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사도적 권한 내에서 합법적인 혼인을 해소할 수 있는 신앙의 특전(privilegium fidei) .
〔정의 및 역사〕 바오로 특전과 마찬가지로 베드로 특전도 세례와 관련이 있는데, 이 특전에 따라 '신앙의 혜택을 위하여' (in favorem fidei) 해소될 수 있다. '신앙의 특전' (favor fidei)이란 용어는 거의 전적으로 이 베드로 특전에 사용되지만, 바오로 특전 또한 '신앙의 혜택을 위하여' 부여되므로 어떤 혼돈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베드로 특전이란 용어는 이러한 경우들에 사용되는데, 그 이유는 베드로 사도의 계승자로서 교황의 권한에서 직접 그 권위가 유추되기 때문이다.
교회가 선교 활동을 통해 점차 전세계적으로 선교의 영역이 확대되어 가는 동안, 특히 16세기에 선교사들은 자주 혼인에 있어서 교회의 가르침과 상치되는 복잡한 부부 관계를 갖고 있는 자들이 입교하는 사례를 체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결과적으로 세 개의 '교황령' (constitutio apostolica)을 발표하게 하였는데, 세 명의 교황에 의하여 1537년, 1571년, 1585년에 걸쳐서 각기 발표된 이 교황령들은 교회법으로 법제화되어(구교회법 1125조) 이와 비슷한 환경의 다른 지방에서도 적용하게 되었다. 현 교회법은 신앙의 특전으로 제1148조에 일부다처(polygamia)를 위한 특별 규정을, 제1949조에는 감금이나 박해로 인한 혼인 해소의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16세기의 교황령〕 16세기까지 세례받지 않은 신자들의 자연 혼인은 바오로 특전 외에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이 신학자들과 교회법 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배적인 의견은 법과 관습과 문화가 다른 선교 지역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한 교황령에 의하여 사라지게 되었는데, 일부다처와 일처다부(polyandria)에 대한 규정이 바로 그것이다.
<알티투도>(Altitudo) : 교황 바오로 3세가 1537년 6월 1일 발표한 이 교황령은 '인도를 위한 규정' 으로, 한 남자가 여러 아내들과 동시에 함께 살고 있지만(ployga-mia simultanea) 그의 첫 아내가 누구인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를 다룬 법령이다. 만일, 이 경우에 남자가 세례를 받는다면 아내들 중 아무나 선택하여 혼인 합의를 새롭게 하여 혼인하고 나머지 아내들은 내보내야 한다. 그가 만일 합법적인 첫 아내를 기억한다면 그녀와 살아야 하고 다른 아내를 선택할 수 없다. 그리고 법에 의한 질문에 대하여는 그것을 할 필요가 없으며 선택된 아내가 비신자일지라도 혼인할 수 있다.
<로마니 폰티피치스>(Romani Pontificis) : 교황 비오 5세가 1571년 8월 2일 발표한 '인도를 위한 규정' 인 이 교황령은, 여러 아내들과 동시에 함께 살고 있는 남자가 세례를 받는 경우, 그와 함께 세례를 받는 아내를 선택하여 혼인하고 나머지 아내들은 내보내야 한다. 세례를 받는 아내가 합법적으로 혼인한 첫 아내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며, 법에 의한 질문과 혼인 합의의 갱신에 대하여는 언급이 없다.
<포풀리스>(Populis) :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1585년 1월 25일 발표한 이 교황령은 '인도, 앙골라, 에티오피아, 브라질을 위한 규정' 으로, 비세례자 남녀 사이에 맺은 혼인에 관한 법령이다. 법에 의한 질문을 법 규정대로 할 수 없거나 정한 기한 내에 회답할 수 없었다는 것이 재판 외의 약식 절차의 방식으로 확인되는 경우, 법에 의한 질문을 관면할 권한을 교구장과 주임 사제와 예수회의 고해 사제에게 부여하고, 또 전 배우자와 헤어진 새입교자가 새로 혼인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또한 전 배우자가 법에 의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없는 합법적 사유가 있었다거나, 또는 그 역시 (새로 입교하는 배우자가 새로 혼인하기 전에) 입교하여 세례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새 입교자의 새로운 혼인은 유효하다고 간주한다. 이 교황령이 발전적으로 법제화된 것이 현 교회법 제1149조이다.
이러한 교황령의 규범은 개종자의 신앙을 보호하기 위하여 바오로 특전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것으로 법제화되어 1917년 법전 제1125조에 삽입되었으며, 현행 교회법전에도 약간의 수정을 거쳐 그대로 유지되었다.
