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법
辨證法
〔라〕dialectica · 〔영〕diale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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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변증법의 대변자로 불리는 헤겔.
어느 한 개념을 사물이 변화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다 른 두 개념과 함께 이해하고 파악하는 방법. 〔의 미〕 이 용어는 '문법' 이란 의미를 지닌 그리스 어 ‘디아레크티케’ (διαλεκτική)에서 유래하였으며, 이 말의 동사 ‘디아레고마이’ (διαλέγομαι)는 ‘대화하다, 상의하다, 비판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형식 논리학 또는 일반 논리학은 동일률(즉 A=A), 모순율(즉 A≠~A)과 배중률(排中律, 즉 A는 B이든가 아니면 ~B이지 B도 아니고 ~B 일 수 없다)에 근거하여 사물을 고정화시켜 놓고 논하지 만, 변증법은 사물을 변화하고 있는 면에서 보고 논한다. 예컨대 형식 논리학에서는 '그 나무의 잎은 푸르다' 고 했을 때 일단 그 나무의 잎을 고정시켜 놓고 본다. 그러 나 '그 나무의 잎은 봄과 여름에는 푸르나 가을과 겨울 에는 푸르지 않다' 고 말한다면, 같은 나무의 잎이 푸르 다고 했다가 또 푸르지 않다고 말하게 된다. 즉 나무의 잎이 변화하는 측면까지 함께 고려해서 이 변화하는 측 면에 초점을 두고 말할 때 여기에 이미 변증법적 사고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실제로 변증법인 사고를 흔히 경험한다. 인 간이나 사물을 판단함에 있어서 대개의 사람들은 "한 쪽 의 극단점으로부터 반대편의 극단점으로 기울어지는" , 다시 말해서 하나의 정립으로부터 또 다른 반정립의 단 계로 이행함으로써, 마침내 중용의 단계에서만 포착할 수 있는 최종적인 판단을 내린다. 여기서 중용은 양극간 의 단순한 중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이라 고 보아야 한다. 이로써 인간의 사고가 이미 변증법적 발 전 형식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적 변천〕 변증법에 대한 이해와 해석은 매우 다 양한 면모를 보여 주기 때문에, 변증법에 대한 이해를 위 해서는 역사적 변천 과정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플라톤 : 변증법은 플라톤(Platon, 기원전 428/427~348/ 347)의 《대화편》에서 "형식적으로 규제된 대화로부터 발 생했다"고 전해진다. 《대화편》에서 대화 상대자들은 공 통 관심의 주제와 관련해서 다양하게 진술된 논증들에 대한 찬반 토론을 통하여 인식을 진척시키려고 하였다. 여기서 변증법은 대화 중에 하나의 주제와 다수의 견해 들 사이에서 구조적인 질서를 세우기 위한 하나의 형식 화된 방법으로 나타난다. 변증법적 방법을 근세 이후 폭 넓게 적용시키게 만든 헤겔(G.W.F. Hegel)은 명시적으로 플라톤을 그 실례로 들었다. 변증법이 하나의 방법론으로 간주되면, 변증법은 일(-)과 다(多)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이다. '다' 가 오직 '일' 과의 관계에서만 '다' 로 나타나며, 반대로 '일' 은 최초에 '다' 가 아닌 것으로서 파악될 수 있는 한, 그 양 자 사이에서는 하나의 내재적인 논리가 존재한다. 이 형 식적 구조는 가능한 실체적 주제 전체와 관련해서, 그리 고 언제나 동일한 방식 속에서 계속적으로 검토된다. 다 시 말해서 개별적으로 주어진 국면들은 그들의 상관성에 서 서로 호혜적으로 균형을 이루면서 공통적인 것을 향 해 결합되고 지양(止揚, autheben)된다. 통일성이 그 과정 속에서 다수의 상관된 국면들을 통해 성립된다. 그러나 플라톤에게서 이데아(Idea)는 변증법으로 파악될 수 없 다. 따라서 변증법은 가변적인 현실 세계를 해명하는 데 만 사용된다는 한계를 지닌다. 니콜라오 : 중세 철학에서는 쿠사의 니콜라오(Nicolaus Cusanus, 1401~1464)에게서 변증법적인 표현이 발견된다. 