는데, 교황은 이 사건들이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및 아시아 일부 독재 정권의 붕괴 사건들과 무관하지 않다고 하면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민주주의가 등장하였고, 교회가 인권 옹호 및 증진을 위해 중요하고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고 높이 평가하였 다(22항). 또한 교황은 압제 정권이 붕괴된 결정적인 요인은 노동 권리의 침해(23항)와 경제 체제의 비능률성, 무신론에 의하여 야기된 영적 공허(空虛) 때문이었다(24항)고 분석하고, 1989년의 사건들이 성공을 거둔 것은 복음의 비폭력 정신과 협상 의지의 결과라고 지적(25항)하면서, 이 사건들의 결과는 불의에 대한 교회의 윤리적 저항과 교회와 노동 운동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26항)고 하였다. 중부 및 동부 유럽의 공산주의를 포기한 나라들이 윤리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재건되기 위해 국제 차원에서 상호 원조를 하되 더 심각한 궁핍과 빈곤에 처한 제3 세계 국가들에 대한 지원 계획과 노력을 축소해서는 안된다(27~28항)고 강조한 교황은, 앞으로의 발전은 인간적인 의미에서 이해되어야 한다(29항)고 주장하였다.
4장(30~43항) : 경제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룬이 장에서 교황은, 사유 재산권을 인정하지만 모든 사유재산이 사회적 성격을 지닌다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 사회적 성격은 정신적 · 물질적 재화의 보편적 목적의 원리에 기초해야 한다고 천명하였다(30~31항). 이러한 전제하에서 현대 경제의 특징인 기술은 점차 중요한 재산으로 등장하여 대부분의 선진국이 자연 자원보다는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32항)하고 있는 반면, 제3 세계의 대다수 국민들은 기술을 소유하지 못한 채 <노동 헌장> 시대와 같이 비인간적 착취에 시달리고 있음을 지적하였다(33항). 그리고 <노동 헌장>이 제시한 목표들 가운데 아직도 실현해야 할 것이 있다(34항)고 지적하고, 자본의 절대적 우위성을 주장하는 체제에 대한 투쟁은 정당하다고 밝히면서, 국가의 힘에 의한 시장 통제를 적절히 하도록 요구하고 민족들의 생존 및 발전에 대한 기본권을 존중하여 약소국들의 외채는 경감 내지 탕감되어야 한다고 하였다(35항). 소비주의 현상에 대해서는, 이웃과의 공동성장을 지향하는 소비 태도와 생활 양식이 확립되어야하며(36항), 아울러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 환경의 보전, 즉 진정한 인간 환경을 위한 도덕 조건의 보전, 더 나아가 인간 환경의 기본 구조로서의 가정 및 생명권 보호를 역설하였다(37~39항). 또한 인간 생태계는 경제가 인간의 복합적 활동의 한 양상이며 차원이라는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 사회 구성원 각자가 고유한 목적을 정당히 달성할 수 있는 공동 재화를 옹호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고 강조하였다(40항). 한편 회칙은 공산주의의 몰락은 자본주의의 승리를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본주의는 결코 유일한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긍정적인 대답과 부정적인 대답을 제시하였으며(42항), 교회가 제시할 수 있는 모형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모든 관점 안에서의 구체적인 문제들과 책임자들의 노력, 그리고 다양한 역사적 환경에서 그 해답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43항).
