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신경 使徒信經
〔라〕Symbolum Apostolicum · 〔영〕Apostles' Cr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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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사도 신경은 삼위 일체이신 하느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고백이다.
그리스도교의 바탕이 되는 핵심 교리를 담은 초대 교 회의 신앙 고백문이며, 가톨릭 주요 기도문의 하나. 〔형성의 역사〕 사도 신경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은 많은 이단들과 사상적 오류의 위험들에 직면한 초기 그 리스도교가 자신의 정통 신앙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있 었다. 교회의 정통성을 입증하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도들을 주추 삼아 세운 바로 그 교회를 계승하고 있음 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교회는 이러한 자신의 정통 신앙 의 기준을 '사도적 권위' 에 두었고, 이 사도적 권위를 입 증하는 방안으로 '사도적 계승' , '신약서 정경' , '신앙 의 규범' , '신경' 을 확립하였다. 그러나 '사도적 계승 과 '신약서 정경' 의 확립만으로는 어떤 교리가 사도적인 가를 결정하기가 어려웠으므로, 신약성서의 광범위하고 비체계적인 신앙의 내용을 조직적으로 요약해 주는 것이 필요하였다. 이것이 '신앙 규범' (regula fidei이고, 이 신 앙 규범에 따라 아주 간략하게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을 표현한 것이 '신경' 이다. 세례 지망자들은 세례받을 때에 이 신경의 내용에 따라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였다.
사도 신경의 원초적 형태는 복음과 사도 행전에서 찾 아볼 수 있다(마태 16, 16 ; 사도 8, 37). 사도 신경은 성서 에 실려 있는 신앙 내용을 요약하고 있기 때문에 예비 신 자들을 위한 일종의 길잡이이며 교육 지침이다. 사도 신 경의 내용은 우선 삼위 일체의 하느님(마태 28, 19)과 예 수 그리스도에 관한 신앙 고백(사도 8, 37 이하 ; 로마 1, 3 이하 : 1고린 15, 3 이하 ; 1베드 3, 18-22 ; 필레 2, 5-11)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백은 다음과 같이 성 서에 근거를 둔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가서 모든 민족 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 들에게 세례를 베풀어라"(마태 28, 19). "선생님은 그리 스도이십니다"(마르 8, 29 : 마태 16, 16). 또한 사도 행전 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고백이 세례를 위해 반드 시 전제되었음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여러분은 회 개하고 각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사도 2, 38).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아들이 심을 나는 믿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사도 8, 37).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전해 받은 사도 교회의 신앙의 핵심을 다 음과 같이 전해 준다. "그리스도께서는 성경(말씀)대로 우리 죄를 위해서 죽으시고 묻히셨으며, 또 성경(말씀) 대로 사흘 만에 일으켜지셨습니다"(1고린 15, 3-4).
사도 신경의 내용은 초대 교회가 행했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과 삼위 일체적 고백 등 두 개의 고백이 종합되 는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다. 삼위 일체적 고백은 그리스 도에 대한 고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마태오 복음 28장 19절의 말씀과 함께 세례성사와 직결되어 있 었다. 그리고 200년경 로마에서는 8~9개의 신조로 신 경이 이루어지면서 신앙의 규범으로 정착되었다. 히폴리토(Hippolytus)의 《사도 전승》(Traditio Apostolica)에 나타 난 신경은 '고대 로마 신경' 이라고 불리는데, 사도 신경 의 모체인 동시에 후기에 나타나는 모든 신경의 원형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동방 교회에는 큰 영향을 주 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방 교회에서는 그리스도를 고백함에 있어 그의 인성(人性)과 동정녀 마리아의 잉태 를 강조한 반면, 동방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영원성 및 선재성(先在性)을 강조하였다.
