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

菩薩

〔산〕Bodhisatt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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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불국사 석굴암에 부조된 문수보살, 보현보살, 관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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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불국사 석굴암에 부조된 문수보살, 보현보살, 관음보살.


'깨달음을 지향하는 자 라는 뜻으로 부처가 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 산스크리트어 보디 샤트바(Bodhisattva)를 음사(音寫)한 보리살타(菩提薩〕 ) 의 준말이다. 〔의 미〕 보살이란 각(覺)이나 지혜를 의미하는 보디 (bodhi)와 존재 또는 본질을 의미하는 샤트바(sattva)가 결합된 용어이다. 따라서 어원에 의한 보살의 의미는 대 체로 '깨달음의 도상에 있는 존재' 또는 '깨달음에 이르 는 것이 예정된 존재' 이다. 그러나 어원에 의한 해석에 는 상당히 많은 의미의 차이가 있다. 이것은 샤트바의 다 양한 해석에서 비롯되는데, 그 차이에 따라 보살의 의미 는 '본질을 깨닫는 자' 혹은 '지혜를 추구하는 강한 의지 를 갖고 있는 자' 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때 지혜는 완 벽한 깨달음을 의미한다. 이 용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① 성불하기 이전의 석가모니를 말할 때, ② 성문각(聲聞覺)이나 독 각불(獨覺佛)을 가리킬 때, ③ 고유 명사로 쓰일 때, ④ 학승이나 고승에게 붙여지는 경칭으로서, ⑤ 범부(凡夫) 보살을 가리킬 때 등이다. ①과 ②의 경우는 주로 소승 경전 속에서 통용되었고, ③~⑤는 대승 경전에서 주로 사용되던 용례이다. ③의 경우는 지장보살(地藏菩薩)이 니, 미륵보살(彌勒菩薩)이니 하는 고유 명사에 붙여진 경우이고, ④의 경우는 원효보살(元曉菩薩)이나 진제보 살(真諦菩薩)과 같이 뛰어난 논사들이나 학승들을 존칭 할 때 쓰곤 하였다. ⑤의 경우는 깨달음을 구하는 모든 존재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개 념〕 초기 불교 : 초기 불교(소승 불교)에 나타나는 보살의 의미는 대부분 불전 문학 속에서 사용되었다. 불 전 문학이란 석가모니의 생애와 출가득도(出家得道)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석가가 전생에서 쌓았던 구 도행을 민담이나 전설 형식을 통해 표현한 문학이다. 특 히 《자타카》(Jātaka, 本性譚)나 《아바다나》(Avadina, 譬喻 譚) 속에 보살이라는 말이 대거 등장하는데, 이것은 석가 모니가 해탈하기 위해 구도행을 벌이던 과거의 모습이 다. 그러므로 여기서의 보살은 아직 해탈하지는 않았으 나 해탈이 예정된 수행자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부처의 전생을 취급한 문학군 속에 등장하는 이러한 보살을 흔 히 본생보살(本生菩薩)이라고 한다. 당시 본생보살의 출 현이 필요했던 것은 부처가 얻은 정각(正覺)의 배경이 된 실천궁행(實踐窮行)을 찬탄함과 동시에 보리를 구한 사람의 모든 이타행(利他行)을 설하기 위해서였다. 따라 서 본생보살은 단순한 출가 비구승도 아니고 평범한 일 반 대중도 아니고 또 완전한 정각을 이룬 존재라고도 할 수 없다. 단지 인간으로서의 석존에 초점을 맞추어 그려 진 성자(聖者)였다. 이와 같이 초기 불교의 보살, 즉 본 생보살은 석가모니불이 되기 위해 과거로부터 끊임없이 구도행을 벌이던 존재이다. 초기 불교에 나타난 또 다른 보살의 모습은 수기(授 記)보살이다. 이것도 불전 문학 속의 '연등불 수기' 燃 燈佛授記 전설에서 유래하는데, 먼 과거에 바라문이었 던 석가가 어느 때 연등불을 보고 반드시 부처가 되겠다 는 서원을 세우자, 연등불이 석가에게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수기보살은 본생보살과 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즉 수기보살은 본생보살이 갖는 '깨달음의 과정' 을 보여 주는 의미 외에 '보살' 은 아직 부처는 아니지만 깨달음이 예정되어 있는 존재이며 적어 도 수기를 받지 아니한 사람과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의 미가 있다. 이상과 같은 초기 불교의 보살 개념은 석가모니라는 하나의 인격체에 집중되어 있으며, 적어도 수기의 여하 에 따라 '깨달음의 가능성' 이 결정되어진다. 