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진성사

堅振聖事

[라]Sacramentum confirmationis · [영]Sacrament of confi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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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진성사(15세기 프랑스 필사본의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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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진성사(15세기 프랑스 필사본의 일부) .

가톨릭 교회의 일곱 가지 성사 중의 하나. 세례성사를 받은 그리스도인에게 성령과 그의 선물을 전하여 신앙을 성숙시키고, 나아가 자기 신앙을 증거케 하는 성사. 견진성사의 성서적 근거는 설교와 개종, 물에 의한 세례, 도유(塗油)와 안수 등의 그리스도교 입문 과정을 전해주는 사도행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도행전은 베드로와 요한이 사마리아에서 세례받은 첫 개종자들에게 안수한 사실(8, 14-17)과, 바울로가 에페소에서 안수한 사실(19, 1-6)을 전하는데, 이는 이미 그리스도의 세례를 받은 사람에게 성령이 내리게 하는 견진성사를 집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성세와 견진을 하나의 전례로 연결하여 집전한 경우(10, 44-48)도 있다. 이러한 사도 시대의 전승은 교부 시대로 계승되었다.
〔성 립〕 사도 시대 이후의 견진성사에 대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3세기부터는 세례를 보충하는 성사에 대한 증언을 교부들의 편지와 저서에서 볼 수 있다. 테르툴리아노(Tertullianus)는 세례 후의 도유와 안수에 대해서, 치프리아노(Cyprianus)는 세례 후의 도유에 대해서, 피르밀리아노(Firmilianus)는 안수에 대해서 각기 증언하였으며, 히폴리토(Hippolytus) 세례 의식의 완전한 면모에 대해서 기술하였다. 4~5세기의 교부들 역시 견진성사의 성사성을 증언하였다. 예루살렘의 치릴로(Cyrilus) , 바실리오(Basilius),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로(Theodorus), 알렉산드리아의 치릴로 등이 세례 후에 안수로 성령을 받게하고, 도유로 세례자의 입문을 완성하는 의식이 있었음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기록들을 보면, 3~5세기의 교회는 본질적으로 물의 세례와 도유나 안수 중의 하나, 또는 도유와 안수 두 가지 모두로 이루어지는 입문 예절을 보편적으로 실행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예절에서 마지막 부분인 안수와 도유의 집전은 주교에게 위임되었으며, 이 예절로 세례자는 성령과 그의 선물을 받아 완전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이때까지는 성세와 견진이 일반적으로 하나의 예절로 집전되었다. 그러나 그 후로는 각각 분리되었다. 그것은 거리가 먼 곳에 살거나 질병 등으로 죽음에 임박한 상황에서 성세만을 받은 사람에게 주교가 차후 안수하고 도유함으로써 세례를 완성하는 관행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후 견진성사는 완전한 예절을 갖춘 별개의 성사로 받아들여져, 12세기의 신학자들은 성사의 종류를 설명할 때 견진성사를 세례성사 다음에 오는은총의 유효한 표징으로 중시하였다. 견진성사에 대한 교의는 1274년 리용(Lyons) 공의회에서 정립되었다(DS 860). 견진성사를 세운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물론 복음서 어디에도 예수가 견진성사를 세웠다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견진성사는 성령을 보내기로 약속한 그리스도가 세웠으며, 견진성사를 세운 예수가 그의 사도들에게 성사의 예절을 결정하도록 맡겼다.
〔필요성〕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성사를 통하여 성장하고, 그리스도의 구원 행위에 참여하고, 하느님을 만나고 구원의 은총을 얻는다. 세례성사가 사람이 처음으로 하느님을 만나고 죄를 용서받으며 하느님의 자녀로서 새롭게 태어나게 해주는 성사라면, 견진성사는 사람을 성숙한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고, 교회의 완전한 구성원이 되게 하는 성사이다. 이 점에서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보완이고 완성이며, 사람이 더욱 완전한 구원을 얻는 데, 즉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데 필요하다. 그러므로 사목자는 세례받은 이가 적절한 때에 견진성사를 받도록 배려해야 한다.
