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타노, 프란츠(1838~1917)

Brentano, Fra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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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철학자. 심리학자. 1838년 6월 16일 마리엔베르크(Marienberg)에서 태어나 1864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으나, 제1차 바티칸 공의회(1869~1870)에서 발표된 교황의 무류성 교의에 회의를 느껴 1873년에 사제직을 포기하였다. 그리고 그 후 밖르츠부르크 대학 교수(1874)를 거쳐 6년 동안 빈 대학교 교수로 활동하였는데, 그의 문하에서 마이농(A. Meinong), 후설(E. Husserl), 슈툼프(C. Stumpf) 등 많은 철학자들이 배출되었다. 브렌타노는 볼차노(B. Bolzano)와 더불어 독오학파(獨墺學派)의 창시자로서 칸트 철학에 맞서 반론을 제창하였다. 처음에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연구(Von der mannigfachen Bedeutung des Seienden nach Aristoteles, 1862 ; Die Psychologie des Aristoteles, 1867)한 그는, 철학의 진정한 방법은 자연 과학과 같이 경험적 방법이어야 하며 기술적(記述的) 심리학에 의해 비로소 학적(學的)이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방법은 내적(內的) 관찰과 표현에 의한 직접적 내경험(內經驗)의 기술이고, 그 위에 귀납적으로 법칙들이 확립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경우에만 논리학이나 윤리학 등의 원리 같은 선험적(先驗的) 인식도 직접적으로 주어진다고 주장하였다. 1917년 3월 17일 스위스의 취리히(Zürich)에서 사망하였다.
〔사 상〕 심적(心的) 현상의 대상 : 브렌타노가 언급한 심적 현상이란 시청(視聽), 감각, 사고, 판단, 추리, 애호(愛好)와 혐오 등이다. 그는 심적 현상의 공통점을 '지향적 내존재'(志向的 內存在)라고 하여 물적(物的) 현상과 구별하고, 이 차이를 '내용물에 대한 관계' 또는 '대상으로의 방향'이라고 하였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심적 현상이란 '어떤 대상을 지향적으로 그 자신 안에 내포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뜻한 것이 이를테면 한 사람이 한 필의 말(馬)을 생각할 때에 그 말을 복사한 것, 즉 심적인 말의 모습이 그 마음속〔心中〕에 존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가 후에 강조하였듯이, 설사 말이 없는 경우에도 말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렌타노는 자신의 저서 《심리학》(Pychologie) 제2판에서 심적 관계들의 엄밀한 관계를 대조하여 풀이하였다. A와 B는 '관계'란 술어의 엄밀한 의미에서 A와 B가 존재하지 않는 한, 관계될 수 없다. 실상 한 나무가 다른 나무의 왼쪽에 있다면, 그러면 두 나무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심리적 관계의 경우에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만일 누군가 어떤 것을 생각한다면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그 사물은 꼭 존재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심적 현상을 물적 현상과 구별하는 본질적 특징은 '대상으로서의 어떤 것에의 관계', 말하자면 지향적 관계, 즉 '지향적 내존재'인 것이다. 심적작용이 내재적 대상에 대해서 갖는 관계는 표상(表象), 판단, 정의(情意)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첫째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심적 작용의 지향적 관계를 처음에는 '대상의 심적 내재(內在)'나 '내재적 대상'으로 해명하였으나, 후에는 의식(意識) 대상에 대한 의식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였고, 다만 실재(實在)하는 것만이 표상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도덕 철학 : 브렌타노의 윤리적 견해는 그의 《윤리적 인식의 근원》(Ursprung sittlicher Erkenntnis, Leipzig, 1889)과 《윤리학의 기초와 구조》(Grundlegung und Aufbau der Ethik)에서 드러난다. 그의 윤리학은 심적 현상의 셋째 구분인 애호(좋아함)와 혐오(싫어함)가 바르다거나 틀리다는 말이 될 수 있다는 가정(假定), 마치 판단이 바르다거나 틀리다고 말하여지듯이, 이런 전제 위에 기초를 두고 있다. 가령 어떤 것 가운데 A가 좋다고 말하는 것은 A를 틀리게 좋아할 수가 없다 함을 말하는 것이고, 그것은 다시말해 A를 좋아하는 자들을 거부하는 것은 명백히 틀린다는 것이다. 유비적으로 말한다면, A가 나쁘다고 말하는것은 A를 싫어하는 자들을 거부하는 것이 명백히 틀린다는 말이다. 이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좋은 것〔善〕은 좋아하고〔好〕 나쁜 것〔惡〕은 싫어하는〔嫌〕 것이 당연하고 바른 것이지, 그와 반대되는 것은 온당하지 않고 틀린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좋은 것은 애호하여 선택하고, 나쁜 것은 혐오하여 기피해야 한다는 행동의 기본 원칙이 나오게 되고, 삶에 있어서 올바른 목적은 도달할 수 있는 모든 목적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명증(明證)과 진리 : 명증과 진리에 관한 브렌타노의 견해는 오스카 크라우스(Oskar Kraus)가 편집한 《진리와 명증》(Wahrheit und Evidenz, Leipzig, 1930)에서 확인할 수있다. 명증을 기초로 하는 판단과 맹목적으로 하는 판단의 차이는 본능, 느낌, 확신의 정도, 신념의 충동 등에 의해서 구분될 수 없다. 브렌타노에 의해 우리는 명백하다는 명증이란 일반적 개념과 바른 정서적 감정이란 개념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개념의 현행적이고 구체적인 경우를 내적으로 관찰함으로써, 말하자면 명백한 판단과 맹목적인 판단의 현행적 경우를 내관(內觀)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명백한 판단은 모두 참〔眞〕이지만, 그러나 참인 판단이 모두 명백한 것은 아니다. '외부(外部) 지각' 즉 외부 세계에 관한 판단들은 대개 참이지만, 그런 판단 모두가 '맹목적'인 것이다. 그런 판단들은 명백한 것이 아니라고 브렌타노는 생각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3차원의 외부 세계의 가설은, 그 물질적 물체들에 관한 친숙한 세부들로써, 그 어느 한 쪽보다 '무한히 더 큰 개연성(蓋然性)' 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기억(記憶)에 기초를 두고 있는 판단들은 역시 '맹목적' 즉 모호하지만, 그런 판단들의 대부분은 서로 확인함으로써 확신할 만한 것이 되는 것이다.