'사도 신경' 이란 표현은 이 신경이 12사도에 의해 공 동으로 작성되었다는 전설이 퍼져 있던 4세기 말경에 나 타났다. 4세기 말 루피노(Tyrannius Rufinus)는 사도 신경 에 대한 주석에서 이 신경의 사도적 기원을 주장하였다. 즉 사도들이 성령을 충만히 받고 복음 전파를 위해 떠나 기 전에 그리스도교 교리의 핵심을 확인하고자 가르침의 기본 골격과 신앙의 규범을 정했다는 것이다. 12사도들 은 신앙에 대한 각자의 관심을 짧은 형식으로 표현하였 는데, 이것이 사도적인 신앙 고백(사도 신경)이라는 것이 다. 이와 같은 주장에 동조한 성 암브로시오(Ambrosius) 도 신경에 포함된 12항목과 12사도를 연결시켜 생각하 였다. 그래서 12사도가 각각 한 항목씩의 신조를 고백했 다는 주장이 6세기경에는 널리 퍼지게 되었고, 중세기까 지 이러한 주장은 별 이의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피 렌체 교회 회의(1439~1442)에서 교회 일치를 위해 사도 신경이 제시되었을 때, 에페소의 대주교인 에우제니쿠스 (Marcus Eugenicus)는 동방 교회에서는 사도 신경 및 그 사도적 기원에 대하여 아는 바 없다며 그 제안을 거부했 다. 몇 년 뒤에는 이탈리아의 인문주의자 발라(Laurentius Valla, ?~1547)가 보다 발전된 이론을 내세워 사도 신경의 사도적 기원에 대하여 반대하였다. 그러나 최근 학자들 의 연구 결과로 사도 신경에 나타난 신조의 내용이 모두 성서적 · 사도적 기원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현재의 사도 신경은 수 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공동체 의 전례문이다. 초대 교회 때부터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삼위 일체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명백한 신앙 고백이 요구되었다. 현재의 사도 신경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세 례 문답 형식의 로마 신경' 이 먼저 생겨났다. 이 신경은 신약성서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로마 교회가 오늘날 사도 신경의 핵심이 되는 새로운 신앙 요약문을 만들어 서 세례 때에 예비 신자들에게 문답 형식으로 자신의 신 앙을 고백하게 하기 위해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세례 준비와 신앙 고백을 위한 장엄한 예식인 '신경의 제시, 전수 및 수락, 응답' 등의 단계가 생겨났다. 이 세례 문답 형식의 신경이 개정되어 가면서 고대 '로마 신 경' (Symbolum Romanum)이 만들어졌고, 이 신경에 따라 감독(주교)들은 예비 신자들을 가르쳤다. 이 신경은 또한 미사 중 말씀 전례 때에 감사의 기도로 바쳐졌다. 이와 같은 이중의 의미로 인해 4~5세기경에는 교회 공동체 의 반성과 숙고, 전례를 통해 다듬어지게 되었다. 특히 당시 교회 안팎의 이단과 오류에 대항하여 삼위 일체론, 그리스도론, 교회론 등 중요한 신조 및 교의에 관한 신학 적 논쟁을 거치면서 보완되었다. 고대 '로마 신경' 이 만 들어진 것은 2세기 말엽인 듯하나 신앙 고백문 형식으로 확정되어 사용한 것은 4세기 후반이나 5세기 초반으로 추정된다.
사도 신경의 12항목의 내용은 6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고대 로마 신경에서 사도 신경으로 발전하는 몇 가지 뚜렷한 변화와 첨가가 보이 기 때문이다. 첫째 부분에서 고대 로마 신경에는 없던 "천지의 창조주"(creatorem caeli et terrae)라는 부분이 첨가 되었다. 이 부분이 첨가가 된 것은 당시 그노시스주의 (Gnosticism)의 영향을 받은 이단자들이 물질을 창조한 구약의 신(神)을 악한 신이라 하였는데, 여기에 대해 그 리스도인들은 구약의 하느님과 신약의 하느님은 같은 분 이시며, 하느님께로부터 창조된 모든 것은 좋은 것이라 는 신앙을 재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둘째 부분에서 "성령 과 동정 마리아에게서 나셨고"란 표현은 "성령으로 인하 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conceptus estde Spiritu Sancto, natus ex Maria Virgine)라는 정확한 형식으로 대치되 었으며, 그리스도의 고난의 길을 고백하는 대목에는 "고 난을 받으시고 ··· 돌아가시고 ···제 가시어" (passus, mortuus, descendit ad inferna)라는 부분이 첨가되었다. 셋째 부분에서는 교회의 특징을 나타내는 형용사 '보편된' (catholicam)이 첨가되었고, '모든 성인의 통공' (sanctorum commmunionem)과 '영원한 삶 (vitam aeternam)도 첨가되었다.
