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本祈禱

〔라〕collecta · 〔영〕opening pr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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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미사에서 시작 예식 끝에 바치는 기도. 미사 때 사제가 드리는 세 기도 중 제일 먼저 드리는 기도이다. 그러나 이 본기도가 언제 미사에 도입되었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성 아우구스티노(354-430) 시기에 미사는 사제가 입당하면 즉시 말씀 전례를 시작하는 방식이 었기 때문에 입당송이나 참회식, 본기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6~8세기경 로마 교회의 《성무 집전서》(聖務執典書, Sacramentarium)에 수록된 기도문들의 문체와 신학을연구한 결과 레오 1세 교황(440~461) 시기에 도입된 것으로 여겨진다.

본기도가 미사에 도입됨으로써 미사의 구조와 신학이 변화되었다. 말씀 전례로 미사를 시작할 때에는 강론 후 보편 지향 기도(신자들의 기도)가 그날 미사의 첫 기도였 는데, 이 기도는 그날 들은 말씀에 감도받아 그 응답을 드린다는 의미였다. 즉 보편 지향 기도는 말씀 전례를 통 해 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내 삶 안에서 실현하겠다는 의 지와,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은총을 요청하는 식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본기도가 말씀 전례 전에 도입됨으 로써 이러한 의미는 퇴색되었고, 본기도는 말씀을 듣기 전에 신자들을 준비시키는 기능을 가지게 되었다. 〔용어 문제〕 현재의 본기도에 대해 가장 오래된 성무 집전서인 《베로나 성무 집전서》와 《젤라시오 성무 집전 서》는 '기도' (oratio)라고만 표기하였으나, 점차 라틴어 '콜렉타' (collecta)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모으는 행 위' (collectio), '모으다, 모이다' (colligere)라는 어원을 가 진 이 말은, 기도와 관계된 말이 아니라 '모임' 을 의미하 기에 이 용어가 뜻하는 바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 한데, 이러한 여러 견해들 가운데 크게 네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가설은, 교황은 로마 시내의 성당 들을 주일마다 순회하면서 미사를 봉헌하는 관행이 있었 는데, 이때 미사를 봉헌하는 성당에서 신자들을 모으기 위해 바치는 기도라고 보는 견해이다. 두 번째는 위의 가 설과 연관시킨 것으로, 교황이 한 성당에서 성찬례를 드 릴 다른 성당으로 가는 행렬 중에 호칭 기도를 하였는데, 이 호칭 기도를 끝맺는 기도가 바로 본기도라는 견해이 다. 세 번째 가설은, 파스카 성야의 말씀 전례 때 독서를 읽은 후 바치는 기도처럼, 독서를 통해 선포된 것을 현실 화하는 기도라고 보는 견해이다. 현재 가장 많은 이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가설은, 주례자가 "기도합시다"라는 말 로 신자들을 기도로 초대하면서 잠시 침묵을 지키는 동 안 각 신자들은 자기 나름대로 기도를 바치고, 이어 주례 자가 이들 각자의 개인적 기도를 '모아서' 바치는 기도 가 본기도라고 보는 견해이다. 오늘날에는 첫 번째와 네 번째 가설을 함께 보완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우세하 다. 〔구 조〕 본기도는 서론(자신이 청하고자 하는 바와 연관되 는 하느님의 업적을 기념하는 가운데 하느님을 부름), 본론(교 회가 필요한 것을 요청함), 결론(하느님께 대한 찬미)으로 이 루어져 있다. 로마 교회의 기도문 전체가 그러하듯, 특히 본기도는 치밀하고도 엄격한 구조와 단순 소박한 문체로 구성되어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주로 레오 1세 교황의 강론에 나오는 문체와 비슷하다고 한다. 결론 부 분에서 로마 교회는 거의 언제나 성자를 통하여 성령 안 에서 성부께 기도를 바쳤다. 하지만 로마를 제외한 다른 라틴 교회들은 신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간결한 문 체로 된 로마 교회의 기도문보다 좀더 긴 기도문들을 만 들었고, 결론 부분도 성부 외에 성자께 바치는 경우가 자 주 나타났다. 따라서 "주님께서는 성부와···"로 끝맺는 기도는 주로 갈리아 전례(현재의 프랑스 · 독일 지역)에서 나온 것이고, "성부와 성령과 함께···"로 끝나는 기도는 고전 로마 전례에서 나온 것으로 봄이 일반적이다. 〔의 의〕 교회 안에서 교의상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교회는 회의를 소집하여 해결책을 제시하였고, 그 결과 를 전례를 통해 정형화하곤 하였다. 이때 미사의 본기도 와 감사송은 바로 이러한 교회의 신학과 교의를 드러내 는 주된 자리가 되었는데, 이러한 예는 현재의 성탄 미사 본기도와 감사송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본기도는 교회의 교의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보고(寶庫)라고 하겠다. 특히 로마 교회에서 본기도는 감사송과 더불어 다른 교회들과 비교하여 가장 풍부한 전례 자산을 형성 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사목적 필요에 의하여 본기도의 내용을 그 날 미사의 주제인 복음 내용과 일치시키려는 경향을 보 인다. 하지만 현재 본기도는, 특히 연중 주일의 경우 3년 주기의 독서로 되어 있는 데 반해 하나만 준비되어 있는 관계로, 복음과 본기도가 내용상 일치하지 못하는 문제 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평일 미사는 주일의 본기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복음과 내용이 일치하기를 기대하는 것 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그날 복음에 맞는 새 본기도들을 만들어 도입하고자 하는 경 향이 있는데, 이러한 작업이 개인적으로 이루어질 때 자 칫 교의적 오류에 빠질 수 있으므로, 각국 주교 회의는 교황청과의 협조 아래 이러한 작업을 하여야 할 것이다. (⇦ 모음 기도 ; → 미사)
※ 참고문헌  P. Bruylants, Les oraisons du missel romain, texte ethistoire, Louvain, 1952/ B. Capelle, (RB) 42, pp. 197~204/ M. Cappuys, Laportée religieuse des collectes, Cours et Conférences des semaines liturgiques6, Louvain, 1928, pp. 93~103/ H. Leclercq, Cursus, (DACL) 3, pp. 3193~3205/ A. Nocent, Storia della celebrazione dell'eucaristia, Anammesis 3-2, Eucaristia. teologia e storia della celebrazione, Casale Monferrato, 1983,pp. 205~208. 〔金寅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