유한한 인간과 무한한 절대자의 관계를 표현하려는 니콜 라오 철학의 기본 사상인 '모순 대립의 합일' (coincidentia oppositorium)은 변증법적 표현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의 이성은 무한한 절대자를 유한한 관 점들로부터 유한한 척도로 추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 나 이성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는 수다성(數多性)으 로부터 숨어 있는 단일성(單一性)을 발견하며, 다(多)와 일(一)의 모순 대립을 초월한 유일한 존재로서의 절대자 의 이해에 접근할 수 있다.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 있는 이 세계에서 나타나는 대립과 운동은 절대자 속에서 합 일되고 정지된다. 니콜라오의 이러한 변증법적인 사상은 근세에 들어서는 칸트(I. Kant,1724~1804), 피히테(J.G. Fichte, 1762~1814), 셀링(F.W. von Schelling, 1775~1854) 등 을 통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발전되었다. 근세 : 이 시기의 철학에서 변증법은 칸트를 통해 인 식론적인 면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는 비판적으로 참다운 보편적인 인식으로서의 오성 인식과 변증법을 구 별하고 변증법을 '가상의 논리' (Logik des Scheins)라고 불 렀다. 그는 이성 개념들의 추리에서 선험적인 가상(假 象)을 발견하고 인식의 가능성을 경험 세계로 한정하면 서도 인식을 상대화하지 않고 오히려 인식의 비판적 기 초를 확립하였다. 경험의 한계선을 넘어가는 이성의 변 증법적 기능은 필연적으로 이율 배반을 낳는다. 칸트는 이 이율 배반을 극복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바로 모색하 지 않았다. 칸트에게서 변증법은 가상의 논리로서 부정 적인 의미를 가졌지만, 그가 말하는 이데(Idee)들은 포괄 자 또는 전체자로서의 절대자에로의 전망을 가능하게 하 였기 때문에, 그는 이후의 독일 관념 철학에서 변증법이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다. 피히테는 변증법을 "명증(明證)에 도달할 수 있는 합 법칙적인 방법"이라고 하였다. 즉 그에게 있어서 변증법 은 인간의 사유가 모순 앞에서 정지하지 않고 명증에 이 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합법칙적인 방법이다. 피히테 는 《학문론》(Wissenschaftslehre)에서 변증법의 논리적인 형식을 동일률, 모순율, 그리고 종합률에서 의식의 구조 를 자아의 형이상학으로 발전시켰다. 그에 의하면, 의식 의 구조는 언제나 정(正)과 반(反)에서 종합이 나타난 다. 다시 말해서 A와 ~A에서 언제나 하나의 새로운 종 합적인 개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자아와 비자아는 상호 규정하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쪽도 동시에 다른 쪽 없이 생각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종합 명제는 두 개의 서로 반대되는 명제, 곧 정과 반을 동시에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변증법의 3단계는 '하나의 행위' 이며 절 대적 자아의 운동이다. 피히테의 의식 구조의 기초로서의 변증법적 형식을 받 아들인 셀링은 자연과 정신의 생생한 대립을 해명하려고 하였는데, 정신과 자연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 그의 철학의 중심 사상이다. 그는 "정신과 자연의 동일 성으로서의 절대자는 객관적인 자연과 주관적인 정신의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아니한 대립을 자신 속에 포괄하 고 있다" 고 하였다. 이러한 사상은 그 구조상 변증법적 이다. 절대자가 살아 있는 종합 명제로서 처음부터 앞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변증법의 특색이다. 헤겔 : 서양 철학의 변증법이라고 하면 누구나 헤겔을 연상할 만큼 그는 '변증법의 대변자' 라고 할 수 있다. 그 는 방법론적으로 통일되고 내용적으로 가장 포괄적인 체 계를 이룩하였다. 헤겔 이전의 변증법은 절대자를 지향 하고 그 절대자는 언제나 모순과 대립을 초월해 있었으 며, 절대자 속에서 변증법적 운동은 정지하고 있었다. 