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 의학 司牧醫學
〔라〕medicina pastoralis · 〔영〕pastoral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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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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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의 치유는 물론 환자의 영혼 구제에도 힘썼던 고스마와 다미아노 성인.
영신적 · 육신적 존재만이 아니라 감정 · 지성 · 신앙 · 사회적 갈등 등이 복잡하게 혼합되어 계속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인간의 완전한 치료를 지향하는 학문의 한 분야. 이 학문은 실제적인 요구에 의하여 생겨났지만 사목의 새로운 요구에 따라서 계속 발전해야만 하는 특 징을 갖고 있다. 〔병에 대한 초기 개념과 이해〕 질병과 그에 따른 모든 고통은 동서고금의 모든 인간들에게 문제가 되어 왔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그들이 사는 세상의 지배적인 세 계관과 그들을 지배하는 세력이 무엇이냐 하는 데 대한 관념에 따라 달라진다. 고대 근동 지방 사람들은 병(病) 을 악령들이 끼치는 재앙이나 경신 예식의 실수로 화가 난 잡신들이 보낸 재화(災禍)로 여겼다. 따라서 원시 사 회의 의료(醫療)는 환자들의 병을 치유하는 데에 있어서 조직적이고 분화된 기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종교적인 것과 주술적인 것이 혼합되어 있었다. 이렇듯 병에 대한 원인과 고통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 에 원시적인 치유의 개념은 자연이나 초자연 또는 부족 사회 공동체의 성격에 많이 좌우되었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외부 세계로부터의 큰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 하였다. 의료인들로는 마술사, 무당 구마사(exorcist), 사제 치 유자(priest healer), 침술사 등 다양하였다. 각 부족의 무 당들은 근본적으로 초자연적인 것에서부터 치료의 힘을 끌어 온다고 생각하였으며, 구마사 · 사제 치유자 등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병의 치유를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의 행위로 보았다. 그 후 관찰력이 예민한 그리스인들에 의 하여 의술이 비로소 실증 과학으로 독립하기 시작하였다. 〔성서에서의 병〕 성서에서는 과학적인 측면보다는 구 원 계획에 있어서 병과 치유가 갖는 종교적인 의미만을 언급하고 있다. 인간을 지배하는 죽음의 세력이 병을 통 해서 나타나므로(1고린 11, 28-32) 병이나 죽음은 같은 의미를 지닌다. 성서에서 건강은 힘이 넘쳐 나는 것을 말 하고, 병은 무엇보다도 '허약과 쇠약의 상태' (시편 38, 11)이다. 이런 상식적인 관찰 외에 성서에서 의학적인 진단은 피부의 증상, 상처와 골절, 고열과 경련(시편 6편 ; 32편 ; 38-39편 ; 88편 : 102편) 등 아주 초보적인 정도 여서 눈에 보여지는 수준으로 끝나며 병명도 극히 일반 적이다. 나병이 그 좋은 예이다. 상처, 낙상(2사무 4, 4), 전도서에 묘사된 노쇠(전도 11, 1-6 ; 참조 ; 창세 27, 1 ; 1 열왕 1, 1-4 ; 신명 34, 7) 등 원인이 뚜렷한 질병을 제외하 고는 자연적인 병의 원인을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는 데, 이는 병자를 괴롭히는 병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 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종교심으로 인하여 인간은 자발적으로 질병과 죄를 연 결시킨다. 성서적 계시는 그러한 사상을 부인하지 않았 다. 다만 죄와 병의 관계를 어떤 의미에서 알아들어야 하 는지는 명확히 하였다. 처음에 하느님은 인간을 행복을 위해서 창조하셨으므로(창세 2장), 다른 모든 인간의 고 통과 마찬가지로 질병도 하느님의 깊은 뜻과는 상반된 다. 실상 질병은 죄의 결과로서 세상에 들어왔고(창세 3, 16-19), 죄인의 세계에 대한 하느님의 분노의 표지 중 하 나이다(출애 9, 1-12). 