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四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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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원리에 바탕을 둔 관례(冠禮) · 혼례(婚禮) · 상례(喪禮) · 제례(祭禮)를 일컫는 말. 유교 의례는 적용 범위에 따라 국가 의례〔國朝禮〕 · 학교 의례〔學禮〕 · 향 촌 의례〔鄕禮〕 · 가정 의례(家禮)로 구분되는데, 중국과 조선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 유교 사회에서는 가정 의례 가 가장 일반화되어 있고, 이의 표준이 《주자 가례》(朱子 家禮)이다. 《주자 가례》의 의례 체계는 관례 · 혼례 · 상 례 · 제례의 사례(四禮)로 이루어져 '사례' 는 '가례' 와 같은 의미로 쓰여졌는데, 이 중 관례 · 혼례 · 상례는 사 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通過) 의례이고, 제례는 돌아가신 조상신(祖上神)을 주기적으 로 만나는 정기(定期) 의례이다. 사례는 모두 사당(家 廟〕의 조상신께 고(告)하고 시행되므로 사당은 유교 의 례가 수행되는 성소(聖所)로서 공간적 중심을 이룬다. 또 사당의 조상신은 의례를 통해 후손의 삶을 축복하고 신성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러한 사례는 전통의 옛 의례(古禮)를 기준으로 삼아 그 절차와 형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동시에 그 시 대의 풍속과 제도(今禮)를 수용함으로써 현실적 적합성 을 추구하기도 한다. 〔내 용〕 관례는 성인식(成人式)에 해당하는 것으로 남 자의 경우에 '관례' 라 하고 여자의 경우는 '계례' (笄禮) 라고 한다. 남자는 15~20세 사이에, 여자는 15세에 하 는 것이 기준이나 조혼(早婚)이 관습화되면서 혼례 직전 에 행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관례는 땋은 머리를 풀고 상투를 튼 다음에 주례(賓)가 치포관(緇布冠) · 모자(帽 子, 草笠) · 복두(幞頭)의 세 가지 관을 차례로 씌워 주 면, 관례를 행하는 사람은 그때마다 심의(深衣) · 조삼 (皁衫) · 난삼(襴衫)을 입는 '삼가례' (三加禮)를 행한다. 의관(衣冠)을 입는 의식은 이를 통해 성인으로서 맡게 될 다양한 역할을 정당화시켜 주는 것이며, 가례가 끝난 다음에는 새로운 지위 · 관계 · 질서의 상징으로 술을 나 누어 마시는 초례(醮禮)를 하고, 이어 주례는 관례를 행 한 사람에게 자(字)를 지어 주어 성인의 호칭으로 삼게 한다.
혼례는 남자쪽에서 중매를 통해 여자쪽에 혼인할 의사 를 묻는 '의혼' (議婚)에서 시작하지만, 실제의 혼례는 신부측의 채택(採擇)을 신랑측이 받아들여 신부 집에 청 혼서를 보내는 '납채' (納采), 신랑측에서 신부의 장래 운수를 점치기 위해 신부를 생육(生育)한 신부 어머니의 이름을 묻는 '문명' (問名), 혼인의 길흉을 점쳐서 신부 측에 알리는 '납길' (納吉), 혼인이 이루어짐을 확인하는 징표로 폐물을 보내는 '납징' (納徵), 신랑측에서 좋은 날짜를 정하여 신부측에 보내 승낙을 청하는 '청기' (請 期), 신랑이 직접 신부 집에 가서 신부를 맞이하는 친 영' (親迎)의 6단계로 이루어져 혼례를 흔히 '육례' (六 禮)라 일컫는다. 그러나 이러한 예서(禮書)의 혼례 절차 는 실제의 관행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즉 실제의 관 행은 '친영' 이전의 절차를 포함하는 '의혼' ,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행하는 모든 의례를 가리키는 '대례' (大 禮) 신부가 신랑 집으로 와서 행하는 '후례' (後禮)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전통 사회의 혼례의 목적은 제사를 받 들고 후손을 이어 가는 종족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데 있었으며, 다른 성(姓)이 화합하는 것이 도리라 하여 동성 동본(同性同本)의 혼인을 철저히 금지하였다.
상례는 임종에서 초혼(招魂)까지의 '초종'(初終), 시 체를 염하고 입관하기까지의 '습염' (襲斂), 상복을 입는 '성복' (成服), 장지와 장일을 정하고 신주를 만드는 '치장' (治葬), 장지로 가 묘에 묻는 '발인' (發引) . '급묘' (及墓), 죽은 이의 혼을 본가(本家)로 데려오는 '반곡' (反哭) 등의 절차를 거친 다음, 단계적으로 상례의 애통 함에서 벗어나 탈상(脫喪)에 이르는 삼우제(三虞祭) · 졸곡(卒哭) · 부제(祈祭) · 소상(小祥) · 대상(大祥) · 담 제(禮祭) · 길제(吉祭)의 과정을 거친다. 특히 '성복' 에 서 상복의 복제인 오복(五服) 제도는 친족 관계를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참최(斬衰) · 자최(齊衰) · 대공(大 功) · 소공(小功) · 시마(緦麻) 등 상복의 거칠고 섬세함 의 차별을 두며, 복을 입는 기간도 3년 · 1년 · 9개월 · 5 개월 · 3개월로 구분하여 애통의 정도와 친족간의 친밀 도를 차등화하고 있다. 이처럼 상례는 특히 인간의 정서 〔人情〕에 의례의 단계적 과정을 상응시켜 의례를 통한 감정의 적절한 조절을 추구하고 있다.
제례의 절차로는 먼저 제주(祭主)가 자신의 몸과 마음 을 정화〔齋戒〕한 뒤, 신에게 드릴 제물을 '진설' (陳設) 한다. 이어 분향하고 강신주(降神酒)를 뿌려 조상신을 불러온 다음, 조상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진찬' (進饌), 술잔을 올리는 '헌작' (獻爵) 및 조상신에게 흠향을 청하 는 축문을 읽는다〔讀祝〕. 제물을 바쳐 돌아가신 조상신 을 섬기는 방법은 살아 계신 부모를 섬기는 마음과 꼭같 은 효도의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이때 조상신은 제물과 후손의 정성을 받아들여 '흠향' (歆饗)하고 그 흠향한 제 물에 '강복' (降福)하는 것으로 본다. 끝으로 제주가 조 상신이 강복한 제물을 먹는 '음복' (飮福), 제사를 마치 고 신을 전송하는 '송신' (送神), 신위(神位)로 사용한 지방(紙榜)이나 신에게 바쳤던 축문을 태워 신에게 보내 는 '망료' (望燎), 제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제물을 나누 어 먹는 '분준' (分鮻)이 있다. 이러한 제사 의례의 전 과 정은 조상신과 후손이 만나고 교류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 관혼상제)
※ 참고문헌  儀禮》 《朱子家禮》 李縡, 《四禮便覽》 장철수, 《한 국 전통 사회의 관혼상제》, 정신 문화연구원, 1984. 〔琴章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