그 러나 헤겔은 이와는 달리 절대자 속에서조차도 대립과 운동을 발전시켰다. 그의 철학의 전 체계는 변증법적 운 동의 3단계로 일관되어 있다. 널리 알려진 그의 변증법 의 3단계 형식, 정립(定立, Thesis), 반정립(反定立, Antithesis), 종합(綜合, Synthesis)은 그의 모든 저술에서 발견 된다. 그의 《논리학》(Wissenchaft der Logik, 1812~1816)에 서는 "존재, 무 그리고 형성(Werden)"으로 나타나고, 《정 신 현상학)(Phänomenologie des Geistes, 1807)에서는 "의식, 자기 의식 그리고 이성" 으로 나타난다. 그는 두 개의 반 대 명제는 종합 명제 속에서 지양된다고 하였다. 여기서 지양이라는 개념에는 세 가지 뜻이 있는데, 첫 번째는 정 (正)이 반(反)으로 말미암아 극복된다(tollere)는 의미와 정과 반이 함께 전체에 있어서 보존된다(reservare)는 의 미이고, 두 번째는 정과 반이 하나의 더 높은 차원에서 종합된다(elevae)는 의미이다. 그리고 세 번째 의미는 앞 의 두 단계가 더 이상 상호 배타적으로 대립하지 않는다 는 뜻에서의 지양이다. 헤겔의 논리학은 "순수한, 아무런 정의도 하지 않은 존재" 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존재는 어떤 것과 도 관계하고 있지 않는 것이어야 하며, 따라서 순수한 존 재이다. 그러므로 이 순수한 존재는 '순수한 무' 이다. 순 수한 존재는 그것이 순수한 무로 논증될 때에만 생각될 수 있다. 헤겔은 "존재는 무"라는 명제에서 '이다' (das Ist)라는 존재와 무 사이의 제3의 개념에 주목하였다. 그 것은 '존재' 와 '무' 를 연결하고 있다. 여기서 존재라는 개념에 변화가 발견된다. 존재라는 개념은 본래 '이다' (ist)인데, 존재는 자기 자신과 무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하면서 제3의 개념으로 전환한다. 그래서 제일의 개념인 존재와 '이다' 로 전환된 제3의 존재 사이에는 차이가 있 게 된다. 제3의 존재는 이제는 자기 속에 머물러 있는 정 (靜)적인 존재가 아니라 형성적이고 동적인 존재이다. 중개 역할을 하는 '이다' 는 곧 '형성' (das Werden)이다. 헤겔은 "진리는 하나의 것이 다른 것 속에서 직접적으로 소멸하는 운동, 곧 형성이다"라고 말한다. 헤겔에 의하 면 '형성' 은 종합 명제로서 존재와 무 사이의 대립을 극 복한다. 왜냐하면 형성은 존재와 무의 동일성과 대립성 을 그 상호 관련에서 함께 자신 속에 통일하고 있기 때문 이다. 이와 같은 형성으로 말미암아 존재와 무 사이의 모 순 대립의 극복을 통해서 이제는 '합' (合)으로서의 현실 적인 존재가 3단계의 두 번째 명제가 된다. 곧 형성된 존 재는 다시 변증법적인 형성 과정을 밟게 되는데, 왜냐하 면 그 '형성된 존재' 는 이미 순수한 무를 자신 속에 내포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헤겔에게서 변증법적 형 성은 끝이 없고 쉴 사이 없는 움직임이다. 헤겔의 논리학 에서 존재와 무와 형성 사이의 모든 상호 관련성과 움직 이는 성질은 다른 모든 3단계식 발전과 명제에도 똑같이 해당된다. 그러므로 모든 계기는 동시에 전체이며, 모든 결과는 이미 그 속에 새로운 운동의 요인을 내포한다. 따 라서 모든 것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항상 움직인다. 헤겔 에게서는 변증법은 단순히 형식적 도형이 아니고 현실 자체이며 스스로 발전하는 내용이다. 그는 《정신 현상학》에도 변증법의 3단계 형식을 도입 하였다. '의식' 이라고 하는 제1 단계는 소박하고 자연적 이며 직접적인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주관이 그와는 이질적인 감성적으로 주어져 있는 세계와 대립한다. 의 식은 지각하고 경험하며 감성의 세계를 인식하지만, 여 기서는 아직 그 자신과 대상과의 참다운 관계를 알지 못 한다. 그래서 의식은 인식의 확실성에 도달하지는 못한 다. 그러나 의식은 스스로 인식의 확실성에 도달하고자 한다. 그래서 '자기 의식' 이라는 제2 단계가 나타난다. 자기 의식은 먼저 주관의 객관에 대한 관계를 성찰한다. 의식은 이제 자기 의식으로서 2중의 대상을 갖는다. 하 나는 감성적인 직접적 대상이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이 다. 이 두 번째 대상으로서의 자기 자신이야말로 의식의 참다운 본질이며, 처음에는 감성적인 대상과의 대립에서 만 존재한다. 