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철학

法哲學

〔라〕jphilosophia juris · 〔영〕legal philosophy,jurispru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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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법철학의 기초를 새롭게 다진 라드브루흐.

현대 법철학의 기초를 새롭게 다진 라드브루흐.


인간 사회 생활의 기본 질서인 법의 본질 · 목적 · 효력 등을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철학 내지 법학의 영역. 〔개 념〕 법철학은 철학의 관점에서는 정치 철학 · 사회 철학 · 문화 철학처럼 응용 철학의 한 부분이며, 법학의 관점에서는 헌법 · 민법 · 형법 · 소송법 등 이른바 실정 법학(實定法學)과는 달리 법 일반에 관해 이론적 기초를 추구하는 기초 법학에 속한다. 1920년대에 우리 나라에 소개될 때 법리학(法理學) 혹은 법률 철학(法律哲學)이라 불렸으나,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法文學部)에서 이 과목을 담당하던 오다카 도모오(尾高朝雄) 교수가 독일어 'Rechtsphilosophie' 를 직역하여 '법철학' 이라고 부른 이후, 한국은 물론 일본 그리고 현재에는 중국에서도 이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인간이 사는 곳에는 법이 있고, 그것을 수록한 법전이나 집행하는 재판과 형법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의 존재 자체를 철학적으로 되새기는 법철학은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나 모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철학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지만, 법철학 은 서양에서 더욱 발전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고대 로마 인들이 법을 중요시한 점과 그리스 철학과 결합되어 일찍부터 법과 정의의 본질에 관한 철학적 성찰이 전통을 이룬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리고 베버(Max Weber)의 주장처럼 서양의 그리스도교 윤리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발달이 법치주의의 발전과 연결되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이론에 대해 찬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동양에도 법전과 재판은 있었지만 법 철학의 이론은 빈약하였다. 우리 나라도 20세기까지 전통적 율학(律學)이 있었지만 법철학과는 거리가 먼 실무 적 암기 위주의 법기술학에 그쳤었다. 일반적으로 철학은 순수 철학이라 일컫는 인식론 외에 논리학, 윤리학, 미학 등으로 세분화된다. 그리고 이를 법에 응용한다면 법인식론, 법논리학, 법윤리학, 법미학 등의 영역이 성립된다. 서양에서는 이러한 영역들이 전문적으로 발전되고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러한 세 분화된 영역들이 '법철학' 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된다. 그 뿐만 아니라 법신학(Rechtstheologie), 법심리학(Rechtspsychologie), 법사회학(Rechtssoziologie), 법사학(法史學, Rechtsgeschichte) 등의 기초 법학이 아직 초보 내지 불모의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을 단순히 국가 통치의 기술이나 제도로 여기고, 법의 본질과 이념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할 수 없는 나라는 아직 법치주의를 통한 민주주의에서 거리가 멀다고 본다면, 우리 나라에 서 법철학이 안고 있는 과제와 책임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내용과 역사〕 법철학이 다루는 내용은 시대와 학파에 따라 강조점이 다르지만 대체로 법의 개념 내지 본질, 법의 이념 내지 목적, 법의 효력 근거, 법과 인간의 근본 관계, 세계 속에서의 법의 위치, 법의 기본 개념(인격, 소 유, 형벌 등) 등인데, 이러한 법철학적 이론 내지 설명들을 모은 것이 법철학사(Geschichte der Rechtsphilosophie)이 다. 