〔발 전〕 모든 성사는 물질, 행위, 말 등의 감각적 상징을 포함하고 있다. 견진성사도 예외가 아니다. 라틴 전례에서 견진 의식의 주요 내용은, 집전자가 견진을 받는 이의 머리 위에 손을 얹는 안수, 이마에 성유를 십자 모양으로 바르는 도유, 그리고 성령과 그의 선물이 내리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안수는 사도 전승(사도 8, 17-19 ; 히브 6, 2)을 이어받은 것이고, 도유는 동방 교회의 전통을 살린 것이다. 그러나 안수와 도유의 기원은 고대 이스라엘의 종교 전승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의 종교 전승에서는 축복, 성화, 서품의 행위이고, 신약에서는 예수가 병자를 고치고(마태 9, 18), 초기 교회에서 그리스의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의 대표 일곱을 뽑고(사도 6, 6), 바르나바와 바울로를 선교사로 파견하고(사도 13, 3), 디모테오의 모범적인 생활과 성실한 행동(2디모 1, 6)과 신앙 고백을 격려할 때(1디모 4, 14) 사용한 행위이다. 견진성사에서는 성령이 신자를 거느리고 그 신자로 하여금 신앙의 역군으로서 그의 사명을 다하도록 축성함을 상징한다. 도유는 이스라엘의 종교 전승에서는 왕, 사제, 예언자를 성별하는 예절이고, 신약에서는 일반적으로 깨끗하게 하고(마태 6, 17), 환대하는(루가 7, 36-50) 예절이다. 초기 교회의 전승은 도유를 그리스도인이 그의 주위에 퍼뜨려야 하는 '그리스도의 향기' 와 연결시켜 생각했다(2고린 2, 15-16). 그리하여 견진성사에서 도유의 의미는 성령이 신자를 왕과 사제와 예언자와 증거자로 축성함을 뜻했다. 즉 성사적 도유는 세례받은 사람을 완전한 그리스도인으로, 곧 제2의 그리스도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효 과〕 견진성사는 세례를 완성하고, 성령과 그의 선물을 받게 하며, 인호(印號)를 남긴다. 견진이 세례를 완성한다는 말은 세례가 불완전한 성사임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마치 그리스도가 죽음과 부활로써 구원을 완성하였고, 성령은 그 뒤에 와서 구원의 열매를 맺고 거룩하게 한 관계와 같다. 세례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과 일치시키며(로마 8, 11), 견진은 성령의 은혜를 준다(사도 2, 16-21 ; 요엘 3, 1-5). 견진성사에서 오는 성령은, 물론 세례성사에서도 오지만, 성령이 역사하는 형태가 다를 뿐이다. 성령은 그리스도가 동정녀의 몸에 잉태되었을 때 그를 하느님의 아들이 되게 하였다. 그러나 요르단 강에서 세례받을 때는 그가 하느님의 아들임을 공적으로 드러내 보임과 아울러 고난받는 종' 의 사명을 받아들이게 하였다. 이와 같이 성령은 사람이 세례를 받을 때는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게 하고, 견진을 받을 때는 영적으로 성장시켜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분을 공적으로 드러내어 신앙을 고백하고 증거하게 한다. 견진성사는 구원사의 전망과 성령의 신학에 비추어서만 이해할 수 있다. 즉 삼위일체의 신비를 완전하게 해 주는 선물이며, 구원 사업을 완성한 그리스도에 의해 교회로 하여금 증거하는 삶을 계속 이어가게 하도록 하는 선물이다. 그러므로 이 선물을 받고 견진의 인호를 받은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신앙을 공적으로 고백하고 옹호하고 선포할 수 있게 된다.
〔집전자와 견진자〕 견진성사를 집전하는 사람은 주교이고, 견진성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른, 세례받은 신자이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에는 사제도 견진성사를 집전할 수 있다(교회법 882~888조). 견진성사를 받을 수 있는 나이에 관해서는 지역 주교 회의가 달리 정할 수 있다(891조 : 한국에서는 만 12세 이상). 교회는 견진받을 사람의 나이와 조건, 정신적 육체적 능력과 수준을 고려한 교리 교육을 충분히 실시하고,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모를 두어 견진받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진정한 증인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지키며 살도록 보살피고 배려해야 한다(892조). 견진받은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받은 영적 성숙의 은총을 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하고, 성령에 완전하게 순응하며 살아가야 한다. 특히 자신의 생활 환경에서 시대의 징표에 맞게 성숙한 신앙을 얻도록 노력해야 하고, 견진성사 전에 받은 기본적인 교회의 가르침을 완전하게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인호를 받은 만큼, 교회의 전례에 더욱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신과 주위의 삶에도 더욱 의식적으로 투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처지에 따라 세상에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한다. 견진자는 세례성사와 사랑의 보편적 의무에서 나오는 평신도 사도직의 의무를 더욱 열심히 실천하며 여러 가지 가톨릭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 성사 ; 성사론)
※ 참고문헌  E. Schillebeeckx, Christ the Sacrament of the encounter with God(김영환 편역, 《교회와 성사》, 성신출판사, 1981)/Leonard Boff, Kleine Salkramentenlehre, Patmos-Verlag : Diisseldorf, 1976(정한교 역, 《聖事란 무엇인가》, 분도출판사, 1982)/ 卞甲善, 《世上과 聖事》, 성바오로출판사, 1985/ P. T. Camelot, 《NCE》 41 《교회법전》 《한국 천 주교 사목 지침서 시안》 I,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 1988. 〔李錫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