이 의식은 하나의 변증법적 운동으로 나타 난다. 제1 단계에서의 의식은 직접적이어서 '즉자적 존재'(卽自的存在, das An-sich-sein)라고 불려지고, 제2 단계에 서의 의식은 자기 의식으로서 '대자적 존재' 對對自的存 在, das Fir-sich-sein)라고 불려진다. 만약 내가 다른 존재 들이 내 곁에 존재한다는 것을 통해서만 내가 존재한다 면, 나는 아직도 어떤 다른 것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다. 그러므로 즉자적 존재는 곧 '대타적 존재' 對他的存 在, das für-ein-Anderes-sein)가 된다. 그러나 자기 의식으 로서의 의식은 바로 '나' (das Ich)이다. 곧 자기 의식으로 서의 의식은 '나를 위한 것' (etwas für mich)이며 '대자적 존재' 이다. 헤겔에 의하면, 제1 단계의 의식은 추상적이 고 보편적이나, 제2 단계의 자기 의식은 구체적이고 보 편적이 아니다. 이 두 단계는 이성 속에서 통합되는데, 이성은 사변적이다. 이성은 종합 명제, 즉 '즉자대자적 존재' (卽自對自的存在, das An-und-für-sich-sein)로서 추상 적인 것을 통합한다. 이성으로서의 의식이 비로소 자기 자신과 실재적인 것을 함께 확실히 인식한다. 그래서 헤 겔에 의하면 이성의 사유는 현실 자체가 된다. 헤겔은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고, 현실적인 것은 또한 이성적 이다" 라고 하였다. 그는 변증법의 형식적인 구조를 모든 존재 영역에 적용하였는데, 인간과 역사와 신까지도 변 증법적으로 파악하였다. 헤겔은 변증법의 3단계 형식의 구조에 사로잡혔지만, 변증법적 사유의 원래의 동기는 생동하는 현실을 파악함에 있어서 하나의 고정화된 사유 형식을 극복하려는 데 있었다. 그래서 헤겔 이후의 철학 이 그에게 크게 반발하였던 것이다. 헤겔의 변증법은 정립, 반정립과 종합의 계기로 파악 되나 이러한 도식적인 사유는 방법적 과정의 복잡성과 특성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심지어는 그 세 가지 입장의 허위적인 고정화로 말미암아 오류를 유발하 기까지 하였다. 키에르케고르 : 변증법이란 본래 인식에 이르는 재생 가능한 길을 가리켰다. 변증법은 자연의 복합체에 대비 된 역사적 정신의 복합체나 혹은 사회의 복합체와 같이 고립된 대상들의 복합체를 가리켰던 것은 아니다. 변증 법을 억지로 대상들의 특수한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 은, 예컨대 유물 변증법처럼 오히려 올바른 인식에 혼란 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래서 변증법은 도식에 집착되 지 아니하고, 내용의 견지에서 규정되기도 하였다. 변증 법은 과학적인 방법론이 통용되지 않는 분야, 예컨대 실 존 철학과 변증법적 신학에서 활발히 논의되었다. 소위 변증법적 신학과 실존 철학의 변증법은 키에르케 고르(S.A. Kierkegard, 1813~1855)의 '실존적 변증법' 의 영향을 받았다. 키에르케고르는 헤겔의 변증법과는 의도 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하였다. 그는 헤겔의 철학 체계에 대한 비판에서 "논리적인 체계는 있을 수 없다" 고 주장 하면서 소위 객관적인 사상의 한계를 지적하고, 주체적 인 즉 실존적인 사상을 내세웠다. 그에 의하면, 실존적 체험은 결코 논리적으로 또는 체계적으로 파악될 수 없 다. 그의 변증법에서 모순 대립이란 매개될 수 없는 궁극 적인 것이었다. 실존적 변증법은 종합을 하려는 것이 아 니고 실존적 체험을 전달하려는 것이며, 지양될 수 없는 모순 대립들로 이루어져 있는 인간 실존의 역설을 드러 내는 것이다. 이 역설 속에서 그의 변증법은 절정에 달하 였지만 또한 단절되었다. 그러나 책임 있게 이루어지는 선택의 결단에 의해서 비로소 모순 대립을 넘어가는 변 증법적인 운동이 비약으로서 성취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적으로 일정한 과정이 아니며 고정된 상태로 나타나 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거듭 새롭게 성취될 수 있는 가 능성일 뿐이다. 부단히 새롭게 성취되어야 할 행위는 그 리스도인에게서는 바로 신앙이다. 이 신앙에서도 역설은 지양되지 않는 채로 남아 있다. 따라서 실존의 변증법에 서는 역설은 끝까지 남아 있으며, 모순 대립의 중재는 문 제되지 않고 늘 새롭게 성취되어야 할 결단만이 문제가 된다.