법과 대학에서는 법철학사 외에 법사상사(Geschichte der Rechtsgedanken)란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데, 철학과 사상은 관점에 따라 달리 설명될 수 있지만, 법사상사는 법철학사보다는 좀더 사회 철학적이고 정치 · 경제 · 문 화사와 직결된 종합 과학적 성격의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법철학사는 무명(無名)의 민중이나 특정 계층의 이데올로기보다는 법철학자들의 이론 또는 철학으로 재성찰되고 체계화된 것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철학사에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수 많은 법철학자와 이론들이 등장하며, 어느 의미에서는 이것 중 어떤 이론이 올바른 이론이고 정당한 법철학인가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법철학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의 소크라테스(Sokrates) 플라톤(Platon)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를 비롯하여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근세의 흡스(T. Hobbes), 로크 (J. Locke), 라이프니츠(G. Leibniz), , 볼프(C. Wolff), 칸트 (I. Kant), 헤겔(F. Hegel) 등 일반적으로 철학자로 알려진 인물들이 법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제기하며 법철학자로 등장하였다. 그리고 근세 이후 법학이 신학의 범주에서 벗어나 세속 학문으로 발전되면서 수많은 법학자와 법률 가들이 법철학적 이론들을 배출하였다. 자연법(natural law) 시대라고 불린 근세에 들어서는 인간의 이성과 본 성에 근거한 많은 법철학적 성찰이 이루어졌다. 15세기 의 휴머니즘 법학(Humanistiche Jurisprudenz)에서 출발하 여 17~18세기의 자연법론이 법철학적 이론으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의 독립 전쟁, 독일의 법전 편찬 등에 영향을 미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혁명이 있기 전에 법철학의 변화가 있다 "고 한 라드브루흐(G. Radbruch, 1878~1949)의 말은 의미 있는 말이다. 19세기에는 자연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사고 구조가 점점 실증주의로 바뀌었고, 법철학도 막연한 자연법론을 거부하고 실정법의 해석과 일반 이론을 강조하는 법실증 주의(Legal Positivism)가 우세하였다. 수많은 법률가들이 역사법학, 주석법학, 분석법학 등의 이름으로 실증주의적 주장을 폈고, 마르크스(K. Marx)는 법은 경제적 생산 관계의 하부 구조가 바뀌면 따라서 바뀔 수밖에 없는 상부 구조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라드브루흐는 이 시대의 법학을 "법철학의 안락사(安樂 死)"였다고 하였다. 법을 인간이 만든 실정법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는 법실증주의는 결국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나치즘, 파시즘, 공산주의라는 인류의 시련을 자초하였다고 오늘날 법철학자들은 지적한다. 실정법 을 초월하는 바른 법(Richtiges Recht)의 존재를 부정하는 법실증주의는 이런 시련으로 무너지고, 법철학의 부활은 자연법론의 재생(再生) 혹은 신(新)자연법론으로 현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기에는 토마스 아퀴나스를 재해석한 신토마스주의 외에도 신칸트주의, 신헤겔주의 등의 현대 법철학으로 활기 찬 논의를 불러일으켰는데 메스너(J.Messner)의 저서 《자연법의 영원 회귀》(Die ewige Wiederkehr des Naturrechts)가 이런 분위기를 잘 대변해 주 었다. 특히 독일에서는 12년 간의 나치 경험 이후 새로 운 법치 국가를 준비하면서 초실정법적 가치에 대한 존 중과 기대를 법철학의 생명으로 삼았다. 켈젠(H. Kelsen) 과 함께 상대주의 법철학자로 잘 알려진 라드브루흐가 <법률적 불법과 초법률적 법>(Gesetzlichess Unrecht und iibergesetzliches Recht)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현대 법철 학의 기초를 새롭게 다진 것도 이러한 반영이다. 또한 가톨릭의 자연법 이론과는 달리 성서적 기초 위에서 새로운 설명을 시도한 프로테스탄트 법신학도 넓은 의미에서 는 신(新)자연법론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 미에서 볼프(E. Wolf)가 "법철학은 법신학에서 기초되고 성숙된다" (Rechtsphilosophie ist begriindet und miindet in Rechtstheologie)고 고백하였듯이 법철학은 인간과 세계만 이 아니라 신(神)과도 무관하지 않은 학문이다. 