그리하여 당시 석가의 제자들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수행을 통해서 번뇌를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이러 한 수행의 완성 단계에 있는 아라한(阿羅漢, Arhat)을 이 상으로 삼았다. 즉 그들은 처음부터 부처라는 이상은 희 망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의 가능성은 이 후 소승과 대승을 가름하는 커다란 기준으로 작용하였 다. 대승 불교 : 대승 불교는 상기한 수기보살 개념과 전 혀 다른 보살 개념을 제시한다. 초기 대승의 주된 사상은 석가모니뿐만 아니라, 부처가 되겠다고 서원을 세우고 보살의 도로서 정진한다면 누구나 보살이고, 또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범부보살 사상 (凡夫菩薩思想)이다. 이러한 사상은 대승의 기본 사상인 공(空)이나 반야 사상(般若思想)과도 함께 연결되는 것 으로, 초기 대승 경전인 《반야경》(般若經) 계열이나 《금 강경》(金鋼經) 계열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승 불교나 불전 문학에서 언급하고 있는 보살들은 모두 부처의 전생이며 따라서 하나의 인격체를 전제로 한다. 이미 전생에 부처였던 사람들의 전생을 고찰하여 그들을 보살이라고 칭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승 불교에 서는 문수보살(文殊菩薩), 보현보살(普賢菩薩), 미륵보 살(彌勒菩薩) 등 대보살을 제외하면, 대승을 신봉하고 실천하는 자로서의 보살은 전부 범부보살이다. 즉 다수 의 인격체, 다수의 보살, 다수의 부처를 설정해 놓고 있 는 것이다. 또한 소승의 불교도들은 그 실천 수행의 목표 가 '아라한' 이었다. 아라한의 경지는 단지 자신의 수행 과 청정행(淸淨行)을 통해서 자신의 구원만을 희원하고 고통의 소멸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경지를 말한다. 그러나 대승의 보살은 아라한과는 상반된 자세를 보여 준다. 즉 내가 먼저 해탈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모든 중생 들이 전부 구원될 때까지 보살은 자신의 해탈을 보류한 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승 불교는 소승의 이상인 아라한 을 자기의 이익만을 돌보는 이기적인 존재로 배척하였 다. 그러나 반드시 대승적 표현의 보살 개념과 소승의 보 살 이념이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 본생보살은 설화 양식 을 빌려 무수한 이타행의 실천을 형상화하였고, 수기보 살에서 비롯되는 미래불(未來佛)의 개념은 미륵 사상의 모태가 되었다. 이와 같이 보살의 개념이 대승 불교 속으로 유입되면 서 유별나게 이타행이 강조되었고, 미륵보살, 법장보살 (法藏菩薩), , 관음보살(觀音菩薩) , 세지보살(勢至菩薩) , 반야경 계통의 문수보살, 화엄경 계통의 보현보살 등 다 양한 보살들의 등장과 함께 이들에 대한 신앙도 다양해 졌다. 한편 보살이란 용어는 실재했던 고승이나 대학자 에게 일종의 호칭처럼 붙여지기도 하였다. 이런 경우는 특히 대승에 한정되는데, 용수보살(龍樹菩薩), 무착보살 無著菩薩) 등이 그런 경우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부 처가 될 수 있다는 범부보살 개념은 재가 · 출가를 구분 하지 않고, 그 대상도 불교도 전체로 확산되었다. 특히 중기 대승 불교 이후에 성행하는 여래장 사상(如來藏思 想)과 결합하면서 부처=보살=일체 중생 · 만물의 이념 이 생기기도 하였다. 〔실천 덕목과 십지〕 보살의 실천 덕목으로는 일반적으 로 보시(布施), ,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 정(禪定), 지혜(智慧) 등 6바라밀(六婆羅蜜)을 말한다. 보시란 물질이나 마음으로 무엇을 남에게 베푼다는 것으 로 여기에서도 집착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지계는 계율 을 철저히 지켜 악업으로부터 보살의 길을 지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인욕이란 고통을 잘 참아 내고 원한이나 노 여움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정진은 옳은 일을 꾸준히 실 천해 가는 의지력을 말하고, 선정은 언제나 평정과 삼매 에 들어 마음의 흔들림이 없게 하는 것이다. 반야는 모든 진리를 밝게 여는 예지를 말하며, 최고의 덕목으로 간주 된다. 이 여섯 가지의 실천 덕목은 초기 불교에서도 산견 되는 것으로, 대승 불교에 와서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것 들은 서로 연계하여 체계를 이룬다기보다는 독자적인 수 행 방법을 제시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소승에서는 주로 개인의 내면의 정화를 위한 덕목들이 강조된 반면, 대승에서는 시(施)와 인(忍) 등 사회적인 덕목들이 강조 되는 점이다. 