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봉헌 중 신앙 고백 후 또는 강론 후에 신자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바치는 청원 기도. '신자들의 기도' (oratio fidelium)라고 부른다. 말씀 전례를 끝맺는 이 기도는 하느님 말씀에 대답하기 위한 기도이며, 신앙을 갖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은혜를 청하는 기도이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것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가진 이들이 공동체를 위하여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인 것이다.
미사 전례 중에 참석자들이 함께 기도하는 공동 기도가 이루어졌다는 최초의 기록은 소아시아의 교부 유스티노(100~165)가 150년경에 저술한 《제1 호교론》(PrimaApologia)이다. 이 책에서 유스티노는 세례를 받은 사람들만이 '신자들의 기도' 를 하였고, 그 후에 서로 평화의인사를 나눈 후 빵과 포도주와 물의 봉헌이 이루어졌다고 당시의 주일 집회 형태를 전하였다. 펠릭스 3세 교황(483~492) 때까지 신자들의 기도의 일반 양식은 '장엄기도' 였으나, 젤라시오 1세 교황(492~496) 때 동방 교회의 연도(連禱, ektenia)가 로마 전례의 개회식에 도입되었다. '젤라시오 탄원' (Deprecatio Gelasii)이라고 부르는 이기도는, 교회 공동체를 위해 탄원하는 여러 가지 지향이제시되면 이에 대해 신자들이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기리에 엘레이손' (Κύριε ἐλέησον)이라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기도가 개회식에서 이루어지면서 설교에 이어 행하여지던 본래의 공동 기원 즉 신자들의 기도는 서서히 쇠퇴하였으며, 6세기경 이후부터는 신자들이 함께하는 공동 기도가 사라졌다. 그리고 젤라시오 탄원도 응답 노래 구절인 '기리에 엘레이손' 만이 주의 자비를 청하는 기도가됨으로써 탄원의 지향은 완전히 사라졌다.
신자들이 함께하는 보편 지향 기도가 미사에 다시 도입된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의를 통해서였다. <전례 헌장>(Sacrosanctum Concilium)은 "어떤 시대에 배척을 받아 버려졌던 것이라도 합당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교부들의 옛 규정을 따라 복구시켜야 한다" (50항)고 주장하면서 " '공동 기도' 혹은 '신자들의 기도' 를 특히 주일 및 파공 축일의 설교 다음에 복구시키도록 해야한다" (53항)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였다. 결국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의에 따라 개정 공포된 《미사 경본의 총지침》(Institutio Generalis Missalis)에서는 "공동 기도 혹은 신자들의 기도라고 하는 부분에서 교우들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의 사제직을 수행하며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 도하는 것이다. 교우들이 참석하는 미사에는 보통으로 신자들의 기도를 하는 것이 좋다. 기도 지향은 성교회를 위하고, 위정자들을 위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고, 모든 사람과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45 항)고 하였다.
보편 지향 기도가 지역 교회의 기도가 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의 언어와 표현 방식에 적합한 것이어야 하고, 그들의 삶과 관심과 희망, 염려와 고통 그리고 기쁨을 반 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교회 공동체들과 전체 인류가 처한 상황과 필요한 청원이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보편 지향 기도의 지향은 "교회에 필요한 일들, 위정자와 세계 구원, 온갖 고통에 신음하는 이들, 지역 공동체의 소망" 등의 순서로 해야 하며, "견진 · 혼인 · 장례 때에는 그 특수 목적을 기도 지향에 포함시킬 수 있 다" (46항)고 규정하고 있다. 보편 지향 기도는 "집전 사 제가 신자들에게 기도할 뜻을 자극해 주는 간단한 권고 와 맺음 기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데, 기도 지향 또는 원 의는 부제나, 성가대원이나 다른 적당한 사람이 말하는 것이 좋다. 교우들은 공동으로 응답하든지 침묵으로 그 기도 지향에 동의"(47항)하면 된다. 기도 지향을 말하는 사람으로는 독서자(66항)가 할 수도 있으며, 사제는 앉 는 자리나 독서대에서 보편 지향 기도를 인도한다(99 항). 그런데 침묵으로 함께할 때는 시간적으로 적당한 간 격을 두어야 한다. 보편 지향 기도가 말씀하시는 하느님께 공동체가 드리 는 응답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잘못된 기도를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인 염원이나 자신의 신앙 고백, 일 간지의 사설이나 방송의 논평 같은 기도가 그 단적인 예 이다. 그렇기 때문에 말씀 전례 안에서 들은 성서의 말씀 과 기도의 지향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즉 말씀의 선포 와 화답송, 설교와 보편 지향 기도가 주제적으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말씀 전례를 구성하기에 보편 지향 기 도는 그 미사에서 들은 하느님의 말씀에서 직접 인용한 말마디로 하거나 적어도 주제가 일치되어야 한다. 그로 인해 성서의 말씀은 설교로 해설되고, 보편 지향 기도로써 신자들에게 내면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신자들의기도 ; → 말씀 전례)
※ 참고문헌 J.P. Lang, OFM.,《DL》 pp. 224~225/ 주교 회의 전례위원회, 《미사 경본의 총지침》,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8/ 베네딕도 수도원 편역,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78/ 土屋吉正, 최석우 역, 《미사 :그 의미와 역사》, 바오로출판사, 1990/ J.H. Miller, Roman Mass,ANCE》 9, pp. 414~426. 〔崔成愚〕
보편 지향 기도
普遍志向祈禱
[라]oratio universalis · [영]general interces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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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