이를 계약과 연결시켜 보면 그 의 미가 좀더 뚜렷이 드러난다. 즉 불충실한 하느님의 백성 이 당할 저주의 주요한 형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병이었 다(신명 28, 21-22. 27-29. 35). 질병의 체험을 통해 인간 은 죄의식을 새롭게 갖는다. 탄원 시편을 통해 이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 에서 인간은 병의 치유를 구할 때마다 자기의 죄를 고백 하고 있다(시편 38, 2-6 ; 39, 9-12 ; 107, 17). 그러나 모 든 병이 그 병자 개인의 잘못 때문에 오는가 하는 것은 문제로 남는다. 이 문제에 관해서 성서의 가르침은 확실 한 대답을 갖고 있지 않으며, 집단적 책임이란 원칙도 충 분한 대답이 되지 못한다(요한 9, 2). 구약성서는 그 해답 의 실마리를 두 가지 방향에서 찾는데, 토비트 같은 의인 들이 당하는 질병의 경우에는 그들의 충실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보낸 시련일 수도 있는 것으로 보았 고(토비 12, 13), 고통받는 의인의 가장 대표적 예인 야훼 의 종의 경우에는 질병이 죄인들의 잘못을 위한 속죄의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이사 53, 4-5).
그러므로 병에 걸렸을 때는 우선적으로 생명의 주인인 하느님께 의지하여야 한다(집회 28, 9-14). 병을 주기도 하고 치유하기도 하는 분은 하느님이다(신명 32, 39 ; 호 세 6, 1). 그분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훌륭한 의사이다(출 애 15, 26). 이러한 의미에서 사라를 치유하기 위해 파견 된 천사는 "하느님이 치유하신다" 라는 의미에서 '라파 엘' 이라고 불렸다(토비 3, 17). 따라서 환자들은 하느님 의 대리자인 사제(레위 13, 49-51 : 14, 2-41 ; 마태 8, 4) 와 예언자들(1열왕 14, 11-13 ; 2열왕 4, 21 ; 8, 7-9)을 찾 아가서 죄를 겸손하게 고백하면서 치유의 은총을 요청했 으며, 시편에는 자신들의 딱한 처지를 하소연하고 하느 님의 도움을 청하며, 주님의 자비와 전능의 손길을 간청 하는 환자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6, 38 ; 41편 ; 88편 ; 102편 이하).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심으로써 그들 이 청하는 바를 얻으려고 하였다. 그들이 바라는 치유의 은총은 가끔 기적의 형태로 주어질 수도 있는데(1열왕 17, 17-24 ; 2열왕 4, 18-27 ; 5장), 어쨌든 치유는 하느님 께서 인류의 아픔을 덜어 주기 위해 얼굴을 그들에게 돌 렸음을 알려 주는 표지이다. 〔역사적인 발전〕 중세 : 중세 유럽 사회에는 그리스도 교의 윤리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으며, 의 학 윤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기원전 460?~375?)의 사상에 그리스도교의 윤리가 더해져서 특히 가난한 환자 들에 대한 치료 행위가 강조된 때였다. 의사들은 전문직 으로서의 자격을 얻는 동시에 교회법과 세속법에 의해 규제를 받았다. 내과 및 외과 의사 협회 등 전문 의사 기 구가 발달하였고 국가에 대한 의사들의 의무(공중 보건의 책임, 법의학 등)가 요구되었다. 중세의 오랜 기간 동안 유 럽 여러 지역에서는 그들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의료 체 제가 발전되었다. 중세 초기에는 인간의 질병을 하느님의 벌 또는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의 결과로 보았으므로 의사들은 하느님의 치유 행위에 협조하는 사람 또는 하 느님의 도구로서 일할 뿐이라고 생각하였고, 이로 인해 때로는 의사가 신앙이 없는 투약만으로는 병을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중세 사회에서는 그리스도교의 기본 정신인 병들고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사랑, 자선에 입각 해서 환자를 방문하고 치료하며 위로하고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자선 행위에 있어서 는 그리스도인이나 이교도들을 구별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신은 특히 13세기에 페스트가 전 유럽을 휩 쓸었을 때 큰 공헌을 하였다. 