지난 5세기 동안 법철학의 역사에는 많은 이론, 학파, 이데올로기들이 등장하였는데, 이러한 다양화와 복잡화는 현대 내지 '포스트모더니즘' (postmodernism) 시대라 일컬어지는 오늘날 극도에 이른다. 법치주의가 잘 진행 되고 있는 서양 국가들에서는 다시 법실증주의의 부활이 논의되는가 하면, 법철학 대신에 법 이론' (Rechtstheorie) 이 발전되고 있다. 법철학이건 법 이론이건 실로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다양한 이론들이 백가쟁명(百家爭鳴)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 가운데 두 가지 조류 내지 현상만 지 적한다면, 하나는 미국에서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비판법 학 운동(Critical Legal Studies Movement)이고, 다른 하나는 독일에서 주목을 받아 발전된 논의법학 이론(Juristische Argumentationslehre)이다. 지금은 법철학이 사회 철학 혹은 정치 철학, 법의 경제 이론(Economic Analysis of Law) 등과 경계를 그을 수 없을 정도로 학제적(Interdisciplinary) 연구로 이루어진다. 그런 면에서 법과 문학, 법미학, 법 상징학 등 학제적 · 종합 과학적 분야들이 새롭고 활기 차게 연구되고 있다. 〔목적과 과제〕 많은 법철학자와 이론들을 외우는 것이 법철학의 연구가 아니라 법철학은 어떻게 바른 법을 찾 을까 하고 노력하는 '지적 투쟁' 이다. 그런 면에서 법철 학은 한가한 이론 놀음이 아니라 현실과 직면하여 이론 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실천성' 이 내재되어 있는 학 문이다. 인간의 중요한 사회 생활, 예컨대 소유와 거래 심지어 가족 생활부터 국가 구조와 경제 행위에 이르기 까지 법이 관련되지 않은 부분이 없으며, 그 법이 바른 모습으로 서기 위해서도 법철학적 성찰과 이론 정립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법철학은 일반론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실정법학의 이론과 유기적으로 연관을 가진다. 대표적 법철학서인 라드브루흐의 《법철학》(Rechtsphilosophie, 1932)은 그의 법철학적 총론에 기초하여 10여 장(章)에 이르는 각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법철 학의 각론화 내지 응용화의 경향은 최근에 이를수록 더 욱 강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법철학이 법철학자들의 전 유물이 아니라 법학자와 법률가, 그리고 일반인에게까지 공유되어야 할 것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특히 입법학 (Gesetzgebungslehre) 법 정책학(Rechtspolitik)과 관련하여 '응용 법철학' (Anwendungsrechtsphilosophie)이 강조되고 있다. 결국 법철학은 다시 법사회학과 함께 단지 법철학자의 머리 속에 있는 이론이 아닌 일반 민중의 가슴속에 있는 '산 법철학' 을 찾아야 한다는 다소 역설적인 과제 앞에 놓이게 된다. 여기에 법철학이 법 의식(Rechtsbewuβtsein) , 법 감정(Rechtseefuh), 법 관념(Rechtsvorstellung) 등과 어 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된 다. 이러한 경험적 확인과 검증의 과제는 아직까지는 법 철학보다는 법사회학과 법 인류학(Legal Anthropology)의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법철학에서는 비교 법철학(Vergleichende Rechtsphilosophie)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비서유럽 국가의 법철학계가 특별히 주목해 야 할 현상이다. 현대의 다원 사회화 내지 국제화의 현상 속에서 서유럽 중심의 법철학만이 유지될 수 없는 시대 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가만히 앉아서 저절로 비서 유럽적 내지 비교적 법철학 이론이 생성되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독일의 지도적 법철학자인 카우프만 (Arthur Kaufmann)은 특히 중국, 한국, 일본 등 극동 아시아에는 고대 그리스, 로마에 못지않은 법철학적 '사상 재' (思想財, Gedankengut)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세계사의 강제에 의해 그것이 법철학으로 제대로 설명될 수 없었음을 지적하였다. 