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補償
〔라〕satisfactio · 〔영〕satisf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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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대리 보상이라고 한다.
남의 손해를 메워 갚아 줌. 신학적으로는 죄의 용서를 받기 위해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죄에 대한 대가를 지 불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보상 개념 속에는 하느님 정 의의 불변성과 죄의 용서의 바탕이 되는 하느님의 자비 라는 두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 '보상' 이란 용어는 다음 과 같이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첫 번째로, 예수 그리 스도가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행한 속죄 행위로 이를 그 리스도의 충만한 보상(satisfactio Christi) 혹은 대리 보상 (satisfactio vicaria)이라고 한다. 두 번째로는 고해성사에 따른 개별 죄인들이 이행하는 죄에 대한 보상으로 이를 가톨릭 성사 신학에서는 보속(補贖, paenitentia)이라고 부 른다. 프로테스탄트에서 고해성사에 따른 보상을 받아들 이지 않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순명이 모든 인간의 죄악 과 죄의 형벌에 대한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였다고 주장 하기 때문이다. 신학에서 '보상' 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고해성사에 따른 개인의 보속보다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 한 그리스도의 보상을 의미한다. 〔성서적 근거〕 성서에 보상이라고 명확하게 언급하는 곳은 없지만, 보상 개념의 근거는 찾을 수 있다. 보상의 핵심적인 의미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속죄의 희생 제사로 이해하는 데서 드러난다. 성서적으로 죽음과 타 락으로부터의 정화로서 속죄는 하느님의 소유가 된다는 의미와 같다. 그래서 속죄는 '몸값을' 치러 하느님의 소 유로 '다시 사다' 는 표현으로 설명되었다. 이런 의미에 서 성서는, 구속이 그리스도가 속전(贖錢)으로 자신의 생명을 바침으로(마르 10, 45 ; 1고린 6, 20 ; 7, 23 ; 1디모 2, 6 ; 디도 2, 14 ; 1베드 1, 18-19), 그리스도가 죄와 죄인 들 때문에 겪은 고통과 죽음을 통해(요한 1, 29 ; 로마 4, 25 5, 6-21 ; 1고린 15, 3 ; 2고린 5, 15 ; 갈라 2, 20 ; 에페 5, 2 ; 골로 2, 13-14), 십자가 상에서 봉헌된 그리스도의 희생으로(성체성사 설정 담화 : 히브리 서간 : 로마 3, 25 ; 1 고린 5, 7 ; 1요한 4, 10) 성취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근거 로 성서 신학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은 하느님의 구 원 의지의 최종적 결정이고, 그러한 하느님의 결정에 의 해 그리스도의 희생은 유일하고 보편적인 의화(義化)의 중심이라고 설명한다. 의화란 죄의 속박에서 해방되어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고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함 을 의미한다. 또한 하느님 편에서 볼 때 그리스도의 십자 가 희생으로 인류의 죄가 용서된다는 것은 하느님 자신 의 정의를 채우는 것이 된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그리 스도의 속죄 행위를 통하여 인간을 정화시키심으로써 자 신에게 만족스럽게 만드시고 자신의 최종 소유에 들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성서적인 의미에서 '보상' 이란 '구속'과 '화해' 라는 개념과 아주 비슷한 표현이라고 하겠다. 〔보상 개념의 신학적 발전〕 교부들에게서도 보상 개념 은 발견된다. 테르툴리아노(160~223)와 카르타고의 주교 치프리아노(?~258)는 죄인이 행하던 보속에 관한 가르침 에서 '보상' 이란 표현을 사용하였고, 힐라리오(315~368) 와 암브로시오(340~397)는 그리스도의 구원 행위를 보상 의 개념으로 설명하려 하였다. 그러나 보상 개념과 비슷 한 개념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설명한 교부는 '속전설' (贖錢說, ransom-to-Satan theory)을 주장한 오리제네스(?~ 254)이다. 그는 그리스도의 죽음은 사탄에게 잡혀 있는 타락된 인류를 구속하기 위하여 하느님이 사탄에게 지불 한 하나의 속전이라고 하였다. 