병원의 형태가 갖추어지면 서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수용하여 치료하였고 또 여행 중인 환자나 고아 · 노인 · 어린이 등의 환자들을 전문으 로 치료하는 병원들로 나누어졌다. 이들 많은 병원들은 교회와 수도자들에 의하여 운영되었으며, 이 시기의 의 사들은 그리스도교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면서 전통적인 히포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따랐다. 근세 : 17세기에 이르러 의학은 고대와 중세의 형이상 학 및 천문학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 응용 과학으로 발전 하였고, 보렐리(G.A. Borelli) 시드넘(T. Sydenham) , 말피 기(M. Malpighi) 하비(W. Harvey), 보일(Boyle) 등과 같은 많은 저명한 의학자들이 생리학과 내과학을 크게 발전시 켰다. 외과와 약학도 발달하였으며 대학은 의과 교육과 면허 규정 제도를 엄격히 지켰다. 또 종교 개혁 이후 서 유럽 사회 및 문화는 점점 비종교화(非宗敎化)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나, 의술의 시혜 면에 있어서는 그 리스도교적 박애 정신과 비종교적인 칸트 철학의 박애 정신이 병행하며 공존하였다. 실제로 의사들은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였고 그 과정에서 같은 인간으로서의 자선심 을 갖게 되었다.
19세기 후반 베르나르(C. Bernard)의 생리학, 피르호 (R.C. Virchow)의 세포 병리학, 파스퇴르(L. Pasteur)나 코 흐(H.H.R. Koch)의 세균학 등의 공헌으로 의학은 점차 과 학적으로 체계화되었다. 그러나 환자 치료에 있어서는 20세기 전반까지도 대체로 수동적 · 대중적이었고, 의사 와 환자의 관계도 수직적(垂直的)이었다. 현대 : 20세기 중엽 이후부터 기술화와 전문화된 고도 의 '과학 의료' 는 비인간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였 다. 또 일반 민중의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언론의 역할이 증가함으로써 병과 의학에 대한 지식이 높아지는 한편, 인권 신장에 따라 환자들은 치료받을 권리와 건강에 대 한 권리를 주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현대 의료는 사회화 (社會化)하는 경향을 띠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특 징으로 표현된다. 첫째, 현대의 의료는 진단 및 치료 방 법이 대단히 전문화되고 그 비용이 너무 비싼 까닭에 수 요에 공급이 충분히 따르지 못하고 있다. 둘째, 사람은 누구나 건강을 누리고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정착되었다. 세계 보건 기구(WHO)의 헌장은 "누구든지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 경제적· 사회적 지 위에 따른 어떤 차별 없이 최고의 건강을 누리는 것은 인 간의 기본적 권리의 하나"라고 규정하였다. 셋째, 직업 과 기능을 사회화하려는 경향에 의료도 포함되면서 국가 의 간섭을 많이 받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의료의 사회화와 고도로 발전한 의학 기술 은 오늘날 다음과 같은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하기에 이 르렀다. 첫째,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우애와 신뢰가 아니 라 상호 편의의 계약 관계로 변하여 불신 풍조와 법적 소 송이 증가하고 의사를 냉정한 전문 기술직으로 대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둘째, 기술적 · 경제적인 문제로 의사들의 수련이 충분하여도 만족스러운 조직과 자금이 따르지 못하면 사회화된 의료는 공평하고 유효하게 전달 되지 못하고 특권층을 위한 의료 기관이 되기 쉽다. 또 의료 행위의 비능률화와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 셋째, 진 단과 치료 기술의 고도의 발전에서 오는 여러 윤리적인 문제들이 생긴다. 유전 공학의 발전에 따라 불구아(不具 兒)의 태내 진단 및 낙태, 인공 수정 시험관 아기 등 복 잡한 문제들이 생겨났으며, 인공 신장과 기타 만성 질환 의 생명 연장의 기술 발전으로 오는 생명의 연장 문제와 식물 상태의 인간에 대한 처리 문제 등 인간의 생명 존엄 성과 관계되는 윤리 문제들이 계속적으로 나타나고 있 다. 