그래서 이제는 이러한 전통을 재해석하여 인류가 공영하는 정의와 평화의 법철학을 수 립하기 위하여 서양 학자들도 기꺼이 '여행하는 법철학' (Rechtsphilosophie auf der Reise)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로 인해 아시아, 아프리카의 법학자들은 더욱 자극을 받고 자신의 법철학을 정립해야 할 과제를 확인하게 되었다. 〔한국의 법철학〕 세계 학계의 요구에 대해 중국, 일본, 한국의 아시아 법철학계는 아직까지 체계화된 동양 법철 학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는 단계이다. '사상재' 는 풍부해도 그것을 철학적 용어로 서양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고 이론화한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렇지만 세계 학계가 점점 밀착되고 협력하는 추세에서 이런 작업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이나 일본에 관해서는 차치하고라도 한국 법철학에 관해서만 논한다면, 아직 한국 법철학사를 서술한 통서(通書)는 없고 다 만 최종고(崔鍾庫)의 《한국 법사상사》(1989)와 김병규 (金秉圭)의 《법철학의 근본 문제》(1988), <퇴계 사상과 정 의》(1990) 같은 연구서들이 있을 뿐이다. 1950년대부터 이항녕(李恒寧)이 《법철학 개론》(1957)에서 동양 법철학의 필요성을 시사하였고, 황산덕(黃山德)이 《법철학 강 의》(1981)에서 불교 철학에 입각한 법철학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아직 이론화 · 체계화의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1970년대 이후부터 장경학(張庚鶴) , 함병춘(咸秉春), 유기천(劉基天) , 박병호(朴秉濠), 최종고 등의 학자들이 한국 법철학 내지 한국 법사상의 정립 을 논문들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사상사와 구별되는 엄격한 의미의 한국 법철학사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 법철학을 정립하려면 단지 법학 이론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철학적 용어와 기본 개념에 관한 문제에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법은 인간이면 누구나 추구하는 가치의 보편성을 띠면서도 국가와 민족에 따라 성격을 달리하는 특수성을 띤 양면적 규범이다. 따라서 한국 법철학도 이러한 양면적 요청에 부응하지 않으면 세계적 법철학이 될 수 없다. 이 런 면에서 한국에서의 법철학은 서양 법철학의 수용(受 容, Rezeption)과 토착화(土着化, Indigenization)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런 면에서 비(非)그리스도교 문화권에서의 그리스도교 수용과 토착화라는 과제와 궤(軌)를 같이하는 면모도 보여 준다. 가톨릭 신앙을 가진 법률가가 동양 3국에서 존경을 받는 위대한 법사상가 내지 법 철학자로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국의 오경웅(吳 經熊, John C.U. Wu, 1899~1986), 일본의 다나카 고타로 (田中耕太郎, 1890~1974), 한국의 김홍섭(金洪燮, 1905~ 1965)은 가톨릭적 자연법 사상을 소화하여 자신의 법철 학으로 정립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서양적 법철 학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동양적 전통과 예지(叡智)를 재해석하여 현대화시키려 하였다. 김홍섭이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법사상과 접목되는 점은 이것을 증명 해주는 예라고 하겠다. 이러한 가톨릭적 한국 법철학은 이미 18세기 말에 가톨리시즘이 한국에 전해질 때부터 마음법 혹은 양심법(良心法)이라는 이름의 자연법 사상 에 의해 접목되어, 한국 사회의 현실과 대응하면서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가톨릭 법학자로 한공렬(韓公烈, 1913~ 1973) 주교와 이태재(李太載, 1921~ ) 등이 자연법 사상을 소개 발전시켰다. 그러나 자연법 사상은 법철학가 박은정(朴恩正)이 그 의 《자연법 사상》(1987)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사회적 · 역사적 현실 속에서 실정법을 비판 초월하면서 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수반한다. 어느 시대에나 권력자와 입 법가들은 그들이 제정한 실정법의 권위와 '완결성' 을 주 장하면서 준수와 복종을 강요한다. 