이렇게 변화되고 첨부된 사도 신경은 6세기부터 프랑 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지에서 예비 신자 교육을 위한 지침서로 보편화되었으며, 7세기에는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사도 신경의 표준문(textus receptus)이 나오게 되어 로마를 제외한 다른 서방 교회에서 먼저 사용되기 시작 하였다. 카알 대제는 로마 교회가 이 본문을 받아들이도 록 하는 데 힘썼으며 그 결과 차츰 로마 교회에서도 전례 에 사용되었다. 교황 인노천시오 3세(1198~1216)는 사도 신경을 서방 교회의 공식 신경으로 인정하였고, 그 이후 현재까지 사도 신경은 모든 서방 교회에서 세례 의식에 사용되었으며 주일 미사 때마다 신자들은 이 신경을 외 움으로써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 동방 교회에서는 사용 되지 않고 있으나, 프로테스탄트에서는 종교 개혁 이후 사도 신경의 채택과 평가 문제로 논쟁을 거듭해 오고 있 다. 20세기에 들어 사도 신경은 교회 일치에 관한 논의 에서 그리스도교 신앙 개조로써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 지고 있다.
〔내 용〕 사도 신경은 삼위 일체적인 구조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신경의 첫째 부분은 하느님에 관 한 신앙 고백이다. 신경이 믿는 하느님은 성서에 계시된 하느님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알려 준 하느님이다. 그러 므로 우리가 사도 신경을 통하여 고백하는 하느님은 일 반적인 신 개념이나 철학 개념상의 신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 속에 언제나 현존하는 분으로 계시는 예수 그리스 도의 하느님이다. 사도 신경은 계시를 통하여 드러난 아 버지이시고 전능하신 분이시며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고백하며, 동시에 하느님은 성부와 성자와 성 령 곧 삼위 일체 하느님이심을 고백한다. 그러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세 단락의 구조를 통하여 하느님을 고백한다고 해서 하느님이 세 분이심을 말하는 것이 아 니다. 사도 신경의 바탕은 오로지 한 분' 하느님만을 믿 고 고백한다.
둘째 부분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느님이시며 동 시에 참 사람이심' 을 선포하는 신앙 고백이다. 이러한 신앙 고백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관한 조항인 "성령 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에서 분명 하게 드러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그 분의 가르침을 따르기 때문에 당연히 그리스도교 신앙은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 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사도 신경은 그분의 강생에서부터 시작하여 간결하면서도 풍 부하게 강생, 고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 심판주로 다시 오심 등의 내용을 담아 그분의 일생을 신앙으로 고백한다. 예수가 신앙의 대상이라 하여 그분의 신성만을 고백 한 것이 아니라, 그분의 인성을 은폐시키려는 어떠한 시 도도 용납하지 않는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해 설이 교리의 핵심과 기초를 이루며, 그분께 대한 자기 결 단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결정짓는다. "이분말고 다른 어 느 누구에게도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들 가운데) 우리가 의지하여 구원받아야 할 또 다른 이름은 하늘 아래 없습니다" (사도 4, 12).
셋째 부분은 성령에 관한 것으로, 삼위 일체의 내적 관 계를 밝히려는 의도보다는 교회와 우리 구원의 관계를 신앙으로 고백한다. 교회와 영원한 삶의 희망은 성령으 로부터 이해되고, 성령은 그리스도를 현존하게 하시는 교회의 영이다. 그러므로 성령에 관한 신앙 고백의 목표 는 하느님이 인간의 역사에 현존하심으로 이루어지는 구 원사에 대한 신앙 고백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라고 이어 진다. 본래 "모든 성인의 통공"은 주님의 몸에 의하여 '하나인' 교회로 묶어 주는 성찬의 공동체성을, "죄의 용 서"는 세례성사를 의미한다. 이 두 성사가 교회를 이루 는 기초이기 때문에 신경의 셋째 부분은 성령의 역할과 결부시켜야 한다. 특이한 것은 "죽은 이들의 부활" 이라 하지 않고 "육신의 부활"이라고 표현한 점이다. 이는 초 세기 그노시스주의자들이 육신의 부활은 부인하고 영혼 의 구원만을 주장한 것에 반대하여 그리스도교 구원관은 전 인간, 즉 온전한 인격체에 해당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신앙 고백의 표현이다. (→ 그레도 ; 말씀 전례 ; 신경)
※ 참고문헌 N. Ayo, Creed as Symbol, Notre Dame, Indiana, 1989/ F.X. Murphy, Creed, 《NCE》4, pp. 432~438/ J.M.로호만, 오영석 역, 《사 도 신경 해설》, 대 한기 독교출판사, 1991/ J. Ratzinger, 장익 역, 《그리 스도 信仰 어제와 오늘》, 분도출판사, 1974. 〔河星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