오리제네스가 마르코 복 음 10장 45절에 나오는 '속전' 을 사탄에게 지불하는 속 전으로 이해한 것은, 만일 그리스도의 죽음이 속전이라 고 한다면 이는 반드시 어떤 사람에게든지 지불되어야 하는데, 하느님이 자기 자신에게 속전을 지불할 수는 없 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하느님께서 악마 에게 속전을 지불할 수 있느냐는 의문에 봉착하는데, 그 해결책으로 악마는 그리스도의 신적 불사성(不死性)을 인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국은 하느님의 속임수에 속 았다는 식으로 대답하였다. 안셀모와 아벨라르도 : 서방 신학에서 본격적으로 구 속론을 보상 개념으로 설명한 신학자는 캔터베리의 성 안셀모(103~11109) 대주교였다. 그는 《왜 하느님께서 인 간이 되셨는가?》(Cur Deus homo)라는 저술을 통해 강생 의 신비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가운데 '보상' 이란 개념 을 당시의 법률적인 개념을 기초로 하여 신학적으로 체 계화시켰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범죄로 정의의 질서가 파괴되고 하느님의 명예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손상된 하느님의 명예는 회복되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형벌, 또는 자신을 만족시키는 보상을 요 구하실 수 있다. 그렇지만 형벌은 하느님으로부터 인간 을 영원히 분리시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하느님은 자신의 자비에 따라 보상에 의한 만족의 방법을 택하셨 다. 따라서 범죄한 인간은 보상으로 손상된 하느님의 명 예를 마땅히 복구시켜 드려야 한다. 그렇지만 무한하신 하느님의 명예를 손상시킨 인간의 죄책은 무한하기 때문 에 보상의 능력이 인간에게는 없고 무한하신 하느님 자 신에게만 그 능력이 있다. 결과적으로 손상된 하느님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하느님도 필요하고, 인간도 필요 하다. 그러므로 천주 성자께서 강생하시어 자발적으로 십자가의 희생을 당하심으로써 인류의 젖값을 보상하심 과 동시에 하느님의 정의를 채우셨다. 인간의 죄는 무한 하지만 그리스도의 희생도 하느님께로부터 주어진 것이 기 때문에 무한하다. 또한 성부께서는 성자의 희생에 보 답하셔야만 했으며, 성자이신 그리스도는 자신을 위해서 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기에, 그리스도의 보상은 자 신의 뜻에 의하여 모든 인간들을 위해 주어졌다. 법률 개 념에 근거한 안셀모의 이러한 이론을 '대리 보상 이론'(vicarious sanisfacion theory)이라 부르기도 한다. 안셀모의 이론에 반론을 제기한 신학자는 아벨라르도 (Petrus Abelardus, 1079~1142)였다. 그의 근본 사상은 죄인 들에게 필연적으로 보상을 요구하는 하느님의 속성은 존 재하지 않으므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죄에 대한 보상으 로 간주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죄의 용서 를 보상 없이도 하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를 갈망하신다. 하느님께서 죄의 용서를 위해 요구하시는 것은 죄인들이 참회의 마음으로 당신께 돌아오는 것이 다. 이에 그리스도의 업적은 완전한 모범으로 인간들 안 에 믿음과 사랑을 불러일으켰으며, 인간들은 자신들 안 에 그리스도의 모범이 불러일으킨 믿음과 사랑으로 하느 님께 응답함으로써 죄를 용서받는다고 하였다. 안셀모의 이론을 '객관적' 혹은 '법적' 이론이라 부른 반면, 아벨 라르도의 이론을 '주관적' 혹은 '도덕적' 이론이라 부르 는데, 그의 이론은 근세 이후 그리스도교 구원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세 시기 : 중세 스콜라 신학에 와서 아벨라르도의 이론은 배척당하였고, 안셀모의 이론이 토마스 아퀴나스 (Thomas Aquinas, 1225~1274)에 의해 수정 · 발전되었다. 토마스는 안셀모가 보상 개념에 근거하여 강생의 필연성 을 강조한 것을 수정하여, 십자가 위의 죽음은 사랑으로 행해진 예수의 믿음과 순종을 표현하는 사랑의 표징이라 고 하였다. 토마스는 또한 보상 개념 자체를 수정하였다. 적절한 의미에서 어떤 이가 자기가 범한 죄를 미워하는 것만큼, 아니면 그보다 더 많이 피해자를 사랑할 때 보상 은 이루어진다. 이러한 보상 개념으로 볼 때 그리스도는 수난을 통하여 어떠한 보상보다도 더 큰 보상을 하느님 께 드렸다. 또한 신비체의 머리로서 행한 그리스도의 이 러한 행위는 신비체 전체에 속하는 행위로 간주되기 때 문에, 그리스도 자신과 자신의 신비체 구성원을 위한 행 위가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넘치는 사랑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과 결합된 모든 이들을 위해 구속의 공 로를 세웠다. 토마스에 의해 수정된 보상 개념을 가톨릭의 정통 가 르침으로 받아들인 트리엔트 공의회는 원죄에 대한 이단 적인 주장들을 단죄하였고, 죄의 용서를 공로의 개념을 통해 설명하면서(D. 1513) 인간은 그리스도에 의해 구속 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 보상 개념을 공로 개념에 결부시켰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 이던 때' (로마 5, 10)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크신 사랑으 로' (에페 2, 4) 십자가 위에서 받으신 그 승고한 수난을 통해 우리의 의화를 위한 공로를 마련하셨고, 또 아버지 이신 하느님께 우리를 대신하여 보상하셨던 것이다(pro nobis Deo Patri satisfecit)" (D. 1529). 