즉 6바라밀은 타인을 지향함으로써 사회성 을 강조하고 있고 그와 동시에 자아의 덕목도 같이 강조 하고 있다. 6바라밀 이외에도 보살의 덕목으로서 4무량 심(四無量心)과 3종심(三種心)이 있다. 4무량심은 자 (慈) · 비(悲) · 희(喜) · 사(捨)를 말하는데, 자는 지혜를 살피는 행위이고, 비는 중생을 보고 연민의 정을 일으키 는 마음이고, 희는 정업을 닦는 보살을 보고 기뻐하고 격 려하는 마음이며, 사는 주객의 분별 망상을 떨쳐 버리는 일을 말한다. 또 3종심은 직심(直心) 심심(深心) 대비 심(大悲心)을 말하는데, 직심이란 항 상 진여를 생각하고 마음을 평화로이 가져 이타행에 흔들림이 없는 것이 고, 심심은 진여 그 자체를 있는 그대 로 직관하여 마음을 빛나게 하는 것 이며, 대비심은 중생을 남김없이 고 통 속에서 구제하겠다는 이타행의 근 본 마음가짐을 말한다. 한편 보살은 수행 덕목에 따라 몇 단계의 경계를 갖는데, 그 하나의 예 가 십지(十地)이다. 보살의 십지는 대표적으로 《화엄경》 십지품(十地品) 에 다음과 같이 예시되어 있다. ① 환 희지(歡喜地)는 깨달음의 눈이 열려 기쁨이 충만한 경지를 말한다. ② 이구지(離垢地)는 감추 어져 있던 내면의 도덕성이 계발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③ 발광지(發光地)는 명지(明地)라고도 하는데, 지혜의 빛이 나타나는 시기이다. ④ 염혜지(焰慧地)는 새롭게 드 러나기 시작한 지혜가 계속해서 증대되는 단계를 말한 다. ⑤ 난승지(難勝地)는 어떠한 것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지배받지 않는 단계이다. ⑥ 현전지(現前地)는 일 체는 모두가 허망한 것이고 눈앞에 드러난 모든 현상이 다만 마음의 움직임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 단계이다. ⑦ 원행지(遠行地)는 어떤 일을 하든지 생사의 걸림이 없는 단계를 말한다. ⑧ 부동지(不動地)는 어떤 일을 해 도 결코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의 움직임이 자유롭 게 용출되는 단계이다. ⑨ 선혜지(善慧地)는 법장의 세 계로 들어가 불가사의한 힘을 획득하게 되는 단계이다. ⑩ 법운지(法雲地)는 무수한 여래가 대법(大法)의 비를 내리더라도 받아 내는 경지로서, 자신의 깨달음을 얻는 동시에 다른 사람도 깨달음으로 향하게 하는 경지를 이르는 말이다. 〔현재적인 의미〕 보살의 의미를 통하여 우리는 보살 정신이 그리스도교의 사랑과 직결되는 자리를 확인하게 된다. 보살이란 그리스도교적으로 표현한다면 예수 그리 스도처럼 살아가려는 '작은 예수' 를 의미한다. 자신의 이익과 안일, 더 나아가 구원보다, 타인의 이익과 안일 그리고 구원을 위하여 헌신한다. 그리고 그 헌신 속에서 비로소 자신을 실현해 가는 길을 가르친다. 곧 너의 구원 없이는 나의 구원 또한 불완전하고 진정한 구원일 수 없 다는 의미를 일깨워 준다. 불교의 가르침은 원칙상 형이 상학적 물음에 대하여 침묵한다. 그 침묵의 공간만큼 불 교는 우리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위 하나하나의 깊은 의 미를 치밀하게 따지고 있다. 보살에 대한 논의는 그리스 도교적 관점에서 나와 이웃, 우리와 세계, 더 나아가 공 동선의 실현이라는 대명제를 향한 인류의 발걸음에 의미 심장한 성찰을 제공한다. 모든 불자가 보살로 불리듯이 모든 그리스도인은 또 다른 그리스도로 불림을 받는다. 여기서 두 종교 전통의 심원한 메시지가 서로를 더욱 풍 요롭게 할 수 있다는 열린 가능성을 만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희망을 예시한다. → 불교) ※ 참고문헌  Nakamura Hajime, Boddhisattva Path, Encyclopaedia of Religion, M. Eliade ed., 1987/ 一, Indian Buddhism : A Survey with Bibliographical Notes, Osaka, 1980/ Kajiyama Yuichi, On the Meaning of the Words ; Boddhisattva: Mahasattva, Indological and Buddhist Studies : Articles in Honor ofProfessor J.W. de Jong, edited by L.A. Hercus et al., PP. 253~270, Canberra, 1982/ N. Dutt, Aspects of Mahayana Buddhism ; Dayal, Har., The Boddhisattva Doctrine in Buddhist Sanskrit Literature (1932). reprint, Delhi, 1970. 〔吳將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