그 실정법이 정당한 법질서를 이룰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정당한 법, '악법' 이 될 때에는 자연법에 입각한 법철학 내지 법사 상을 가진 사람들은 당연히 저항권(Widestamadistaot)을 행사하려고 한다. 여기에 국가가 제정한 실정법과 자연 법, 때로는 교회법이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고 법철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조선조의 실정법에 저항하면 서 가톨릭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 일제 시대에 일본인에 의해 강요된 악법에 저항한 애국자들, 해방 후 독재적 권력에 저항한 민주 인사들의 법철학 내지 법사상이 그 예라고 하겠다. 근년에도 군사 통치 시절에 이루어진 5· 18 광주 학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논하면서 검찰이 켈 젠, 라드브루흐 등의 법철학을 인용하여 공소권(公訴權)의 부정을 결정하였고, 이에 대해 법철학계와 헌법 재판소는 검찰의 법철학 인용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한 바 있 다. 이처럼 서양의 법철학 이론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어 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한국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법의 제정과 운영의 책임, 법과 이데올로기, 법과 경제 정책, 법률가의 직업 윤리, 인공 수정과 뇌사 등 생의 윤리(生醫倫理, bioethics)와 환경에 관한 법적 문제 등 법철학이 다루는 문제는 한국에서도 광범하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에 대한 법철학적 성찰, 남북 통일과 세계 평화를 향한 과제가 중요하다. 법철학 에서 지향하는 정의와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이라는 세 이념을 한국적 상황에서 어떻게 현실적으로 조화하여 실천하느냐 하는 문제는 법철학자와 일반 국민이 함께 건설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이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신장에 선도적 역할을 해온 그리스도교가 한국 사회에서 안고 있는 중대한 과제이기도 하다. → 법 ; 법률) ※ 참고문헌  이항녕, 《법철학 개론》, 박영사, 1957, 1974(증보)/ 황산덕, 《법철학 강의》, 방문사, 1981/ 심헌섭, 《법 철 학》 李文 I, 법문사, 1982/ 김병규, 《법철학의 근본 문제》, 법 문사, 1988/ 이태재, (법 철학사 와 자연법 론》, 법문사, 1984/ 최종고, 《법사상사》, 박영사, 1983, 1992 (증보)/ -, 《한국 법사상사》,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9/ -, <위대 한 법사상가들》 I ~Ⅲ, 학연사, 1984, 1985/ -, <법과 윤리》, 경세 원, 1992/ -, <법과 종교와 인간》, 삼영사, 1981, 1991(증보) -, 《G. 라드브루흐 연구》, 박영사, 1995/ 유병화, 《법철학》, 박영사, 1984/ 박은정, 《자연법 사상》, 민음사, 1987/ 이상열, 《사회 정의의 원리》, 분도출판사, 1990/ G. 라드브루흐, 최종고 역, 《법철학》, 삼영사, 1975/ A. 홀러바흐, 최종고 · 박은정 공역, 《법철학과 법사학》, 삼영 사, 1984/ H. 켈젠, 김영수 역, 《정의란 무엇인가》, 삼중당, 1982/ 우징 승, 서돈각 역, 《정의의 원천》, 박영사, 1958/ F. 헤겔, 임석진 역, 《법철학》, 지식산업사, 1989/ C. 페를만, 심헌섭 . 강경선 · 장영민 공역, <법과 정의의 철학》, 종로서적, 1986/ A. 카우프만, 심헌섭 역, <현대 법철학과 법이론의 근본 문제》, 박영사, 1974/ L. 풀러, 강구진 역, <법의 도덕성》, 법문사, 1971/ 박은정 편역, 《라드브루흐의 법 철학》, 문학과 지성사, 1989/ M. 골딩, 장영민 역, 《법 철 학》, 제일출판사, 1982/E. 보덴하이머, 이상면 역, 《법철학 개론》, 법문사, 1987/E. 페터 슨, 엄민영 · 서돈각 · 전원배 공역, 《법철학》, 을유문화사, 1960/ J. 롤즈, 황경식 역, 《사회 정의론》, 서광사 , 1985/J. 엘룰, 한상범 . 장 인석 공역,《법의 신학적 기초》, 현대사상사, 1985/ 田中耕太郎, 정종 휴 역, <법과 종교와 사회 생활》, 교육과학사, 1989/ R. 파운드, 고병 국 역, (법 률사관》, 법 문사, 1986/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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