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수도회의 고유한 법의 규정으로, 수도원 내에서 소속 수도회 회원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구역.
〔개 념〕 '빗장' 이나 '장벽' 을 뜻하는 봉쇄(clausura)는 '어떤 대상을 가두는 행위' 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감옥' 과 같은 의미로 쓰여지기도 하였는데, 그 후 수도 생활에 적용되었다. 이 말이 법적인 용어로 등장한 것은 중세기부터이다. 교회법적인 용어로서의 의미는 소유물을 제한하는 장애, 특별한 사람들을 위해 유보해 둔 공간, 그러한 장애나 공간과 관계되는 교회법적 형식이다. 이것이 수도 생활에 적용되어 단순히 수도자에게만 유보된 특별한 공간, 즉 봉쇄 구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자들의 집에서 들어가고 나가는 행위에 대한 법적 규범 등도 의미하였다. 이를 적극적 의미의 봉쇄와 소극적 의미의 봉쇄로 구분하는데, 전자는 수도자가 수도원 밖을 나가는 것을 금하는 것이고, 후자는 외부 사람이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 모든 수도원은 봉쇄 구역을 가져야 하는데(교회법 667조 1항), 교회의 법 규범은 이를 특히 수녀승(monacha)에 대해 엄격히 규정해 왔다. 수도원의 역사 속에서, 성당과 제의방, 면회실, 외부 정원은 봉쇄 구역 설정에서 제외되어 왔다. 봉쇄 구역 설정의 중요한 동기는 기도에 전념하는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또한 정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역사적 고찰〕 초기의 은수자들은 《성 안토니오의 생애》에서 보여 주는 안토니오 성인의 삶을 모범으로 '세상으로부터 떠나서' 하느님을 찾는 생활을 그들의 특성으로 삼았다. 세상으로부터 멀어짐은 서서히 '은둔' 의 표시로 발전해 갔다. 이것은 공동체 생활을 하는 수도승들에게서 차츰 체계적인 양식을 갖추었는데, 파코미오(Pachomius) 성인의 공동체에서 그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서방의 수도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친 파코미오 성인의 공동체는ㅡ성 예로니모는 파코미오 성인의 규칙서를 라틴어로 번역하면서 규칙서의 서문을 썼는데, 서문에서 그는 파코미오 성인의 공동체에 5만 명의 수도승들이 살고 있었다고 전하였다ㅡ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었다. 또 <아를르의 체사리오의 동정녀들을 위한 규칙서>에서는 봉쇄를 정주(定住, stabilitas)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하여 수도자들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베네딕도 성인도 그의 규칙서 제66장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수도원 안에서 해결하도록 하였다. 8세기까지의 문헌에 나타난 봉쇄에 대한 규범들은 유연성이 있으면서도 지역적으로는 편협된 것이었다.
8세기부터 13세기까지는 이 규범에 대해 많은 개혁이 이루어져 더욱 세밀하고 엄격해졌으며, 또 보편적으로 적용되었다. 이는 당시의 사회 · 정치가 타락하고 온갖 악습들이 수도 생활을 침해했기 때문이다. 이때 봉쇄의 규율은 극단적으로 엄격하게 적용되었는데, 봉쇄의 개념이 '무덤' 혹은 '감옥소' 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성녀 글라라의 규칙서는 '성좌 설립 봉쇄' (clausura papalis)를 처음으로 받아들여 제4의 서원인 '봉쇄 서원' 을 하도록 하였다. 교황 그레고리오 9세(1227~1241)는 이를 더욱 강화하여 한 수녀가 봉쇄 구역 밖으로 나가려면 교황이나 담당 추기경의 허락을 받도록 하였고, 1298년에 교황 보니파시오 8세(1294~1303)는 교령을 반포하여 모든 수녀승들이 이러한 봉쇄 규범을 지키게 하였다. 여기서부터 남자 수도자들에 대한 봉쇄와 수녀들에 대한 봉쇄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에서는 봉쇄의 규정을 어기는 자에 대해 처벌하도록 규정하였는데, 허락 없이 봉쇄 구역으로 들어가는 자는 파문(excommunicatio)의 벌을 주도록 하였다. 1566년에 교황 비오 5세(1566~1572)는 허락 없이 봉쇄 구역을 나가는 수녀에 대해서도 이 처벌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규정은 1917년 교회법전에까지 계속 적용되었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문헌인 <수도 생활의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Per-fectae Caritatis) 16항에도 '성좌 설립 봉쇄' 에 대한 규정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는 아주 엄격한 관상 생활을 하는 수녀승들에게만 적용되었다.
이러한 봉쇄 규정은 1969년 7월 12일에 발표된 교황청 문헌 <관상 생활과 수녀승의 봉쇄>(Venite Seorsum)에서 봉쇄에 대해 성서적 ·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그 엄격성을 완화하였다. 현행 교회법전에서는 667조만 봉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봉쇄를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종류로 분류하였다.
보통 봉쇄(clausura communis) : 모든 수도원에 적용되는 것으로 수도자들에게만 유보된 구역을 가져야 한다.
엄격한 봉쇄(clausura strictior) : 관상 생활을 하는 남자 수도원에 적용되는 것으로 더욱 엄격한 봉쇄 생활을 한다.
성좌 설립 봉쇄(clausura papalis) : 엄격한 관상 생활을 하는 수녀승들의 수도원에 적용된다.
