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別居

〔라〕separatio manente vinculo · 〔영〕separation while the bond end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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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는 동거 생활을 지속시켜 나가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남편과 아내는 동거 생활을 지속시켜 나가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혼인의 유대를 그대로 지속하면서 부부의 권리와 의무 를 중단하는 것. 교회법에서는 이혼이란 용어를 사 용하지 않지만, 혼인 유대 중의 별거 는 불완전한 이혼 상태를 말하며, 교 회법에서 완전한 이혼은 혼인 유대 가 해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민 법에서 시행하고 있는 협의상 이혼 이나 재판상 이혼은 천주교회의 입 장에서는 완전한 이혼이 아니다. 즉 신자들 사이의 혼인이든 신자가 아 닌 이들 사이의 혼인이든 합법적인 혼인이 국가법에 의해 이혼이 되더 라도 교회는 혼인 유대가 해소된 완 전한 이혼으로 보지 않는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한평생 반려자로 살아가기로 서약하는 부부 의 서약은,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 하는 평생 공동 운명체를 이룬다(교 회법 1055조). 평생 공동 운명체의 자 연적인 결과로서 부부의 동거 생활(침상과 식탁과 거주의 공유)의 권리와 의무가 따른다. 이러한 동거 생활(共生) 없이, 부부 자신들의 선익과 태어나는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서약으로 이룩된 평생 공동 운명체는 나날이 발 전되어 둘이 아니라 한 몸이 되는 것이다(마태 19, 6 ; 창 세 2. 24). 남편과 아내는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서로에 게 증여하겠다고 한 혼인 합의에 항상 충실함으로써 동 거 생활을 계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소명을 지니고 있 다. 동거 생활을 지속시켜 나가야 할 이러한 권리와 의무 는 교회법에 근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공동 운명체를 성장시키기 위하여 자유로이 혼인 서약을 하도 록 이끄는 자연법에 근원을 둔다. 교회법이나 여러 나라 들의 민법도 이러한 권리와 의무를 인정하고 있다. 교회법과 한국 민법은 다 같이 동거 생활을 지속하도 록 또는 회복하도록 청구권을 부부에게 부과하고 있지 만, 이러한 조치는 부부의 화합 즉 진정한 동거 생활을 이루게 하는 적절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부부와 자녀 들 모두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관심은 권리의 문제에 국 한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을 위하 여 무엇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관심을 둔다. 부부의 동거 생활과 가정의 행복은 혼인한 부부들에게뿐만 아니라 교 회 전 공동체에 지극히 중대한 것이므로, 혼인 유대를 지 속하는 가운데 별거하는 것에 대해서 교회법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1151조). 〔합법적인 별거〕 혼인에 있어 좁은 의미에서의 부부의 권리와 의미와는 별도로, 부부의 생활을 규정하는 원칙 즉 부부로서 행하여야 할 일반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다. 부부는 정숙을 지켜야 하고, 물질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완전하려고 노력하여야 하며, 정신적(영신적)으로 완전하 려고 노력하여야 하고, 함께 살아야 하며, 출산한 자녀들 에게 물질적 · 정신적 선익을 베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 원칙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심각하게 손 상시키는 행위를 하면 별거의 이유가 되는데, 별거할 구 체적인 이유는 간통, 배우자 또는 자녀에 대한 신체적 상 해, 배우자 또는 자녀에 대한 정신적 상해, 유기 네 가지 이다. 간통에 의한 별거 : 간통은 그리스도교와 비그리스도 교 전통에 있어서 부부 관계를 거스르는 최후의 배반으 로 여겨져 왔다. 로마법과 고대 법률 제도하에서 간통은 남편의 소유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다루어졌고, 그 리스도교적 전통에 있어서도 혼외 정사는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이 누려야 하는 성실성(정숙)의 권리에 대한 도전 이었다. 부부의 성 관계는 그 둘이 '한 몸' 이 됨을 표현 해 내는 특징적인 방법이므로, 간통은 배우자를 배척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을 뿐만 아니라 서약으로 이루어진 평생 공동 운명체를 파괴하는 중대한 원인이 된다. 간통은 이렇듯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 구하고, 교회법은 간통을 범한 배우자를 혼인 서약의 본 질적인 요소에 의해 용서하도록 호소한다. 부부의 일치 는 성적인 결합에만 근거하지 않고 아주 포괄적인 사랑 에 근거하므로, 부부간의 성실성을 유지하는 요소 중의 하나는 배우자로 하여금 부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랑이다. 간통의 결과로 별거를 주장하는 권리는 절대 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무죄한 배우자가 도저히 용서 할 수 없다면 교회 권위(교구 직권자 또는 교구 법원)는 별 거 청구를 받아들여 영구적 별거(불완전한 이혼)를 허락할 수 있다(1692조 1항). 무죄한 배우자가 진실로 간통에 의 하여 중대하게 침해를 당하여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에 동거 생활의 파열을 회복하도록 평생 짐을 지울 수는 없 기 때문이다(1692조 2~3항). 성사적 혼인의 경우에도 교 구 법원에 의한 혼인 무효 결정 외에는 결코 이혼이 허락 되지 않으므로 교회는 부부의 별거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무죄한 배우자가 교회의 권위에 별거를 소청하여 야만 하는 법률적 규정을 두고 있지만 소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교회와 국가 간의 정교 조약(concordatum)이 되어 있지 않는 나라에서는 별거에 따르는 민법 상 효력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 국가의 민법 이 신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 국가 권위에 위임한다. 그러 나 사실적 별거든 법에 의한 별거든 별거 상태는 장애가 아니므로 별거 중에 있으면서 재혼을 하지 않는 한 성사 생활은 막히지 않는다. 