5장(44~52항) : "국가와 문화" 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장에서는 우선 온갖 형태의 현대 전체주의를 반대하면서, 현대 전체주의의 근원은 인간의 초월적 존엄성의 부정에 있다고 하였다(44항). 이러한 전체주의 국가는 그 국가 안에 있는 어떠한 것이라도 자신에 예속시키려는 경향을 갖는 국가 형태로 규정(45항)하고, 그리스도교는 민주주의 체제를 높이 평가하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법치 국가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올바른 인간관의 기초 위에서 성립한다"(46항)고 하였다. 한편 마르크스주의적 전체주의와 다른 압제 정권들, 그리고 '국가 안보' 라는 이름이 부여된 정권들이 몰락한 후, 오늘날 민주적 정부 형태가 정착되고 있지만, 인간 존엄성의 권리가 완전히 존중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공동선(共同善)을 위해서 결정한 능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고 경고하였다(47항). 그리고 국가의 주요 임무는 시장 경제의 경제 활동을 위해 안정을 보장하는 것, 경제 분야에서 인권의 행사를 감시하고 조정하는 것, 독점이 발전을 방해할 때 개입하는 것 등이지만, 사회의 어떤 집단들이나 산업 계층들이 약하거나,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들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정해진 시간의 한계를 두고 대리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 현대의 복지 국가가 사회의 고유한 책임을 빼앗아 갈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국가의 개입에 있어 '보조성의 원리' 를 강조하였으며(48항), 더 나아가서는 "오늘날 만연된 개인주의적 사고 방식을 주목하기 위해서는 연대성과 애덕에 대한 구체적인 투신이 필요하다"(49항)고 역설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은 민족 복음화는 문화의 순화와 풍부화에 기여해야 하며(50항), 교회는 문화와 인류에게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참된 문화인 평화의 문화를 장려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하였다(51항). 그리고 교황은 전쟁을 피하고 평화의 다른 이름인 발전이 촉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다(52항)
6장(53~62항) : 교황은 교회의 사회 교리가 인간에게, 즉 인간의 구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복음화의 효과적인 수단' 임을 강조하였다. 여기서 인간은 추상적 인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역사적 인간을 말한다(54~55항). "교회는 인간을 포기할 수 없으며 이 인간이야말로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반드시 따라 걸어야 하는 첫째가는 길이고···그리스도 친히 따라 걸으신 길이며, 변함없이 강생과 구속의 신비 속을 거쳐가는 길이다" (53항). 이것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자신의 교황직 수행 초기부터 강조해 왔고, 그리스도교 인간학의 전망에서 인류 복음화와 대사회적 가르침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교황은 특히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
된 이후, 사회 재건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여러 나라에서 이러한 사회 교리의 원리가 알려지고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피력하였다. 그리고 서방 선진국들이 사회주의의 붕괴를 자신들의 경제 체제의 일방적 승리로 보고 그 체제 내의 필요한 개혁을 중단하고자 하는 위험을 경고하였다(56항). 따라서 복음의 사회적 메시지는 단순히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애덕을 기초로 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동기 또는 기본적 지침(57~59항)이라 하면서, 선의를 가진 모든 이들의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60항) 끝으로 교황은 <노동 헌장> 반포 후 100년 동안의 사회적 교도권의 가르침을 종합하고(61항), 3천년대를 맞이하면서 신자들의 투신을 강조하였다(62항).
〔의 의〕 <백주년>은 3천년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동유럽권의 사회주의가 몰락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자본주의의 승리이고 또 자본주의가 인류를 위한 유일한 경제 체제라는 것에 동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 신앙은 변화하는 사회 정치적 현실과 어떤 굳건한 체제 안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도교의 대사회적 가르침이 어떤 체제 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교 메시지에 입각한 인간 존엄성을 강조하였다.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있어서 결국 교회의 사회 교리의 출발점과 종착점은 바로 '인간' 임이 이것으로써 재확인된 셈이다. (→ <노동 헌장> ; 사회 회칙)
※ 참고문헌 《백주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1/ 한홍순, <새 회칙 '백주년' 해설>, 《사목》 149호(1991. 6),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pp. 122~139/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 사목부 엮음, 《가톨릭 사회 교리》, 가톨릭출판사, 1995, pp. 199~219/ 《교회와 사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4, pp. 1011~1039/ 에르베카리에, 강대인 역, 《사회교리란 무엇인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2. 〔姜秉權〕
<백 주년> 百周年 〔라〕Centesimus An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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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년>은 노동자의 기본권 옹호를 다시금 강조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