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적 변증법은 신학자인 바르트(K. Barth), 고가르텐(F. Gogarten)과 불트만(R. Bultmann)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불트만은 "신학적 명제들은 보편적 진리를 언표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정에 의해 비로소 '참' 이 되기 때문에 변증법적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 로 신학적 명제들의 진리는 항상 새롭게 체득되지 않으 면 안되었고, 결국 신학의 변증법은 실존의 역사성 속에 놓이게 되었다. 따라서 성서의 변증법적 해석은 역사적 이해에 지나지 않는다.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적 변증법은 가톨릭 철학자인 과르디니(R. Guardini)와 발타사르(H.U.V.Balthasar) 등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변증법적 유물론 : 변증법은 헤겔 좌파에 의해서 '유 물 변증법' 또는 '변증법적 유물론' 으로 바뀌었다. 그리 고 이 변증법적 유물론은 하나의 도그마가 되어 마르크 스주의 진영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정치 · 경제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확립되었다. 그러나 변 증법적 유물론은 하나의 도그마가 되면서 이미 비변증법 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경제적 동인(動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일차적이며, 이데올로기적 으로 되었다. 이러한 점은 변증법의 형식적인 인식 원리 와도 모순된다. 현대 철학에서의 변증법 : 현대의 변증법 논의는 고전 적 변증법의 혼란에 대한 반발로 나타났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 경향으로 이루어졌다. 그 한 경향은 신칸트 학파 의 방법 논쟁에서 발전된 것으로, 이 논쟁에서 인문 과학 쪽에서는 헤겔주의의 부활을 향해 치닫는 경향을 보여 주었다. 소위 헤겔의 재건이 이룩된 이 경향은 주로 학계 내에서 이루어졌다. 다른 경향은 학계로 국한되지 않고 대중적 영향을 더욱 미쳤는데, 신마르크스주의의 헤겔주 의적 형태를 지닌다. 예컨대 루카치(G. Lukács)로부터 호 르크하이머(Horkheimer)와 아도르노(T.W. Adorno)의 비 판 이론과 사르트르(J.P. Sartre)와 메를로풍티(M. MerleauPonty)의 실존주의적 변형을 거쳐서 '신좌파' 의 예언자 라고 일컬어지는 마르쿠제(H. Marcuse)와 하버마스(J.Habermas)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주제가 일관되게 영향력 을 발휘하고 있다. 〔동양에서의 변증법〕 변증법적 사상은 동양의 고전, 특히 《역경》(易經)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정립, 반정립, 종합이라는 3단계 논리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모순 대립과 운동과 전체가 변증법 철학을 이루는 세 가지 요 소라면 《역경》 속에서도 이러한 변증법적 사상이 발견된 다는 것이다. 《역경》에서 음양의 관계는 때로는 상호 배 제하는 모순 관계이지만, 때로는 상호 보충하는 대대(對 待) 관계이기도 하다. 또한, 언제나 전체에 귀일(歸一)한 다. 《역경》에서는 음양을 기초로 한 모든 대립들이 운동 을 발전시킨다. 이 운동은 마르크스(K. Marx, 1818~1883) 에게서와 같이 한 편을 파멸시키지도 않고, 키에르케고 르에게서처럼 지양될 수 없는 역설에 그치지도 않는다. 조화, 즉 광대 화해(廣大和諧)를 이루면서 도(道) 또는 태극이라고 불리는 전체에 귀일한다. 〔평가와 비판〕 철학사에 나타난 여러 가지 변증법 사 상은 형식과 내용에서 또 형이상학적 기반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에서 공 통점을 가진다. 