회헌에 따른 봉쇄(clausura constitutionis) : 성좌 설립 봉쇄 수녀원이 아닌 다른 수녀원의 봉쇄를 지칭하며, 회헌에서 그 규정을 정한다.
〔범위와 출입〕 1917년 교회법전 597~606조에는 봉쇄 구역에 대해 세밀히 규정되어 있는데, '성좌 설립 봉쇄' 구역은 수도승들이 거주하는 수도원 전체와 수도자들에게 유보된 정원과 과수원, 밭 등의 경작지 등이었다. 그러나 수도원의 공적 성당과 부속 제의실, 외부인들을 위한 숙박 시설, 응접실은 제외되었다. 현행 교회법전에서는 봉쇄 구역에 관한 규정을 간소화하여 단 한 조항으로 축소하였으며, 봉쇄 구역에 관한 세칙은 각 수도회가 그 회의 성격과 사명에 맞추어 고유법으로 정하도록 하면서(667조 1항), 봉쇄 수녀원만은 성좌 설립 봉쇄 규율을 지키게 하였다(667조 3항). 각 수도원의 규모와 사도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침실과 세면실, 공동실, 기도 생활과 공부를 위한 조용한 공간이 봉쇄 구역으로 정해져야 한다. 그러므로 수도자들의 사생활 공간과 손님 접대 공간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교구장 주교만이 자신의 교구 내에 있는 수녀승들의 수도승원과 봉쇄 수녀원의 봉쇄 구역 안으로 들어갈 특별 권한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또한 교구장 주교는 중대한 이유가 있고 원장 수녀가 동의하면 성사 집전을 위한 사제, 병 치료를 위한 의사, 수도원 수리를 위한 기능공 등을 봉쇄 구역 안에 들어가도록 허가할 특별 권한이 있다. 반대로 수녀승들이 참으로 필요한 기간 동안 봉쇄 구역에서 나오도록 허가할 특별 권한이 있다(667조 4항).
〔봉쇄의 영성〕 <수도 생활의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의 실행 규정으로 공포된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의 자의 교서 <거룩한 교회>(Ecclesiae Sanctae, 1966. 8. 6)는, 봉쇄가 단순히 교회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수녀승들의 성소 그 자체라고 언급하였다. "성좌 설립 봉쇄 수도원은 수녀승들의 특별한 성소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수덕적 제도로서, 세상으로부터의 격리의 표현이며 특별한 보호 양식이다. 이 봉쇄 규정을 적용시킬 때, 항상 외부와의 물리적인 격리를 고수해야 한다. 각 수도 가족은 고유한 정신에 따라 물리적 격리에 관한 특별 규정을 회헌에 정할 수 있다”(30~31항). 이러한 언급은 관상 생활의 형태를 개성을 살려 각 수도회의 성소에 맞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다. 봉쇄 생활의 순수함과 열성은 봉쇄의 규율을 얼마나 엄격하게 지키느냐에 많이 좌우된다. 그래서 봉쇄의 기능은 물질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완전히 세속으로부터 격리되는 방법이며, 그리하여 하느님과 완전히 일치하기 위해 마음을 정결하게 하는 방법으로 나타난다.
교황청 훈령인 <관상 생활과 수녀승의 봉쇄>에서 나타난 봉쇄의 영성적 · 신학적 의미는 '세상으로부터의 격리' 가 관상 생활의 특징적 형태의 기초를 이루고 있음을 드러낸다.
① 봉쇄는 그리스도의 수난에 더 깊이 일치하게 하고 파스카의 신비에 특별한 양식으로 참여하게 하며, 이 세상에서 천상 고향으로 가는 주님의 여정에 참여하게 한다. ② 봉쇄는 "활동에 열렬하면서도 또한 관상에 전념하는 특성을 지닌 교회"(전례 2항) 신비의 관상적 특성을 드러낸다. ③ 봉쇄는 정신을 혼란시킬 수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멀리하도록 하면서, 인격성을 충만히 하면서 하느님께 더 완전히 전념하게 한다. 그리하여 물리적인 봉쇄는 영적이고 내적인 봉쇄가 되어야 한다. 이 내적 봉쇄는 외적 봉쇄보다 더 중요하다. ④ 봉쇄는 세속에 대해 낯선 곳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만나는 장소, 그리스도를 통해 메마른 세상이 낙원이 되게 하는 곳이며, 인간적인 안일함이 아니라 형제들의 일과 고통, 희망에 더욱 폭 넓게 참여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봉쇄 구역은 "고독과 침묵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 예배에 참여하며, 개인의 수덕 · 기도 · 극기 · 형제애의 친교 안에서 그들의 생활 전체와 모든 활동을 하느님께 대한 관상으로 향하게 하는 곳이다." (→ 관상 수도회 ; 수도원 ; 수도회)
※ 참고문헌 E. Jomeart · M. Viller, Cloture, 《DSp》, pp. 979~1007/ J. Leclercq, Clausura in Oriente e Occidente, Dizionario degli Istituti di Perfezione, pp. 1166~1174/ E. Ancilli, Clausura e Spiritualità, Dizionario degli Istituti di Perfezione, pp. 1178~1 180/ I. Gomez Gonez, Clausura, Dizionario Teologico della Vita Consacrata, pp. 297~306/ C.H. Lawrence, Medieval Monasticism, London and New York Longman, 1989/ 정진석, 《교회법 해설》 5,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4. 〔崔年煥〕
봉쇄 구역
封鎖區域
〔라〕clausura · 〔영〕cloi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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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봉쇄 구역은 하느님께 대한 관상으로 향하게 하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