교황은 교회법 제1141조에 언급된 성립되고 완결된 혼인(matimonium raturm et consummatum)을 제외하고는 교회의 최고 권위자로서 신앙의 혜택 또는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혼인의 유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신학적 바탕 위에서 그의 권한을 행사한다. 위에 언급된 세 가지 교황령 외에 신앙 교리성에서는 훈령 <웃 노툼 싯>(Ut notum sit, 1973. 12. 6)을 반포하여 신앙의 특전을 위한 혼인 해소의 소송 절차 규범을 마련하였는데, 이 훈령에는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뿐 아니라 세례자와 비세례자와의 혼인과 비가톨릭 세례자와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 해소에 대한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현 교회법의 규정〕 일부다처를 위한 규정 : 세례받지않은 여러 아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세례받지 않은 남자가 세례를 받는 경우에는 일부다처의 상황을 청산하여야한다. 왜냐하면 이는 혼인의 본질인 단일성(교회법 1056조)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세례받은 남자는 첫째 아내를 선택하여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중 한 아내를 선택하고 다른 아내들은 떠나 보내야 한다. 이 규정은 일처다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한 아내나 한 남편을 선택하는 경우에 세례받은 자는 세례 후 교회법적 형식을 거쳐 혼인을 맺어야 하며, 떠나보내는 사람들에게는 정의와 그리스도교 정신에 따른 합당한 배려를 해주어야만 한다. 교회법 1148조의 일부다처를 위한 규정이 적용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 남자가 여러 아내와 동시에 함께 살고 있는 일부다처의 경우나 한 여자가 여러 남편과 동시에 함께 살고 있는 일처다부의 경우로, 첫 번째 혼인은 비세례자끼리의 자연 혼인이어야 한다. 세례 후 제2의 혼인은 교회법적 형식에 따라 맺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혼종 혼인에 관한 규정과 그 밖의 다른 법 규정들도 지켜야 한다. 그리고 당사자는 떠나 보낸 아내(또는 남편)들의 생계가 정의와 사랑에 입각하여 넉넉히 배려되도록 보살펴야 한다.
감금이나 박해로 인한 혼인 해소 : 그레고리오 13세의 교황령 <포풀리스>에 근거한 이 규정은,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이 감금이나 박해로 인하여 동거할 수 없는 특별한 경우에 적용되며, 다음과 같은 경우에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교회법 1149조).
첫째, 비세례자 남녀 사이의 혼인이 감금이나 박해로인하여 헤어진 경우로, 별거 중 한 쪽이 세례를 받아 당사자들 사이에 화해가 불가능하거나 그들이 화해를 원하지 않을 때 적용한다. 둘째, 헤어진 후 한 쪽만이 세례를 받는 경우에는 바오로 특전을 적용하여 새로운 혼인을 맺을 수 있다. 그러나 감금이나 박해 때문에 상대편 배우자에게 "교회법에 의한 질문"을 할 수 없을 때에는 이를 생략할 수 있다. 셋째, 감금이나 박해 중에 배우자 양쪽이 각각 따로 세례를 받는 경우에는 서로가 그 사실을 모르더라도 그 혼인은 자동적으로 '성립된 혼인' 이 되므로 새로운 혼인을 위하여 바오로 특전을 적용할 수 없고, 교황만이 해소할 수 있다(교회법 1142조 참조). 넷째, 상대쪽 배우자의 세례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 왜냐하면 의문되는 사항에는 신앙의 특전이 법의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교회법 1150조 참조).
〔1973년의 신앙 교리 심의회 훈령〕 이 훈령 <웃 노툼싯>은 신앙의 특전으로 교황이 해소할 수 있는 혼인과 이 해소가 허락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조건을 규정한 '신앙의 특전에 의한 혼인 해소의 소송 절차' 에 대한 규범이다. 이 훈령에 따르면 교황이 신앙의 특전으로 해소할 수 있는 혼인은 비가톨릭 세례자와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 가톨릭 세례자와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비세례자가 이혼하여 가톨릭 신자와 혼인하려는경우 등 세 가지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갖춘 혼인의 해소가 유효하게 허락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혼인 생활이 계속되는 동안 어느 한 쪽이 세례받지 않았어야 한다. 둘째, 세례 받지 않았던 쪽이 혹시 세례를 받았다면 그 후에 부부 행위가 없었어야 한다. 셋째, 첫 번째 혼인 중에 세례를 받지 않았거나 타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배우자는 새로 혼인할 가톨릭 배우자가 자신의 신앙을 따르며 자녀에게 가톨릭의 세례를 받게 하고 가톨릭 교리대로 교육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이 조건은 서약의 형식을 갖추어 보장되어야 한다. 이 약속은 신앙의 특전이 진정으로 가톨릭 신자의 신앙을 보존하기 위하여 허락된 것임을 보증하기 위하여 요구된다. (→ 혼인 무효 ; 혼인 해소)
※ 참고문헌 이찬우,《혼인》, 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993, pp. 259~268/ L. Chiappetta, Prontario di diritto camoncco et concordatario, Roma, ed. Dehoniane, 1994, pp. 963~965, 990~995/ P. Demuth, The Nature and Origin of the Privilege of Faith, Resonance 4, 1967, pp. 60~731 J. Kuntz, The Petrine Privilege : A Study of Some Recent Cases, The Jurist 28, 1968, pp. 486~496/ U. Navarrete, De termino Privilegium Petrinum non adhibendo, Periodica 53, 1964, pp. 323~373. 〔李讚雨〕
베드로 특전 ― 特典 〔라〕Privilegium Petrinum 〔영〕Petrine Privi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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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베드로 특전은 일부다처 등의 합법적인 혼인을 해소하는 신앙의 특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