《진리와 명증》에서 브렌타노는 진리의 특성을 명증에 의거하여 밝히고 있다. "진리는 바르게(즉 정확하게) 판단하는 사람의 판단에 속한다. 그래서 진리는 (명증으로써) 명백하게 판단하는 사람이 확언할 경우 그 확언하는 사람의 판단에 속한다"(p. 139). 다시 말해서 A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A에 관해서 (명증으로써 명백하게 판단한 사람이면 누구나 A를 인정할 것이며, A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A에 관해서 (명증으로써) 명백하게 판단한 사람이면 누구나 A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물의 표준'은 명백하게 판단하는 그 사람인 것이다.
신(神)의 존재 : 《신의 존재에 관하여》(Vom Dasein Gotttes, Leipzig, 1929)는 체계적인 변신론(辯神論)이다. 이 책에서 브렌타노는 우연성(偶然性)의 사실과 충족(充足) 이유의 원리에 호소하고 있다. 그가 논리적으로 필연적이라고 생각하였던 이 원리는 필연유(必然有, ensnecessarium)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필연유가 이성적이고 좋은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하여 계획 즉 설계의 명증에 호소하였다. 그리고 《종 교와 철학》(Religion und Philosophie, Bern, 1954)에서 그는 영혼이 영적(靈的)이며 또한 불멸(不滅)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시도하였다. 의식(意識)의 주체는 비공간적 실체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물질적 신체의 어떤 부분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고, 두뇌에 작용할 수 있는 것이며 뇌수(腦髓)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신체의 잉태(孕胎) 즉 몸이 잉태될 때에 무(無)로부터(exnihilo) 창조되는 것이다. 브렌타노는 무로부터의 창조라 는 개념을 옹호하여, 누구나 심상(心象)을 상기(想起)할때에는 언제나 무로부터 창조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 나라에의 전승(傳承) : 브렌타노는 우리 나라에서 이미 8 · 15 광복 전에 대학에서 그의 명증설(明證說)로써 소개되었다. 그리고 1941년 철학 세미나 시간에 그의 저서 《인식에 대한 시론(試論)》(Vesuch über die Erkenntnis)이 교재로 채택되었고, 30년 후인 1971년에는 <독오학파의 객관주의에 관한 논구(論究)>가 학위 논문으로 발표되었으며, 브렌타노의 문하에서 등장한 후설을 연구하는 모임인 '한국 현상학회' 가 1978년에 창립되었다. 또 연구 발표 및 토론회가 1995년 현재 87차를 거듭하고 있다. (→ 현상학 ; 철학)
※ 참고문헌  F. Brentano, Von der mannigfachen Bedeutung des Seienden nach Aristoteles, Freiburg, 1862/ 一, Die Psychologie des Aristo-teles, Mainz, 1867/ 一, Aristoteles Lehre vom Ursprung des menschlichen Geistes, Leipzig, 1911/ 一, Aristoteles und seine Weltanschauung, Leipzig, 1911/ 一, Psychologie vom emprischen Standpunit, Bd. 1, 1874; Bd. 2, 1911/ 一, Vom Ursprung sittlicher Erkenntnis, 1889/ 一, Die Lehre Jesu und ihre bleibende Bedeutung, Leipzig, 1922/ 一, Grundzüge der Ästhetik Bern, 1959/ Die Philosophie Franz Brentanos : Eine Einführung in seine Lehre, Bern, 1951/ Franz Brentano : Zur Kenntnis seines Lebens und seiner Lehre, Mouieh, 1919/ Carl Stumpf · Edmnnd Husserl, Erinnerngen an Franz Brentano(G.E. Moor, Review of Franz Brentano, The Origin of the Knowledge of Right and Wrong, International Journal of Ethies, vol. 14, 1903)/ P. Edwards, 《EP》 1, The MacMillan Company & The Free Press, New York, 1978. 〔金奎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