간통의 요건(1152조 1항)은 첫째, 간통이 완성되어야 한다. 즉 성교가 있어야지 접촉, 포옹 등만으로는 부족하 다. 성교 중단은 실질적 목적의 견지에서 별거의 충분한 이유가 되며, 남색(sodomy), 수간(bestiality)도 별거의 이 유가 된다. 둘째, 유형적으로 범행을 했어야 한다. 따라 서 납치 및 강간의 경우에는 별거의 이유가 성립되지 않 으나, 중대한 공포심으로 강제된 경우에 별거할 권리가 있느냐 하는 것은 확실하지 않다. 셋째, 윤리적으로 확실 해야 한다. 즉 신뢰성 있는 추정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하 며, 그 증거는 현명한 판단으로 누구나 간통이 있었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배우자가 간통에 동의하였거나 그에게 간통할 원인을 주었거나 또는 그 자신도 간통을 한 경우에는 별거의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다. 배우자의 간통을 알게 된 후 부부가 성교를 한 경우와 간통을 알게 된 다음 6개월 이상 부부로 동거하면서 교 회나 국가에 고소하지 않은 경우에는, 묵시적 용서로 추 정되어 별거를 요구할 수 없다. 묵시적 용서란 배우자의 간통을 알고도 그 배우자와 동거하며 육체적 관계를 계 속하는 것을 의미한다(1152조 3항). 다른 원인들에 의한 별거 : 1917년 법전은 오직 간통 만을 영구적 별거의 원인으로 규정하면서, 일시적 별거 를 위한 다른 원인들에 대하여도 규정하였다(1131조). 그러나 1983년 개정된 교회법은 다른 원인들의 예를 들 지 않고 무죄한 배우자나 자녀에게 정신이나 신체의 중 대한 위험을 조성하는 상황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 러한 경우 교구 직권자에게 소청할 수 있으나, 그럴 시간 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무죄한 배우자가 자신의 권위로 도 별거할 수 있다(1153조 1항). 정신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지속적인 동거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나 행동들의 목록을 미리 법에서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교회법은 쉽게 해결될 수 없 는 중대한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이지 혼인에 있어 서 극복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부부 동거 생활에서 함께 성숙해 가는 과정의 한 부분은 오해와 긴장에 직면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별거의 허가〕 부부의 불화는 항상 윤리적으로 책망받 을 만한 행동에서 연유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편이 상 대방과 동거 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해괴한 행위를 함으 로써 심각한 정신 이상이나 성격 불안을 초래하도록 영 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별거의 권리를 주장 할 수 있다. 별거의 원인이 소멸되면 당사자들은 동거 생 활을 회복해야 한다. 만일 불화의 원인이 정말로 중대하 다면 부부는 그들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여 화해 하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교회는 그들에게 상담을 통한 노력을 기울인 연후에 잠정적인 별거를 허가할 수 있다. 교회법에 언급된 교회의 권위자란 행정상 교령으로 별거 를 허락할 수 있는 교구 직권자나 소송 절차를 통하여 별 거를 판결로 선포하는 재판관이다(1692조) 또한, 배우 자가 자신의 권위로 잠정적 별거를 시도할 수도 있다 (1153조 1항). 그러나 영구적 별거는 오직 교회 권위만이 허가할 수 있다. 자녀에 대한 배려 : 상대편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의 무는 자연법상 별거가 이루어진 후에도 정지되지 않는 다. 이것은 특별히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적절하 게 배려되어야 한다. 오늘날 교회 법원은 자신의 판결을 수행할 강제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흔히 당사자 들은 민법상 법정에 호소한다. 그러나 민사 재판의 결정 도 이 분야의 문제에 있어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 다. 그러므로 부부는 자신들의 문제로 별거하더라도 죄 없는 자녀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도록 특별한 배려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1154조) . 동거 생활의 회복 : 부부의 별거는 복잡하다. 흔히 별 거는 부부 관계가 붕괴되는 정점이므로 당사자들과 자녀 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별거는 문제가 된 혼인의 끝이거나 해결이 아니라, 부부 관계의 새로운 장 을 여는 시작이기도 하다. 만일 당사자들이 서로가 기본 적인 약속을 이행하고 그들의 관계를 진단해 보는 기회 로 삼는다면 별거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자신들의 이러한 노력으로 해결이 안된다면 전문가의 도 움을 받을 필요가 있는데, 전문가의 조언의 결과에 따라 서 별거가 부부 관계를 더 튼실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 이다. 영구적 별거의 허락을 받은 배우자는 동거 생활을 회 복시킬 의무는 없을지라도 상대편 배우자를 다시 동거 생활에 받아들인다면 동거 생활에 참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교회법에서는 이를 적극 권장한다 (1155조). (-> 바오로 특전 ; 베드로 특전 ; 혼인 무효) ※ 참고문헌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 교회법위원회 역, 《교회법 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9/ J.A. Coriden 외, The Code ofCamon Law : Text and Commentary, Paulist Press, New York, 1985/ E. Caparros 외, Code of Canon Law Annotated, Wilson & Lafleur Ltd., Montreal, 1993/ Petrus Palazzini, Dictionarium Morale et Canonicum IV(R~Z), Officium Libri Catholici, Romae, 1968/ Eduardus F. Regatillo, S.J., Jus Sacramentarium, 4 edi., Salterrae, 1964/ William H. Woestnan, O.M.I, Special Marriage Cases, Faculty of Canon Law, St. Paul Univ., Ottawa, 1992. 〔房永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