〔사목 의학의 태동과 역할〕 20세기에 이르러 환자의 신체 상태와 그의 정신적 태도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 다는 새로운 견해에 입각하여 종교가 치유 영역 안에서 중대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는 환자를 위한 사목의 중요성을 다시 자각 하게 되었고 그 책임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종교와 의학 양 분야의 협력을 통하여 환자의 '전인(全人) 치료' 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으며, 여기에서 종교인들은 협조자로서 의료 팀의 일원이며 의학적 치료 와 함께 정신적인 측면을 다루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 었다. 즉 환자의 신체적 회복뿐만이 아니라 환자의 사회 적 · 감성적 · 정신적인 회복을 위해서 의료진과 종교인 들이 함께 손잡고 상호 보완하여 치유 활동에 임하게 되었다.
환자의 치료는 '전인 치료' 가 되어야 한다는 개념에 따라 종교에서의 치유 활동에 대한 개념도 바뀌고 있다. 가톨릭 교회는 자연의 경험적 지식에 대하여 반대하지도 않고 부정하지도 않으며, 사목에 있어서 신자들에게 이 들을 멀리하라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진리를 밝혀 내고 이것을 널리 알리는 모든 연구자들은 모든 생 명의 창조주인 하느님의 업적을 추종하는 사람들이기 때 문이다. 교회는 이러한 연구 업적의 응용에 있어서 신자 들이 높은 도덕성을 갖고 보편 타당한 원리에 의해 이끌 려지기를 바란다. 사목 의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그리스도교의 신학을 충분하게 공부하여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현대 의학의 지식을 많이 알고 의 료인들과의 긴밀한 대화와 교류가 있어야 한다. 고통 중 에 있는 환자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병원에 있는 의료 진이나 원목 종사자들이 치료에 도움을 주는 모든 이들 과 함께 협조하여 환자를 전인적으로 치료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 의료진과 종교인들은 모두 합심해야 한다. 이 들은 환자의 육체적 질병을 돌보는 한편 그들의 내적 깊 은 고통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의 감성적 · 영신적 문제를 찾아내어 환자의 인간적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환자 스스로 회복하여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현대 의 신학은 해답을 제시하고 부족한 것을 채워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있어야 할 방법을 제시하 는 것이므로 존재에 대한 봉사(ministy of presence)라고도 표현한다. 고통받는 이에게 많은 말이 필요 없고 고통을 공감해 주는 것, 진정으로 들어주는 것, 같이 있어 주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전인 치료의 최종 목적은 병을 의학 적으로만 진료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로 하여금 내적인 평화를 얻게 하는 것이다. 죽음에 직면한 환자도 마찬가 지로 죽음에 이르는 고통과 함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 이며 죽음을 통하여 진실로 해방과 새로운 삶의 시작을 맛보도록 사목 의학의 종사자들은 함께 고통을 공감하고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믿음과 희망으로 평안한 임종을 맞을 수 있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 실천 신학)
※ 참고문헌 K. Gastgeber · H. Gastager, Pastoralmedizin, Handbuch der Pastoral Theologie V , Freiburg · Basel · Wien, 1972, pp. 388~391/ 한 국 가톨릭 의사 협회, 《의학 윤리》, 수문사, 1997/ 《성서 신학 사전》, 광주 가톨릭대학, 1984. 〔金重浩〕