첫째, 사유의 과정이 모순 또는 대립에서 발전하며, 둘 째 사유의 대상이 정(靜)적인 것이 아니고 동(動)적인 것 또는 운동 또는 변화 과정이며, 셋째 변증법은 언제나 전체에서 분리된 일부분을 다루지 아니하고 그 속에서 생동적인 것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포괄적인 전체를 다룬다. 모순과 운동과 전체, 이 세 개념들은 서로 밀접하게 관 련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하나의 개념은 언제나 다른 두 개념들과 함께 이해되어야 한다. 변증법은 일의적이거나 고정적이거나 분산된 사태를 말해 주는 것이 아니라 모 순이나 변화를 내포하는 동적인 사태와 전체적인 현실의 파악을 말해 주려고 한다. 따라서 변증법은 형식 논리학 이나 수학적인 방법과는 지평을 같이할 수 없다. 그러므 로 변증법은 일의적인 개념과 판단과 추리를 필요로 하 는 사태에는 부적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의 생동 하는 삶처럼 일의적으로 고정시킬 수 없는 사회적 현실 이나 역사적 현실과 철학의 매개로서의 언어 해석은 형 식 논리학으로는 불가능하고 변증법으로 이해하려고 시 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변증법을 일종의 마술(魔術)이라고 평하였다. 그는 끊임없이 형성되고 소멸되는 변화의 세 계 속에서도 불변하는 원리를 발견할 수 있고 보편 타당 한 것을 찾아낼 수 있다고 확신하면서 변증법을 경시하 였다. 중세 철학에서도 변증법은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칸트도 변증법의 한계를 분명히 지적하였다. 영미(英美) 의 경험주의에서도 변증법을 거부하였으며, 실증주의적 관점에서도 변증법은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변증법은 때로는 논의의 전개가 무규정적이며 때로는 지나치게 신비적인 면을 보여 주어 혼란스러운 언어 유 희라고 비난받기도 하였다. 또한, 변증법은 유물론적 변 증법으로 변모되면서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도구화가 되 어 더욱 거센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변증법은 매우 다양 한 면모를 지니고 있고 논변의 기준이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서는 보편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순과 대립과 끊임없는 변화 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변증법적 사유는 끊임없이 인 구에 회자될 것이다. (-> 마르크스주의 ; 변증법적 신학 ; 헤겔) ※ 참고문헌 Platon, Theaitetosl Nikolaus Cusanus, Docta Ignorantia, Leipzig, 1919/I. Kant, Kritik der reinen Vermoft, BJ Fichte, Werke, Bd. 6, Leipzig, 1912/ Schelling, Sämtliche Werke, Bd. 2~3, Stuttigat, 1857/ Rudolf Hablutzel, Die Dialetik und die Einbildungskraft, Basel, 1954/ G.W.F. Hegel, Saimtiche Werke, Bd. 3, Lasson, Leipzig, 1923/ R. Kroner, Von Kant bis Hegel, Tiibingen, 1924/ H. Seiffert, Einfibrung in die Wissenschaftheorie, Band 2, Miinchen, 19771 H. Krings Hrsg., Handbuch philosophischer Grmadbgriffe, Bd. 2, Dialetik-Gesellschaft, Miinchen, 1973, pp. 290~ 309/ H. Noack, Die Entwicklung der Dialetik von Plato bis Hegel, Dialectica, vol. 1, 1947/ R. Bubner, Modem German Philosophy, London, New York, Cambridge Univ. Press, 1981/ J. Rittter Hrsg., Historisches Worterbuch der Philosophie, Bd. 2, Basel-Stutgart, 1972, pp. 164~ 2251 B. Lakebrink, 《LThK》 3, pp. 328~330. 〔秦敎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