공의회는 고해성사를 다루면서 그리스도의 수난은 하느님께 바쳐진 죄에 대한 보상이라고 설명하였다(D. 1689~1690, 1713). 이렇게 트 리엔트 공의회가 대속의 개념을 보상과 공로의 사상으로 설명함으로써 당시 신학계에서 사용되던 사상을 교회가 공식적으로 승인한 결과가 되었으며, 이러한 사상은 20 세기 초까지 가톨릭 교회의 구원 신학의 기초가 되었다. 프로테스탄트의 입장 : 16세기 초 프로테스탄트들도 자신들의 신학 이론에 맞게 안셀모의 이론을 수정하여 '그리스도의 보상의 전가(轉嫁)' (Imputatio satisfactionis Christi)라는 이론을 내세웠다. 이 이론은 인간을 더 이상 죄와 형벌에 얽매이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리스도가 단 한 번이자 영원히 인류의 죄와 형벌을 대신 짊어지심으 로써 인류에게 의로움을 전가시켰다는 설명이다. 결국 신앙을 통한 은총으로 의화된다는 그들의 사상으로 안셀 모의 보상 개념을 변형시켰던 것이다. 인간들이 형벌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스도 자신이 그 형벌을 짊어 지셨다는 주장이나, 그리스도가 보상을 지불함으로써 인 간이 보상을 하지 않도록 하였다는 주장은 신학적으로는 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구속에 있어서의 인간의 역할 에 대한 견해의 차이는 로마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사 이에 중대한 논쟁점으로 남아 있다. 〔현대 신학의 추세〕 근세에 들어 활발해진 합리주의 (rationalism)에 기반을 둔 갖가지 철학 사조들은 인간 이 성(理性)의 절대적인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계시(啓示) 의 가능성을 부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계시 종교의 신앙 은 인간 이성을 추락시키는 것으로 여겼다. 그 결과 성자 께서 강생하시어 인간들을 죄에서 구속하셨다는 그리스 도교 사상은 인간의 자율성을 파괴시키는 비인간적인 사 고의 발상이라 비판하면서 구원론의 바탕을 뿌리째 흔들 어 놓았던 것이다. 이러한 사조에 직면한 신학자들은 그 리스도의 죽음과 인간의 구원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인본주의적 사조에 설득력이 있는 학설들을 제시 하여야만 하였다. 그런 신학자들 가운데서 슐라이어마허 (F.D.E.Schleiermacher, 1768~1834)의 이론이 현대 신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는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보 다는 예수의 신적 생명이 자신의 인성을 신성의 수준에 까지 높임으로써 인간들의 인성을 순화시켜 죄의 타락에 빠져 들지 않도록 했다는 구원론을 주장했다. 그의 구원 론에는 보상과 대속이 아니라, 인간의 자아와 하느님에 대한 의식(意識)이 중심 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시대 사 조에 따라 '형벌 이론' (punishment theory)과 '속죄 이론' (atonement theory)이 보상 이론의 중심을 이루던 전통적인 학설들은 설득력을 상실했으며, 현대 신학에서는 구원론 에서 보상 이론의 바탕이었던 속죄 요소를 약화시키거나 중심 요소가 아닌 2차적인 요소로 격하시켜 버렸다. 그러나 그리스도 죽음의 속죄적 요소를 약화시켜 버린 이러한 현대의 구원론들이 한결같이 직면한 난제는, 성서 와 교회의 오랜 전승이 명백하게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 음이 필연적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을 통한 보상은 인간의 사고 틀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설명되어진 것이 아니라 엄연한 계시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현대 신학의 과제는 성서와 전승의 가르침에 따라 그리스도의 희생의 의미와 구속의 효과를 정확히 밝혀 내는 것이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의 신비는 결코 인위적인 가설 들에 의해 만족할 만한 정도로 파악되지도 않았고 논리 적으로 체계화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최근의 신학자들은 성서와 교회 전승에 근거하여 그리스도의 속죄 죽음의 의미를 재조명하려 노력하고 있다. (→ 구원 ; 대속) ※ 참고문헌 F. Schiissler Fiorenza, Redemptoin, The New Dictionary of Theoloy, Dublin, Gilll and Macmillan 1992/ A.P. Hennessy, Satisfaction of Christ, 《NCE》 12, pp. 1095~1098/ F. Lakner, Salvation, 《SM》 3, pp. 433~435/ L. 벌코프, 권수경 · 이상원 역, 《조직 신학》 下, 크리스찬 다이제스트, 1991. 〔河星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